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잘 보내고 있는지?
아주 오랜만에 닉값하러 왔음.
뉴진스 팬이기도 하지만 평소 나름 많은 음악 듣는 리스너로서
이번에도 허접하게나마 감상평을 써봄
(음악에는 답이 없으니 동의하지 않으시면 자네 의견이 더 맞음)
이번 EP의 2줄 생각.
1. 예상대로 점차 매니악한 장르로 가고있음
2. 근데 그걸 대중적으로 녹여내는 능력 역시 대단함
1번관련 생각)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뚝심
뉴진스는 그룹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요 테마가 뉴트로임. New+Retro, 레트로를 재해석한 것임.
1집부터 발표한 음악들의 장르적 흐름대로 따라가보면
90년대 메인흑인팝(뉴잭스윙/R&B) > 져지클럽 > 신스팝, 마이앰이 베이스
인데 앨범을 거듭할수록 매니악한 장르로 접어들고 있음.
그런데 정말 대단한건 이걸로 매번 주류 시장의 귀까지 사로잡음.
이번에 가져온 Miami Bass는 80년대 미국 남부 음악으로
사실 당시에도 현재 팝씬에서도 마이너한 음악임.
어제 오늘 How Sweet을 반복해서 들어봤는데 딱 마이애비 베이스로 규정할 순 없고
영향을 받은 음악이라 보는게 맞을것 같음.
뉴진스의 음악들이 신선하게 들리는 이유가 이 지점 때문인데,
특정 장르를 채용하긴 하지만 정확히 그 틀안에 가둘만한 곡을 만드는 건 또 아님.
수록곡 Bubble Gum 역시 그러해서
시티팝이라고 많이들 규정 하던데 굳이 따지면 넓은 범위의 '신스팝'이라 보는게 맞을 것 같음.
시티팝에서 즐겨 듣던 롤랜드 키보드 사운드가 메인 소스로 사용돼 시티팝을 떠올리는 것 같고
암튼 그 특유의 아련한 분위기가 극대화된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지극히 '뉴트로'적인 음악임.
상업적 성격이 강한 아이돌 시장에서
유행의 흐름을 매 앨범 반전시켜 새 장르를 답습하며 나아가는 건
그 자체로 높게 평가받을만함.
평단과 대중 모두를 만족시킨 연이은 성공이 오히려 이를 가능하게 했겠지?
2번관련 생각) 왜 라이트 리스너의 귀까지 사로잡나?
이는 이번 EP에 국한된 것이 아니며
무엇이 뉴진스의 음악을 매력적으로 만드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음. (지금부턴 매우 주관 주의!!)
처음 뉴진스의 데뷔 앨범 감상평에서 나는
"트랙을 허투로 쌓지 않는다"는 표현을 많이 썼음.
보통 디지털 작곡 툴로 곡 하나를 작업할 때 적게는 수십개에서 많개는 백개 이상도 트랙을 쌓는데
아이돌 음원은 화려한 사운드를 입히기위해 더욱 그렇게 만드는 경향이 있음.
뉴진스 데뷔곡 4곡을(하입보이,어텐션,쿠키,허트) 처음 듣고 놀랐던 건
'이 사람 트랙을 참 아껴쓰고 있구나' 라는 감상 때문임. 그땐 250이 제작했는지도 몰랐음.
불필요한 트랙을 걷어내고 귀를 바로 꽂히는 에센스 트랙만 남겨놓은 느낌이랄까.
특히 믹싱퀄리티가 기똥차서 팝 음원을 듣는 기분이었는데
마치 맛의 균형이 잘 잡힌 평양냉면 한 그릇 뚝딱 비우는 기분으로 다음 그릇, 또 다음 그릇을 기다렸음.
그런데 그 다음 그릇이 디토, 그 다음은 OMG였으니 그저 감탄의 연속이었음. '이 집 솜씨 진짜 기깔난다!'
사실 하나만 꼽긴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매우 높은 완성도로 꼽는 곡이 OMG인데
좋은 스피커로 고음질 음원을 들어보면 양념,고명으로 곁들인 코러스도 구성이나 악기 배치가
상당히 촘촘하고 풍성한 것을 맛볼수 있음.
그쯤되니 믹싱 트랙 수가 적을거란 칭찬마저 저의 착각일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고.
실은 트랙수도 충분하고 짜임도 굉장히 입체적인데 믹싱 퀄리티가 좋다보니 워낙 담백하게 들려서 그렇게 느끼는 것일수도.
마찬가지로 이번 How Sweet 음원도 위 감상평에 그대로 부합함.
그리고 이 친구들 음악이 맛있는 이유,
멤버들의 음색도 한 몫 하는데.
엄청나게 뛰어난 가창력은 아니지만 일단 듣기 싫은 톤이 없다는게 가장 큼.
민지 :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풋풋한 음색에 좋은 중저음역대
해린 : 먹먹한 소리를 잘내서 벌스 파트 감성을 높이는데 특화됨
혜인 : 몽환적이고 깨끗한 톤으로 향후 보컬 잠재력이 매우 높음
하니 : 기본적으로 균형이 잘잡힌 단단한 소리인데 음색까지 유니크
다니엘 : 테크닉적으로 뛰어나며 부드럽고 볼륨감도 갖춘 음색
여기에 섬세한 보컬톤을 극대화한 특유의 믹싱을 더해 뉴진스 음악을 완성함.
만약 매우 파워풀한 보컬이나 거슬릴만큼 찌르는 소리가 있었다면 오히려 밸런스 잡기가
힘들었을텐데 깨끗한 도화지에 어떤 장르도 녹일수 있는 다섯개의 조합이 매 앨범 강점이 되고 있음.
특히 이번 버블검의 하니 파트를 들으니 역시 중독성 강한 음색의 좋은 예시임을 다시 한번 느꼈음.
한때 고음경연대회 아닌가 싶을 만큼 하이 피치의 노래들이 주류이던 아이돌 음악판에
키치한 저음 멜로디 라인을 선보인 뉴진스의 곡들은 말그대로 취향 저격이었음.
이번 하우스윗에서는 특히 더 그 베이스의 강점이 두드러지고 있음.
그렇다고 그간 뉴진스의 음원의 모든 부분을 무지성 찬양했던건 아님.
세부적으로 보면 OMG 브릿지 부분 민지의 도입 랩파트랄지 ETA의 부라스 악기 선택은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웠는데 물론 이 부분이 오히려 좋다고 느끼는 리스너도 많을것임.
다만 이번 EP에서 그런 아쉬운 지점 마저 점차 보완되고 있는 면을 봤고
사실 뉴진스 음악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높아서 그렇지 아이돌 뮤직인 것을 감안하면 비판이 무색할 수준임.
맺는말
모든 창작이 그러하듯
결과물만 놓고 보면 이러쿵저러쿵 평가하긴 참 쉬움.
하지만 그것을 만들어내는 건 어렵지요. 특히 좋은 작품은.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도 좋은 곡을 완성시킨 250 프로듀서의 능력에 박수를 보냄.
데뷔초기 "대략 3번째 앨범까지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민대퓨의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는데
이번 EP가 그 지점이 맞다면 그 다음 상자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을지 더욱 궁금더라고.
부디 앞으로도 오랜시간 많은 곡들로 저의 플리를 꽉꽉 채워주길 욕심내봄.
추가로
How Sweet의 댄스 역시 한때 가장 좋아하던 스타일이라 더 반가움.
이번 안무를 보니 혜인이 없는게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아쉽고...
긴 글 읽어줘 고마워. 밥먹으러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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