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바리.

동호회 아쎄이들의 악기를 키우는 전통.

실무배치 받고 나서 선배들 앞에서 쿠페빵이나 마카롱을 그냥 입에 넣고 제대로 씹을새도없이 악으로 몇십 개 씩 삼켜야 한다.

철 모르던 아쎄이 시절 나도 빙 둘러앉은 선배들 앞에서 쿠페빵과 각종 마카롱들을 거의 일곱 개를 먹어야 했고

길어빠진한 쿠페빵을 허겁지겁 물도 없이 계속 삼키느라 목젖이 눌려서 계속 헛구역질이 나왔다

다섯 개 째 먹는데 목구멍에서 아몬드 가루가 확 느껴지면서 삼킨 쿠페빵들이 속에서부터 올라왔다

위액 섞인 쿠페빵을 입에 물고 얼굴이 벌게져서 있는데

엠마 선배님이 호랑이처럼 달려와서 내 가슴팍을 걷어차고 귀싸대기를 올려붙였다

당연히 입에 머금고 있던 쿠페빵 토사물은 바닥에 뿜어졌다

나는 그날 엠마 선배님께 반병신되도록 맞았다.

구타가 끝나고

엠마 선배님이 바닥 에떨어진 쿠페빵 토사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악으로 먹어라"

"니가 선택해서 온 동호회다. 악으로 먹어라."

나는 공포에 질려서 무슨 생각을 할 틈조차 없이 토사물들을 주워먹었고

엠마 선배님의 감독 하에 남은 마카롱까지 전부 먹었다.

그날 밤에 엠마 선배님이 나를 불렀다

러브카스톤 두 개를 꺼내서 하나는 본인이 빨고, 하나는 나에게 건내주었다. 그러곤 말했다.

"바닥에 흘린 니 토를 아무도 대신 치워주지 않는다. 여기는 너희 집이 아니다. 아무도 니 실수를 묵인하고 넘어가주지 않는다. 여기 동호회에서 뿐만이 아니다. 사회가 그렇다. 아무도 니가 갤주라고해서 흘린 똥 대신 치우고 닦아주지 않아.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실수하지 않도록 악으로 깡으로 이악물고 사는 거고, 그래도 실수를 했다면 니 과오는 니 손으로 되돌려야 돼.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아. 그래서 다시 먹으라 한 거다."

"명심해라. 부원은 자신의 선택이 불러온 책임을 피하지 않는다"

그날 나는 배신자보다 인기 없는 10등따리는 결국엔 미쳐버린다는 것을 깨달았고, 멍청한 년과 커플링이 세워진 년의 지능의 말로를 보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