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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뮤즈 인 아웃 #1 (完)

ㅇㅇ(220.87) 2021.01.27 11:48:34
조회 937 추천 19 댓글 10
														

【뮤즈 인 아웃】


"우웩, 이거 심하구만. 완전 츠키지잖아" 치프 맙포가 무심결에 입을 막았다. 좁은 뒷골목은 흡사 수십 마리의 참치가 네기토로 그라인더에 빨려들어간 듯한 대참사다. 실제로는 참치가 아니라 스트리트 갱들이지만. 1


주변에는 잘려나간 팔다리가 수없이 흩어져 있고, 아스팔트는 피로 물들었다. 항쟁이었을까? 하지만 무기를 든 자는 거의 없다. 드럼통으로 굽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 오징어 케밥 꼬치를 쥐고 있는 팔도 있다. 그리고 "뭐냐, 이건……?" 치프 맙포는 의아한 표정으로, 한 시체 앞에서 몸을 숙였다. 2


갱 머리통의 미간에 꽂혀있던 것은, 한 장의 수리켄이었다. "망할… 귀찮게 정말." 치프 맙포는 혀를 차고, 그걸 뽑아서는 주머니에 넣었다. "뭔가 유류품이라도?" "암것도 아냐. 바리키 드링크나 사와." "요로콘데-!" 레서 맙포는 뛰어갔고, 빗줄기가 더 강해졌다. 3


"다음 뉴스입니다. 획기적인 도게자 서비스를 도입하여, 추가 코스트 없이 상반기 주가를 30% 늘리는 데 성공한 요로코비 마트 사에 대항해, 노포老舗 코케시 마트 사의 역습이 시작됩니다. 코케시 마트, 토코로자와 센트럴점에서 소비자의 목소리를……" 오이란 캐스터의 가슴은 풍만하다. 4


"출구에서 반드시 도게자받는 건 기분이 좋아" "매번 이용하게 돼요" "……대호평입니다. 하지만 코스트 삭감을 위해, 앞으로는 오이란드로이드의 도입도……" 말법을 향해 가속하는 폐색감. 도태되는 인간성. "시시한 뉴스뿐이야. 보도해야 할 중요한 사건이 많이 있는데" 식탁에서 마츠모토가 말했다. 5


"저기, 그렇게 생각 안해?" 식탁의 반 이상을 점령한 서류와 자료의 산. 자그마한 틈새로 반대편을 바라보며, 마츠모토가 물었다. "그래. 그렇게 생각해." 남자가 책에 눈을 떨군 채 답했다. "예를 들면 보자, 생체LAN단자가 인체에 끼치는 좋지 않은 영향이라던가……말이지. 맞다, 타케노코 스트리트 얘기는 들었어?" 6


"글쎄." 혼간지는 그녀가 만든 스시를 입으로 가져가, 담담히 칼로리를 섭취한다. 사이드만을 대충 쳐올린 머리카락은 실제 막 자라나 있고, 색 바랜 벨루어 자켓은 사이즈가 전혀 맞지 않는다. 그는 그야말로 변변찮은 글쟁이다. "타케노코 스트리트에서 테크노 갱이 학살당했단 얘기 말야." 7


"쓰레기가 잔뜩 죽었지? 속이 시원해지는 소리네." "하지만 여기서 바로 옆인걸? 무섭지 않아?" "그렇게 생각해." 혼간지는 이것저것 구상하느라 건성이었다. "저기, 이건 동기 키코한테 들은 소문인데, 갱 시체 이마에 수리켄이 꽂혀 있었다던데…… 믿겨져?" "아니" 8


"일절 보도되진 않았지만, 최초발견자인 파쿠르 우체부가 봤다던데. 그 얘기 듣고부터 통근 때도 무서워서 진정이 안돼. 수리켄이라잖아. 믿을 수는 없지만…… 혹시라도…… 갱들의 항쟁이 아니고…… 닌자가……" "웃기지도 않는 소리네, 거 참." 닌자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9


"빨랑 잤으면 하는구나, 말 안걸어줬으면 하는거 같네" 마츠모토는 한숨을 쉬며 식기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아" "당신 영감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감사하고 있어, 실제로" 혼간지는 마지막 네기토로 롤을 입에 넣고, 자료집을 안고서 소굴을 방불케 하는 작업실로 향했다. 10


