스포일러) <방주> 읽었습니다 - 추리소설 마이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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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2

[일반] 스포일러) <방주> 읽었습니다앱에서 작성

ㅇㅇ

2023.05.13 23:41:49

조회 245 추천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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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이 자자한 결말은 확실히 인상깊다만, 작가의 글재주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일단 문장.

누구나 알다시피 문장이 간결체인 것과 문장력이 구린 건 전혀 다른 문제다. 게이고는 전자에 속하고 유키 하루오의 <방주>는 후자에 가까웠다.

뚝뚝 끊어지는 직선적인 문장에, 제공하는 정보량도 너무 적다.

수몰되어가는 건물에 등장인물이 아홉이나 고립되었는데 이들이 정말 위급한 상황에 처해있긴 한 건지, 사람이 죽었는데 감정의 동요를 느끼긴 하는 건지 의문이 들 정도로 문장력이 초라하다.

맥락에 맞지 않는 비유가 튀어나오고 인물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원리를 따른다. 무엇보다도 작가 자신이 설정한 상황에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

극중의 상황과 작가가 설정한 스토리라인이 어긋나고, 그 어긋남만큼 등장인물이 어색해지는 느낌.

논리는 훌륭했나? 글쎄. 잘 모르겠다.

머리 없는 시체 발견 -> 범인은 우리가 휴대전화를 못 열게 하려던 게 아닐까? -> 그러면 얼굴만 못 알아보게 훼손하면 되잖아. -> 그건 우리가 휴대전화를 의식하지 못하게 하려던 거겠지.

이게 말이 되는 논리인가?

마지막에 범인의 의도가 드러나면서 몇몇 의문점은 해소가 된다. 하지만 상기한 부분 말고도 어설픈 오류가 여기저기 적잖이 드러난다.

물론 <방주>는 극중의 미스터리보다는 마지막 반전에 모든 걸 담은 소설이다. 까놓고 말해 탐정이 바보 천치여서 모든 추리가 틀렸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결말의 충격은 탄탄한 빌드업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모래 위에 성을 쌓을 수는 없다.

<방주>의 결말이 이목을 끈 이유는 이해가 가지만, 다른 작가가 이 플롯으로 글을 썼으면 더 잘 썼을 거라는 정말 미안하고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소재를 아껴놓았다가 작가로서 기량을 키운 다음에 집필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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