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 달리로 만든 AI 그림 <사신 치바>)

'사신'이라고 하면 목숨을 거두어 가는 무서운 모습이 상상된다. 전쟁터의 '하얀 사신'이라 불리던 저격수도 있을 정도다. 사신은 마주하는 사람에게 죽음의 공포를 느끼게 한다.

(20대의 매력적인 남성으로 변한 '치바'는 지하도에서 관찰 대상인 여성을 만나는 장면, AI그림.)

하지만 《사신 치바》의 주인공 사신 '치바'는 공포와는 먼 인물이다. 외견은 무섭지도 않고 일반 사람과 똑같다. 그의 과제는 한 인간을 관찰하는 것이다. 가까운 곳에서 지켜본 뒤, 대상이 일주일 후에 죽을지, 살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다. 죽을 것으로 결정하면 그 관찰 대상은 질병이나 사고로 죽게 된다.

《사신 치바》는 사신 '치바'의 6가지 연작 단편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서평

죽음을 가볍게 다루지 않아서 좋았다. 독자들에게 죽음에 관한 철학을 심어주는 소설이다. 최근에 《좋은 죽음 나쁜 죽음》이라는 책을 읽어서 그런지 더 좋았던 것 같다.

주인공도 매력적이었다. 인간 모습이지만, 잠도 없고, 무뚝뚝한 존재지만 관찰 대상의 말을 잘 들어주는 점이 상냥했다. 그리고 인간 세계에 내려온 사신들이 하나같이 음악을 좋아한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단편이 여운 있었다.

이 책의 후속작으로 장편 소설 《사신의 7일》이 있다. 그것은 읽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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