「전화이옵니다」 전자 마이코 음성이 울렸다. 마츠모토가 LED 액정화면을 확인한다. 하이테크 표시 기능에 의해, 상대의 이름을 알 수 있다. "시토네 출판사의…… 마시모 상이야. 어떡할래?" "무시해줘. 너는 에어로빅이라도 갔다 오면 좋을 것 같다" 혼간지는 후스마 도어를 닫고 자물쇠를 잠갔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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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에에! 설마 그런 일일 줄은 몰랐어요! 용서해 주세요!" 번화가의 뒷골목에서 불쌍한 사라리만이 용서를 빈다. "까고자빠졌넴마-!" 이를 일갈하는 무시무시한 암흑사회 슬랭! 비스듬히 위에서는 「폭력추방」 「야쿠자」 「고속회전」 등의 네온 간판이 파직파직 불꽃을 튀기고 있었다. 13


"아이에에에에에!" 사라리만은 공포에 질려 주저앉아 실금! "바카와돗치다-!" 야쿠자 옆에서는 고급 오이란이 고압적으로 담배연기를 뿜었다! "죽인담마-! 앗인마-!" 야쿠자가 사라리만의 멱살을 잡는다! "아이에에에에에에! 그런 일인 줄은 몰랐어요!" 무시무시한 마이코 포주의 실태! 14


"몰랐다고 끝날일이냠마-! …아아-? 넌뭐냠마-?" 야쿠자는 여기서, 간판 위로부터 회전착지한 수수께끼의 그림자를 눈치챈다. 한층 큰 네온 불꽃이 튀어, 개입자의 모습을 비추었다. 나무아미타불! 마이코 포주 현장에 돌연 나타난 것은…… 닌자! 양손에 사슬낫을 든 닌자였다! 15


"까고……!" 야쿠자 센스로 죽음의 위기를 감지한 그는, 동공의 움직임만으로 사이버 선글라스를 야시 모드로 변경하고 챠카 건을 뽑았다! 하지만"이얏-!" 닌자가 던진 사슬낫이 한 발 빨리 야쿠자의 팔을 절단! "끄악-!" 잘려나가 선혈을 뿜는 자기 팔을 보고 절규하는 야쿠자! 16


"이얏-!" "끄악-!" "이얏-!" "끄악-!" "이얏-!" "끄악-!" 더블 사슬낫으로 가차없이 야쿠자가 잘려나간다! 오오…… 이 무슨 공개처형을 방불케 하는 일방적 공격인가! "아이에에에에에!" "닌자! 닌자 왜!?" 오이란과 사라리만은 얼이 빠져 멍하니 이를 바라볼 뿐! 17


야쿠자를 짓밟으며, 수수께끼의 닌자는 고급 오이란을 노려본다. "어떤 기분이지?" "아이에에에에에……" "자, 대답해줘. 어떤 기분이지? 널 지키던 야쿠자는 죽었다" "어, 어떤 기분이냐구요?" "그래" 그는 오이란을 일으켜세워, 복대를 기세 좋게 끌어당겼다! "이얏-!" "아윽-!" 18


속수무책으로 회전하며 옷이 벗겨지는 오이란! "아-레에에에에!" 벽에 부딪혀 넘어짐! 닌자는 사슬낫을 집어넣고, 걸어 다가온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죽음! "아이에에에에에에!" 공포에 삼켜진 사라리만은 절규하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기어서 도망친다! "아윽-!" 오오, 뒤에서는 오이란의 교성이……! 19


−−−−−−−−−− 2O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굉장하잖아. 일간 코레와에 서평이야" 마츠모토가 식탁 건너편의 혼간지에게 말했다. 그의 신작 바이올런스 탐정소설 「죽림에 숨은 잭 더 리퍼」가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이다. "마치 다른 사람 같은 요설스런 필치…… 폭력의 장막의 그림자 너머 어렴풋이 보이는 요염한 상상력…… 이라는데" 21


"뮤즈가 내려왔거든." 혼간지는 메모장에 눈을 떨군 채 스시를 먹는다. "그게 무슨 소리야?" 마츠모토가 물었다. "얼마든지 쓸 수 있다는 뜻이지, 더 스고이한 작품이. 그걸로 돈을 더 벌 거야" "저기, FUCK할래?" "지금은 기분이 아니야. 살벌한 광경이 머리에서 떠나버려" 22


