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책 후기를 추소갤에 올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후유증이 좀 남아서 내 생각을 정리할 겸 한 번 끄적여 볼게.

비밀은 남자 주인공인 헤이스케의 시점에서 쓰였는데 난 결혼을 하지도 딸이 있는 것도 아닌데 딸과 아내를 둔 것처럼 감정 이입이 잘 됐어.

정말 여운이 남아서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어떻게 생각하나 후기를 찾아봤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오코를 이기적이라고 표현을 하더라고 하지만 난 나오코의 입장에서 한 번 책을 다시 읽어봤어.

그리고 난 이 책에서 나오코가 헤이스케에게 성관계를 제안할 때마다 나오코의 태도가 바뀐다고 느꼈어.

처음에 모나미의 몸에 나오코가 빙의되고 나오코는 모나미로써 살기로 마음먹지만 헤이스케만은 자신을 나오코로써 봐주길 바랬고 헤이스케도 나오코는 나오코라며 나오코의 존재를 인정하는 말을 해. 나오코에게 집 안은 자신의 비밀을 유일하게 아는 헤이스케가 존재하고 나오코로써 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임.

시간이 지나고 나오코는 헤이스케에게 성처리 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하지만 헤이스케는 모나미의 몸을 가진 나오코를 거부해. 그리고 나오코에게 집 안에서도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고 자신은 모나미로 부르기로 약속을 해. 난 이때 나오코는 집 안에서 표면상으로의 나오코를 잃었다고 생각을 해. 그래서 나오코는 집에서도 자신이 모나미가 된 것처럼 공부를 시작했다고 생각을 해.

또 시간이 지나고 나오코는 헤이스케에게 성처리를 제안하지만 우연히 침대에서 발견한 야한 잡지와 그 사이에 끼어져 있는 사진을 보고 그녀가 집 안에서 정신적으로도 존재할 공간이 없다고 느꼈을 것 같아. 이 때부터 나오코는 자신을 포기하고 모니미로써 살기로 하고 헤이스케에게 담임 선생님에게 가보라고 하거나 재혼 얘기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등의 태도를 보이고 샤워실에서도 정신도 모나미가 된 듯 그를 거부하고 남녀공학 학교에 들어가 동아리 활동을 즐기는 등 모나미로써 삶을 살아.

하지만 크리스마스 이브날 모든 것이 망가지게 되는데 동아리 선배와 만나는 나오코를 발견한 헤이스케는 그녀에게 당신은 평범하게 살 권리가 없다. 당신은 나의 아내이다 라며 모나미로써의 존재마저 부정당함.

그래서 나오코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헤이스케에게 성관계를 제안했다고 생각을 함. 평소 발기부전이던 헤이스케가 발기를 하는 등 그녀에게서 나오코로 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결국엔 그만두기로 함. 이 시점에서 나오코가 자신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모나미로써 살기로 생각했다고 생각해.

나오코는 모나미의 연기를 하며 점점 자신을 지워갔고 헤이스케에게 작별인사를 함. 그리고 모나미로써의 삶을 살며 결혼을 하게 되고.

둘만이 아는 비밀이었던 곰 인형 속의 결혼 반지를 꺼내서 가공하여 새로운 반지를 만든 것은 본질은 나오코지만 나오코가 아닌 모나미로써의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나 싶어.

마음가는대로 끄적여본거라 문맥이 이상하거나 내용이 이상할 수 있는데 이렇게 쓰니까 마음이 좀 정리되는 것 같네.

사실 난 이 책의 반전이 사고를 낸 기사 아내의 딸과 기사의 영혼이 바뀐건 줄 알았어. 그런데 아니더라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