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각, 어퍼 가이온의 어딘가. 1
「원더풀」「하이쿠 전시판매」「엑시비션」..... 옻칠을 연상시키는 빨간색에 하얀 색으로 쓰인 극세 명조체. 새로운 PVC 노보리가 고풍스러운 갤러리 앞에서 펄럭인다. 입구에는 검은 수트에 선글라스를 낀 완고한 SP 2명이 서서 오프닝 파티의 관람객을 장내로 안내했다. 2
장소는 1층이며 넓이는 100첩정도. 너무 넓지도 좁지도 않고, 교토 국민이 사랑하는 그윽한 사이즈다. 높은 흰 벽에 서예로 쓰인 하이쿠 작품들이 액자에 넣어져 몇미터마다 하나씩 늘어서있다. 중앙에는 산뜻한 교토풍 정원을 본뜬 흰 자갈, 붉은 토리이, 우산, 스시가 올려진 챠부 등이 줄지어있다. 3
"멋진 하이쿠로군요!" 수트를 입은 트러플 돼지같은 중년남성들이 이다 주위에 무리지어 모여있다. "하이스쿨의 하이쿠 컨페티션에서도 우승했잖습니까? 도대체 언제부터 하이쿠를 시작했습니까?" "그렇군요. 사실..." 이다는 과시하듯 말한다. "2개월 정도입니다." 4
"2개월!" "포엣!" "천재다!" "쩔어!" 주위의 트러플 돼지들과 미식축구부의 측근 학생들이 각자 이다를 칭찬한다. 이다는 자뭇 당연한듯한 얼굴로 자신보다 20세이상 위의 카치구미 사라리맨중 하나에게 답한다. "그래서 아마시로=상, 더이상 하이쿠를 구입하진 않으실 건가요?" 5
"엣? 앗! 하이! 물론 구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저 구석에 있는 녀석, 그것이 매우 좋습니다!" 아마시로는 붉어진 얼굴로 저능한 하이쿠를 하나 가리켰다. 가격은 100만엔 정도다. 카치구미에게는 그다지 큰 금액은 아니다. 이곳은 이다 그룹에 대한 충성심을 발휘하는 장소인 것이다. 6
"그럼 여러분, 즐거운 밤을 보내주세요." 이다가 손을 올리자 측근들은 곧 흩어지고, 다실이나 스시 챠부 주변에서 새로운 그룹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곳은 다른 업종의 카치구미들과 친목을 도모하는 사교의 장이기도 한 것이다. 고등학생부터 카치구미 중역까지 남녀노소 수십명이 이 자리에 있다. 7
"도련님" SP 1명이 접근해 이다의 귓가에 속삭인다. "닥터 하이쿠라는 어쩐지 수상한 남자가 입구를 통과하려 하길래 구속했습니다만." "몰라. 누구야?" 라고 말하는 이다. "신분소자를 체크했는데 교토 국민입니다. 몇년 전 어퍼의 카치구미 기업에서 해고되어 언더에 있습니다." 8
"그놈이 뭘 어쨌다고?" 라고 묻는 이다. "자신은 거물이고, 돈을 지불하면 네오 사이타마의 하이쿠계에 판매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만......" 라고 답하는 SP. "이디오트!" 이다는 코웃음쳤다. "사기꾼이나 뭐 그런거겠지. 어디선가 오늘의 프로그램을 보고, 스시를 먹으러 온 것 뿐이다. 잘하면 사기를 칠 수 있을지도 모를테니까." 9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라고 말하는 SP. "애초에 정신병자처럼 생각됩니다." "그럼 포위해 경봉으로 때려서, 언더에조차 못 돌아가게 만들어버려. 난 바쁘니까." SP는 입구로 향한다. 숨막히는 비명과 구타 소리가 들려왔다. 이다는 넥타이를 고쳐매고 다시 그를 기다리는 여학생에게 접근. "기다렸지!" 10
"꽤나 나를 기다리게 했네." 마이코 치어리더부의 소메요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이다는 건강한 미소를 지으며 소메요의 귓가에 속삭인다. "어때, 대단하지 않아? 내 파워는. 나중에 안에서 FUCK하지 않을래?" "좋아." 라고 소메요는 튼튼한 이다의 목을 팔로 안으며 키스했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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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어퍼 가이온의 하늘. 13
