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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번역] 두긴에 대한 흥미로운 비판글(feat. Julius Evola)앱에서 작성

ㅇㅇ(220.120) 2020.03.23 20:41:40
조회 643 추천 12 댓글 0
														

장 에르베르(Jean Herbert)는 자신이 여러 자료에 올바르게 근거한 “힌두의 영성”(Hindu Spirituality, Albin Michel, 1947)에서 “인도를 알지 못하는 자들에게 힌두교인이 실제로 살아 숨 쉬고 있는 진실 된 기운의 개괄적인 모습을 알려주고, 힌두교를 이미 연구한 자들에게 서양에서 보편적으로 수용된 많은 잘못된 개념들을 정정하는 것”을 자신의 과업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서양에서 보편적으로 수용된 힌두교와 관련된 개념들이 모두 잘못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인도의 카스트 제도(chaturvarnya)는 네 가지(chatur) 카스트(varna)로 분할된 사회와 일맥상통한다 : 성스러운 문장과 성직자의 기개에 관한 모든 것들의 보존과 전승을 해야 할 종교적인 의무를 지닌 브라만은 성직록 소유자다. 전사인 크샤트리아는 명령을 이행하고(dharma) 그것을 수호하며 폭력을 불사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세 번째 카스트, 바이샤의 역할은 모든 형태의 물질적 자산을 증대시키고, 관리하고, 특정한 한도 내에서 사용하는 것이다 : 따라서 그들은 농업, 은행업, 사업, 그리고 자선의 의무가 있다. 크샤트리아는 그들이 만들어 낸 물질적 부를 분배하는 역할을 맡는다. 네 번째 카스트, 수드라의 역할은 육체노동의 수행이다.

 

이걸 염두에 두면, 두긴의 “율리우스 에볼라와 러시아 전통주의”에서 말하는 구절은 불합리하다 : “(...) 에볼라는 비혁명적인 우파의 논리에 따라 전통적인 카스트를 유럽 사회의 계급과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했다. 이 점에서, 우리는 조르주 뒤메질(George Dumezil)의 매우 중대한 경고를 명심해야 하는데, 전통적인 인도-유럽에서 아리아 사회의 노동자들은 세 번째 카스트에 속하는 것이지 네 번째 카스트에 속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 외에도, 상인들(초창기 자본주의의)은 이 사회의 그 어떠한 방식으로도 카스트 제도에 속하지 않았으며 재화와 돈의 분배 역할은 전사들, 크샤트리아의 특권이었다. 이는 상인 계급이 아리아의 사회구조에 그 어떠한 방식으로도 부합하지 않으며, 문화와 인종의 혼합의 결과물로서 역사적으로 덧붙여진 계급임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사회주의자의 반부르주아 투쟁은 전통과 인도 유럽의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함축하고 있다.”

 

누군가가 마르크스주의라는 비누로 씻어내려고 할 때, 자신 스스로를 온전히 헹구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은 전혀 놀라울 게 없다. 에볼라가 “인종 원칙의 합성”에서 강변했듯이, 여기서 제시된 문화와 인종의 혼합의 결과물로 나타난 것과 달리, 카스트는 인도의 아리아인들이 인종과 문화의 혼합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다. 상인 계급 혹은 두긴이 말한 “상인 계급”은 아리아 사회 구조에서 “문화와 인종의 혼합”의 결과물로 덧붙여진 것과 달리 유기적으로 사회구조에 통합되었는데, 세 번째 계급의 역할의 대표자였던 사빈 사람(Sabines)들이 초기 로마에 통합되면서, 로마사회의 두 번째 계급의 역할의 대표자로 편입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뒤메질은 “From Mythology to History”에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뒤메질이 “전통적인 인도-유럽에서 아리아 사회의 노동자들은 세 번째 카스트에 속하는 것이지 네 번째 카스트에 속하는 게 아니다”라고 간주한 것은 오류다. 그의 실수는 중세시대 사회가 세 가지 종류, 즉, 기독교인, 귀족, 그리고 세 번째 계급으로 분할되어 있다고 가정한 것에 있다. 실제로는 아리아 전통 사회와 마찬가지로 네 개의 카스트, 혹은 서열(order)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이는 칼 페르디난드 베르너의 “Birth of the Nobility”에서 명백히 제시되어 있으며, 베르너는 또한 봉건 사회의 삼분할 원칙은 기독교인이 사실을 왜곡하고 관계된 법률 문서를 왜곡한 영향으로 인해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 이 완벽한 조작은 당대 많은 저자들, 예컨대 초서(Chaucer)의 캔터베리 이야기에서와 같이, 완전히 바보로 만들 정도로 설득력이 있었다. 그러나 북유럽에서는 네가지 계급의 존재의 흔적을 더욱 지워내기 어려웠다 : 귀족, 성직자, 시민, 소작농.

