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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리부트 레이븐 #5

ㅇㅇ(115.143) 2020.01.01 18:14:38
조회 966 추천 11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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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앗! 하앗....." 낡은 의료용 침대 위에서 그는 악몽에서 깨어나 상반신을 일으킨다. 몇 년 전에 주워 온 그 무골수 파이프베드는 크림색 도장이 군데군데 벗겨지고 녹슨 철로 바래지고 있다. 희미한 알력. 맥 빠질 정도로 온화한 레트로 테크노의 레코드 소리가 사무실 내에 흐르고 있었다.   


간도탐정사무소에는 마치 까마귀집처럼, 잡동사니 정크품들이 줄지어 있다. 리키시의 어음색지. 서류 위에 탄 와타누키의 장식물. 퇴색한 카툰의 리프. 오래된 UNIX 기판과 케이스의 더미. 두 달 전만 해도 사무실 전체가 그런 모양이었다. 지금은 엔트로피가 감소하고 있다.   


책상 너머로 여자의 기색이 있다. 오스모 TV 소리도 있었다. 조수 시키베 타카코가 있을 것이다. 커피를 달이는 소리와, 단팥토스트를 굽는 고소한 냄새. 간도는 ZBR 조각의 두통과 격투하며 침대에서 내려와 와이셔츠 한 장에 소매를 걷고, 지긋지긋한 짙은 감색 슬랙스를 서스펜더로 맸다.


뭔가 위화감이 있다.이 녀석도 또 꿈인가? 게다가, 상당히 사실적이구만, 이라고 간도는 생각했다. 그리운 소리, 감촉, 냄새, 퇴색한 색채, 따뜻한 아트모스피어......주위의 모든 것을 뉴런이 사실적으로 느끼고 있다. 그는 어느새 자신의 로컬 코토다마 공간에 돌입한 것이다. 


"시키베=상, 커피를 줘." 신문을 편 그는 시신경의 파업을 느끼며 응접실 쪽으로 걷는다. 지저분한 줄무늬 니트에 청바지, 기울어진 검은 셀 안경 시키베는 버터 토스트를 테이블에 두면서 깜짝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엑……소장? 즈바리 하지 않슴까?" "아, 꿈 속이라서 말야."  


"......하아?" 시키베는 노악적으로 눈살을 찌푸리더니 기가 막힌듯 말했다. "소장, 아직도 잠이 덜깨서 지껄이고 있는검까? 아....둘러 말해서 결국, 즈바리 달리는거 아님까?" "어허어허, 틀려, 그것보다......" 간도는 사무실의 디지털 시계를 보았다.  우후죽순처럼 제로에 가깝게 카운트다운 하고있다. 


게다가 와타누키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안 받아도 되는검까?" "아직 조금, 괜찮아." 간도는 그것이 무엇을 암시하는지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그리고 허리를 추스리며, 토스트를 먹고, 웃으며 말했다. "여러가지, 고마워, 시키베=상."    


"잠깐, 소장, 무슨 일인 검까......" 시키베는 머리를 긁으며 볼을 붉히고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간도는 그 붉은 색에 약간 부자연스러움을 느꼈다. 망막에도 말이다, 살아있는 육신이 아니다. 사이버네화 된 의체였다. 그렇다, 시키베는 챠부에 앉았다. "엑...그런 딱딱한 거 싫어함다....." 


아니면 전뇌화되어 뉴런 내에 투영된 환영인가? 이 시키베는 정말 시키베인가? 그렇다면 오히려, 내 멋대로의 행동이, 반대로 시키베를 괴롭히지는 않을까? 간도는 한정된 시간 동안 답을 찾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엑, 그래도...역시..." 시키베는 겸연쩍은 듯이 웃었다 "....기쁜거임다." 


간도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이젠 시간이 없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와타누키 전화 앞에 섰다. 마지막으로 시키베에게 다시 한번 조용히 미소짓고, 수화기를 잡는다. "도-모, 타카기·간도입니다." "도-모, 카라스·닌자입니다." 탐정사무소의 전등이 모두 명멸을 시작했다. 사형 선고를 받은 듯한 충격!


