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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보] 스포)명탐정의 제물을 읽고앱에서 작성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8.14 20:16:43
조회 409 추천 8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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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명탐정의 제물 - 시라이 도모유키
조커 - 세이료인 류스이

위 두 작품 스포있음








최근 화제작인 ‘명탐정의 제물’을 읽었음

‘명탐정의 제물’을 읽기 얼마 전에 ‘조커’를 읽었는데 왠지 둘이 겹쳐 보이는 부분이 있어서 생각나는 거 써보려고 함

먼저 둘이 비슷하다고 느낀 건 해결편에서 추리가 전개되면서 느껴지는 피로감이었음
놀라움이나 쾌감을 느껴야할 해결편에서 내가 피로감을 느낀 이유는, 아무래도 잦은 추리 뒤집기 때문임

먼저 ‘조커’에서는, 환영성에서 일어난 연쇄 살인사건에서, 살해 방식이나 시체에 남겨진 표식 등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범인의 정체를 암시하는 싸인인지, 누명을 씌우려는 미스디렉션인지)에 따라 범인의 정체가 계속 바뀜
물론 일반적인 추리보다는 말장난에 가까운 방식의 추리긴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쓰쿠모 주쿠가 진짜 범인의 정체를 밝혀내지만 그마저도 에필로그에서 반박당하고 마지막에 가서는 범인이 누구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끝남

‘명탐정의 제물’에서는 세 건의 사건에 대해 세 가지 해설이 등장함. 하나는 짐 조든과 신자들, 외부인들을 만족시킬 꾸며낸 진상이었고, 두번째는 신앙인의 관점에서 풀이한 진상, 마지막으로는 외부인의 관점에서 풀이한 진상임
그리고 본작에서는 마지막 해설이 진짜인 걸로 간주되고 덧붙여 주인공이 리리코를 위해 신자들을 모두 독살했다는 걸 Q가 추리해내면서 끝냄
이 작품에서 추리는 항상 소거법의 의존함
덕분에 소거법 위주의 엘러리 퀸식 추리를 화려하게 보여주는 본격 미스터리로 보이지만, 내 생각에 이건 ’조커‘처럼 안티 미스터리에 가까움

본작에서 진상으로 간주되는 외부인 관점에서의 추리 내용은, 사실 범인으로 지목된 레이 모튼이 인민교회의 신자인 이상 신자에 대한 앞선 설정과 충돌하기 때문에(신자는 오른팔이 없다는 사실과 다리가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야함) 진짜 진상이라기엔 석연치 못한 구석이 있음
물론 레이 모튼이 진심으로 그 종교를 믿지 않았다든가 하면 말이 되기는 하지만, 그렇게 치면 짐 조든이 시각장애인이기 때문에 파훼된 신앙인 관점의 추리는 조든의 장애가 범죄를 못 저지를 정도로 심하진 않았다든지 아니면 시각장애가 연기였다든지 하는 경우라면 진상이 될 수 있음
결국 작가는 주인공이 조든에게 두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함으로써 신앙인 관점의 해설을 선택하도록 강요한 것처럼, 신자가 아닌 ’외부인‘인 독자한테도 외부인 관점의 추리가 진상인 걸로 받아들이도록 강요한 것으로 볼 수 있음
덧붙여 마지막에 주인공이 신자들을 독살했다고 Q가 추리해내는데 이것 또한 소거법에 의존한 추리임. 주인공이 그 추리 내용을 사실상 긍정함으로써 그게 진상인 것으로 됐지만, 레이 모튼이 범인인게 진상인 이상 유일한 ‘외부인’인 주인공이 독살범이라는 추리에는 오류가 있는 셈임
거기다 주인공이 Q한테 네 말이 맞다며 범행을 시인하는데 이거도 거짓말이라면? 다른 진상이 있을수도 있게됨


중요한 건 ‘엉성한 해설‘과 ‘선택의 강요’임
독자는 마지막 해설을 진상으로 받아들이지만 막상 그 해설에 오류가 있음을 알게 되고 사실 다른 진상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됨(혹은 그냥 오류가 있는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하게 됨)

본작에서 같은 사건에 대한 해설이 뒤집히고 뒤집혔듯이, 그리고 ’조커‘에서 같은 사건에 대해 범인의 정체가 뒤집히고 뒤집힌 끝에 누구든 상관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듯이, 이 작품은 사실 사건의 진상이 무엇이든지 상관 없다는 결말을 낸게 아닐까 생각됨

다시 말해, 진실은 언제나 하나라는 추리소설 불변의 법칙을 무시하고, 어딘가 엉성한 해설들을 제시해도 어쨌든 관점에 따라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것처럼 진실이 무조건 하나는 아니라는 내용이라고 느껴졌음
그니까 등장인물이 받아들이는, 그리고 독자가 받아들이는 각각의 진상이 진짜 진상이라는 거임
그래서 나는 이 작품이 뒤집고 뒤집히는 화려한 추리쇼를 보여주는 본격추리물보다는 탐정이 밝혀낸 진상이 진짜 진상이라는 걸 입증할 수 없다는 후기 퀸문제에 대한 색다른 방식의 해결(?)을 보여준 안티미스터리가 아닐까 생각이듦

마지막으로 이런 해석에 의거하면, 작가가 정말 이런 감상을 의도한건지, 아니면 그냥 작가의 역량 부족으로 추리에 오류가 있던건지도 독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정해짐


그냥 마침 전에 읽은 ‘조커’랑 엮어서 떠오른 거라 좀 횡설수설한거 같은데 뭐 암튼 그냥 내 의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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