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600은 젠하이저가 1995년 젠하이저 기념 모델 HD580 jubilee를 개수해 1997년(96년)에 시장에 내놓은 제품이자 약 3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꾸준히 스테디셀러에 위치해 있는 전설적인 모델이다.
비록 오랜 기간을 거쳐오며 생산지, 헤드패드, 밴드, 디자인, 심지어는 드라이버까지 수많은 변경을 거쳐왔으나, 하나의 컨셉만은 확고하다. “레퍼런스”, 즉 현재 난립하는 고음질 표방 헤드폰의 기본적 자질을 규명한다는 것이다.
HD600이 가진 톤밸런스, 현세대에도 괜찮은 퍼포먼스는 모든 헤드폰들의 기준이 되기에 적합하다. 그러나 그 어떤 헤드폰도 HD600의 가치를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이 레퍼런스라는 말이 HD600의 가치를 대변하고 있다.
하지만, HD600이 “아방가르드”이던 시절, HD600은 과연 레퍼런스였을까?
아방가르드는 고정관념을 해체하는 전위적, 급진적인 예술의 사조를 의미한다. 만약 HD600이 기존 헤드폰의 기준을 세우고자 나온 것이라면 이런 이름이 붙을 이유가 없다.
그렇다. HD600은 기존 헤드폰 질서를 철폐하고, HD600의 이름아래 그외 모든 헤드폰들을 정립시킨것이다.
당대 모든 헤드폰의 질서를 깨부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낸 “아방가르드”가 바로 HD600이다.
본 리뷰는 HD600의 첫 모델인 “Black Paper” 스크린을 기준으로 서술한다.
HD600은 1995년 한정으로 출시된 HD580 jubilee를 기반으로 한다. HD580 jubilee는 기존 580에서 카본 무늬 하우징을 채택하고 그릴을 철제로 바꾼 모델이다.
HD600은 그 아이덴티티를 이어받았다. 동일한 구조를 다듬어 출시한 HD600은 철제그릴, 그리고 카번섬유가 첨가된 플라스틱을 사용한다.
이는 기존 HD580이 가지던 불안정성을 해소한다.
HD580역시 동일한 구조를 가지나, 플라스틱 강성이 HD600에 비해 부족하다. 이는 드라이버의 구동으로 인한 잔진동 억제가 힘들어진다는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580은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 이에 젠하이저는 카본 섬유를 하우징에 첨가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 방법을 통해 하우징은 드라이버를 온전히 억제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청취 경험상으로도 드러난다. HD580은 저역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HD600은 매우 안정적이다.
그러나 현세대의 고성능 드라이버를 억제하기엔 무리가 있어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억지로 600의 하우징에 고성능인 700의 드라이버를 우겨넣은 660시리즈들이 비판받는 것이기도 하다.
톤밸런스는 매우 훌륭하다. 이것은 HD600이 현세대에도 널리 사용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젠하이저의 모델은 후대에 젠하이저 베일이라 불리는 사운드 시그니쳐로 호불호가 생기게 된다. 젠하이저 베일은 HD600의 이미지를 다소 어둡고 둔한 헤드폰으로 인식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90년대 젠하이저의 사운드 시그니처는 다소 다르다. 당시 젠하이저는 자연스럽고 청명한 사운드 시그니처를 가진다.
HD580의 초기형도 그렇고, 이는 HD600에도 유사하게 이어진다. 이후에 580은 600의 형태를 따라갔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580과 600이 같다는 오해가 팽배했던 듯 하다.
HD600 역시 자연스럽고 청명한 사운드 시그니처를 지니고 있다. 흔히 이야기하는 젠하이저 베일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러나 고역에서 존재하는 롤오프, 살짝 뭉개지는 저역 디테일은 베이어 다이나믹의 그것과는 다소 다른,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해외에서 이야기하는 젠하이저 베일에 가깝다. 그럼에도 어둡고 둔하다는 인상은 없다.
전반적인 사운드의 인상은 매우 자연스럽다는 것이며, 80년대, 90년대 젠하이저 플래그십들과 그 시그니처를 공유한다.
스테이징은 평범하다.
마지막으로 서라운드 프로세서 루카스의 활용이다. 루카스와 적합도가 매우 높으며, 더 자연스러운 음장 형성이 가능하다.
젠하이저가 K1000과 같은 이어스피커를 개발하지 않은것은 이러한 DSP 음장에 조금 더 관심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HD600은 현재도 헤드폰의 기준점으로 평가받는 헤드폰이다. 하지만 기준점을 세운다는것은 보수적으로 들리지만 가끔은 매우 전위적인 행위이기도 하다.
HD600 아방가르드는 말 그대로 전위적인 헤드폰이다.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