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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디퓨전 어큐뮬레이션 리본 디스트럭션 #3

개버개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9.28 16:18:50
조회 1103 추천 20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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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리맨이 푸른 얼굴로……괜찮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난, 응, 난 그래서 말이야……뭐, 그것뿐이야. 약속에……늦지 않도록……아무도 탓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밀리지 않았어, 그러니까…… 하지만……" 말은 점점 흐려졌고 이내 실버키는 입을 다물었다.


여자는 빤히 보고 있다. 실버 키는 눈을 피했다. "뭐, 잘 말할 수 없지. 하지만 나는, 그래, 이번에야말로.....지금. 지금 해야만 하는거야." "그렇구나. 대충 알았어."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의자에서 일어섰다. "응?......진짜?" "열심해 해봐야겠군. 자, 친구분이 늦게 도착하셨네."


실버 키가 뒤를 내려다보았다. 정신을 차려 보니 그는 계단의 첫 번째 층계참에 서 있었고 바바야가나 의자는 없었다. 계단 아래 검붉은 안개 같은 존재가 떠오르고 있다. 닌자 슬레이어와 나라쿠 닌자의 의식이다. 실버 키는 계단의 아득한 위쪽을 본다.


"어디까지 올라가? 라고 해도.... 그야 제일 윗문이겠지?" 실버 키는 어깨를 움츠렸다. 저 문을 열고 그안쪽에 있는 은빛 오벨리스크의 에너지를 아래 나라쿠 닌자에게 흘려보내주면 미션은 완료된 것이다. 실버 키는 오른손을 벌렸다. 손바닥에 은빛 열쇠가 들려 있다.


"010도-모0101시바카리입0100니다, 위험해 보이는0010011" 어디서인가 노이즈 섞인 음성이 왔다. 시바카리의 IRC 노티스다. "00밖에서001소동이1010" 음성은 성냥불을 방불케하듯 순식간에 사라졌다. "오케이, 오케이." 실버키는 중얼거리며 계단을 뛰어올랐다.


위로! 위로! 실버 키는 구불구불 뒤틀린 좁은 계단을 뛰어오른다. 시바카리가 발하는 경고가 다시 귓전에 울린다. "0101위험해 이 플로어에 내려와 있어, 닌자야, 꽤 위험해0000101어째서 들통이 난거0000101아무생각 해도 너희들이 목표라고0001101" ".......!"


"당신은 괜찮은거야?" 달리며 실버키가 물었다. "001아니 실제 위험010" 시바카리의 목소리가 되돌아온다. 왜 네트워크 건너편의 상대와 "대화"가 가능한가......이 긴급시가 아니었다면 생각을 돌릴 수도 있었겠으나, 훨씬 위의 게이트가 지금은 최우선이다.


실버 키의 시야에 시바카리가 던진 정해신 위치의 감시 카메라 영상이 포착되었다. 주차장 통로를 걸어가는 닌자가 비쳤다. 엘리베이터가 아니라 자동차 진입구로 오는 것은 조심성 때문일까. "00110 시간을 벌긴 했지만011나도 여기까지야00010후딱 줄행랑을001101"


"잘 모르겠지만, 알았어! 고마워!" 실버 키는 대답했다. 게이트는 어느새 코앞이다. "......실버 키=상!" 배후의 아득한 아래, 계단의 아래로부터 출발한 소리가 있었다. 실버 키는 멈춰서서 뒤돌아본다.


어둠 속에 작은 별처럼 떠오르는 붉은 빛. 닌자 슬레이어다. 실버 키는 한 손으로 아이사츠했다. "헤헷, 그럼 잠깐 만지작거리고 오지." 그리고 그는 돌아서 정상의 층계참에 도달했다.


거대한 토리이 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 실버 키의 몸은 소멸했다. 그는 인간형의 빛이 된 자신을 발견했다. 손 안의 은의 열쇠만이.....정신세계에서 그렇게 말하는 것도 묘하기는 했으나....실체였다. 실버 키는 토리이 게이트 안쪽 문을 보았다. 투박한 쇠사슬이 감겨있다. 쇠사슬에 자물쇠가 걸려있다.


'''일생일대, 남자가 보여줄 수 있는''' 실버 키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누군가를 위해서? 아니, 이 모험은 자신을 위해. 키를 돌리자 문을 봉하는 쇠사슬은 산산이 부서졌다. 양문짝이 번개같은 기세로 활짝 열린다. 문 속으로부터 이미지가 격류되어, 빛으로 화한 실버키는 반대로 그 흐름의 근원으로......빨려 들어간다!


