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1 ) 호야 계속

5일 정도 지났을까, 이젠 지루함을 참을 수 없을 지경이었고, 그런 날 본 호야는 미장이 풀렸는지 확인하려고 했다.

「이렇게 금방 풀렸을 진 않을 거 같지만... 그래도 확인하러 가볼게.」

호야가 내 머릴 쓰다듬으며 말했다.

「랴오가 이렇게 지루해 하는 걸 보니, 나도 널 여기에 오래 머물게 하고 싶지 않아.

그럼, 요괴가 나타나면 당장 마음 속으로 날 불러야한다는 걸 잊지 마. 알겠지?」

이건 차마 거절 할 수 없겠지...

호야가 떠나기 직전, 내 얼굴을 한 번 만지는데，꽤 아른거리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분명 30분만에 돌아온다고 말한 것 같았는데도 말이지...

호야가 떠난 후, 혼자 소파에 누워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요 며칠간 할 일이 없어서,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호야가 떠난 참에, 호야에 대한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정말 우릴 쫓는 요괴가 있긴 한 건가?

쫓는 것 치곤 너무 조용하잖아. 닷새 동안 아무 일도 없었고.

요괴가 아무리 호야한테 접근하지 못한다 해도 코빼기도 안 보이는건 좀 이상하지 않아?

날 잡으려 하지 않았었나? 설마 이미 포기한건...? 그럼 미장도 없어졌을텐데?

나는 이런 생각을 호야에게 말하지 않았다.

왜 그랬냐면, 오늘 미장이 풀렸는지 들으려 했던 탓도 있지만, 진짜 이유는...

이제야 깨달았지만, 난 호야를 꽤 의심하고 있는 것 같다... 그가 혹시 날 속이는 게 아닌지.

그럴만도 한게, 내가 깨어나도 나서부턴 호야 말고는 아무도 본 적이 없었잖아!

어쩌면 호야가 아니라, 호랑이 요괴일 수도 있잖아?

물론 날 신경써줘서. 그렇게 까지 의심하고 싶진 않아...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잖아.

이상할만큼 세련된 별장에, 호야라는건 나한테 은근히 들이대고, 요괴는 전혀 나타나지도 않고.

이걸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는게 이상한거겠지.

그리고 정말 호야가 날 속인거라면, 그건 또 어떻게 된 일인걸까.

적어도 날 대하는 건 진심인 것 같은데...

갑자기, 창문에 뭔가 부딪친 소리가 들렸다.

난 깜짝 놀라 급히 소파에서 뛰어내려, 책상 밑으로 숨었다.

윽, 그치만 여긴 쉽게 들키고 도망치기 힘들 것 같은데...

여기에 숨어야할지 망설였지만, 지금 움직이는게 안전하다고 확신할 순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계속 책상 밑에 숨어 상황을 살피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뒤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내가 잘못 들은건가 생각하고 있는 찰나, 또 창문에서 소리가 났다.

이번엔 꽤 자세히 들었는데, 누군가 작은 돌맹이로 창문을 두들기는 것처럼 들렸다.

나는 섣불리 움직일 순 없을 것 같아서, 여전히 책상 밑에서 숨어 있었다.

조금 지나고 또, 창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났다.

계속 기다렸는데, 소리는 일정한 간격으로 났고, 소리가 나는 것 외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설마 이건, 날 부르는 신호인가?

나는 천천히 책상 아래를 빠져나와 몸을 낮추고 창문 쪽으로 갔다.

그럴 동안에도, 창문에선 계속 소리가 났다.

나는 차마 고갤 내밀진 못하고, 창가에 대고 손으로 가볍게 두드렸다.

「라오 님...?」

「랴오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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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디어 그들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