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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번역] 1부 【바이오테크 이즈 츄파카브라】 #3,4

아동심리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1.13 13: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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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닌자슬레이어 트위터 연재(https://twitter.com/njslyr)


이 글은 diehardtales의 가이드라인(https://diehardtales.com/n/n96e186db18ff)을 준수합니다.





1부 【바이오테크 이즈 츄파카브라】


3


 해질녘이 가깝다. 건강에 좋지 않은 가스가 충만한, 온천여관 니르바나의 노천 바위 목욕탕. 쓸쓸한 바람이 불어 소나무 가지를 흔들고, 훌륭한 산수화의 하모니를 연주한다. 때때로, 탕 속에서 커다란 코케시 오토마톤이 몇 개인가 모습을 드러내, 엄숙한 레이저 광선을 발산하고 있었다.


 너나없이 생각지 못한 설렘으로, 하이쿠를 읊고 싶어지는 충동에 휩싸일 것이다. 하지만 무기코는 홀로, 녹색의 탕에 어깨까지 잠겨, 코에서 턱까지를 덮는 옻칠 가스마스크에서 한숨을 쉬고 있었다. 「송구합니다」 「동물 금지인」이라고 명조체로 세로쓰기된 노보리가 나부끼며, 미니 바이오 물소의 입욕을 말없이 거절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처럼 데려왔는데......" 무기코는, 앙칼진 바위 위로 라이트업된 붉은 토리이를, 멍하니 올려보았다. 그 밑둥에는, 미니 바이오 물소 모우타로가, 탕에서 올라오는 김에 섞여 즐겁게 8자 선회를 계속하고 있다. 바이오 동물인 모우타로는, 무기코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크리쳐인 것이다.


 그 애는 성장했다, 무기코는 혼자서도 괜찮다. 노보세 옹은 깊이 끄덕이며, 노천 바위 목욕탕의 모습이 들여다보이는 후스마를 탁 하고 닫았다. 그에게 남은 한쪽 눈은 금세, 따뜻한 할아버지의 눈빛에서, 소드 마스터 츠지겟탄* 같은 날카로운 고참 데커의 눈빛으로 변한다. "......그럼, 이야기를 들려주게나."


*옛 일본의 유명한 검호 중 하나라고 한다.


 타마쨩 정글 레인저 맙포 기동대의 두 명이 챠부 테이블의 앞에 정좌한다. "아이에에에에...... 노보세=상, 온천여행을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물소를 연속해서 살해해서 내장과 체액을 빼는, 이상(異常) 애니멀 네크로필리아 범죄자로 알려진 존재가, 최근 이 타마쨩 정글을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무서움! 연속살해사건이라니! 타이거가 그려진 유려한 묵화 비욘보 병풍의 그늘에서, 노보세의 자식 부부가 겁에 질린다. "괜찮습니다. 이 온천은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있고, 주변에는 물소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정글 중심부는 심각하기 그지없습니다! 농민이나 애매한 시민들도 피해를 받고 있어요!" 라는 맙포.


 "그래서, 뭘 하라는 겐가?" 노보세 옹은 말챠를 홀짝이며 묻는다. "사건해결까지, 가족분들께는 이 여관에서 나가지 말아달라 해주십시오. 다만, 노보세=상께선...... 가능하시다면, 내일, 조사에 협력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이런 이상성범죄자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저희는 노하우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스읍-, 하아-" 노보세 옹은 챠도의 호흡을 가다듬으며, 조용히 말챠를 홀짝였다. 그리고 눈을 닫고 심사숙고한다. 「죽으면 끝」「곤란한 사람을 돕지 않는 것은 겁쟁이」......헤이안 시대의 철학자 미야모토 마사시가 남긴 앰비벌런트(*양가적)한 두 가지의 토코와자가, 그의 가슴을 왕래한다. 마치 선문답 같다.