 

만약 이 실수가 봉건 사회를 세 가지 서열로 구분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노동자”를 세 번째 카스트에 속하는 것으로 잘못되게 여긴 것이 자명해진다. 허나, 그들은 네 번째 계층에 부합한다. 따라서 에볼라는 전통적 카스트 제도를 서구 사회의 계층과 동일시 한 것은 타당하며, 그것들의 패러디, 그리고 두긴은 전통적인 관점에서 프롤레타리아트 혁명을 정당화하기 위한 부조리한 시도에 기인하여 “노동자”를 세 번째 계급에 두었다.

 

에볼라의 업적의 많은 해석학자들처럼, 두긴은 다양한 저자들에 의해 에볼라가 받은 영향을 항상 정확히 평가해온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에볼라는 자신이 게농(Guénon)의 사상에 일부 영향을 받았다고 인정했으나, 두긴이 제시한 것과 달리 그는 히페르보레아 문제에 대한 프랑스 형이상학자들의 관점에 그 어떠한 방식으로도 영향을 받지 않았었다. 에볼라가 제시한 개념과 관련한 두긴의 일부 해석들, 예컨대 “최후의 기벨린당원”의 기벨린사상(Ghibellinism)을 “세번째 로마”라는 정교적 관점에 대입시킨 방정식은, 설사 우리가 두긴의 해석의 불명료함에 의해 그것을 편향적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아니라고 한들, 편향적인 해석에 근사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측면 이외에도 두긴은 에볼라의 사상에 “실수”와 “모순”을 발견했고, 스스로 동면기에 있는 “좌파”들을 에볼라의 사상에 편입시켜 깨어나게 – 물론 그들은 인식하지 못하겠지만 – 하는 것을 방점으로 삼았다.

 

그럼 “실수”라는 것에 대해 한번 다뤄보자.

 

