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HLUe85q1hNM
크리스토퍼 놀란 & 킬리언 머피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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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어서오세요. 여기는 프랑스 파리에 남은 마지막 2곳의 비디오 가게 중 한 곳입니다.
놀란 감독님은 여전히 필름으로 촬영을 하는 등 영화의 물리매체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유명하십니다.
감독님은 혹시 DVD 같은 물리 저장매체에도 그와 같은 애착을 가지고 계신지요.
놀란:
오, 그럼요. 매우요.
스트리밍과 비교했을 때 제 영화의 홈비디오 버젼들, 그러니까 블루레이에 4K로 저장되어 발매되는 것을 저는 더 선호합니다.
훨씬 적은 압축손실에 색깔과 이미지, 밝기 등을 다 직접 검토하고 내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트리밍을 해버리면 방송국에서 상영하는 것과 마찬가지라서 어떻게 전달되어 보여질지에 대한 컨트롤을 전혀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그 뿐만 아니라 블루레이는 이렇게 직접 손으로 쥘 수도 있고 그러면서 표지의 포스터도 보고 배우 이름들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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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어 윌 비 블러드> 폴 토마스 앤더슨 - 2008
놀란:
아! <데어 윌 비 블러드>! 훌륭한 영화지.
내 생각엔 이게 폴 토마스 앤더슨의 최고작이야.
머피:
네. 저는 <펀치 드렁크 러브>를 더 좋아하지만요.
저에게 최고작을 꼽으라면 그거랑 이거 둘 중 하나를 꼽겠어요.
놀란:
우리 <오펜하이머>의 미술감독 루스 데 용Ruth De Jong은 <데어 윌 비 블러드>에서 미술 감독 잭 피스크Jack Fisk의 어시스턴트로서 작업한 적이 있어.
그녀는 그 작업을 하면서 한정된 예산 내에서 시대극을 구현해내는 방법에 대한 지식을 많이 쌓았다더라고.
머피:
그리고 이 영화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연기 퍼포먼스도 나오고요!
놀란:
대단한 연기 퍼포먼스지.
머피:
정말로 믿을 수 없을 정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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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데우스> 밀로스 포먼 - 1984
놀란:
라이벌 관계에 관한 놀라운 스토리지.
<오펜하이머>에도 많은 영향을 줬고.
머피:
맞아요. 감독님은 저한테 <오펜하이머>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이 영화를 다시 보라고 주문했었죠.
왜냐하면 살리에리와 모자르트 관계의 역학이 스트로스와 오펜하이머 관계의 역학과 매우 유사하다고 보셨기 때문이었죠.
놀란:
맞아, 매우 복잡한 관계라고 할 수 있지.
그리고 <오펜하이머>는 두 개의 큰 줄기를 따라 전개되는데 하나는 오펜하이머의 시점에서 컬러 화면으로 진행되는 것이고 또하나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연기한 루이스 스트로스의 시점에서 흑백으로 진행되는 것이지.
마찬가지로 매우 복잡한 관계를 띄고 있기 때문에 <아마데우스>는 그런 관계에 대한 참고로서 매우 훌륭한 영화였어.
머피:
여기서 살리에리를 연기한 F. 머레이 에이브라함도 정말 엄청난데 최근 <화이트 로투스 시즌2> (2001)에서도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줬었어요.
놀란:
아! 그리고 <아마데우스>에서의 그 살리에리 노인 분장! 그 분장도 정말 훌륭했지!
머피:
맞아요! 그럼요.
놀란:
그리고 렌즈를 이용해서 그 핏발 선 눈을 찍은 것도 있고 정말이지 멋진 작품이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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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사이코> 매리 해론 - 2000
놀란:
(영화를 발견하며) 아! 크리스쳔!
<아메리칸 사이코>. 매우 멋진 영화지.
그리고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도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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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스트레인지 러브> 스탠리 큐브릭 - 1964
진행자:
<오펜하이머>의 각본을 쓰고 촬영하는 동안 이 영화에 대해 생각해보신적이 있나요?
놀란:
저....는.... 그러...니까 매...우...
이 영화의 구체적인 부분들은... 최대한 피하려고 무척 노력했어요.
저는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의 열렬한 팬이고 <오펜하이머>를 만들던 최근 몇 년 동안은 봐오던 것을 멈췄지요.
왜냐하면 이걸 보게 되면 제가 너무 주눅이 들게 되거든요...
그럼에도 이 영화에 나오는 그 GAC 회의 장면있잖아요? 다들 모여서 세계의 운명을 논하는 시퀀스요.
그 장면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것은 특히나 어려운 일이었죠.
머피:
(영화 대사) "전쟁실에서 싸우지 마세요!"
놀란:
ㅎㅎ 맞아. "전쟁실에서 싸우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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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전차> 휴 허드슨 - 1982
놀란:
그리고 <불의 전차>!