 (((나는 아직 죽어선 안 된다. 네오사이타마의 그림자 속 거악을 드러내, 법의 심판을 내려야만 한다. 하지만...))) 전설적 데커, 노보세 겐손의 답변을 기다리며, 레서 맙포들은 숨을 삼킨다. 노인은 눈을 팟 하고 크게 뜨더니, 무릎을 쳤다. "...내일 말고, 지금부터 움직이지." ""요로콘데-!!""



◆◆◆



 낸시는 홀로, 흡혈거머리가 숨어 있는 타마쨩 정글 오지를 나아간다. 차에 실어둔 중금속산성비 방지용 레인코트와 롱부츠를 생각지도 못한 데에서 써먹게 됐다. 차량 타이어는 농장에 주차해둔 사이 누군가에게 펑크가 났던 탓에, 그곳에서 1키로 떨어진 개울가에 버려둘 수밖에 없었다.


 죽림 속에 섞여 세워진 오래된 전신주에서, 노이즈가 섞인 미니멀 테크노와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린다. 해커 교단의 전파를 받은 스피커가 부질없는 프로파간다를 계속하고 있는 걸까. 땅바닥에 덮힌 미세한 아스팔트의 흔적, 다 썩어버린 노보리나 자판기가 옛날 이곳이 국도였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었다.


 (((타이어를 펑크낸 건 누굴까? 농민들? 하지만, 그 날카로운 절단면은 마치 물소의 배에 남은 상처 같았어. 설마, 우리가 쫓는 츄파카브라가?))) 낸시는 IRC공간 내에서 혼잣말하며, 로그를 남겼다. (((츄파카브라의 정체는 뭘까? 닌자? 진짜로 그런 걸까?)))


 그 때다! "우오-! 우오-!" 갑자기, 죽림에서 거대한 바이오 판다가 모습을 드러내며 덮쳐들었다! 나무아미타불! 그러나 낸시는 반사적으로 샷건을 지향사격! "아바밧-!" 바이오 판다는 와이어 액션처럼 날려지고, 튄 피가 낸시의 하얀 PVC코트를 물들였다!


 하지만, 타마쨩 정글의 무서움은 이런 게 아니다! "우오-! 우오-!" 바이오 판다가 한 마리 더, 낸시의 사각인 밀림에서 모습을 드러내, 무시무시한 발톱을 드러내며 달려든다! 나무삼!


 "이얏-!" 죽림의 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는 생각이 든 순간, 이어지듯 수리켄 세 장이 날아든다! 틈새 약 1센티 정도의 숲과 숲의 사이를 빠져나온, 믿을 수 없을 만큼 정밀한 투척이다! "아바바바바밧-!" 세 장의 수리켄은 바이오 판다의 양쪽 눈과 고간에 꽂혀, 단숨에 실금 및 기절시킨다! 달인!


 "Wasshoi!" 닌자슬레이어가 죽림 위에서 3회 전방 공중제비 후 착지한다. 정찰을 나온 그가, 때맞춰 돌아온 것이다. "이얏-!" 이얏-! 이얏-!" "아밧-!" 닌자슬레이어는, 닌자다운 무자비한 킥으로, 낸시가 상처를 입힌 나머지 맹수 한 마리를 절명시켰다.


 "나쁘지 않아." 낸시는 튄 피를 털어내며, 태연히 말했다. 다이달로스와의 IRC 전뇌전 사투를 뚫고 난 후로, 그녀는 하루하루 씩씩해져가는 것 같다. 언제나 자젠 드링크를 오버도즈하고 있나 싶은, 가공할 냉정함이 몸에 붙었다.


 "이쪽도 나쁘지 않다."라고, 항상 목을 심하게 조르고 있나 싶은 닌자슬레이어의 불길한 목소리가, 강철 멘포의 안쪽에서 들렸다. "이 앞에, 그 농민이 말한 특징과 일치하는 폐공장이 있다. 츄파카브라의 비밀을 풀 여뢰가, 그곳에 숨겨져있는 게 틀림없다."