잠깐 코토다마 공간으로 이동했던 레이지의 의식은 어퍼의 하늘로 돌아와, 으시시한 부유감을 맛보았다. 주변에는 요모기, 현찰, 대뱃살 분말, 하이쿠 노트, 크레딧 소자... 여러가지가 난잡하게 떠있었다. 거미줄은 무게에 견딜 것인가... 끊어진 것이다. 모두가 자유낙하를 시작한다. 14
레이지의 뉴런에서 무수한 기억이 주마등 리콜했다. 자기 방에서 펼쳐진 살벌한 광경, 붓다 펑크스의 스컴 선문답, 어두운 방에서 암흑 하이쿠를 짓던 나날, 아버지가 과로사한 날, 그 모히컨이 와서 어머니가 미쳐버린 날...... (((웃기지 마라! 붓다 놈!))) 15
낙하 속도가 상승한다. 뒤집힌 세계. 머리 위에 기와지붕이 접근한다. 레이지의 가슴 속에 콜타르같은 어둠이 차오른다. 그것이 꼬이며 하이쿠가 되고, 레이지의 입에서 까마귀의 속삭임처럼 내뿜어졌다...... 다음 순간, 그의 몸에 검은 번개가 떨어졌다. 5층탑에서, 한 닌자가 그것을 우연히 보고 있었다. 16
CRAAAAAAAAAAAAASH!!!! 굉장한 소리를 내며 하이쿠 전시장의 기와지붕이 파괴된다! 하늘에서 내려온 남녀의 몸이 하얀 자갈에 처박힌다! 늦게 흩날리는 현찰! "아이에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에!?" 나무아미타불! 회장은 패닉이다! 17
위를 향해 큰대자로 내쳐진지 5초 후...... 레이지는 갑자기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사이버 파카는 너덜너덜해졌다. 주위의 웅성거림이 리버브인듯하게 들린다. 죽은 것일까? 그는 궁금했다. 통증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높이에서 낙하했는데도. 18
오른손을 내려다보았다. 손발이 부자연스럽게 굽은 소녀의 시체가 있었다. 무자비할만큼 날카로운 그의 귀는 LAN케이블을 타고 심장박동 정지를 알게 된 것이다. 사이버 글래스를 벗은 모습을 노출시킨 요모기는 이상하게 온화한 얼굴을 하고있었다. 레이지의 뉴런 안쪽이 움찔움찔거리며,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 19
총과 곤봉, 사스마타 등을 든 SP들이 레이지의 주변을 포위하고 있었다. 손님들은 벽을 따라 피난하면서 숨을 들이마신다. 이다와 SP가 말하는 소리가 레이지의 귀에 들렸다. "......이봐, 죽어있는 것 같은데, 우리 잘못은 아닌거지?" "당연합니다 도련님. 어딘가의 아나키스트가 쳐들어온 거라구요." 20
"그야 그렇겠... 응?" 이다는 문득 일어서있는 연약한 남자의 얼굴을 보았다. 낙하의 충격으로 그을음 투성이지만, 분명 그것은 같은 고등학교의 프릭, 나부나가로 보였다. 옆에 쓰러져있는 여자도 프릭인 요모기가 아닌가. 보아하니 총기류는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 미쳐서 투신자살이라도 도모한 건가? 21
"...묘한 움직임이 있거든 즉시 발포해." "엣, 도련님 뭘?" 여유로운 미소를 띄운 이다는 SP에 속삭이고 카라테인듯한 자세를 취해 나부나가 레이지를 포위한 서클 속으로 들어갔다. "여러분! 위험한 아나키스트입니다!" 이다가 외친다. "여기는 제 카라테에 맡겨주십시오! 슛! 슈슛!" 22
이다는 뒤에 있는 소메요에게 상큼한 웃음을 보였다. 그리고 바로 앞을 쳐다보고, 미식축구인듯한 파이팅 포즈로 그을음 투성이의 침입자에게 다가간다. 나무삼! 하지만 레이지는 내내 멍한 상태다. "...어이, 뭐냐? 덤벼 봐라! 프릭!" 이다가 작게 외친다. 23
