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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번역] 닌자 슬레이어 1부 - Sunset and Heavy rain (後)

NJS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9.03 21: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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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NJASLAYER】

______________ 




"우욱....쿨럭! 쿨럭-!" 이노우는 눈을 떴고, 목이 매어, 이내 기관지에 들어갔던 물을 토해냈다.

옆구리가 아파왔다. 갈비뼈가 몇개 부러진 개 틀림없다. 여기는 유치장인가, 그게 아니면 정신병원인가.

나는 양동이에 가득 채워진 물을 흠뻑 뒤집어쓰고 악몽에서 일으켜진 것인가. 그렇게 생각했으나, 아니었다. 억수로 내리는 중금속 산성비였다.



이노우는 고통을 참으며 상반신을 일으켰다. 크게 목소리를 내 보지만, 응답은 없다. 모두 죽었다. 시체가 굴러다니고 있다, 수많은 시체가.

태양은 이미 지평선 아래에 저물어 중금속산성비만이 시야를 가득 메우고 있다. 그 정체불명의 택시는? 없다. 닌자의 기척은? ..........없다.

그것 이외는 전부 그가 정신을 잃기 전과 같았다.



얼마나 오래 기절해 있었나. 아주 잠깐인가, 아니면 수시간 정도인가. 그는 방수시계의 판면을 노려봤다.

다부진 왼팔에 날카로운 고통이 느껴졌다. 프로텍터에 꽃혀있던 수리켄 때문이었다. 그는 그것을 한장 한장씩 뽑아 내던졌다.

도로에 부딫쳐 금속음이 울리지만, 거의 대부분이 빗소리에 쓸려나갔다.



그것은 질량을 가진 엄연한 '사실'이었으나, 이노우의 뉴런은 벌써 닌자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었다.

".....이대로 머물러 있어선 안 돼." 머지 않아 사태를 감지한 오우테 사의 사병들이 이 도로에 쳐들어오겠지.

그럼 죽음만이 있을 뿐. 그 전에 이 괴물같은 대형 트럭을 운전해 네오 사이타마까지 도망쳐야만 한다.



이노우는 땅을 기면서, 멀리 굴러다니는 어설트라이플 AAV-229를 이정표로 삼아 나아갔다.

후두부를 집요하게 내리쳐진 오우테 사 기업전사의 시체가 바로 옆에서 굴러다니고 있었다.

"빌어먹을 놈들......" 그는 AAV-229를 지팡이 삼아 일어서, 으깨진 무릎을 감싸면서 운전석으로 다가갔다.



직결 운전수의 시체를 내버리고 차문을 닫았다. 운전방식을 수동으로 바꿔, 무거운 핸들을 쥐고, 액셀을 밟는다.

차머리를 돌려야만 하지만, 몇번이고 실패했다. "붓다 퍽...!" 한쪽 앞바퀴가 아스팔트에서 벗어나 비포장 지면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그 곳은 큰비 때문에 진흙탕으로 변해 있었다.



약물의 효과도 빠져가고 있다, 머지않아 지금보다도 더 큰 고통이 덮쳐올테지.

차 밖에서는 미호가 휘두르던 쇼크 메이스가 쏟아지는 비를 뒤집어쓰며, LED 유도등처럼 빠직빠직 점멸하다, 이내 불똥을 튀기며 꺼졌다.

직후, 이노우는 다른 빛을 보았다. 그것은 네오사이타마 쪽에서 다가오는 2대의 맙포 비클의 점멸등이었다.



이노우는 혀를 차며, 핸들 위에서 머리를 감싸쥐었다. 중금속산성비로 덮인 잿빛의 세계를 점멸등이 비추며 천천히 접근해왔다.

그는 결심을 내렸다. 총을 운전석에 두고, 차문을 열고서 굴러 떨어지듯이 꼴사납게 밖으로 나왔다. 찌르는 듯한 고통이 왔다.

그런 다음 운송트럭의 헤드라이트가 비추는 한 가운데서 정좌한 채로 양 팔을 들었다.



맙포 비클이 멈춰섰다. "살려줘!" 이노우는 복부의 통증에 얼굴을 찌푸리며 외쳤다.

장갑 맙포 비클 2대, 총을 들고 내린 건 맙포 3명과 데커 1명. 데커는 다중 사이버네틱스 장착자였다.

하지만 애초에 그들과 맞서 싸울 생각은 없었다. 승산이 없는 것이다. "살려줘!" 다시 한번 외쳤다.