닌자 소울 빙의현상에 있어서는 극히 드문 일이었지만, 이때 간도에게는 선택사항이 주어졌다. 그의 정신력 때문일 수도 있고, 카라스·닌자의 성질 때문일 수도 있다. 간도는 전화를 끊고 호수에 가라앉았고 반영구의 노스탈지아 속에서 완전히 썩어 버리는 길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치기 같은 미래를 선택했다.


"오탓샤데-" 모든 전등과 UNIX가 명멸하고, 심하게 흔들리는 사무실 안에서 탐정과 조수는 말을 주고받았다. UNIX의 LED판이나 오스모 중계 TV에는 옆으로 몰아치는 노이즈에 섞여서 무수한 "REBOOT"의 글씨가! 


------------  


REBOOT! 간도의 의식은 다시 차가운 비와호로 돌아갔다. 닌자 소울이 빙의한 것이 느껴진다. 확실히, , 닌자 소울빙의 직후에는, 손상된 육체가 급속 재생되는 현상이 연구자들 사이에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뇌에 총탄이 박힌 자까지 소생했다는 사례는 없다. 그렇다면 어째서?!


오오, 보라! 타카기 간도의 이마를! 뇌에 닿기 바로 직전 총탄은 멈추었던 것이다! 간도탐정사무소의 제사장에 시키베의 고밀도 바이오뉴런칩은 없다! 그는 칩을 자신의 두개골 안에 임플란트하고 방탄 바이오섬유로 두개골 강화수술을 했던 것이다! 그럼 바이오칩은!? 무사한 것 인가!?


REBOOT! 이것은 어떠한 전자의 기억인가?! 간도의 뇌내 스크린에, 시키베의 기억의 일부가 흘러들어온다! "좋았어......소장님......잡은검다......!" 시키베는 샤치호코를 붙잡고 흐느껴 울면서 안뜰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무삼! 이것은 그날 밤! 시키베가 당했던 그날 밤의 기억인 것이다!


간도는 뇌내에서 또 하나의 광경을 보면서 사지에 힘을 실었다! 닌자근력! 쌀가마 섬유가 내부에서 폭발적으로 찢어지고, 작은 거품이 부글부글 해면에 부상해간다! 간도의 의지인가, 아니면 사라져가는 카라스 닌자의 의지인 것인가, 그는 거의 무의식중에 몸을 움직이며, 소녀를 붙잡고 해면으로 향한다!  


그 사이에도, 시키베의 기억 재생은 계속된다. 필사적으로 간도에게 무언가를 전하려고 하는 것처럼!......그날 밤, 시키베는 그랜드·오모시로이의 안뜰을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배에 총알자국은 없다! "뭐야, 무엇을 본거야?시키베=상!? 이건 내가 키요시를 잡은 후? 즉.....유탄이 아니었던건가!" 


그리고 시키베는 지붕 위에 남겨진 무사 갑옷이나 권총 등을 바라보고 나서, 샤치호코에 등을 맡기고......잠시후에, 누군가의 존재를 느꼈다! 일찌기 시키베는 맛봤을 것이다, 소름끼치는 공포감을, 간도는 그것을 함께 체험했다! "시키베=상, 일어서지마! 숨어있어! 샤치호코의 그늘에!"


하지만 시키베는 일어났다. 그리고 그것을.....봤다? "뭐야, 제기랄, 도대체 뭐야.....?!" 오오, 나무아미타불! 이것은 대체 무슨 현상인가? 간도가 보는 기억영상에 노이즈가 들어가 기호화된 무수한 하나의 눈과 격자가 시야를 덮은것이다! 과거에 간도의 추리에서도 나타난 기호였다!


제행 무상! 간도에는 아직 알 길이 없었지만, 그것이야 말로 로드 오브 자이버츠가 둘러친 결계! 허실전환법의 짓수의 그물이었던 것이다! ".....붓다! 원인은 모르겠는데 누군가 우리의 기억과 사고를 흐리고 있다! 뚜껑을 덮어서, 사건을 감추려는 거야!" 


"어이, 카라스 닌자=상! 닌자가 됐잖냐, 난! 어떻게 안되겠어!? 돼야만 한다고!?" 간도가 울부짖는다! 격자가 부서진다! 인간을 포기하고 닌자가 된 그는 은폐된 진실에 접근하는 것이다! "아이에에에-!" 시키베의 비명소리! "왜! 닌자 왜!?"


