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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나열] 에른스트 윙거가 바라보는 원시사회.앱에서 작성

챱챱(125.184) 2021.07.28 19:49:06
조회 356 추천 9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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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 논의를 현재에 국한시켜보자. 우리는 복장이 바로 아비투스Habitus처럼-그것이 새로운 팀Mannschaft의 형성과 관련해서든 혹은 기술적 도구의 사용과 관련해서든지 간에-더욱 원시적Primitiv이 되었다는 사실을 관찰하게 되며, 이는 인종적인 특징으로서 파악된다는 의미에서 원시적이다. 수렵, 낚시, 특정한 지역에 거주, 동물 다루기, 그중 특히 말 다루기는 유사한 동일형식성Gleichförmigkeit을 산출해낸다. 이 동일형식성은 기능적 연관 관계가 증가한다는 표식 중 하나이며, 이 기능적 연관 관계에 의해 개별자가 사용된다.



-최동민 역 에른스트 윙거, "노동자: 지배와 형상" p92-93.




원시사회에 대한 윙거의 언급은 짧지만 흥미롭다. 원시 사회에서 인간 문화는 자연의 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능적 목적에서 파생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수렵, 낚시, 말 타기 같은 당시의 문화는 그러므로 어떤 문화권에 가든 그 문화의 심미적, 종교적 주관과 무관하게 유사한 형태를 띤다.





마찬가지로, 예컨대 현대의 작업복은 그 작업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기능하느냐에 따라 그 디자인이 정해지지 특정 문화의 주관과는 상당히 무관하다. 그러므로 현대 사회의 형식은 어디를 가든 유사한 형태를 띠며, 따라서 원시 사회와 유사한 것이다. 체제를 "자연"이라고 부르든 "문명"이라고 부르든 체제에 따라 노동자의 형상을 재현하는 개별자들의 처지는 바뀐 게 없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런 윙거의 논의는 뒤에 논의되는 기술 발전의 "종결"에 대한 논의와 연결해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윙거는 기술이 무한히 발전할 듯 얘기하는 진보 사관의 입장을 비판하며 도끼, 아치, 쟁기의 형태가 그 변화를 정지했듯 기술 발전으로 인한 임시적 상황은 노동자의 형상이 완전히 재현되는 시점에서 기술적 발전은 언제든지 종결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당시 많은 좌익 사상들의 "체제의 필연적 붕괴"니 "변증법적 발전"이니 하던 얘기들에 흔히 가해지는 비판, 즉 체제 발전은 그냥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요인에 의해 촉발되며 그것을 뛰어넘을 정도로 변화하지는 않는다는 비판의 하나로 해석할 수 있다. 예컨대 생산은 수요가 있어서 일어나는 것이고 수요와 무관한 선까지 생산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렇듯 기술 발전은 결국 현대전쟁과 사회의 변화 등에 의해, "노동자" 유형이 시민적 개인보다 더 사회에 적합해졌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며, 이 노동자 형상으로의 이행이 완료되고 나서도 발전이 계속된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윙거가 이 발전의 종결이 정확히 어떠한 형태를 가져야 한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한 점이나, 원시사회와 산업사회에 큰 차이를 두지 않은 점을 고려해보면 이 산업 문명의 종결이란 것이 곧 원시 사회의 도래라는 형태를 띠는 것도 가능해보인다. 윙거는 종결이란 이론상으론 과거에도 오늘에도 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하며 만약 어떤 자연재해로 국가들이 모두 멸망하면 그 때가 곧 종결인 셈이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하기도 한다. 이런 점을 보면 충분히 여러 방향으로 해석 가능한 사안인 것 같다.








물론 어떤 방향이든 윙거는 개인과 개인의 집단인 군중이 몰락하고 나타나는 유기체적 존재, "노동자"의 등장을 염두에 두고 있으므로, "개인의 자유"를 자연이 방해하니까 기술로 자연을 파괴하자는 주장을 "개인의 자유"를 기술이 방해하니까 자연을 위해 기술을 파괴하자는 주장으로 대체했을 뿐인 어느 소위 반체제 혁명가들과는 아무 상관 없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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