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리뷰/정보] (스 포 주 의 ! ) 방주 리뷰앱에서 작성

까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1.30 00:46:21
조회 715 추천 5 댓글 13
														

0999f476c0816bf52399f497459c701fe57faba562631ab386f67c93f327ed34db4fa2453a199822787187a4aaa4cc4e1b3386ca

7deff573c6821a83239d85ec349c706cdbdfee754f2d9a1bcd4bbad63f66b1a1ddddb43f5c9da72441b16777029c841e5bca2183

7ce4f575b2f76af223e8f397419c706fc426026a535c92f7df1fb53ce6d0d6da73f242e4aa4e7b12fa1f78c4ad9014d0a5f46902



우선 리뷰하기에 앞서 책을 읽지 않은 분들은 뒤로 가기를 하는 게 좋겠다. 추리소설은 리뷰하기가 제법 곤란하다. 추리소설은 결말이 모든 감상을 바꿔버리기도 하고, 문장 하나가 사건의 향방을 통째로 갈아버리기도 한다. 독후감은 책의 내용이 일정 분량 써야 하는 법. 특히 이번 소설 <방주>는 더욱 그렇다. 읽지 않은 분은 뒤로 가기를 눌러 책을 읽는 것을 먼저 추천드린다. 

우선 <방주>는 작년에 한국에 출간되고 추리소설 마니아에게 회자가 됐다. 300쪽의 그렇게 길지 않은 분량을 결말까지 흡입력 있게 전개하고, 신선한 반전이 추리소설 마니아에게 흥미를 주었던 게 아닐까 싶다. 

이 소설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결말에 모든 판돈을 올려버린" 타짜의 "내 돈 모두 하고 내 손모가지를 건다."로 말할 수 있다. 그만큼 결말이 신선하다. 그러나 도박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대박이 있으면 쪽박도 차는 법이다. 

유키 하루오의 <방주>는 재밌는 추리소설은 맞다. 천천히 한번 보자. 

<방주>는 대학시절 등산 동아리가 오랜만에 다시 모여서 등산을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번 등산행을 주도한 '유야'는 산에서 지하 건축물을 발견해 일행들을 거기로 안내하고 있었다. 맨홀 같은 입구를 발견하고 거기에 들어서니 "방주"라는 이름을 가진 거대한 화물선 같은 건축물이 있었다. 

방주는 총 3층으로 구성됐고, 지하 3층은 물에 잠겨 있는 상태였다. 위 사진을 보면 방주의 입구는 총 두 개다. 일행들은 하루 묵기로 결심하고 여기저기 탐험하던 도중 지진이 발생한다. 지진으로 인해 출입구는 커다란 돌로 막혀버리고 설상가상 지하 3층에서부터 물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건물이 물에 잠기는 제한 시간은 일주일 남짓이다. 그전에 돌을 치우든지 해서 탈출해야 한다. 돌은 지하 2층에서 떨어트릴 수 있지만, 한 명이 갇히게 된다. 그 뜻은 한 명이 지하 2층에 갇혀서 서서히 익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행들은 한 명이 희생해야 한다는 사실에 긴장하게 된다.

그런데 이때 사건이 발생한다. 일행을 안내했던 유야가 살해당한 것이다. 일행들은 의아해하기 시작한다. 어차피 모두 다 익사할 판인데, 여기서 살해를 저지른다고? 만약 범인이 밝혀지면, 꼼짝없이 지하 2층에서 돌을 떨어트리라는 반협박을 받을지도 모르는데? 일행들은 여기서 결심한다. 일단 범인을 찾아서 돌을 치울 희생자를 선별해 보자고. 소설은 여기서부터 청룡열차처럼 결말로 직행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라면 이미 소설을 읽은 나와 같은 동지가 아니겠는가? 여기서부터는 당신이 소설의 내용과 결말을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써보겠다. 그래, 당장 범인부터 밝히고 시작하자! 그래야지 뒤가 없으니. 범인은 "마이"다. 