"......" 레이지는 중얼거린다. 이다는 주위를 선회한다. "뭐냐! 날 밀쳐보라고! 프릭들끼리 사이좋게도 내 전시회를 방해하러 왔겠다?" 레이지는 다시 하이쿠를 쏟아냈다. "...뼈만 남은 한/죽은 태양 밑에서/그림자 엮기." "뭐냐 그건? 하이쿠냐!? 어둡고 유치하구나! 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 24
이형의 하이쿠를 읊은 순간, 레이지의 뒤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발밑으로 수축하더니 사라졌다. 이후 12시 전방위로 즉시 12개의 그림자가 늘어났다. 그 중 일부는 자신의 몸에 실처럼 감겨 순식간에 어두운 회색 닌자 장속을 형성한 것이다! "닌자!? 닌자 어째서!?" 이다가 비명을 지른다! 25
"도련님!" SP 2명이 이상을 감지하고 반사적으로 사격했다! 하지만 레이지의 눈에는 그 탄도가 보이고있다! 고우랑가! 그리고 몸이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의 몸에 빙의한지 얼마 안된 소울이 반주도권을 잡고 있다! "이얏-!" 레이지는 근소한 차이의 브릿지로 이를 회피! 달인! 26
연거푸 레이지는 브릿지 자세로 높이 도약, 거의 무의식적으로 공중에서 몸을 비틀어, 이다의 머리 옆으로 발리 킥을 날린다! "이얏-!" "끄악-!" 이 무슨 닌자 각력! 이다의 머리는 럭비볼인듯하게 날아가, 교토 풍 정원에 서있는 작은 빨간 토리이 위를 넘어갔다! 포인트 배점! 27
"아이에에에!" "이다=상이!" "아이에에에에에에!" 다시 하이쿠 전시판매장이 지고쿠인듯한 비명에 휩싸인다! 챠부가 걷어차여 쓰러트려지며 오거닉 스시가 튀어 신발에 짓밟힌다! SP들은 손에 든 사스마타와 경봉으로 레이지에게 돌격, 손님들은 다른 사람들을 밀치며 앞다투어 입구에 쇄도! 28
"우민 놈들!" 폭주하는 레이지는 거미인듯한 착지 자세에서 갈퀴처럼 만든 양 손의 손가락을 바닥에 대고, 뭔가를 도려내듯 당겨올린다. 과연 이것은 어떤 짓수인가? "끄악-!?" 레이지에게 돌격해온 SP들의 그림자에서 어두운 손이 튀어나와 발목을 잡는다! 무서움! 29
SP들은 카나시비리 상태에 빠져 그 자리에서 미동도 않는다! "이이이야아아아앗-!" 레이지는 가슴 앞에서 물레처럼 크게 팔을 돌린다! 그러자...... 오오, 나무아미타불! 그의 주위에 뻗어나왔던 12개의 그림자가 그의 뒤로 드리우더니, 똑같은 자세로 등을 맞대고 서있는 검은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30
""이얏-!"" 레이지와 그림자는 서로의 눈 앞에 있는 사스마타 SP에 통렬한 왼쪽 스트레이트를 날린다! ""끄악-!"" 또 시계바늘인듯 우측으로 회전하며, 케리 킥! ""이얏-!"" ""끄악-!!"" 케리 킥! ""이얏-!"" ""끄악-!!"" 케리 킥! ""이얏-!"" ""끄악-!!"" 케리 킥!!! 31
레이지의 주변에는 스프링클러인듯하게 피를 흩뿌리는 시체만이 남아있었다. 분노로 미쳐버린 레이지는 방금 빙의한 사악한 닌자 소울과 거의 정신을 동화시켜 무의식적으로 벌어지는 살육의 여러가지를 보고있었다. 늦게 도망친 클래스메이트들을 박살내고, 이름모를 카치구미 사라리맨의 목을 쳐서 날린다. 32
하이쿠 전시 판매장소는 이제 거대한 불단처럼 되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점차 닌자 소울의 힘이 약해지기 시작한다. 레이지는 자신 외의 의식이 서서히 어디론가 멀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면서 그의 그림자는 열두 개에서 여섯 개, 세 개, 결국 한 개로 되어, 카라테도 생동감이 없어지기 시작한다. 33