"알았어, 방해되는 거구나. 바로 들어갈 거지?" 마츠모토는 한숨을 쉬고, 식기를 치웠다. "감사하고 있어" 혼간지는 후스마 도어를 닫고 자물쇠를 잠근다. "이어서, 타마 리버에 올해도 나타난 세 마리 해달에 대한 훈훈한 이야기를 전해드리옵니다……" TV에서는 흔치 않게도 밝은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23



【NINJASLAYER】




【NINJASLAYER】




"알았어, 방해되는 거구나. 바로 들어갈 거지?" 마츠모토는 한숨을 쉬고, 식기를 치웠다. "감사하고 있어" 혼간지는 후스마 도어를 닫고 자물쇠를 잠근다. "이어서, 타마 리버에 올해도 나타난 세 마리 해달에 대한 훈훈한 이야기를 전해드리옵니다……" TV에서는 흔치 않게도 밝은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23


"이제 틀린 줄 알았어" "해달챤이 살아있어서 다행이다!" "타마 리버가 사실은 그렇게까지 오염되지 않았구나란 거"…거리 인터뷰의 목소리. "절대로 열지 말아줘" 혼간지가 후스마 도어를 열었다가, 다시 닫았다. 방 안에서 대음량의 음악이 흘러나왔다. "알고 있어." 마츠모토가 대답했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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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파일정리같은 걸 하고 있었어, 허니" "미안해요, 조금만 더 하면 끝나니까" 고층집합주택의 한 넓은 방에서, 젊은 자아과의사 부부가 대화하고 있었다. "야부사메 운동 시뮬레이터 상태가 안 좋아. 잠깐 봐주지 않을래?" "UNIX는 당신이 더 잘 알잖아요?" "그 기계는 네 전문이잖아." 26


드넓은 거실. 굉장한 현장감과 운동량을 얻을 수 있는 3D 운동장치. "딱히 이상한 데는 없는데." "와이어프레임 허무승을 쏴도 반응을 않더라고. 실제 해봐" "알았어. 자, 아무런 이상도…… 아이 참! 2인승……이라니…… 아이에에에에에" "너무 일한 벌이야" "아이, 참…… 화낼거야!" 27


KRAAAASH! 갑자기 거실의 유리창이 바깥에서 날아온 사슬낫에 의해 박살나고, LED 제등에 수리켄이 꽂혀 불꽃을 튀긴다! "뭐야!? 강도인가!?" 남자는 카라테 자세를 취하고, 아내를 지키듯 창가 쪽으로 향했다. "설마, 여긴 120층인데!? 아이에에에에!" 여의가 새된 목소리를 냈다. 28


명멸하는 LED 제등. 어둠 속으로 날아든 수수께끼의 그림자 하나. "젠장, 왜 경보가 작동하지 않는 거야!" 남자가 수동으로 경보UNIX 버튼을 누르려 하나, 그 손끝은 예리한 날붙이에 의해 찢겨나갔다. "아이엣!?" 나무삼! 경보제어판과 스위치는 이미 수리켄으로 파괴되어 있었던 것이다! 29


이어서, 어둠 속에서 낫의 날이 반짝였다. 무시무시한 더블 사슬낫의 연속투척! "이얏-!" "끄악-!" "이얏-!" "끄악-!" "이얏-!" "끄악-!" 남자의 목이 절단되어, 여의의 눈앞에 굴렀다! "아이에에에! 아이! 아이에에에에에!" 행복 가득했던 가정이, 한순간에 지고쿠 헬로! 30


LED 제등이 한층 큰 불꽃을 튀겨, 서재 책상으로 뒷걸음질치던 여의는 침입자의 정체를 깨닫는다. 닌자. 닌자다. 설마. 닌자같은 건 존재하지 않을 텐데. "남편을 살해당하는 건 어떤 기분이지?" 닌자가 걸어와, 어둠 속에서 피에 굶주린 눈을 반짝였다. 쩔렁쩔렁하며 사슬 소리가 울렸다. 31


"오…… 오지마! 세푸쿠하겠어!" 여의는 서랍에서 데린저를 꺼내, 관자놀이에 가져다댔다. 다부진 카치구미다. "하지만 그렇게는 안 되지" 닌자의 목소리에는 불길할 정도의 냉정함과 적막함이 있어, 바로 방금 눈앞에서 전개된 잔학 카라테 행위 사이에서 엽기적인 콘트라스트를 자아냈다. 32