 닌자슬레이어와 낸시는, 맹수의 습격에 주의를 기울이며, 국도의 흔적을 따라 나아갔다. 그 수백 미터 뒷쪽...... 다 녹슨 자판기의 그늘에 숨어서 그들을 관찰하는, 기괴한 그림자! 앞으로 몸을 기울인 자세로 이족보행하는 이 수수께끼의 존재는, 인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민첩함으로 대나무를 건너, 우회하면서 폐공장을 향하는 것이었다!



4


 「활력바리키!!」 「실제 저렴함!!」...... 가식적 표어와 함께, 드링크제를 든 반 나체의 스모토리와 오이란이 웃는다. 지금도 사이렌 탑에서 부르스가 들려오는 것 같을 정도로 레트로한 요로시상 제약의 간판이, 공장의 벽에 걸려 있었다. 간판은 거칠게 녹이 슬어 있어, 화장이 떨어진 마이코를 떠올리게 한다.


 "얼핏 보기엔, 십수 년 전에 유기된, 요로시상 제약의 드링크 공장이다." 정문 앞에 선 닌자슬레이어는, 미세하게 남은 타이어 흔적을 손으로 만지며 조사한다. "당시 추정 종업원 수는 5천명. 폐쇄에 의해 일대는 유령도시화...... 시간이 지나서 정글에 삼켜졌어." 낸시가 카메라를 돌리며 말을 계속한다.


 "거기에 누군가가 들어왔다..." 낸시는 방치된 몇 대의 검은색 밴(Van)을 비춘다. "농민들의 소문이 진실이라면, 대충 1년 전에 말야. 그리고 드링크 공장은, 그들의 손에 의해 수수께끼의 생체병기공장으로 재탄생했어. 밤마다 수수께끼의 비명소리나 괴상한 빛이 새어나오더니, 기어코 몇 주 전에......폭발." 카메라는 붓서져버린 서쪽 구획을 비춘다.


 "전기나 시스템은 아직 살아 있다." 닌자슬레이어는, 정문의 기둥 위에 세워진 두 대의 다루마 가고일을 가리켰다. 살인 레이저 발사장치가 숨겨져 있는 다루마의 양쪽 눈에는 수리켄이 꽂혀, 파직파직 불꽃을 튀기고 있다. 아까 했던 정찰 때, 닌자슬레이어가 이것을 파괴했던 것이다.


 두 사람은 초대 요로시=상의 동상이 세워진 정면 현관으로 돌입을 시도한다. 『수고하십니다.』낸시의 LAN직결 해킹에 의해 록(Lock)이 해제, 노이즈가 섞인 전자 마이코 음성이 울렸다. 인기척 없는 입구가 모습을 드러내고, 깨진 거대 어항이나 「타임 이즈 머니」라고 쓰인 쇼도 캘리그래피가 보인다.


 "뭐지, 이 냄새......?" 낸시가 인상을 찌푸렸다. 안쪽의 복도에서다. 낸시는 안주머니에서 사이버 맥라이트(*손전등)를 꺼내, 귀 뒤에 장비된 바이오 LAN 케이블과 직결한다. 상당한 광량의 라이트가 벽을 비추고, 그곳을 오래도록 거처로 삼았던 흡혈 박쥐들을 쫓아냈다.


 사이버 맥은, 한자 서치라이트 기술을 응용한, 스고이테크 사의 하이테크 기기다. 글래스 부분에 유기액정이 심어져 있어, LAN직결자로부터 전송된 문자나 이미지를 벽에 프로젝트한다. 이 정도의 암흑은 닌자에겐 아무런 고민거리도 못 되지만, 건물 내의 지도가 표시되는 건 후지키도에게도 꽤나 감사한 일이었다.


 두 사람은 특이한 냄새가 나는 복도를 걸어간다. 두통을 느낀 낸시는, 결국 주머니에서 소형 가스마스크를 꺼내 써야 했다. 그리고 사이버 맥의 문자를 『중점』으로 바꿔서 복도를 비춘다. "나무아미타불......!" 거기에서 본 것은, 줄지어 참살된 물소 시체들이었다. 비교적 최근에 뮤틸레이트당한 것들뿐이다.