나부나가 레이지에게 빙의한 너무나도 강대한 닌자 소울이, 빙의한 몸의 너무 취약한 카라테와 정신력으로 인해 족쇄가 채워져 그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되어갔던 것이다. 짓수를 잃으며 경이적인 카라테 역시 잃어간다. 닌자 근력이나 닌자 각력은 남아있지만, 어떻게 써야할지 모른다. 34
갑자기 정신이 담요에서 일어난 것처럼 선명해졌다. 깨달은 레이지는 시체의 산에서 닥터 하이쿠의 백의의 멱살을 잡고 있었다. "야." 레이지는 말했다. "네..." 닥터 하이쿠가 떨면서 대답했다. "거짓말하면 죽여버리겠다. 넌 원래 하이쿠 프로듀서였나?" 35
"......아니오, 하이쿠에 뜻을 두었던 카치구미였으나 몰락한, 가련한 사라리맨입니다...... 붓다! 자비를...!" 닥터 하이쿠는 공포로 눈을 부라리며 호소했다. 이것은 한 걸음만 잘못 디디면 내가 걷고있었을 미래였을지도 모른다, 레이지는 마음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닥터 하이쿠의 심장을 케리 킥으로 파괴했다... 그 때! 36
"아이에에에에에에!"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 체인소! 체인소 왜!?" 입구에서 피투성이 손님들이 역류해온 것이다! 그 중 일부는 레이지 쪽으로 달려들어 카라테를 맞고 벌레처럼 절명한다. 그래도 역류는 그치지 않는다. 대체 무슨 일이!? 37
"레이지이이이이이이이이!?" 오오, 나무삼! 그것은 뉴런의 일부를 요모기에게 파괴되어, 고어 투성이 살육머신으로 변한 모히컨이었다! 나무아미타불! 이것은 바로 헤이안 시대의 철학검사 미야모토 마사시가 읊은 「앞문의 타이거, 뒷문의 버팔로」라는 아트모스피어!? 38
"레이지이이이이이! 까고자빠졌넴마-!" 피투성이 모히컨이 사이버 체인소를 들고 돌격해온다! "우워-!" "이얏-!" 부이이이이잉! 소리를 높이는 다이아몬드 티탄 회전칼날이 간발의 차로 브릿지 회피 동작을 취하는 레이지의 배를 스쳤다. 39
"이얏-!" 레이지는 그대로 케리 킥을 날린다! "끄악-!" 비틀대는 모히컨! 무릎을 일격에 분쇄한듯 보였지만...... "우워-!?" 아랑곳않고 전기톱을 휘두르며 반격하는 모히컨! 연속 공중제비로 간신히 피하는 레이지! 레이지의 닌자 근력은 여전히 계속 약화되고 있는 중이다! 40
"어색한 공중제비로 거리를 벌린 레이지는 가슴에 숨긴 쿠나이 다트를 모히컨을 향해 투척! 하지만 결국은 이미테이션 쿠나이 다트! 모히컨의 강철로 된 두개골에 튕겨져나간다! 나무삼! 그 때, 천장에 있는 큰 구멍에서 누구인지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림자를 노려라!" 41
레이지는 그 목소리에 이끌려 마지막 한 개의 쿠나이 다트를 모히컨의 옆으로 늘어진 그림자를 겨냥해... 던졌다! "이얏-!" "끄악-!?" 그림자에 꽂힌 쿠나이! 갑자기 모히컨의 몸이 부동 카나시비리 짓수에 걸려 전기톱은 레이지의 몇 인치 앞에서 멈췄다! 달인! 42
"끄악-!? 너이새낌마-!? 앗-!? 앗-!?" 모히컨은 야수인듯하게 거친 말을 계속 내뱉는다. 레이지는 사이버 체인소 어태치먼트를 붙잡고 닌자 근력을 집중시켜 서서히 모히컨의 목덜미에 칼날을 가까이 댄다! "아밧-!?" 파괴되는 경동맥! 43
깨진 주스 믹서처럼 검은 피를 흩뿌리며 쓰러진 모히컨. 튀어나온 피를 뒤집어쓴 레이지는 어느새 그림자로 엮인 닌자 장속이 사라진 것을 눈치챘다. 숨돌릴 틈도 없이, 엔트런스의 밖에서 맙포 사이렌 소리가 들려온다. "살았다!" "데커 부대다!" 라는 외침도. 44
(((어쩌지?!))) 레이지는 당황했다. 가슴에 깃든 소울은 이제 아무런 대답도 하지않는다. "뛰어라!" 다시 큰 구멍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너에게 데커는 무리다!" 레이지는 큰 구멍을 바라본다. 높이가 수십 미터 이상이다. 절망적인 높이로 보였다. 그러나 뛰어오를 수밖에 없다. 닌자라면 할 수 있을 것이다. 45