"그렇겐 안 된단 말이야" 닌자가 거리를 좁힌다. 여의가 각오를 굳히고 방아쇠를 당기려던 순간, "이얏-!" 눈에도 보이지 않는 속도로 수리켄이 던져져, 데린저를 그녀의 가녀린 오른손에서 빼앗았다. 직후, 그녀는 하가이지메*를 당했다. "아윽-!" 그야말로 베이비 서브미션이다. 33

*상대의 뒤에서 겨드랑이 밑으로 양팔을 넣어 목 뒤로 꽉 죄는 것


……이윽고, 어두운 실내엔 위험한 한숨과 소리죽인 교성. "당신…… 미쳤어……" "미친 거라면 얼마나 좋았을지. 날 카운셀링 해봐라" 닌자는 거칠고 짐승같은 숨을 내뱉었다. 여의는 FUCK&사요나라의 공포와 이 남자가 뿜는 초자연적 아트모스피어 앞에 정신이 파괴당할 지경이었다. 34


"내 머릿속에 뮤즈가 내려왔다. 그녀는 포학하고 피를 요구해. 그 대신 이미지네이션을 주지" "아윽-…… 계속해요……" "아니면 반대였을지도 몰라. 그녀는 내 뉴런을 FUCK해서 힘을 준 대신, 이미지네이션이란 걸 송두리째 먹어치워 버렸어" 35


"후지산……매……가지……죽음의 심볼……" NRS에 의한 일시적 광기에 빠진 여의는, 자신의 심리상태와 닌자의 이상성을 상징심리학을 구사하여 이지적으로 해석했다. 제등 LED의 불똥이, 그들의 배덕적 실루엣을 창호문에 투사했다. "그녀는 점점 탐욕스러워져 가. 걱정스럽기 짝이 없어" 36


"닌자인데…… 두려움을?" "악인을 죽이는 것만으론 채워지지 않아. 내 상상력은 곧 고갈될 거야" 고뇌에 찬 탄식. "흥미로워…… 우린 좋은 관계가" "지능지수가 높은 여자를 죽이고 싶어졌거든. 굉장히 흥미가 있어서. 다음 작품은 굉장할 거야" 그 목소리에서 사악한 정열을 느껴, 여의는 전율했다! 37


"작품……이라고요……!? 그런…… 혹시, 당신……윽-! 아으으으으윽-!" SPLATTTT! 사슬낫이 반짝이고, 여의는 즉사했다. 핏방울이 후스마 도어를 적신다! 살벌! "……으하하하하하하하!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닌자는 사악한 웃음소리와 함께, 몸을 젖히며 웃었다.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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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눈이 네오 사이타마에……" 심야TV에서 오이란 캐스터가 온화하게 미소지었다. "시토네 출판에서 IRC, 3번째 작품 원고에 대해……"마츠모토가 불안한 듯 말했다. "괜찮아, 얼마 안 남았어. 이것만 다 써내면, 내 명성은 탄탄……" 혼간지는 마츠모토가 쥔 스시를 담담히 씹으며 답했다. 40


"몸, 괜찮아……? 요즘 밖에도 안 나갔잖아" "그래, 동의해." "시토네 출판 그 사람, 너무 성급한 거 아냐? 화제성이 있는 사이에 써내란 건 알겠는데…… 이대론 완성하기 전에 과로사하는 거 아냐?" "그래, 동의해." 혼간지는 다시 수첩에 눈을 떨구고, 건성. 41


식탁 위에는 엄계국경선을 방불케 하며 쌓인 서적과 자료의 산. 틈새 너머로, 마츠모토는 두꺼운 안경을 쓴 혼간지의 험악한 옆얼굴을 보았다. 물리거리는 1년 전부터 변한 적이 없는데도, 아득한 지평선 너머로 떠나 버린 것만 같다. "저기, 동기한테 들은 도시전설인데, 하수도에 흰 악어가 무리지어 산다는 거 있지." 42


"참 잘됐네" "상상력이 풍부한 거야. 전에는 웃으면서 같이 얘기해줬는데. 응? 걱정하고 있단 말야." "네 통장에 들어가잖아, 상당한 돈이. 온천여행이라도 가서……" "여긴 내 집인데? 나가란 거야? 방해되니까?" "잠깐만 기다려, 미안해. 정말로 감사하고 있어. 하지만 경치 좋은 곳에" 43