 "이걸 쫓자, 낸시=상. 츄파카브라가 있는 곳으로 이끌어줄지도 모른다. 닌자에게 죽음을......" 닌자슬레이어가 선두에 서서, 바리키 드링크 공장 내의 복도를 걷는다. 벽에 늘어선 파이프에서는 때때로 정체 모를 액체가 흘러나오고, 배전반에서는 불꽃이 튀고 있었다.


 물소의 사체는, 몇십 미터나 이어져 있었다. 도중에, 바리키 드링크 자판기 사이에 얇은 틈새에서, 닌자슬레이어가 무언가를 발견해서는 천천히 끌어당겼다. 그것은 참살당한 직원의 사체였다. 백의를 입었고, 가슴에는 요로시상의 배지를 차고 있다. 비교적 오래되지 않았다. 죽은 지 몇 주 정도 되었으리라.


 "도무지 짐작이 가질 않는군."이라고 하이테크에 약한 닌자슬레이어가 답하고는, 걸음을 재촉한다. "지금은 내버려두자, 낸시=상. 닌자를 죽여야 한다." "기다려 줘...... 엄청, 신경쓰이는걸. LAN직결용 플러그가 있어. 매뉴얼을 읽을 수 있을지도. 5초만 기다려 줘. 금방이야."


 그렇게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자신의 LAN 케이블을 수수께끼의 등짐형 계측장치에 직결했다. 붉은 기동 스위치를 누르자, 방대한 정보가 한 순간에 낸시의 뉴런을 뛰어다닌다. 서둘렀던 탓에, 머리가 어질어질하며 코피가 난다. "괜찮나, 낸시=상?" "......이건 닌자소울 측정기야."


 "닌자소울......측정기라고?" 후지키도는 귀를 의심한다. 낸시는 슈퍼(마켓)의 계산대에서 쓸 법한 코드 부착 계측구를 그에게 대고는, 손잡이의 트리거를 당겼다. 『하이, 513메가카라테입니다』등에 있는 붉은 사이렌 램프가 회전하고, 스피커 부분에서 무표정한 전자 마이코 음성이 흘러나온다. 나무삼! 이 무슨 모독적 기술!


 "그런 기계 따위에 의지하지 않아도, 나는 닌자소울을 느낄 수 있다. 챠도의 정신집중을 행하면, 그야말로 바람의 흐름을 느끼듯..." 닌자슬레이어는 거기에서 입을 다물었다. 자신이 조금 냉정을 잃고 있다는 것을 자각했기 때문이다.


 "확실히 그렇지." 낸시가 조용히 말한다. "그래도, 이것으로 확실해진 것도 있어. 당신이 말하는대로, 여기에는 닌자가 있어. 그리고, 이 직원들은 그걸 발견하려고 했어. 아마도, 요로시상의 바이오테크실험에 의해 탄생한, 어떤 무시무시한 닌자를."


 그때부터 두 사람은 말없이, 다시 드링크 고장의 복도를 걷는다. 낸시의 계측기는, 수십 킬로카라테  정도의 미약한 닌자소울을 검출하고 있었으나, 그것이 곁에 있는 닌자슬레이어의 영향인지, 아니면 츄파카브라의 흔적인지는 알 수 없었다. 때때로 의미불명하게 사이렌 램프가 켜졌다 꺼졌다 했다.


 「과장실」이라고 쓰인 부분의 앞에서, 물소 사체의 행렬은 끝나 있었다. 계측기의 값은 서서히 강해져 갔으나, 단말을 닌자슬레이어의 방향으로 향했을 때처럼 강력한 반응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계속하지."라고, 멘포의 안에서 닌자슬레이어가 조용히 중얼거리고, 기세좋게 킥을 날린다. "이얏-!"