"이이이야앗-!" 레이지는 달렸다. 일직선으로 큰 구멍 아래에 향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전시장의 중심에 선 붉은 토리이로 달려서, 도약! 이를 발판으로 더욱 도약! 높이! 크게 뛰어오른다! 데커 부대가 눈사태처럼 밀려온다! 큰 구멍이 가깝다! 레이지는 파괴된 천장 목재에 손을 빧는다...... 닿지 않는다! 46
앞으로 원인치 거리였지만 닿지 않는다! (((또 떨어지는건가!?))) 그때, 지붕 위에서 날카로운 손톱이 돋은 팔이 뻗어나와 레이지의 손바닥을 잡았다! "시텐노!" 어둠 속에서 외침이 들린다. 등 뒤에서 데커 건의 중금속 탄두가 스친다! 레이지의 몸은 힘차게 대각선 위쪽으로 내던져지며 밤의 어둠에 떠오른다! 47
"이얏-!" 레이지는 전방3회전하며 올림픽 체조선수인듯한 자세로 기와 위에 착지했다. 그리고 수수께끼의 목소리의 주인을 향해 뒤돌았다. 거기엔 눈조차 보이지 않는 이형의 닌자가 인왕처럼 서서, 레이지에게 조용히 오지기했다. "도-모. 블랙드래곤입니다." 48
"도-모." 레이지 역시 양 손을 빳빳이 펴서 허벅지 옆에 대고 닌자 본능적인 동작을 취하고 있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블랙드래곤=상... 섀도우... 위브... 입니다!" "이얏-!" 오지기 종료부터 0.2초! 블랙드래곤의 팔이 채찍처럼 휘어지며 수리켄을 투척! 49
"엣?" 오지기에서 얼굴을 든 레이지의 옆을 아주 예리한 수리켄이 스쳐날아간다. 그것은 수십 미터 뒤의 빌딩 옥상에 배치된 스나이퍼 데커의 이마에 깊숙이 꽂혔다. 뒤를 본 레이지는 그 광경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밤의 어둠이 자신을 돕는 것 같았다. 50
"자이바츠에 올텐가?" 라고 블랙드래곤이 말한다. "뭡니까 그건?" 레이지가 묻는다. "진정한 닌자의 세계다. 세계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겠다. 그리고 다가올 이상세계를. 대답해라. 올텐가?" "......요로콘데-!" 레이지는 외쳤다. 그는 생전 처음으로 존경할만한 상대를 만난 것이다. 51
"그럼 서둘러라! 너의 짓수에는 미래가 있다!" 블랙드래곤은 무서운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하이!" 레이지는 큰 구멍 아래에 있는 요모기, 그리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에 있는 가족에게 마음 속으로 작별을 고했다. 가이온 시경의 무장 헬리콥터 부대가 저편에서 위압적 서치라이트를 비추기 시작했다. 52
밤의 가이온 도심을 두 닌자가 달려나간다. 빌딩의 옥상에서 빌딩의 옥상으로, 두 닌자가 날아간다. "너는 섀도우 길드의 입단의식을 거쳐야만 한다." "하이!" 한자 서치라이트를 뚫고, 달린다. "인간성에게 작별을 고해라! 인간은 모두 쓰레기다!" "하이!" 5층탑으로 크게 도약! 53
그리고 수십 미터의 네온 거리를 지나 5층탑의 지붕에 착지! 레이지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뛸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5층탑에 지금 서있다. 그리고 달리고 있다. "나는 미친 건가...?" 문득 중얼거렸다. "너는 미치지 않았다." 앞에서 달리는 블랙드래곤이 힘차게 말했다. "너는 닌자가 된 것이다." 54
(「나이트 에니그마틱 나이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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