자신의 저서 상당 부분에서 에볼라는 근대 세계의 계층들은 순전하고 단순한 방식으로 카스트와 동일시 될 수 없다고 분명하게 서술한다. 이것은 두긴이 “에볼라는 비혁명적인 우파의 논리에 의거하여 전통적인 카스트를 서구 문명의 계층과 동일시하는 우를 범했다”고 단언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두긴의 말에 따르면, “1980년대와 90년대의 정치 역사는 공산주의가 카스트의 데카당스의 최종적인 형태가 아님을 나타낸다. 따라서 에볼라는 소비에트의 승리를 예견하는 것은 실수였으며, 그러므로 급진 반공의 위치에 섰고, 역설적이면서 일정 부분 전통적인 혁명의 양상을 인정하지 못한 실수를 범했다.” 첫 번째, 에볼라가 “소비에트의 승리”를 예견했다는 근거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만약 현재의 소위 민족주의자와 전통주의적인 유럽인들이 두긴과 같은 지식인들의 발표에 관심을 가지는 만큼 에볼라에게 관심을 준다면, 전복의 현상학(Fenomenologia della sovversione)과 같은 문집들이 곧 영어로 출간되었을 것이고, 즉각적으로 이와같은 넌센스가 터져 나왔을 것이다(왜 “민족볼셰비즘” 그리고 “유라시아주의” 관련 문헌이 오늘날 그리 인기 있는지, 그리고 덧붙여서 유행하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 에볼라가 일정 부분 예견한 것은, 공산주의의 변형이었으며 이는 1980년대와 1990년대 이래 행해진 이른바 “글라노스트” 운동을 통해 정확히 나타나고 있고, 그는 언젠가 이것이 “ Revolt Against the Modern World”에서 보여준 것과 구조적 유사성을 가진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융합으로 이끌 것이라고 여겼다. 이 점에서, 우리는 니콜라스 사르코지의 전 멘토였던 파스칼 베르나르딩(Pascal Bernardin)이 1999년에 출간한 L’Empire écologique(생태학의 제국)을 참고할 것을 권하는데, 여기서 보여주는 것은 체제로서의 공산주의는 끝났고 프롤레타리아트를 진보의 도구와 수단으로 만드는 거대한 역사의 법칙을 더 이상 이야기 할 수 없음에도, 정신으로서의 공산주의는 여전히 살아있으며, 단지 새로운 형태로 바뀌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나저나, “사회민주주의”가 – 그것이 마르크스주의의 부산물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 1960년대 스웨덴의 여성 정치 왕국에서 연이은 실험을 통해 복지 국가의 형태로 발전하는 것과 같이 30년 혹은 그 이상동안 유럽 국가들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공식적은 이데올로기는 “인권”에 기초하여 모두가 마땅히 믿음을 보여야 하는 하나의 종교의 서열을 격상시켰다 ; 인위적인 정치 정당들의 전범위에 파편화된 “단일 사고”의 시스템 (민주주의의 기만적인 “좌/우” 대립에 관한 의례절차(protocol)를 보아라) ; 만인과 만인의 투쟁 정신에 입각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강요된 정신적 초자연적 공포의 시스템 (정치가와 모사꾼들이 부추기는 모든 형태의 위협) ; 반 인종차별 법안들 (그나저나, 유럽이 처음으로 “인종주의”를 범죄로 인식한 것은 1936년 스탈린 체제였는데 2차세계대전 전후 유럽 국가들의 체제에 끼친 그들의 영향은 대단히 과소평가됐다) ; 이 ‘단일 사고’ 시스템의 지도자들이 주도하는 미디어가 바로 그것이다. 다른 것 보다 이러한 것들은 카를 프리드리히 같은 몇몇 민주주의자들이 “새로운 전체주의”라고 부르는 것의 원리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것이 단지 지본주의와 공산주의 도그마를 또 다른 하나로 녹여내어, 후자가 아마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융화, 즉 이른바 “신세계 질서”라고 불리는 것이 현재 경제 영역에 기초하여 중앙화된 경제 주도권을 필요로 하는 것에 따른 순전한 결과임을 반영하는 데 실패했다.

 

요즘, 국가들은 WTO, OECD, 세계은행, IMF와 같은 국제 조직에 순응한다. 에볼라가 “긍정적인 ‘반 볼셰비즘’의 상정”(Sulle premesse di un ‘antibolscevismo positivo’)에서 전체주의의 두 가지 형태를 구별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 “전체주의 조직의 개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 정신의 이름으로 행하는 것, 또는 물질의 이름으로 행하는 것 ; 인간보다 더 우월한 것의 이름으로, 또는 단지 집산주의의 입장에서 인간보다 열등하고 기저 인격에 존재하는 것의 이름으로. 이것은 태양과 관련된 그리고 전통적인 유물의 초국가(super-state)와 볼셰비키의 이상 사이의 차이다. 볼셰비키의 전체주의는 더 낮은 사회 계층의 원리, 그들의 물질적인 요구, 그리고 노동에 관한 그들의 우둔한 신화에 적합한 원리에 따른 조직이다.” 일부 민주주의 학자들이 현대 민주주의가 만들어내었다고 비난하는 “단일 사고” 시스템이 혈연에 기반을 한 귀족정의 지배에 존재해야 하는 사고와 행동의 단일화의 패러디이듯이, 레닌주의의 형태이건 스탈린주의의 형태이건 볼셰비즘은 전통 체제의 그로테스크한 캐리커처이다. 두긴은 게농이 전개한 능숙한 방식과 달리 자신의 사상을 일목요연하게 “패러디”의 개념으로 포함하지 못했다. 누군가는 그 이유를 궁금해 할 것이다.