"이것만 다 쓰면, 이젠…… 자동서기든 뭐든 돈이 들어와. 그러면 다 끝이고……" "알았어……" 마츠모토는 핫 사케에 취해, 식탁에 엎어져 잠들어버렸다. "절대로…… 내 작업실에 들어오면 안돼" "응…… 방해……안할게……"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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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 마츠모토는 식탁에서 몸을 일으켜,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는다. 식탁 위에는 방치된 스시 접시. 간장은 바닥에 흘러 있었다. 축삼 아워를 알리는 TV방송. 그녀는 두 시간 정도 곯아떨어졌었다. 일어나자, 등에 이불이 덮혀 있음을 알았다. 46


집안일을 시작한다. 그녀는 창문으로 스며드는 바람의 쌀쌀함에 몸을 떨며, 코를 훌쩍였다. 내일 일은 괜찮을까. "눈인……" 혼간지와 클럽에서 만났던 것도, 1년 전 눈이 오는 날이었다. 시원찮은 글쟁이지만 어딘가 내버려둘 수 없는 매력이 있었다. 클럽에 있던 여자 중 그녀 이외에 그런 생각을 한 사람은 없었지만. 47


곤드레만드레 취한 그는 오스카 와일드니 에드거 앨런 포오니 하는 마츠모토가 모르는 오래된 작품에 대해 비평가처럼 굴던 손님과 논쟁을 벌인 끝에 주먹이 오가는 싸움을 시작, 클럽에서 뛰쳐나와 뒷골목으로 도망치던 중 바이오 쥐용 전자 트랩에 걸려 기절했었다. 마츠모토가 오지 않았다면 눈 속에서 죽었으리라. 48


마츠모토는 문득, 혼간지의 작업실의 후스마 도어를 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그쪽으로 다가갔다. "미궁에 빠지는 듯했던 자아과 의사 부부 살인사건에 대하여이옵니다. 과격파 해커 컬트로부터 오늘 범행성명이 있었으며, 네오 사이타마 시경은 이를……" TV에서는 섬뜩한 뉴스가 흘러나왔다. 49


그에게 들키면 얼마나 화를 낼진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심한 싸움을 몇 번이고 해와, 지금은 청소조차 거부당한다. 왜 하필 오늘 밤에 그녀는 후스마 도어 너머를 엿보고 말았을까. 무수한 기만과 메갈로 기분이 만연한 네오 사이타마 시티에서 갑자기 쓸쓸해졌을까. 호기심이 한계를 넘었을까. 아니면 지금을 꿈이라고 생각했을까. 50


열쇠가 채워진 후스마 도어를 살짝 연다. 흘러나오는 음악과 UNIX의 빛. 그리고…… 찬 바람. 창문이 열린 것이라고 그녀는 깨달았다. 타이프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설마 혼간지도 잠들어 버린 것일까. 혹은…… 과로사. 책상 위의 정밀 드라이버로 열쇠를 조용히 따고, 그녀는 후스마 도어를 열어젖혔다! 51


그곳엔…… 오오, 나무아미타불! 혼간지의 모습은 흔적조차 없는 것이 아닌가! 마츠모토는 창문으로 뛰었다. 약간 틈새가 열려 있었다. 창문을 열고, 얼굴을 내밀어 밖을 본다. 32층의 경치는 현기증을 유발했고, 그녀는 얼굴을 집어넣었다. "아이에에에에…… 설마, 마감을 못 맞춰서 투신……" 52


동요한 그녀는 우왕좌왕하며 작업책상 위에, UNIX 화면에, 그리고 방 구석의 옷장에. 그리고 다시 창문에 눈을 돌렸다. 문득 그녀는 위화감을 느꼈다. 그리고 몸을 옷장 쪽으로 돌렸다. 한쪽 문이 열린 옷장 안에, 뭔가 이상한 것이 보였다. 마츠모토는 비틀거리며 걸어갔다. 53


바닥에 쌓인 서류와 자료의 산을 무너뜨리며 걷는다. 그리고 마츠모토는…… 보고 말았다. 옷장의 옷 안쪽에 걸린 닌자 의복과, 사슬낫과, 여러 개의 수리켄을. "아이에에에에에에……" 그녀는 절규하고, 입을 가리며 뒷걸음질쳤다. 54


