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반 아이들이 서로 협력해 레크레이션 행사를 기획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띠던 

사립 기타카에데 고등학교에서 학생 세 명이 연달아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나는 교실에서 너무 큰 소리를 냈습니다. 조율되어야만 합니다' 라는 똑같은 유서를 남기고. 

상황과 목격자가 명확히 자살을 가리키는 가운데, 주인공 가키우치는 옛 친구인 미즈키로부터 

그들이 자살한게 아닌 살해당한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재학생 대대로 전달되는 네 개의 초능력 중 하나의 '수취인'으로 선택되고, 

일련의 사건이 또다른 '수취인'에 의해 벌어졌다고 생각해 이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초능력자들 간의 두뇌싸움과 이능력 배틀을 기반으로 한 특수설정 미스터리, 라는 홍보문구에 낚여 읽게 된 작품. 

<여섯명의 거짓말쟁이 대학생> 때도 그랬지만 책의 줄거리에서 떠오르는 이미지와 실제 책의 내용에 차이가 있어 실망 아닌 실망을 했던 것 같다. 

<데스노트> 같은 치밀한 논리배틀을 기대했건만 그런 종류는 전혀 아니었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작품 자체가 안좋았던건 아니고, 이건 또 이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긴 했다.

연이어 일어나는 자살 사건과 초능력의 존재, 사건의 범인 '사신'을 추적하는 과정이 훌륭하게 어우러져 좋은 몰입감을 주었다. 

분량 자체도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어 순식간에 후루룩 읽게 되는 소설. 

밝고 즐거워보이는 겉모습에 가려진 고등학생들 간의 미묘한 긴장감이 서늘한 느낌도 준다. 

다만 초능력의 밸런스를 포함해 범인의 정체를 밝혀내는 과정이 너무 김빠지는데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어야할 동기가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어서 

비밀을 추적해가는 작품임에도 비밀이 밝혀졌을때의 짜릿함이 부족했던 것 같다.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무난한 인물이 없고 지나치게 양극단에 분포되어 있는데도 평범하게 묘사되는 것도 약간 위화감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