0001010010010010100010100101001010101011110101011001010001000101010010100001010010100010100100100101001010101111010110101011101010101001


동! 동! 키 70피트의 스모토리 한 명이 거대한 이쿠사 북을 친다! """이얏-! 이얏-! 이얏-!""" 그 폭음을 지워버리는 함성! 온통 참억새, 그것을 물들이는 피! 동서에서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닌자 레기온의 피!


북을 난타하는 양 진영의 스모토리를 향해 돌팔매처럼 던져지는 수리켄! "부모오오오-!" 스모토리들은 포효하며 한층 미친 듯이 거대한 이쿠사 북을 난타한다. 그리고 숲처럼 무수히 내걸린 쌍방의 깃발이다! 서쪽은 흑! 동쪽은 백!


서쪽 깃발엔 엄청나게 굵은 가타카나가 쓰였다. "카츠 - 완 - 소". 동쪽에는 '하토리' ! 동서 각 닌자 장군들의 깃발! "적을 쓰러뜨린다." "저는 잔혹합니다" "지네" "발빠르다" "아침빛" "산산조각 내어 죽입니다" "우리 병정은 인당 백" "스고이" "아이도 목숨은 없다".....사스바츠!


"부못-!" 서군 스모토리 병이 거석을 던지자, "아밧-!" 동군병 일각이 참혹하게 압살! 직후, 동쪽 하늘에서 날아온 것은, 학대받아 눈을 뽑힌 비룡의 등에 탄 닌자! 번개를 방불케하며 스모토리병에 접근, 미간을 카타나로 꿰뚫었다! "부모오-!" 거인은 즉사, 서군병을 말려들게 하면서 전도!


""""이얏-!"""" 서군병이 창공에 수리켄을 일제투척! 그러나 비룡을 탄 닌자는 유유히 선회해 날아간다. 그리고 던져진 수리켄은 비가 되어 동군으로! 그러나 그 낙하지점 주변에 갑자기, 초자연의 타타미들이 지붕을 방불케하며 출현, 수리켄을 모두 막아내었다! "핫핫하하하!"


그리고 보라, 저것을! 이제 막 마주친 양군의 두 닌자 장군이 서로 어깃장을 놓았다! "도-모, 케이토 닌자입니다." "도-모, 후마 닌자입니다." 먼 눈에서도 똑똑히 보이는 그 압도적 닌자 아트모스피어! 오지기가 끝나자 두 사람 사이에 붉은 번개가 세차게 번뜩인다!


"실제 네놈들의 행위는 신에게 반항하는 행위다." 케이토 닌자가 비웃었다. "삼도 리버의 다리를 영겁에 걸쳐 지탱하는 닌자 기둥이 되어 고통스러워지리라." "후호하하하! 어리석긴." 후마 닌자가 비웃었다. "카츠 완소? 썩고 냄새나는 구닥다리 즉신불에 불과해. 기회는 빨리 보아야지!"


고우랑가! 이것은 확실히, 고사기에 단편적으로 기록된 닌자 대전……! 서쪽에 떠 있는 검은 태양도 불길하며, 지난날의 이사오시(용맹)의 장이다! 그러나 시야는 그 찬란한 이쿠사의 장을 미끄러지듯 떠나, 그 이쿠사 장의 말단으로…… 드문드문한 귀리밭과 초가지붕 아래로 날아간다.


누더기 집 옆 울 안에서는 무참히 도살된 닭이 몇 마리. 그리고 불온하게 집 앞에서 기다리는 몇 마리의 말. 집 안에서는 비통한 외침이 새어 나온다……."아이에에에에-!" "제발! 제발 딸만은… 딸만은…"


"닥치거람마-!" "아이에에에-!" 상스러운 닌자슬랭과 타격음! 뭔가 말하기도 꺼리고 싶은 짓이 바야흐로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지는 가차없이 그 시선을 낡은 집안으로 들여보낸다.....


남자는 닌자에게 머리를 짓밟히고 이를 악물고 울면서 벽가로 내몰린 적령의 딸을 보고 있었다. 몇몇 닌자는 담뱃대를 빨며 딸을 에워싼다. 그들은 서군? 동군? 우연히 전쟁터 근처에서 살고 있었을 뿐인 노예의 남자가 그런 고도의 사정을 알 리가 없다.


"제발 딸은 살려주십시오....제발" "왜?" 닌자의 한 명이 돌아보았다. "노예가 왜?" "자비를...." "쓰래기 벌레가 왜?" "히힛-!" "아이에에에에-!" "싫어! 싫어!" "야, 죽이지마라, 아직." "......!" 남자는 입에서 피를 흘리며 울었다. "닌자....닌자.....!"