시키베의 시야안에서, 간도는 닌자의 그림자를 보았다! 직후......BLAM! 기억 속에서 총성이 울려퍼진다. 시키베가 자기 배를 보았다. 계속해서 그녀는 닌자의 손에 쥐어진, 스즈키·키요시 권총을 보았다. 시야가 흔들린다. 오열. 아픈 광경에, 간도는 눈을 감고 싶어졌다. 하지만 그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시키베는 털썩 쓰러졌다. 나오지않는 목소리. 시야가 흔들린다. 닌자가 그녀의 얼굴을 위에서 들여다보며 귀를 기울이는 듯한 행동을 하고, 시키베의 목숨이 끊어져 가는 것을 냉정하게 관찰한다. ".......용서하시옵소서 마이 로드. 당신의 힘만으로도 이 여자의 기억은 지웠을지도 모르옵니다. 하지만 저는 완벽주의자입니다......" 


그리고 기억속의 시키베는 눈을 감았고, 심장은 마지막 비트를 끝마쳤다. ".....목격자는 처리했습니다....." 찌릿찌릿 ".....뉴 월드 오더....." 찌릿찌릿......닌자의 수수께끼 같은 말과 함께 노이즈가 섞이면서, 시키베의 기억영상은 거기서 끝났다. 간도는 적의 복장, 멘포, 목소리, 눈, 모든 것을 습득했다. 


의식이 비와호로 돌아간다. 간도는 오른팔로 소녀를 끌어안고 그랜드 오모시로이의 선체에 붙어 있었다. 굳세게 등반한다. "아가씨, 살아있구나? "...앗하이" 소녀는 물을 마시지 않았다. 다행이다. 낙하하고 오랜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했지만, 극히 한 순간의 뉴런 안에서 뛴 전기적 노이즈였는지. 


발판에 다다르고 간도는 이마를 짚었다. 피부가 꼬이고 강화가 두 개 정도 깨졌으며, 손가락을 꽂아보니 피에 젖은 금속 탄알은 그곳에서 멈춰있었다. 칩은 지금도 숨소리를 내고있다. 감각을 집중하면 알 수 있었다. 탄알은 칩을 가볍게 노크한 정도일 뿐이었다. "아아, 헤드스트롱이라는 거구만." 간도는 웃었다.


안경을 비와호에 떨어뜨리고 온 소녀는 신기한 듯한 얼굴을 지었다. 달빛을 등지고, 그녀에게서는 간도의 실루엣밖에 보이지 않는다. 열 다섯살 정도일까. 간도는 쌀가마를 풀고 사슬을 어떻게 할까 궁리하다가 문득 그녀에게 물었다. "아가씨, 뭐가 일어났는지 기억해?" "아이에에에……?"


나무아미타불! 중증인 닌자 리얼리티 쇼크에서 회복한 소녀는 닌자와의 조우 전후의 기억을 잃고 있었다. 로드 오브 자이바츠에게서 상시 방출되는 허실전환법 짓수가 이번만큼은 자비를 가져온 것이다. 간도는 그 수수께끼를 아직도 모른다. 그에게는 아직 증거가 부족했다.


간도가 서쪽 하늘을 노려보니 거기엔 날아가버리는 한 대의 헬기가 있었다. 스즈키·키요시겠지, 라고 간도는 직감했다. 당장이라도 쫓아가서 그 사이코 녀석을 줘패고 싶었지만 간도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었다. 사슬을 끊고 이 소녀를 해방하고, 이마에 총알을 척출해야 한다..... 

-------------- 


다음 날. 흐린 하늘. 쿄토성 안뜰 미로식 정원.


이 정원에 출입할 수 있는 자는 극히 한정되어 있다. 일반인은 물론 출입불가. 자이바츠 내에서도,  극히 일부의 닌자만이, 이 훌륭한 오가닉 뱀부나 소나무를 만끽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흑칠된 금장식 프레임, 양산에 노렌.....그윽한 고귀함을 자아내며 전용 휠체어에 앉은, 로드 오브 자이바츠의 모습이었다.


"므호호, 여는 잉어를 보고싶구나."  보라색 노렌의 안쪽으로 얼굴을 가린 로드는 휠체어를 끄는 최측근에게 명령했다. "분부대로, 마이 로드." 파라곤이 끄는 휠체어는 표주박 형태의 세련된 연못 앞이었다. 오가닉 잉어가 호수면에서 크게 점프한다. "므호호오!" 박수를 치는 로드.


