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코우코는 우울해

평점 75점

 캐릭터 이름과 디자인에서 눈치 챘겠지만,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의 강렬한 모에화다. 주인공의 이름은 긴다이치 코스케의 한자를 조금 변형한 뒤 여자를 뜻하는 '코'자를 붙인 카네다 코우코. 긴다이치 코스케 특유의 모자와 기모노, 하카마를 그대로 착용한다. 덧붙여 늘 곰 인형을 들고 다니는데, 긴다이치 코스케의 모티브가 A.A. 밀른의 [빨강집의 수수께끼] 주인공 안토니 길링엄이란 걸 고려하면 재밌다. 왜냐면 [빨강집의 수수께끼]를 쓴 A.A 밀른은 [곰돌이 푸]를 쓴 작가기도 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전문 분야가 순정 만화라서 추리 농도는 낮다. 시리즈 전체에서 형사 사건은 거의 없다. 실제로 사람이 죽는 경우도 없다. 하지만 범인까지 도달하는 논리가 꽤 괜찮다. 순정 만화 작가치곤 잘 했달까. 충격적인 반전이나, 그거 외엔 답이 없다고 생각할 만큼 철두철미한 논리는 아니지만, 독자가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깔끔한 논리다.

 별 기대 없이 읽었는데 생각보다 재밌었다. 요코미조 세이시 작품에대한 오마쥬로 가득해서 추리 소설 애독자 입장에선 즐거웠다. 심지어 유리 린타로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까지 등장한다. 아기자기한 등장인물들을 보는 것도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