 CRAAASH! 학이 그려진 후스마 도어가 파괴되고, 낸시가 곧바로 최대광량으로 맞춘 사이버 맥의 빛으로 과장실의 내장부를 둘러본다. 정적. 평온. 닌자슬레이어는, 수리켄 투척 동작 그대로 멈춰 있었다. 적의 기척은 없다. 측정기의 값도 수백 킬로카라테에서 상승하지 않는다.


 두 사람은 경계하며, 무덤 같이 어두운 과장실에 잠입했다. "됐다. 유선단자야." 낸시가 족자 뒤에서 조그마한 구멍을 발견하고는 LAN직결과 시스템 핵을 시도한다. 수 초 후, 부-웅하는 소리와 함께, 건물 내 전체의 전등이 켜지고, 어디인가 먼 곳에서부터 터빈이나 대형 배기 팬의 기동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전등이 켜진 과장실의 광경은, 너무나도 말법적이었다. 바닥에는 무수한 기판이나 물소의 뼈가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고, 벽에는 트레이닝용 목인형이나 검은 닌자 장속이 걸려 있다. 업무용 책상 아래에는, 조릿대를 깐 조야한 침구와, 액체가 든 약병. 벽에 걸린 요로시상 역대사장의 사진은 얼굴이 빈틈없이 빨갛게 칠해져 있었다.


 "츄파카브라는 어디지?" 닌자슬레이어는 빈틈없는 주 짓수의 자세를 취하며 방 안을 탐색한다. "아무래도 없는 것 같네." 낸시가 계측기를 이곳 저곳 돌려보며 말한다. "지금까지의 증언을 토대로 하면 야생성일 가능성이 높아. 사냥에 나섰을지도..." 말이 끝나려던 그 때!


 뚜루루루루루루루! 뚜루루루루루루루! 업무용 책상 위에 놓인 전화가 갑자기 울렸다. 두 사람은 목소리를 죽이고는, 업무용 책상을 사이에 두고 눈을 마주쳤다. (((내가 받겠다.))) 닌자슬레이어가 제스처를 취한다. (((가능한 시간 끌어 줘.))) 라고 낸시도 제스처로 대답한다.


 "도-모, 연구원 히데요시입니다." 닌자슬레이어가 수화기를 든다. 재치 있게, 사체의 가슴 배지에 쓰여 있던 이름을 빌린 것이다. "도-모, 히데요시=상. 본사의 오다와라입니다." 수화기 너머에서 냉혹해 보이는 목소리가 들려 왔다. 스피커 모드로 전환해서, 낸시도 그것을 듣는다.


 "타임 이즈 머니! 자네, 어째서 며칠 간이나 전화를 안한 겐가!?" 오다와라가 마구 화를 낸다. 일본 기업에서는, 현상 파악이나 문제 해결보다 먼저, 원인과 책임 추궁이 이뤄진다. 오다와라는 아마도 중역일 것이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닌자슬레이어는 사라리맨 시절의 노하우를 구사했다.


 "닌자 건은 어떻게 되고 있지!?" 라고 새된 목소리로 말하는 오다와라. "대단히 죄송합니다." "뭐 하는 이디오트냐, 자네는! 자네랑은 말이 안 통하는군! 폭발사건에 휘말린 챠베타 부장은 발견되었나?!" 라고 히스테릭한 목소리로 말하는 오다와라. "죄송합니다. 지금 자리를 비우고 계셔서, 말씀하시면 전달하겠습니다."


 "일초의 유예도 없다. 맙포가 출동했다는 보고도 있다. 우리는 지금, Y-13 야쿠자부대를 이끌고 자네의 연구소를 향하고 있다. 한 시간 이내에 도착하겠지. 증거를 은멸하는 거다. 이건 센터시험이 아니야. 맙포에겐 물론이고, 이 클론 닌자 계획이 절대로 소우카이야에 알려져선 안 된다. 이상이네."


 "도-모, 고생하셨습니다." "도-모, 고생하셨습니다." 닌자슬레이어는, 상대의 얼굴도 보이지 않는데도 오센틱(*진짜의, 진정한)한 오지기를 하며, 수화기를 내렸다.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 강철 멘포로 덮어 숨겨뒀던 사라리맨 시절의 기억이, 순간 살아났던 것이리라. 사랑하는 처자식, 후유코와 토치노키의 얼굴이.