 

패러디에 관해 이야기하기 위해, 포스트 마르크스주의의 공산주의 부활의 핵심 사상가 중 하나이자, 1991년 8월의 실패한 봉기를 기획한 소비에트 지도부 용공 세력의 주요 정치 조언자이며, 소비에트 연방을 공산주의의 초강대국으로 유지하려고 시도한 쿠르기냔(S. Kurginyan)의 말을 고려해보길 바란다 : “우리는 공산주의를 단순히 이론이 아닌, 새로운 범세계적 종교의 가르침의 창조로 이끌 새로운 형이상학으로 여긴다... 이것은 문명에 필수적으로 중요한 수많은 근본적인 특성을 내포하고 있는데, 자신의 성인 그리고 순교자, 사도 그리고 교리를 포함한 신세계 종교의 특징이 바로 그것이다... 이견의 여지가 없는 공산주의의 선각자들 중에 우리는 이사야와 예수, 부처와 노자, 공자와 소크라테스를 발견한다... 오늘날 공산주의 메타 종교의 대안은 없다...” 오늘날 러시아의 정치사상의 지도부에 대항하는 가장 강력한 도전자인 겐나디 주가노프(Gennady Zyuganov)는 이와 비슷하게 말한다 : “러시아는 이데올로기와 세계관의 견지로부터 고대의 정신적 전통의 수호자다 : 러시아의 근본적 가치는 집산주의(sobornost), 국가의 최고 권력(derzhavnost), 자주, 그리고 세속적 현실에서의 정의와 형제애의 가장 ‘거룩한’ 이상을 이행할 목표이다.” 한마디로, 종교적 의미의 표현이 - “정신적 전통”, “집산주의”, 그리고 “거룩한 이상” - 민족주의의 단어장에서 가져온 “국가의 최고 권력”, 그리고 “국가의 지위”와 병합되고, “집산주의”, 그리고 “형제애”와 합쳐지는데, 공산주의자에겐 불가능한 키워드의 나열이다.

 

두긴이 에볼라에게서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모순”에 관해 다루자면, 우리는 약간 당혹스러워진다. 한쪽에서, 두긴은 우리에게 “에볼라의 통속적인 관념과 자신의 정치적 주장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에볼라의 ‘추상적인 좌파’는 정치적 수준에서 일관된 정책적인 현현을 찾을 수 없으며 ‘아나키적’이고 ‘밀교스러운’(esoteric) 측면은 상당히 모순적인 방식으로 정치적 ‘반동’을 향한 그의 충의(fidelity)에 종속된 채 남아있다”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두긴이 무엇을 의미하던, 그는 “좌파”의 왼손의 길(Left Hand Path)과 “우파”의 오른손의 길(Right Hand Path)을 동일시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답을 해야 할 것이다. 분명히, 그 근거들은 아마 전통적인 근거를 가질 리 없으며, 설령 두긴사상의 표준에서 바라보더라도 그러할 것이다. 심지어 트리몬디(Trimondi)도 밀교(Vajrayana Buddhism)의 입지가 우파 지향적인 라마사상(Lamaism)의 지배하에 있는 신정지배 하에 언제나 존재해 왔음을 인정했다. “좌파”의 왼손의 길과 “우파”의 오른손의 길을 동일시 한 등식은 단편적인 이데올로기의 사고, 그리고 표도르비치적 발상에서 나타난 것이겠지만, 어찌됐든 전통적 토대가 없으며, 오늘날 “좌파”와 “우파”라고 불리는 것은 왼손의 길과 오른손의 길이라는 관념이 유래한 국가들에서 명백히 존재하지 않은 이래[현재 좌우대립이라 불리는 것이 근본적인 의미의 사상대립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무의미해져가는 시점에서] 그 어떠한 전통적 토대를 가질 수도 없다. 그 외에도 두긴이 가정한대로, 에볼라가 왼손의 길에 입각한 책, 즉  The Yoga of Power를 썼기에, 에볼라는 실제로 왼손의 길을 따랐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에볼라가 오른손의 길에 입각한, 즉 The Doctrine of Awakening를 썼기에 그는 오른손의 길을 따랐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에볼라가 무슨 길을 따랐는지는, 사람들이 전적으로 어떤 길을 따라갔는지 무관한 것처럼,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

