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 가이온의 어두컴컴한 웨스턴 스모 바에서.

중금속 산성비에 젖은 콘크리트 벽에, 아미고 햇을 쓴 스모토리가 연주하는 어쿠스틱 기타의 메마른 음색이, 젠을 방불케 하는 조화와 함께 울려퍼진다. 카운터 위에 걸린 사슴의 생목이 "본격파"라고 명조체로 쓰여진 네온 사인의 불빛에 의해 분홍색으로 그 형태를 드러내고 있다.

마음 속 어딘가 그늘을 드리운 게이샤가, 어두운 안쪽 자리에 홀로. 브라운관에 비치는 스모 영상을 바라보며 김렛을 들이킨다.스모토리가 퉁기는 곡이, 전설의 요코즈나 "언더 핸더"의 입장 테마로 바뀌었다. 게이샤는 오이란 통굽 슈즈의 뒤꿈치와 나무 바닥으로 리듬을 탄다. 그렇게 하면, 그 남자가 나타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 남자는······제노사이드는 나타나지 않는다. 또다른 TV에서는, 사이버 고스가 NS893편을 해킹으로 하이잭하려다 사망한 사건이 아직까지 보도되고 있다. 게이샤와 사이버 고스와 카치구미가 수천 수만의 목숨을 구했다······그런 터무니없는 스토리를 믿는 사람은, 광인 정도 되는 이들 뿐이다.

"정말이지, 어처구니없는 이야기야, 스모, 라고?" 유리코는 날치알 김렛을 다시 입으로 가져가며, 자조적으로 웃었다. 눈물도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대체 몇 번이나, 이렇게, 스모 바를 전전하는 날이 계속될 것인가.

하지만 그녀는 앞으로도, 스모 바를 찾아 돌아다닐 것이다. 한때 사랑의 도피를 하려 했던 청부업자가 제노사이드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당연한 일이다. 죽었을 터인 남자가, 좀비가 되어······그것도 좀비 닌자가 되어, 우연히 웨스턴 스모 바에서 만난다는 이야기 따위, 광인조차 떠올리지 못할 이야기다.

"하, 하, 하, 하" 어두컴컴한 스테이지에서는, 스모토리가 기타를 거꾸로 뒤집어, 보디를 손으로 두드리며 리듬을 탄다. 또 한 명의 스모토리가 열정적이나 한편으로는 어딘가 바싹 마른 밴조 솔로를 울리며 점내를 서성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웨스턴풍의 문을 밀치며, 닌자가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없었다.

유리코가 있는 스모 바의 위, 약 200미터. 규칙적으로 죽 늘어서있는 오층탑중 하나. 그 지붕 위에서, 도구로를 방불케 하는 보름달을 짊어진 채 두 그림자가 서로 싸우고 있었다. 팔의 양팔꿈치 밑을 전부 카타나로 치환한 것 같은 닌자가, 높이 뛴다. 쇠사슬에 연결된 버즈소를 방불케 하는 무기가 상공에 던져져, 닌자는 폭발사산했다.

(게이샤 카라테 신칸센 앤드 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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