 "시간이 없어. 둘로 나뉘어서 정보수집하자."라고 낸시가 제안한다. "만에 하나 츄파카브라가 접근해도, 이 카라테 감지기가 있다면 괜찮을 거야." "알았다. 그럼 나는 폭발로 무너진 서쪽 구획을 조사하지. 지도에 의하면, 지하연구시설로 통하는 입구가 있을 테니. 낸시=상, 방심하지 마."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닌자슬레이어는 4연속 백플립으로, 레이저 광선 트랩을 가볍게 회피했다. 그대로 한 순간도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벽에 일렬로 심겨 있는 다루마를 겨냥하여 수리켄을 투척한다. 다루마가 폭발할 무렵엔, 그는 이미 앞을 향해 쏜살같이 달리고 있었다.


 서쪽 구획에 가까워지자, 경비 시스템이 위험해져간다. 이런 건 건강 드링크 공장이라곤 생각하기 어렵다. 틀림없이 이 앞에는 무시무시한 비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그는 확신한다. 직후, 천장에서 디스코 볼 형의 머신건 발사장치가 출현! "이얏-!" 무자비한 점프 펀치로 이것을 파괴하고 돌진!


 낸시와 헤어지고 나서, 닌자슬레이어는 1초도 전진을 멈추지 않는다. 그녀가 해킹에 의해 얻은 약도에 의하면, 이제 곧 지하로 통하는 입구가 나올 것이다. 그 때, 천장에서 디스코 볼 형의 머신건 발사장치가 두 개 출현! "이얏-!" 무자비한 더블 점프 킥으로 이것을 격파하고 돌진!


 이윽고 닌자슬레이어는, 은행금고적인 도어에 의해 봉인된, 지하시설로 통하는 입구를 발견. "이얏-! 이얏-! 이얏-!" 경계색으로 칠해진 대형 핸들을, 닌자 근력으로 억지로 돌린다! 압축공기가 새어나오며, 두꺼운 강철제의 격벽이 박살난 참치처럼 무방비하게 입을 열었다!


 계단을 내려가는 시간도 아깝다. 닌자슬레이어는 다이빙 선수처럼 양쪽 무릎을 안으면서 비스듬히 정방으로 공중회전, 단숨에 거리를 번다!


 "Wasshoi!" 그리고 착지! 머플러 모양의 천을 나부끼며 계속 달린다! 더 속도를! 망령과도 같은 악몽을 떨쳐내는 것이다! 스고이타카이 빌딩의 악몽을!


 "......뭐지, 여긴?" 붕괴한 바닥를 포기하고, 벽을 부수며 마구잡이로 돌진하던 닌자슬레이어는, 갑자기 펼쳐진 어두운 공간으로 나왔다. 한순간, 발이 멈춘다.


 중범죄형무소의 독방동과도 같이, 좌우로 3계층의 계단과 복도가 늘어서 있고, 장지문으로 봉인되어있었다. 타타미 1개 분 정도의 1인실 같은 것이, 이 공간 내에 수십 개나 있는 것이다. 천장의 비상 등롱이 파직파직 불꽃을 튀기며 부서진다. 장지문 안쪽으로 창백한 빛이 깜박이며, 수십 개의 사람 모양 그림자가 떠올랐다.


 닌자슬레이어는 불길한 두근거림을 느끼며,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장지문 앞에 선다. 그리고 기세 좋게 열어제꼈다! 오오, 나무아미타불! 그곳에는 본 적 있는 클론 배양 플랜트가 놓여 있었는데, 닌자 장속을 입은 사람의 실루엣이 정좌한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살은 이미 없다! 뼈만 남은 사체다!