.......남자와 동조하고 있던 시야가 갑작스럽게 암전. 다시 밝아지자 조금 전과는 전혀 다른 광경이다. 낭떠러지였다. 절벽 아래로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바다는 소용돌이를 치고 있다. 낭떠러지 끝에는 허술한 남자들이 묶인 채 일렬로 정좌해 있다. 즉석에서 준비된 정좌 대좌 위에서 정좌하고, 그것을 내려다보는 닌자.


"오해입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정좌를 한 사람 중 최고령 노인이 말했다. "저희들은 아무 것도." "이얏-!" "아밧-!" 정좌 대좌의 닌자가 대수롭지 않게 수리켄을 던지자 노인은 가엾게도, 무참히 머리를 파괴당하고 즉사했다. 다른 사람들은 비명을 물어 죽였다. 닌자는 하품을 하며 말했다. "응."


"자, 자비를....." 정좌된 한 사람이 애원했다. 닌자는 의아해했다. "왜?" "에......" "오해....." "응, 근데, 왜?" "에......" "네놈들을 죽이면 난 즐겁거든. 근데 자비를 배푼다고? 나한테 무슨 좋은 득이 돼?" "에....." "이얏-!" "아밧-!"


"쌀가마니가 있었습니다." 다른 닌자가 마을 쪽에서 걸어왔다. 목줄을 찬 스모토리들이 양 어깨에 쌀가마니를 얹고 있다. "아이에에에-!" 정좌남 중 한 명이 울부짖었다. "그것만은 제발." "응." 대좌의 닌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스모토리를 끌고 온 닌자에게 부채짓을 하며 신호를 보냈다. "버려라."


"그것만은! 그것만은!" "왜냐하면, 안에 있는건 네놈들의 자녀지? 즐겁구만 그래." "용서를....그것만은....제발." "왜?" 스모토리들이 벼랑 아래의 거친 바다를 향해 쌀가마니를 일제히 들어 올린다. 닌자는 무감정하게 말한다. "자. 웃으면서 보라고. 그러면 다들 도와줄지도 몰라."


"우....우....우웃....." 남자들이 오열하기 시작했다. "우는 거야? 웃는 거야?" "우.....우웃......" "우는 거야? 웃는 거야?" '''닌자......닌자......닌자.......'''


......"이런 일이....전쟁은 끝났을텐데!" 이곳은 어디일까? 유럽의 훨씬 근대적인 복장......20세기 전반인 것일까? 시민들을 홀드업시키고 있는 병사들, 그리고 몸 뒤에서 손을 잡고 유유히 걷는 군복 차림의 사나이. 멘포를 하고 있다. "그래, 전쟁은 끝났지. 그래서?"


"이, 이런 무법은 더 이상 허락이 아밧." 용기를 내어 대들려했던 젊은 남자의 목덜미에 장교를 방불케하는 멘포 남자의 손이 뻗어 단숨에 쉽게 비틀었다. "그건 아니지. 나는 닌자야. 그러니까 뭘 해도 돼. 앞으로도. 계속." 장교는 웃기 시작했다. "이 골짜기에서 전쟁은 계속 되는거다." '''.....닌자......닌자'''


한층 더 흘러가는 사스바츠의 광경....미국 남부 어딘가.....혹은 동토......혹은 정글 깊숙이.....혹은 뉴욕.......혹은 사막.......원망의 소리는 나중에, 늪의 거품처럼 계속 떠올라, 목령처럼 겹치며, 그리고 어떤 소리도 두 번 다시 사라지지 않는다! '''닌자! 닌자! 닌자!'''


……「튀긴 맛이」 「덴뿌라」 「DIY」등과 극히 굵은 오스모·폰트로 세로로 써진 노보리가, 넓은 점내에서 힘차게 흩날리고 있다. 크리스마스 장식의 전자 봉보리가 세월의 느낌을 연출한다. 크리스마스 이브, 만석인 가게. 다정한 양친과 자식 셋.


"올해도, 여기 올 수 있어서 다행이야." 기름이 담긴 카본 뚝배기를 앞에 두고 조용히 웃는 아내. "닌자다-! 닌자-!" 의자 위에서 방방뛰는 어린아이. "이런이런, 토치노키는 닌자를 아주 좋아하는구나." 부친이 말한다. "도대체 어디서 닌자같은걸 봤을까?"


"당신이 사온 눈챠쿠 때문이지." 아내는 아이를 앉힌다. "작년 크리스마스에 산거지?" "정말 마음에 들어하던걸. 얼마 전에야 비로소 상자 그림을 봤어." "닌자!" "조용히 하렴 토치노키. 위험하단다." 그 다음엔 나지막이 말했다. "닌자같은건 없는데."