"이렇게 고분고분한 슬래셔(*1)라니 드문 일이군." "저항할 생각은 없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만, 수갑은 차 줘야겠다." 데커가 그렇게 말하며 부하인 듯한 맙포들을 데리고 다가왔다.

"부탁이니까 들어줘, 붓다에게 맹세컨데 진실만을 말할 테니까." 이노우가 말했다.



"거래가 하고싶어. 우리는 그냥 강도단이 아니야." 이노우는 사이버네틱 수갑에 구속되면서 계속 말했다.

"이 컨테이너에는 오우테 사의 위장공작을 밝힐 수 있는 터무니없는 스캔들 거리들이 쌓여있어. 대량의 장기판과 코케시, 그리고 위조 ID와 오동나무제 포장박스 따위가."

"...그래서?" 데커가 물었다.



"우리들은 어느 암흑 메가 코프의 의뢰로 이 운송 트럭을 습격했지. 그리고 당연히 살육전이 벌어졌고, 그 와중에 내 동료들은 전원 죽어버렸어."

"사법거래가 하고 싶다면 나머지 헛소리는 유치소에서 마저 들어주마." "그래선 늦어. 이 운송트럭을 오우테 사에게 넘기기 전에 '개인적으로' 거래가 하고싶다는 소리라고."



그것은 위법적인 제안이었다. 하지만 이노우는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아 돈을 손에 넣어야만 했다.

운전석에서 생각해본 한에는 그 이외의 수법은 떠오르지 않았다. 이대로 체포되어 트럭도 오우테 사의 손에 넘어가게 됐다고 하자.

설령 사형을 면했다고 해도 언젠가 의뢰자, 또는 오우테 사의 자객에게 처리당하고 말 것은 틀림없었다.



"그래서?" 불분명한 입력에 대한 시스템의 응답처럼 데커가 다시 물었다.

"반씩 나눠 갖자고, 나하고, 당신들이. 덤으로 댁들은 사회정의까지 이룰 수 있는 거야."

"대담하게도 본관을 매수하겠다 이거냐. 죄상이 추가로 늘었군." "한 사람당 1천만은 확실해." "그런 무법이 통할 것 같나?" "그게 네오사이타마잖아?"



금액을 듣고 옆에 있는 맙포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한 것을 이노우는 놓치지 않았다.

"대담한 놈이군." 데커는 무표정하게 웃었다. "그렇다면 이 다음엔 본래 어쩔 셈이였지?"

"이 트럭을 적하물 째로 네오사이타마 선창의 어느 창고에 옮길꺼야, 그 다음은 딴놈이 알아서 해 줄거고." "물리 주소는?" "지금은 아직 말 못해."



데커는 신음했다. 그리고 귓가에 손을 대어 트레일러 내부의 조사를 마친 맙포로부터의 보고를 들었다.

...그곳에는 기묘한 다다미 방과 핏자국밖에 없었다. "정말로 대담한 놈이로군." "그렇지?" 이노우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수갑은 금방 풀어주마." "고맙수, 날 운전석에......" BLAM



등 뒤에서 쏘여진 총탄을 맞고 이노우는 물웅덩이 위에 쓰러졌다. 맙포 한명이 운전석에 있던 그의 라이플을 겨누고 있었다.

"미친 세상에, 미친 놈들이군." 데커가 말했다. "만약을 위해, 몇 발 더 쏴둬."

BLAMBLAMBLAM! 총탄이 위에서 비처럼 쏟아져, 이노우의 몸은 리드미컬하게 조금씩 튀어올랐다.



"이 엿같은 시체와 무기들을 전부 트럭 화물칸에 실어라. 내가 운전하마. 오우테 사에게 인도하는 거다."

데커가 말했다. 맙포들은 경례하며 따랐다. 무엇을 해야하는 지는 알고있다. 이 트럭을 어느정도 앞까지 나를 필요가 있다.

그 곳이 오우테 사의 사유지 경계선이다. 거기서 습격사건이 일어났던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프로 용병이였을까요?" 부하 맙포가 물었다. "핵 앤 슬래쉬겠지, 저 놈은 전직 만안경비대원이었을 거야." 데커가 답했다.

"만안경비대라는 건 사이코패스 양성소라도 되는 겁니까?" "내 술친구같은 착실한 놈도 있다고. 말이 통하는 녀석이야. 무기도 잘 처분해주지."