 "놈들, 클론 닌자라고 말했던가......?" 닌자슬레이어는 형용할 수 없는 분노에 마음을 지배당해, 옆의 장지문도, 그 옆의 장지문도 열어젖혔다. 그곳에는 역시, 뼈만 남은 클론 사체가 닌자 장속을 입고, 기괴한 용액 안에서 정좌한 자세인 채로 떠 있었다! 무서움!


 그때, 안쪽의 방에서 소리가 들렸다! 마침내 츄파카브라인가? 닌자슬레이어는 오른손에 수리켄을 쥐고, 왼손에는 촙의 태세를 취하며, 공방일체의 자세로 뛰어든다! 그러나 뜻밖에도, 방에서는 가냘픈 비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이에에에에...... 아무나, 아무나......!"


 방은 무언가에 딸린 제어실 같았다. 벽에 묻혀있던 대형 UNIX가 빙 둘러 몇십 개나 테이프를 돌리며, 펀치 시트를 토해내고 있다. 점멸하는 버튼 패널에서는 때때로 불꽃이 튀기고 있었다. "아이에에에......여기요......" 그 목소리의 주인은, 한쪽 발목이 무너진 잔해에 깔린 연구원이었다.


 닌자슬레이어는 연구원 위에 올라타, 목덜미를 움켜쥐고 질문한다. "이 시설은 뭐지? 간결하게 설명 바란다. 클론 닌자 계획이란 무엇이냐?" "아이에에에! 닌자! 닌자아밧-!" 연구원은 처음엔 공황에 빠져 있었지만, 조절해서 손바닥으로 뺨을 치자, 침착해졌다.


 "시간이 없다. 대답하면 구해주겠다." 강철 멘포의 안에서 인정사정없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이에에에..." 가슴의 배지에 타케시타라고 쓰인 그 연구원은, 울면서 대답한다. "계획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닌자의 체조직을 토대로 클론을 작성하는 것은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닌자소울의 복제는 불가능했던 겁니다."


 

◆◆◆



 『클론 닌자 계획에는, 우리 회사에게 줄 수 있는 두 가지 이점이 있다......』낸시는 과장실의 업무용 책상 서랍에 숨겨진 마키모노 다이어리를 해독하고 있었다. 기록자는 챠베타 소장. 『첫 째는, 소우카이 닌자에 의한 지배의 멍에를 벗을 수 있다는 것. 또 하나는, 인류에게 새로운 위협을 제공할 수 있는 것.』


 『우리 회사의 캐치프레이즈, "병, 노인, 요로시상"을 떠올려주길 바란다. 우리들은 매년 인플루엔자를 만들고, 항체를 판매해왔다. 연명치료를 발전시키고, 노인 홈 비즈니스를 개발해왔다. 그러나 사람들은 공포에 둔감해져 가고 있다. 이미 누구도 중금속 산성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로운 위협이 필요하다.』


 『그것이 닌자다. 아직 기술적 과제는 크지만, 내가 어제 발명한 카라테 측정기를 응용함으로써, 닌자소울 검출이 가능해질 것이다. 클론 닌자를 바이러스처럼 풀고, 포터블 닌자소울 감지기를 판매한다. 캐치프레이즈는 이것이다. "이웃집에 닌자가 있을지도 모르는"』


 몇 주 후, 갑자기 소장의 필치가 어지러워지기 시작한다. 『붓다! 우리는 두렵기 짝이없는 괴물을 만들어내고 말았다! 인간, 닌자조차 초월한! 역겨운 크리쳐! 원인은 아마도, 혼합한 고농도의 바이오엑기스! 녹색의 피부! 빛나는 눈! 물소를 좋아한다! 폭주 바이오테크! 바이오테크! 이즈! 츄파카브라!』


 거기에서 며칠 후, 『드디어 놈을 네기토로로 바꾼 직후, 새로운 사태가 일어났다. 혼합한 고농도의 바이오액기스 농축 탱크가 폭발직전인 것이다. 폐기해버려야 했다. 내가 욕심을 부린 탓이다. 폭발이 일어나면 생명유지라인이 차단되고, 클론이 전멸하고 만다......아니, 그것뿐이라면 아직 괜찮다......』