"수리켄! 수리켄!" 아이는 얌전해졌나 싶더니 피칭머신처럼 두 손을 빙빙 돌렸다. "끄악-! 당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순진함에 따라 심장과 목에 수리켄이 박힌 시늉을 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여보, 그만해, 부끄러우니깐."


"까고자빠졌넴마-!" 불현듯 멀리서 험악한 고함이 들렸다. "......이런, 야쿠자인가봐." 아이의 어깨를 무의식적으로 안는 모친. "가게 밖이겠지, 괜찮아." 아버지는 말했다. 가게 안을 둘러보자, 같은 처지의 가족 나들이나 젊은 커플, 동료 사라리맨이, 아무렇지도 않게 텐푸라를 즐기고 있었다. 아무 문제도 없다.


"도-모! 좋은 재료가 많이 들어왔습니다." 페이크 이타마에 셰프가 말하고 걸어갔다. "재료는 저쪽에 있습니다, 셀프로 드시길!" "도-모." 2명은 앉은 채로 오지기 했다. "있지, 설날도 될까?" "오늘 휴가를 내는 것도 힘들었는걸." "안색이 별로 안 좋아보이네. 조심해."


"폭발 짓수! 카붐!" 부모의 대화를 아랑곳하지 않고, 토치노키는 사실과 무관한 극화풍 기호적 닌자 포즈를 취하며 외쳤다. 부부는 웃으며 자신도 모르게 굳어 있던 표정을 풀었다. "알겠니? 토치노키, 진짜 닌자라는 것은....."


KA-DOOOOOOOM……!매시브 하나비 같은 폭발음. 거센 폭풍. 아버지는 바닥에 납작 내팽겨져 등이 탁자에 깔려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뭐가, 윽....무슨 일이지." 아버지는 피를 토했다. 초연 속에서 처자의 신음 소리. 서서히 그것이 약해진다. 아버지는 테이블을 밀어젖히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이룰 수 없었다.


갑옷을 방불케하는 닌자 의복을 한 닌자와 파이어 패턴 닌자 의복의 거구 닌자가 고통받는 이들의 숨통을 끊고 다닌다. "닌자로 태어나지 않은 벌이지." 이라고 하는 거구의 닌자. "흐흐흐 틀림없어…… 음, 저것은." 갑옷 닌자가 손으로 제지한다. "저것은 다크닌자다.……운이 나쁘군. 때가 됐다."


'''닌자....? 닌자.......?''' 어머니는 자신의 힘이 사라져가는 것을 느끼며 떨리는 손을 아들에게 뻗으려 했다. '''어째서.....? 이건 도대체.....? 우리가 무엇을.....? ......여보. 어디있어? 토치노키.....토치노키, 토치노키?'''


"클리어." 초연 속에서 흑요석같은 검은 닌자가 나타났다. "민간인의 생존입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목격자는 모두 죽여라." 다른 소리가 명했다. "이 층에 있는것은 어차피, 카치구미 플로어에 갈 수 없는 빈민들이다. 네오 사이타마 경제에 영향은 없다." "존명." '''.....여보. 토치노키.'''


무자비한 돌진. 의식을 잃고 기억은 날아가 버린다. 바로 옆의 또 다른 의식과 어울린다. 그리고 층에서 폭발에 휘말린 다른 사람들, 더 많은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과 용해한다. 초연. 불꽃. 거기서 인력이 생긴다. 빌딩의 훨씬 아래에 있는 무엇인가가 강하게 끌어당기는 대로, 없어져 가는 자아의 덩어리는, 땅의 바닥에…….


....... '''진정하소서''' '''안심하소서''' '''부디''' '''부디 이 땅에서''' '''부디''' 두려워하는 사람들, 비석에 감긴 시메나와, 깊은 어둠. 땅의 밑바닥, 잠. 그런데 이것은 무슨 일인가. 바로 지금, 머리 바로 위에서, 무수한 목소리가 다시 술렁이고있지 않은가. '''닌자''' '''닌자''' '''닌자....닌자....'''


그리고 그는, 아니 '그것' 의 눈은 다시 열린다. '''닌자.....닌자''' 은색의 입방체 안에 가라앉은, 수천의, 수만의, 수많은 사람들의 소리가 하나로 겹쳐지며, 그것은 외쳤다. '''닌자에게 죽음을!''' 그 외침은 지하 공동을 뒤흔들고, 비석의 멍석을 던져버리며, 라이징 드래곤처럼 수직으로 치솟았다.


