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기사라기 우유가 깔끔한 애니그림체로 표현된 게 인상적. 노래는 쓰르라미 애니 엔딩곡 '대상 a'. 스포일러 및 유혈 표현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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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부터는 초강력 스포

대충 소설 내용 설명)

1. 잡지사에서 일하는 주인공 기사라기 우유와 그의 어시 마이나 도리가 어떤 동창회를 편집장의 명령으로 취재하게 됨.

2. 그 동창회는 영화 '봄과 가을의 소나타'에 출연한 여배우 가즈네를 숭상하는 팬들의 모임. 가즈네는 죽은지 20년 됨.

동창회가 열리는 장소도 그녀의 이름을 딴 외딴섬인 가즈네섬.

3. 하지만 살인이 발생하는 난리통 속에 어시 마이나 도리는 가즈네를 부활시키려는 어떤 미치광이에게 습격당해 왼쪽 눈을 잃고만다. 마이나 도리가 가즈네랑 무척 닮았거든.

4. 그리고 미치광이는 마이나의 파내진 왼쪽 안구를, 위의 표지처럼 왼쪽 눈이 찢겨진 가즈네의 초상화에 박아넣어 가즈네의 부활을 시도한다.

이 박아넣는다는 행위는 작중 장광설로 강조한 테마인 입체파 cubism, 그중 한 기법인 '파피에 콜레' (종이 등의 이물질을 캔버스에 찢어 붙이는 기법)와 연관됨.

*파피에 콜레의 예시.

5. 주인공 우유는 마이나를 지키지 못한 걸 후회하며, 그녀를 평생 지켜주겠다 맹세한다.

그의 상냥함 덕분에 왼눈이 없는 마이나와 우유 사이에 인연이 깊어진다는 게 영상의 마지막에 나온 포옹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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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끝났다면 좋았을텐데..

6. 이 내용부터는 영상에 묘사되지 않지만, 연쇄살인에 대한 진상이 풀린 뒤 뜬금없이 양눈이 멀쩡한, 또 하나의 마이나가 새로 제시됨.

마치 위에서 시도했던 가즈네의 부활이 성공한 것처럼.

7. 설상가상으로 휴화산섬이었던 가즈네섬이 재활성화되어 화산폭발, 섬이 붕괴되기 시작함.

8. 파국 속에서 심리적으로 압박받던 우유는 왼눈을 잃은 원래의 마이나가 아닌 양눈이 멀쩡한 새 마이나만 데리고 탈출함.

원래 같이 왔던, 그리고 인연이 깊어진 오리지널 마이나는 버려지고 사망.

마지막으로 메르카토르가 짤막하게 등장하면서 독자의 어이를 또 장렬하게 날리긴 하나,

이 비극적인 러브라인 만으로도 마야 유타카가 얼마나 못된 놈인지 잘 느껴져서 상당히 불편하다.

게다가 입체파라는 작중 테마를 통해

메르카토르가 나온 이유를 구조적으로 분석하거나,

미스터리 장르 자체에 대해 고찰하거나,

후기퀸 문제와 연관지어 작가가 왜 이런 작품을 썼는지 추측하거나,

진상에 대해 독자들이 의논하는 행위 자체가 입체파적 행위이며 곧 가즈네의 부활이라는 담대한 논리적 비약까지.

이런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걸 보면 확실히 기서급의 만만치 않은 물건인 건 확실하다.

게다가 이걸 27살에 쓴 작가의 재능도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