ALAS! 그녀는 금단의 무기고를 엿보고 만 것이다. "아아, 보고 말았나."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마츠모토는 돌아섰다. 창문이 어느샌가 크게 열리고, 눈 섞인 찬 바람과 함께 허리에 두 자루 사슬낫을 매단 닌자 의복의 남자가 서 있었다. 목소리는 틀림없는 혼간지의 것이었다. 55


"마츠모토 상. 난 닌자야.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은 했었어. 끝이야. 이제 모든 게 끝이야" "아이에에에에에…… 설마…… 설마 이런 걸 줄은 몰랐어…… 혼간지 상…… 닌자…… 닌자 왜!?" 마츠모토는 당황했다. 56


"이것만은 믿어줘. 감사하고 있었어. 그날 밤, 네가 전자 트랩에서 구해주지 않았다면 난 죽었을 거야" 그는 천천히 걸어왔다. 낫이 고요히 흔들린다. "그 뒤로도, 스시를 먹여주며 용기를 주지 않았다면 난 예전과 다름없이 시체였겠지. 감사하고 있어. 그리고 뮤즈가 온 거야" 57


잠시 멍하니 있던 마츠모토가 보인 반응은, 혼간지의 이미지네이션을 초월하였다. "아이에에에에…… 부탁이야, 가지 마…… 닌자든 뭐든 상관없으니까……"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혼간지를 끌어안았다. 그 행동이 그의 가슴을 두드려, 내면의 뮤즈…… 사악한 닌자 소울을 자극했다. 58


"안 돼! 정체를 들킨 이상 난 가야만 해!" 혼간지는 왼팔로 그녀를 안고, 부드러운 살갗의 촉감에 고뇌했다. 그리고 자신의 의지에 반하여 멘포 마스크 안에서 비틀리는 입가와, 수리켄을 쥐고 그녀의 목덜미를 뒤에서 노리는 오른손을 저주했다. 그는 부들거리는 오른손을 노려보며, 어떻게든 저항하려 했다. 하지만 무리였다. 59


그는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어, 닌자 소울의 어둠에 삼켜졌다. 피눈물을 흘리며, 그는 이제서야 자신이 무엇이 되었는가를 깨달았다. 오른손의 떨림은 멎었다. 그리고 오른손에 쥐인 예리한 수리켄이 마츠모토의 목에 꽂히려 했다…… 바로 그 순간! "이얏-!" 어둠을 가르며 날아드는 수리켄! 60


"끄악-!" 수리켄이 오른손등에 통렬히 박혀, 혼간지의 수리켄은 종이 한 장 차이로 마츠모토의 목덜미를 비껴났다! 고우랑가! "이놈…… 누구냐!" 혼간지는 짐승 같은 살의를 드러내며 돌아서, 방해되는 마츠모토를 내던져 버렸다! "아윽-!" 61


"Wasshoi!" 네오 사이타마의 사신은 창밖으로부터 회전착지하여, 단고한 살의와 함께 아이사츠한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도-모, 블랙크레인입니다." 그는 양손에 사슬낫을 쥐었다. 사신은 카라테 자세를 취했다. 벽에 비친 그들의 그림자를 보며, 마츠모토의 의식은 희미해져갔다. 62


"이얏-!" "이얏-!" "이얏-!" "이얏-!" "이얏-!" "끄악-!" "이얏-!" "끄악-!" "이얏-!" "끄악-!" "이얏-!" "끄악-!"…… 63


…… "끄악-……" …… "그대의 신간은 나오지 않는다…… 이것으로 끝이다…… 모든 것이" …… "네놈……은……누구냐…… 닌자 슬레이어 상……" "그대들을 죽이는 자다…… 하이쿠를 읊어라"…… 64


"……첫눈인……" …… "……더는 읊을 수 없다…… 오오, 뮤즈는 떠났다……"……"이이이이야아아앗-!"……"사요나라!" 블랙크레인은 폭발사산! 65


…… "……첫눈인……" ……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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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암? ……그래서, 다음날에 일어나니까 이 꼴이 나 있었다?" 치프 맙포가 하품을 하며 핸드헬드 UNIX를 두들겼다. "하이." 마츠모토는 눈물을 닦고, 콧물을 훌쩍이며 끄덕였다. 혼간지의 작업실은 마치 국지적 토네이도가 휩쓸고 간 듯한 꼴이었다. 68