"......그것이 그대인가." 암흑 속에 앉은 후지키도는 눈앞에 돌연 출현한 검붉은 그림자를 보았다. "나라쿠여." "......." "그럼 그대의 안에 후유코가? 토치노키도?" 그림자 표면에 험상궂게 노려보는 노인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래서 어쨌다는거냐. 대신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제멋대로 꿈꾸지 마라."


"......" 후지키도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라쿠는 후지키도의 얼굴을 보자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이 무슨 한심함." 나라쿠는 물었다. "돌아와도, 즉시 이 나약함이 보이는구나, 앞날이 걱정되노라." 후지키도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나라쿠를 쳐다보았다. 두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는 듯 했다.


"천치놈! 역겹구나 후지키도!" 나라쿠가 마음 속 깊이부터 구역질이 난다는 투로 몸을 떨었다. "이러는 사이에도 닌자가 다가오고 있다! 앞의 마즈다 닌자에 필적하는 킨보시로다! 이 몸이 죽인다. 정에 휩쓸리는 애송이는 이불에서 잠이나 자거라!" "그럴 필요는 없다." 후지키도는 눈물을 훔치며 일어섰다.


"그대는 더 이상 내 몸을 꼭두각시로 삼을 수 없다." "해 보면 알 수 있겠지! 이 몸에게 맡겨라." "안됀다." 후지키도의 눈에 이미 눈물은 없고, 사해를 방불케하며 또렸했다. 나라쿠는 혀를 찼다. 그리고 사라졌다. 후지키도는 자신의 뉴런 속에 방심할 수 없는 증오의 덩어리, 검붉은 사악한 존재가 다시 깃들었음을 느꼈다.


후지키도는 전방의 끝없는 계단을 올려다보았다. 그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 오래된 돌계단의 이미지는 무수한 0과 1로 환원됐고 소리 없이 소멸했다. 위에서 떨어진 빛 알갱이가 있다. 후지키도는 걸어가며 받아들였다. 은의 열쇠.


후지키도는 머리 위의 황금입방체를 보려 했다. 저 입방체에는 이번 은 입방체와 관련된 무언가가 있다고 문득 추측한 것이다. 하지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스톤 랜턴의 불빛에 희미하게 비춰지는 대공동의 천장부였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토리이 게이트와 화강석 비석. 찢어진 시메나와.


다시 돌아왔다. 닌자 슬레이어는 오른손 안에 쥐어진 것을 확인했다. 은의 열쇠. 실재하고 있다. "......." 그는 품속에 그것을 집어넣고 다시 한 번 비석을 보았다. "실버 키=상? 어디인가." 대답은 없었다. 대신 그의 지각력은 훨씬 뒤쪽, 실버 키와는 다른 닌자 존재를 감지했다.


"왔구나, 왔어." 쉰 웃음소리가 뉴런을 술렁이며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것은....그그그그! 이 소울은......마이뉴 닌자다. 이몸의 개선에는 꽤 어울리는 수급이로다. 주 짓수를 취해라, 후지키도!''' '''실버 키=상은 어디있지, 느낄 수 있는가.''' 닌자 슬레이어는 물었다.


'''없다.''' 나라쿠는 담담히 대답햇다. '''이 몸은 모른다. 심란케 하지 말거라. 싸워라.''' "......" 닌자 슬레이어는 되돌아 보았다. 멀리 엘리베이터와 연결된 벽의 갈라진 틈으로 착실한 벌걸음의 한 명의 닌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우주같은 암흑의 의복. 걸음을 멈추지 않고, 주먹과 손바닥을 맞대고 아이사츠한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상.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의 그랜드마스터, 다크 도메인입니다." "도-모, 처음 뵙겠습니다 다크 도메인=상.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닌자 슬레이어는 아이사츠를 돌려주며, 토리이를 뚫고 나아갔다.


"흥, 대단한 동굴이군. 쿄토의 동료를 내팽개치고 구멍가게 놀이라니 참으로 무사태평하군." 다크 도메인은 걸으며 말했다. "이쿠사에 앞서 네게 한 가지 가르쳐 주지. 간단한 선물로 말이야."


닌자 슬레이어는 주 짓수를 취했다. "......." "조금 전, 소식을 받았다." 다크 도메인은 말했다. "네놈의 초라한 파수꾼은 아까 교토에서 죽었다. 그.....타카기 간도라는 벌래새끼는." 다크 도메인은 발길을 멈추고 손바닥을 앞에 내밀었다. "그리고 지금 내가 네놈을 죽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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