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 2번째 작품

전작은 하이틴, 영 어덜트, 추리소설의 사이에서 약간 애매하게 위치했는데 이번엔 걍 추리 쪽으로 아예 휙 틀었다.

이게 작가의 코드랑 잘 맞은 건지 전작에 비해 엄청 제대로 된 추리소설이 튀어나왔다.

전작도 사실 꽤 괜찮았는데 이번 껀 훨씬 뛰어나다. 추리는 물론이고 전개의 속도와 탄탄함 모두 빼어나고 캐릭터의 심리와 깊이가 충만하며 긴장감마저 갖추고 있다.

특히 팟캐스트, 스냅챗, 머 기타 등등 애색히들이 좋다고 쓰는 영문 모를 것들을 전개에 대단히 적절하게 이용해서 이게 진짜 시대에 맞는 미스터리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이 부분은 현재의 모든 추리 작가들이 눈여겨 볼 부분이라고 생각함.

다만 사건의 진상 부분이 설득력이 충분히 있는가에는 이견이 있을 거 같다.

범인 자체는 머 적당히 복선도 깔았고 그런데 범행 동기가 너무 갑툭튀한 경향이 있다고 느낄 수도 있겠더라. 난 쫌 갑툭튀라 생각했음.

물론 전작에서 복선을 미리 깔았다는 강렬한 테크닉으로 작가가 설득력을 노리긴 하는데 그래도 살짝 아쉬움. 좀 더 미리미리 언질을 줬어야 했다.

그렇긴 해도 완성도가 아주 높다는 생각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심지어 3부는 이거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았기에 기대감이 더 크다.

서양 작품이라 안 와닿는 부분도 좀 있겠지만 휴대폰에 페북에 인스타에 별 ㅈㄹ병을 하는 이 시기를 고스란히 담은 추리소설이라는 점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주고 싶고,

전작에서 이어지는 테마인 초보 탐정이 탐정 역할을 할 때 겪는 실질적, 심리적인 부분을 제대로 파고 든다는 점에서 더욱 높은 평가를 하고 싶다.

여고생 탐정 핍 이야기의 마지막이라는 다음 작품 애즈 굿 애즈 데드도 얼른 읽어보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