 

두긴이 주장한 에볼라의 “실수”와 “모순”에 대한 고려들로부터 독자들은 왜 그가 에볼라를 받아들일 것을 전제한 동면기의 “좌파”들이, 물론 두말할 것도 없이 [그 당위성을] 자신들은 인지하지 못하며, 결국 그의 상상 속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 “두긴의 현대 서구 현실을 향한 절대적인 비타협주의와 부르주아적 가치에 관한 그의 급진적인 비판을 특정 좌파의 조류와 연계하도록 했다”고 말하는 모험을 하기 이전에, 두긴은 에볼라가 급진적으로 거부하고자 했던 이름이, 과연 그와같은 부르주아적 가치에 한정되는지, 아니면 현대 문명이 이야기하는 극상의 요점이었는지 스스로 되묻어야 했다; 그는 에볼라가 설명한 부르주아적 가치의 비판은 더 고결한 가치의 이름으로, 진정으로 귀족적인 문명의 가치의 이름으로 비판 한 것이지, “좌파의 조류”가 행하는 저급 가치의 이름으로 비판한 것이 아님을 나타내는 구절들을 다시 읽었어야 했다. 에볼라의 저서에서 나타난 이 근본적인 요지를 이해한 독자들은 “에볼라 좌파”의 실존을 증명하고자 두긴이 끌어다 온 허울만 그럴듯한 기타 다양한 주장들을 손쉽게 논파할 수 있을 것이다.

 

“비이성”과 “이성의 초월” 사이에서의 혼란은 민족볼셰비키 사고의 특징인데, 그들의 모든 실책은 바로 그것으로부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관심을 기울일수록, 그것들은 단순 “실수” 이상의 것이 되어간다 : 시대의 징표, 그리고 그것을 넘어선 제안들은 오컬트 전쟁의 맥락에서 존재하는 전복의 힘에 의해 일부 집단들에게 교묘하게 퍼져나간다.

 

Unknown Sources에서 하클(Hakl)박사는 “일부 밀교의 원칙들, 나(I)의 말소와 같은 원칙들은 인간성 말살의 맥락으로 쉽게 해석될 수 있다”는 권위자의 말을 인용한다. 에볼라는 아마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 ‘악’의 방향으로 긍정적인 성공을 거둬야 할 필요가 있는, 아마 우리가 기술적인 조건으로 부르는 것들은, 예컨대 성인의 지위를 얻기 위해 필요한 것들과 이질적인 것이 아니다.”(The Doctrine of Awakening)

 

특히 에볼라는 “볼셰비즘에서 모든 의미와 무(nothing)의 점착을 한데 모으는 합리적 수단과 정밀한 행동은 개인을 자신의 ‘나’로부터, 그리고 ‘나’라는 자신의 환영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도록 적용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완전한 실재와 그 무엇보다 단호한 비인간성의 원리를 만들어내지만, 상향이 아닌 하향으로, 초월적 인간이 아닌 인간 이하를 향하여, 유기적인 것이 아닌 기계적인 것으로, 정신적 해방이 아닌 사회의 노예로 이끌도록 끔찍하게 도치된 것과 같은 고행 혹은 보편적 정화와 유사하다”고 이야기했다(“Sulle premesse di un ‘antibolscevismo positivo’”, La Vita Italiana, January 1937). 이는 도스토예프스키가 명확히 예견한 바다.