"그래서, 뭘 보셨다고 하셨더라……?" "그……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닌자라던가…… 수리켄을……" 마츠모토는 부끄러운 듯 답했다. "일단 이게 정해져 있는 거라서 기록은 합니다만…… 후아암……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하시는지?" "아니오……" 69


"학……이었는지도……" "후아암…… 꽤 혼란하신 듯 하니까, 자아과라도 가보시는 게 어떠실까요…… 뭐, 딱 보니 강돕니다. 수색 요청은 이쪽에게." 치프 맙포는 레서에게 뒤를 맡기고, 엉덩이를 긁으며 떠났다. 조서에는 닌자에 대해서도 수리켄에 대해서도 적히지 않았다. 70


"어이, 고액납세세대니까 정중히…… 후아암……" "하이" "하이" "하이요로콘데-!" 야근 탓에 참치를 방불케 하는 눈의 레서 맙포들이 들어와, 지적확인을 시작했다. "학……" 마츠모토는 바닥에 떨어진 칼자국 투성이의 하드커버 서적을 주워들어, 털썩털썩 식탁으로 향했다. 71


우연히도 그것은, 고사기에 적힌 크레인 전설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었다. ……눈 오는 밤, 함정에 걸린 불쌍한 크레인이 있었다. 노부부가 이를 구해주자, 며칠 후 아름다운 여자가 그들의 집에 묵기를 청하였다. 그녀는 보답으로 훌륭한 실크 옷감을 짰다. 하지만, 방에서 그걸 짜는 광경을 절대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하였다. 72


고가의 실크 옷감을 팔아, 노부부는 풍족해졌다. 하지만 어느 날 밤, 노부부는 절대로 봐선 안 된다던 방을 엿보고 말았다. 거기서 그들이 목격한 것은, 크레인이 옷감을 짜는 무시무시한 광경이었다. 자기 정체를 들킨 크레인은 날아가 떠났다. 그리고 돌아오지 않았다. 73


하지만 이 이야기에는 납득되지 않는 점이 몇 군데 있다. 어째서 노부부는 엿보고 말았는가? 그리고 왜 크레인은 떠났어야 했는가? ……물론 이 이야기에도 일반인이 알아선 안 될 무시무시한 닌자 진실과 암호가 숨겨져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걸 이야기할 때는 아니다. 74


"……고마워……" 마츠모토는 상처투성이 책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학은 옷감 대신 통장에 돈을 남기고 갔다. 새로운 인생의 발걸음을 내딛을 때다. 그녀, 시토네 출판, 맙포 모두 이 모든 것이 현대의 고스트 스토리 혹은 그녀의 메갈로 망상이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75


곧 그녀는 굳건히 일어날 것이다. 그러지 못하면 네오 사이타마에서 살아남을 수 없으니까. 다행히도 닌자 리얼리티 쇼크는 가끔씩 무고한 모탈에 대한 자비가 되기도 한다. 그것은 거친 파도와 같이 밀려들어 모탈의 정신을 뒤흔든 후, 썰물을 방불케 하며 모든 것을 깔끔하게 쓸어가버리는 것이다. 76


"…첫눈인…" 모래사장에 홀로 남겨진 소라껍데기를 방불케 하며, 그녀의 뉴런 한켠에는 미처 다 읊지 못한 그 하이쿠 프래그먼트만이 남았다. 그 말을 외울 때마다, 그녀는 센티멘트와 힘을 얻으리라. 이를 남긴 자가 거기 어떤 마음을 담고 싶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어찌되었건, 그것은 그녀의 구원이 되었다. 77



【뮤즈 인 아웃】 끝





에피소돈 마지막에도 직접 언급되지만, 인살판 은혜 갚은 두루미. 살벌!

소우카이도 자이바츠도 아마쿠다리도 안 나오니 딱히 중요한 건 아니지만, 물리서적판으론 제3부 [불멸의 닌자 소울] 3권인 킬링 필드 살풍경에 수록.

또한 도우진 클랜 소속 헤즈들이 좋아하는 문구인 "그대의 신간은 나오지 않는다"가 이 편에서 등장.
◆건전하다◆ 또한 닌자 슬레이어는 외설적 장면을 극도로 줄임으로서 청소년의 무엇인가에 공헌하고 있습니다. ◆외설이 일절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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