"마이"는 한마디로 미친 여자다. 이 여자는 자신이 탈출하려고 구원의 "방주"를 관짝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녀는 지진이 발생하고 입구가 막힌 그 짧은 시간에 탈출 계획과 살인 계획을 동시에 세운다. 그녀의 살인 동기는 단순하다. 억울함? 복수심? 욕망? 모두 아니다. 그녀는 단지 "생존"의 욕구로 똘똘 뭉쳐있다. 여기서 나는 실망감을 갖게 됐다. 나는 추리소설의 범인이 어떠한 동기를 가지고 범행을 저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마이의 범행 동기는 그다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 게다가 마이는 남편이랑 같이 방주에 갇혔다. 그렇다면 남편이 범행의 동기일까?

소설에서 마이와 남편이 사이가 안 좋다는 묘사가 종종 나온다. 주인공(화자)은 탐정(주인공의 사촌 형)과 함께 추리를 하며, 마이에 대한 묘한 미련을 보이는 장면이 있다. 대학 학부 시절에 마이와의 추억을 회상하고, 현재 남편과 무언가 관계가 안 좋아 보인다는 생각도 한다. 그러면 마이가 남편에 가정폭력이라도 당하고 있는 것일까? 그러한 낌새도 소설 속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한마디로 마이의 범행 동기는 백번 양보해서 납득해도 마이가 엄청난 범행을 저지르는 개연성은 부실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소설 결말까지 읽어보면, 마이는 한낱 범인(凡人)이 아니다. 

작가는 인터뷰에서 "탐정이 활약하는" 모습을 그리고 싶다고 했다. <방주>에서 과연 그런 모습이 나왔을까 의문스럽다. 서사는 흥미롭지만, 등장인물들의 매력은 떨어졌다. 탐정은 범인의 살해 동기와 심리를 얼추 맞추면서 독자를 설득한다. 그런데 주인공(화자) 어떻게 보면 왓슨 박사 역할인 그는, 결말에서 좌절의 현실만 독자에게 보여주고 그전까지는 있으나 마나 한 인물로 느껴졌다. 

작가는 아마 결말부터 떠올리고 소설을 쓰지 않았을까 싶다. "아리스가와 아리스" 작가가 결말은 충격적이라고 말할만하다. 확실히 소설은 재미가 있다. 장르소설의 가장 중요한 요소 "재미"를 중세 기사 갑옷처럼 단단히 두르고 있다. "방주"라는 한정된 공간, 일주일 안에 탈출해야 한다는 "시간제한", 탈출을 한다 해도 간접적으로 살인을 해야 한다는 "도덕적 딜레마" 삼중주는 확실하게 독자를 끌어당긴다. 

소설 <방주>는 충분히 읽을 만하다. 다섯 명의 추리 마니아가 추천 목록을 작성한다면, 분명 두세 명은 목록에 넣을 것이다. <방주>는 지구가 멸망하기 전까지 성경에 나오는 "방주"처럼 추리소설계를 떠돌 것이다. 호(好)와 불호(不好)와 함께.