"왜 이놈들은 앞뒤 생각도 없이 행동하는 걸까요." "미친 거지."



데커는 트럭 후부를 흘낏 봤다. 다른 맙포들이 참치를 방불케 하는 시체들을 거칠게 던져넣고 있었다.

축의-깔기 방. 피안화의 그림에는 구멍이 뚫려, 피에 물들어 있었다. 닌자는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노우의 옆에 미호의 시체가 굴렀다. 맙포들은 이 방의 의미를 유추할 생각도 들지 않았다.



데커와 부하 맙포가 운전석에 앉았다. 데커는 거칠게 핸들을 돌려 앞바퀴를 진흙탕에서 빠져나오게 해, 견고한 일직선의 포장도로 위로 트럭을 돌려놨다.

적하된 시체가 축의-깔기 방에서 흔들렸다. 두 대의 맙포 비클을 거느리며 트럭은 전진했다. 거대한 차륜이 미호의 쇼크메이스를 짓이겼다.



"코케시가 어쩌고 하던 소린 또 뭐였을까요?" "그러니까 미쳤다는 거야. 망상이겠지." 라 데커가 답하고, 이내 차 안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이번에는 어느정도 벌릴까요, 또 가족과 오키나와 여행을 갈 수 있을련지." 이전에 탈주한 장기판 장인을 오우테 사에게 넘겼을 땐 보수가 꽤 짭잘하게 들어왔다.



"어짜피 푼돈이겠지." 데커는 떫은 표정을 지으며 지평선 너머를 보았다.

"이번엔 우리 관할 일의 뒷바라지를 반쯤 떠맡겼으니까 말야." 해는 저물고, 어디까지고 멀리, 두들기는듯한 중금속산성비의 호우가 내리고 있었다.

그 후, 데커는 차 안에 남아있는 연소된 뉴런의 탄냄새를 날리기 위해, 약물 담배를 피웠다.



처음부터 이 트럭엔 적하물 따윈 실려있지 않았다. 습격자들을 요격하기 위한 함정이었던 것이다.

말 못하는 시체가 되어 굴러다니는 미호, 이노우, 해커도, 여기엔 없는 얼굴도 모르는 의뢰자도, 데커들도, 아무도 그 사실을 몰랐다.

어떻게 발버둥친들 이 범죄자들이 돈을 손에 넣는 일은 불가능했던 것이다.



트럭은 새까맣고 긴 도로를, 오우테 사의 사유지를 향해 달리고 있엇다. 불가피한 운명을 향해.

......그 때, 어두운 축의-깔기 방에서, 죽었을 터인 사내가 갑자기 눈을 떠 피안화 벽 아래에서 몸을 일으켰다.

사이버네틱스 기능인가? 아니, 집요하게 발사된 총탄은 확실히 그의 생명을 빼앗았다.



그는 부활한 것이다. 닌자소울 빙의자로써. 그리고 자신이 '무엇'이 되었는가를 깨닫고, 사악한 웃음소리를 냈다.

그리고, 자신의 닌자 네임을 읊조렸다. "......헤비레인" 그는 그것이 나쁘지 않은 이름이라 생각했다.

적화물 칸의 덮개를 중금속산성비가 거세게 두드려, 그 소음이 축의-깔기 방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이 날, 사악한 닌자가 한 명 죽고, 새로운 사악한 닌자가 한 명 태어났다.

그것은 끝이 없는 카르마의 사이클, 또는 말법적인 세상의 한 측면을 나타내는 일일까.

이후 헤비레인은 다시 사신과 대치하게 되지만, 그건 먼 미래의 이야기이다.



.......적어도, 그 데커 일행은 분명 오키나와에 가지 못하리라.



【선셋 앤드 헤비레인】끝


____________________

*1 슬래셔 : 무장강도단 '핵 앤 슬래쉬' 에서 살인,파괴 등의 무력 행사를 담당하는 단원.



'축의-깔기' 3부작도 끝. 하지만 축의-깔기 트랩은 잊을만할 때마다 다시 등장하여 매번 헤즈들의 뉴런을 파괴한다고 전해진다.

이번 에피소드에서 탄생한 닌자 '헤비레인'은 내레이션=상의 예고대로 이후 3부에서 재등장하지만, 서적판에서는 탄생 에피소드가 시계열 문제로

빠지기 때문에 물리서적 한정으로 3부 신캐나 다름없어져 버렸다. 무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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