 『만에 하나, 몇 마리라도 클론이 혼합 고농도 바이오엑기스를 뒤집어쓴다면...... 이미 처리불능일 것이다. 괴물들이 연구소의 바깥으로 해방되고 말 것이다. ......내가 할 수밖에 없다. 내가 지금부터 지하로 내려가, 바이오엑기스농축탱크를 긴급정지시키는 것이다. 이론상으로는 할 수 있을 터다. 그것을 믿자. 나는 과학자니까......』


 마키모노 다이어리의 기록은 여기에서 끝났다. 하지만, 왜인지 불길한 예감이 든 낸시가 마키모노 다이어리를 더 잡아당기자, 그 뒤에도, 무언가 기괴한 문자로 보이는 것이 쓰여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필체는 소장의 것이라곤 생각되지 않았다. 그것이 장장, 장장, 계속되고 있었다.


 "뭐야, 이거......" 그것은 카타카나로도 알파벳으로도 보이지만, 이집트 상형문자와 같이도 보였다. 그녀의 뇌내에 임플란트된 사전 소자에서도 존재하지 않는 문자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뉴런이 아파지는 것 같은 사위스러움을 느낀다. "대체 이걸 쓴 건 누구...?"


 갑자기, 차단기가 내려갔다. 방의 네 귀퉁이에서 창백한 비상 등롱만이 점등한다. 닌자소울측정기의  사이렌 램프가 맹렬한 기세로 회전을 시작했다! 『하이, 500킬로카라테, 800킬로카라테, 20메가카라테, 100메가카라테...』라는 전자 마이코 음성! 낸시의 심장이 파열될 것 같은 정도로 세차게 고동한다!


 "닌자슬레이어=상?" 이라고 낸시는 어둠 속에 말을 걸었다.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 때 불현듯, 낸시의 뉴런 안에서 모든 것이 클리어해졌다. 여기가 지금, 누구의 바이었는지를, 그녀는 떠올린 것이다. 우카츠(불찰)! 가끔 정보수집에 지나치게 열중해버리는 그녀의 나쁜 습관이, 이런 곳에서 화를 부를 줄이야!


 "닌자슬레이어=상!?" 낸시는 절규에 가까운 소리를 지른다! 그것에 대답하듯, 인간의 발성기관에 의한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기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키모노에 쓰여 있던 의미불명의 문자열을 발음한다면, 아마도 그런 소리가 됐을 것이라 생각되는, 기괴한 목소리가!!


 ((어째서 츄파카브라가 이 마키모노에 문자를 쓰는 거야?! 자신의 저주받은 출생을 알리기 위해?! 지성은 있는 거야?! 어째서 닌자소울반응이 있는 거냐고!?)) 낸시의 뉴런은 공포에 휩싸여 착란을 시작한다! 왼손에 계측기, 오른손에 사이버 맥라이트를 쥐고, 부서진 후스마 도어 근처를 비췄다!


 ......뜻밖에도, 과장실의 입구에는 아무 것도 없다. 낸시는 안도의 한숨을 쉰다. 하지만, 닌자소울계측기의 값은 상승을 계속하는 와중이다! 무서울 정도로 무표정한 전자 마이코 음성이 『하이, 100메카카라테, 200메가카라테, 400메가카라테』라고 알린다.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디에서?!


 ...낸시는 테크놀로지에 기대는 것을 멈추고, 귀에 의식을 집중했다. 왜 진작 이렇게 안한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오오, 나무삼! 츄파카브라의 목소리는 천장 부근에서 들려왔던 것이다! 사이버 맥을 최대광량으로 해서 비스듬이 윗쪽에 비춘다! "아이에에에에에에에!!" 낸시의 절규가 폐공장에 울려퍼졌다!



19


 생각보다 흥미진진하고 소름끼치는 에피소드! 필체로 봐서는 꽤나 초반에 쓰인 에피소드 같은데, 실제 그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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