 

몇몇 사람들은 볼셰비즘이 밀교의 원칙이 아니었거나, 아니라며 아마 거부할 것이다. 우린 그들에게 두긴의 에세이 “Cosmism”을 참고할 것을 권하는데, 이는 아마 볼셰비즘에 밀교의 원칙에 대한 유물론적 해석이 퍼져있거나, 퍼져있었음을 깨닫게 할 것이며 따라서 몇몇 부분에서 후자의 패러디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들, 특히 민족볼셰비키들은 볼셰비즘과 민족볼셰비즘이 같지 않다고 그들 중 일부는 진심으로 거부할 것이다. 우리는 단지 그들에게 공산주의자의 민족과 국가개념에 대한 에볼라의 고려를 참고하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민족볼셰비키 운동의 역사와 사상에 관한 프랑스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자면, 민족볼셰비즘이 소련의 공식적인 이데올로기를 구성하고 있는 측면을 지나치게 과장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다수의 이데올로기, 군사, 심지어 기독교 집단들이 공산주의 원칙에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의 민족화로 이해되는 민족볼셰비즘은 하다못해 국제주의 세력의 (주로 트로츠키와 지노비예프로 대표되는) 패퇴 이후의 러시아와 소련사이의 상당한 연속성을 주장하고, 오늘날 반민주주의와 반서방의 관점을 견지한 공산주의자와 민족주의자와의 연합으로 대표되는 정치 사상적 괴물의 이해를 염두에 두어야 하는 지적인 현상이 되어가고 있다.” 이 학자가 민족주의나 민족볼셰비즘 양쪽에 공감을 하지 않는 사람임에도 그들의 연합을 사상적 관점에서 “괴물”로 여긴 것은 주목할 만하다. 1990년대 초, 차르의 초상화, 레닌과 스탈린의 사진, 그리고 우상들을 러시아 주요 도시들의 거리에서 일어난 시위에서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심지어 SF영화에서조차도 당신은 프랑스 사람들이 파리에서 이와 동일한 시위현장의 한 가운데에서 드골 장군의 초상화와 페탱 장군의 초상화를 열정적으로 휘둘러대는 것을 보지 못했다. 1933년 독일에서, “갈색”분자는 “적색”분자와 연합하지 않았다 ; 대부분의 “적색” 분자들은, 많은 경우에서 자연스레 “갈색”분자로 합쳐졌었다.

 

이는 우리에게 러시아에서나 가능한, 즉, 예를 들어 “적갈”동맹이 어디에서나 이뤄질 수 있으며 그것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다는 다소 주제넘은 가정에 기초하고 있는 민족볼셰비즘의(그리고 유라시아주의의) 또 다른 실책을 가져다 온다. 이를 근거로, 국면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 민족볼셰비키와 유라시아주의자가 러시아의 “서구화”를 시도한다는 이유로 서양을 비판하듯이, 두긴은 서구를 “러시아화”하려는 그들에게 비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 그 외에도, 두긴은 18세기 후반 계몽주의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한 정치 문화적 책략에 따라 러시아를 “서구화”하려고 한 서구는 이미 셈족화된(semiticised) 서구였으며, 셈족화된 것으로 바라보지 않고 서구를 비판하는 것은 이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계몽된 러시아”의 부산물로 여기는 것도 당연한 것임을, 마지막으로 서구를 “러시아화”하려는 이러한 시도를 위시한 세력들은 중세 초기 러시아를 형성한 노르딕(Nordic) 세력들과 공통점이 없음을 자신의 지지자들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진실로 일관된 유럽인들은 유라시아주의자들이 만족할 수 있다면야 민족볼셰비즘과 유라시아주의가 자신들의 기준에 따르건, 그렇지 않건 전 세계를 설계하고자 한다는 사실에 딱히 악감정이 없으며, 두긴이 노르딕이 시베리아의 스텝지대에서 기원했다고 생각하는 것에도 별 생각이 없다. 그 누가됐든 이와 같이 주장할 수 있다. 허나, 진정으로 일관된 유럽인들은 노르딕/프로이센-로마의 세계관과 전통의 이름으로, 그 어떠한 방식으로도 전력을 다하여 이 모델을 수용하는 것을 거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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