- dc official App

추천 비추천

5

고정닉 4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3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33349 리뷰/ 시리즈 업데이트입니다! [1]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5 106 6
33348 일반 이 소설 뭔지 좀 알려줄 사람 [2] ㅇㅇ(211.200) 02.15 153 0
33347 리뷰/ 대프니 듀 모리에의 삶과 문학. [5]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5 212 7
33346 일반 전기인간 결말 시발 어이가없네ㅋㅋㅋㅋ [1] ㅇㅇ(59.29) 02.15 224 0
33344 일반 취향인 추소보고 다음에 읽을 책 추천해줄사람 [4] ㅇㅇ(211.234) 02.15 254 1
33343 리뷰/ 우케츠 이상한 그림 재밌게 읽음 [1] 추붕이(115.126) 02.15 221 0
33342 일반 얘들아 더블더블재밋어? [3] ㅇㅇ(106.101) 02.15 148 0
33341 리뷰/ 이 시리즈 재밌어 보이네. [10]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5 374 2
33339 일반 진짜 조회수는 베스트셀러나 이슈가 최고다 [5] 느티라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5 386 2
33338 일반 밀리에 창자 올라왔네 [3] 추붕이(175.198) 02.15 371 2
33337 일반 심리죄 진짜 재밌는데 번역을 안해주네 [4] 추붕이(125.185) 02.15 173 0
33336 일반 날개 달린 어둠에서 가장 좆같은 게 남협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5 172 0
33335 일반 날개 달린 어둠 읽고 나니 방주가 진짜 좆지리던 거였다. [2] 남협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5 281 3
33334 일반 스포)매스커레이드 호텔 봄 [4] ㅇㅇ(121.172) 02.15 134 0
33333 일반 누설) 날개 달린 어둠...실망이 크다... [1] 남협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5 167 0
33332 일반 누설) 날개 달린 어둠을 다 읽었는데 <---명작이 맞는 거냐? [3] 남협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5 228 0
33331 리뷰/ 책 도착.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5 122 1
33330 일반 오늘 온 알라딘 중고책 [1] 추붕이(118.42) 02.15 196 1
33329 일반 2월의 신간 도착 [4] 추붕이(183.107) 02.15 331 5
33328 일반 올리기전에 저장을 눌러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5 113 0
33327 일반 별에서의 살인 받음. [2] 3번째모퉁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5 272 3
33326 일반 1분만에 삭제되는 거면 특정 단어 문제일수도 있음 [3] 추붕이(116.37) 02.15 157 2
33325 일반 히나구치 요리코 뭐시기 끝ㅋ [4] ㅇㅇ(210.217) 02.15 181 0
33324 일반 리뷰 삭제되는거 [1] 추붕이(211.185) 02.15 108 0
33323 리뷰/ 아라키 아키네 '세상끝의살인' 차기작 계약했다네 [10] 엽기부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5 578 6
33322 일반 너넨 책 읽을때 브금같은거 틀어두고 들음 ? [6] ㅇㅇ(14.54) 02.15 202 0
33321 일반 리뷰가 계속 삭제되네. [10]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5 344 2
33319 일반 삼체3부는 이부분이 어이없었음 ㅇㅇ(115.126) 02.14 201 0
33318 일반 내 리뷰글 왜 계속 삭제됨?? [8] 느티라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4 338 0
33315 일반 탐난다 [8] 우카뉴푸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4 484 7
33314 일반 괴기기담 호러 스릴러 추천좀 [5] 둑수(118.217) 02.14 352 0
33313 일반 1권만 발송이 되었네. [4]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4 145 1
33312 일반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 처럼 좀 술술 읽히는 작가 있나요 [12] 추붕이(113.131) 02.14 404 0
33311 일반 점성술 살인사건 이거 소설맞음? [1] 추붕이(124.50) 02.14 337 0
33310 일반 학교도서관에 창자가ㄷㄷ [1] 둑수(118.217) 02.14 315 1
33309 일반 미스터리 대결이라는게 이런건가 [1] 추붕이(121.165) 02.14 168 0
33308 일반 구하려는 책이 있는데 글 올려도 될까? [1] 추붕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4 171 0
33307 일반 오늘 받은 책 다수. 신간 중고 등등 [2] 3번째모퉁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4 302 2
33306 일반 추리소설로 철학하기 읽어본 사람 나와 [3] 위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4 278 1
33304 일반 당근에 고전부 시리즈 올라왔는데 살까 [2] 추붕이(118.223) 02.14 159 0
33303 일반 아직도 2권이 도착 안했네.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4 89 1
33302 리뷰/ 책 도착. [1]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4 273 7
33301 일반 위험한 트랜스워킹 - 외계인 볼츠만 2편 [1] 리오88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4 60 1
33300 일반 스포?) 조즈카 좀 씹덕캐릭터같다 [3] 추붕이(211.108) 02.14 216 3
33299 일반 오늘 온 알라딘 중고책 [3] 추붕이(118.42) 02.14 215 2
33298 리뷰/ 히가시노 게이고 설산 시리즈 세트 나오네 [12] ㅇㅇ(223.28) 02.14 503 1
33297 일반 밑에 글보고 나도 북적북적 해봄. [2] 3번째모퉁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4 265 3
33293 일반 이렇게 추리소설갤에 또 한 명의 망령이 생겨났습니다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4 367 0
33276 일반 근데 솔까 갤에 연재글 올리는거 읽긴 하냐 [6] ㅇㅇ(210.217) 02.14 467 9
33269 일반 이거 어디서 하는거임? [3] 추붕이(139.130) 02.14 237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