거기에 대기해있던 한 명의 닌자가 다가온다. 그랜드 마스터이며 정원사인 케이비인이었다. "보고가." 무릎앉아 자세로 파라곤의 옆에서 대기하며, 최경례의 자세를 취한다. "로드는 지금, 즐기고 계시다." 파라곤이 질책했다. 케이비인은 예의를 갖추며 계속했다. "건슬링어의 건으로."


로드는 아직도 만족하며 잉어를 관람 중이었다. "말해라." 짧게 말하는 파라곤. "간도 살해까지의 사이에, 부주의하게 주목을 끌어모은 것은 이미 보고가 끝난 상태. 게다가 어젯밤 카치구미 기업의 젊은 중역들을 살해. 또 조금전, 신상도 상세하게." "말해라." "과거, 괴도 스즈키 키요시를 자칭했던 코케시 소이치입니다." 


"신상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파라곤이 답했다. "문제는 로드, 그리고 길드에 대한 배신행위이다. 어프렌티스 시절의 멘토는 누구인가? 책임소재를 물을 것이다." "뉴비 때는 광기의 편린을 숨기고 있었다고 밖에 " 케이비인이 계속했다. "요 며칠의 기행. 닌자 소울의 폭주에 의한 광기에 말려들었는지……라고."


잠깐의 정적. 로드의 메마른 박수만이 안뜰에 울려퍼진다. 짓수에 정신을 집중하는 동안, 그는 지극히 무방비한 상태에 있는 것 같았다. 파라곤은 연못 저편의 호류 템플에 아침 안개 연기가 자욱한 것을 보면서 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길드의 치욕, 건슬링어를 지워야...뉴 월드 오더..."


----------------------------------


해질녘, 어퍼 가이온. 하이웨이 맨 풍 닌자의복을 입은 사내가 이미테이션 옻칠이 된 대형 토리이 위에서 음침하게 웃는다. 거대 토리이에 메달린 낡은 목판에는 '불여귀'의 글귀. 호류 템플에서 삐걱거리는 조종이 울리는 소리가 바람을 타고 울려퍼진다.


LAN 직결로 빨아낸 비디오 영상이 뇌내에서 루프한다. 몇 십 구의 시키베의 시체. 낙하하는 간도. 그리고 새로운 2개의 살인 영상. ......스모크는 독가스 코케시로 인해 다실에서 고통스럽게 처자와 함께 사망! 프로포는 조종방법을 알 수 없는 헬기에 혼자 실려 쿄토 산맥에 추락사! 사스바츠! 이 무슨 비도!


".....헤-헤-헤! 오오, 가엽다, 가여워! 괴도 스즈키 키요시였던 코케시 소이치는, 울면서 과거의 친구 2명을 살해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배신자 였습니다!" 저쪽의 빌딩을 촬영하며, 그는 침을 흘렸다. 사이버 핸디캠은, 코키세 매뉴팩토리 빌딩 본사를 비춘다.


머무르는 곳의 점거에 항의하듯, 까마귀들이 주위를 날아다녔다. 연극조의 나레이션 말투에서 돌변, 그는 혀를 차며 몇 마리의 까마귀를 쐈다. 그리고 음침하게 웃으며 다시 시작했다 ".......자이바츠 자객이 그를 쫓는다! 스즈키 키요시는 과연, 흑막을 칠 수 있는 것일까요?……우오ー호호ー!"

------------------- 


이마에 붕대를 감은 간도는 은신처의 문을 열고 멍하니 있었다. 제사장은 넘어져, 시키베의 사진과 서적은 불태워지고, UNIX는 모두 데이터가 소거되어 철저히 파괴되고 있다. 간도는 오만상을 찌푸린 얼굴을 만들며 목 뒤의 LAN단자를 만졌다.....기절 중에 데이터를 뽑힌걸까?


사이코패스놈. 딱정벌레를 뇌속에 쳐박은 것 뿐만이 아니라는 거냐. 간도는 즈바리 담배를 피우며, 키요시의 다음 움직임을 추리했다. "......그 자식과는 담판을 짓지 않으면 안돼......" 누구에게 말하듯,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제사상을 들어올린 후, 몇 가지에 기도를 올리고 간도는 은신처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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