이것도 라이벌리에 대한 위대한 스토리지.
머피:
예스!
놀란:
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라이벌 관계에 있는 두 선수가 극이 전개되는 동안 거의 서로 만나지 않다가 궁극적으로 각자의 이야기들이 이어지는 식으로 관계의 역학을 이용하고 구성한 최초의 영화들 중 하나야.
머피:
매우 좋은 음악도 나오고요.
놀란:
환상적인 음악이지. 반젤리스가 했잖아!
...
놀란:
(뭔가를 발견하며) 오! 이건 숨겨진 보석 같은 영화지. 이 영화 알아?
머피:
네, 알아요.
놀란:
판타스틱한 영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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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힐> 시드니 루메 - 1965
놀란:
이 영화의 아름다운 35밀리 필름 프린트를 구해서 <오펜하이머>의 촬영 감독인 호이트 반 호이테마와 함께 봤었어.
그 아름다운 흑백 촬영을 참고하려고.
그리고 이미지 뿐만 아니라 호이테마는 이 영화에서 보여준 카메라 무빙에 무척 감명을 받았던 것 같아.
참고로 이 영화는 스테디캠이 발명되기 전에 촬영된 작품이거든.
그러니까 바닥에 달리 레일도 깔고 이것저것 큰 장비들을 이용하는 등 부산을 떨수 밖에 없었음에도 그 모든 것을 컨트롤하여 인물과 그리도 내밀한 샷들을 찍어낸 거야.
머피:
시드니 루멧 감독님꺼죠?
놀란:
그럼. 시드니 루멧.
머피:
이게 몇년도죠? 1965년인가요?
놀란:
65년도 맞지? 그땐 그의 영국 시기야. 당시에 영국으로 건너가서 매우 영국적인 영화들을 만들었지.
예를 들어 감독님 작품 중에 <신문>이라는 영화 알아?
---
<신문> 시드니 루멧 - 1972
놀란:
거기서 숀 코너리는 정말이지... 잠깐, 본 적 없다고?
머피:
없어요.
놀란:
거기서 그의 역대 최고 연기가 나와.
머피:
오, 와우.
놀란:
숀 코너리의 다른 어떤 작품에서도 본 적 없는 수준의 연기를 볼 수 있어.
머피:
그야 그렇겠죠~ 감독님은 세상의 모든 영화를 보셨으니까요~
여기 이 가게에 있는 모든 영화들을요!
놀란:
하하하 모든 영화는 아니야!
하지만 이 <신문>은 정말 뛰어나고 좋아.
그리고 매우 우울하지.
머피:
오, 그래요?
전 우울한 영화들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놀란:
이 영화에 비하면 아까 그 <더 힐>은 코미디가 되는 수준으로 우울해.
---
<히트> 마이클 만 - 1996
놀란:
<히트>. 완전한 클래식이지.
머피:
예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죠.
놀란:
내가 이 영화에 대해 몇년째 맨날 떠들고 다니는 거 알지?
그리고 난 매번 이 영화를 배끼고 있지.
<다크 나이트>만 봐도 얼마나 큰 영향을 받았는지 알 수 있고 말야.
머피:
최고의 시가지 총격전이 나오죠.
놀란:
정말이지 믿을 수 없는 총격전이지.
---
<허수아비> 제리 샤츠버그 - 1973
머피:
와우! <허수아비>! 제 역대 최애작 중 하나예요.
놀란:
진 해크만과 알 파치노!
머피:
네! 진 해크만과 알 파치노라니까요!
이게 아마... 알 파치노는 <대부>를 끝내자 마자 찍은 걸 거예요.
진 해크만은 <프랜치 커넥션>을 끝낸 후고요.
놀란:
그렇구나~
머피:
그러니까 두 배우 모두 커리어의 정점에 있을 때 이 영화에서 만난 거예요!
놀란:
오, 그렇...
머피:
(흥분하며 놀란 말까지 자르며 말함) 게다가 이 영화는 모든 장면들을 순서대로 찍기까지 했어요!
미국을 횡단하면서요. 정말 아름답게 찍혔죠.
놀란:
오, 그...
머피:
전 이 영화를 처음에 순전히 우연으로 빌려보게 되었었걸랑요!?
공포 영화를 빌려보려고 비디오 가게에 갔다가 이걸 잘못 빌리고 말았었죠.
놀란:
하! 그런 게 또 이런 비디오 가게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 생각없이 왔다가 그런 발견도 하는 거지.
머피:
네, 맞아요!
놀란:
거실에 앉아서 리모콘 버튼이나 누르면서 썸네일들을 훑어보는 것과 비교해봐.
이런 곳에 오면 영감도 받고 얼마나 좋아.
---
<JFK> 올리버 스톤 - 1992
놀란:
이 작품의 프린트도 구해서 <오펜하이머> 준비 과정 중에 참고자료로 봤었지.
개봉했을 때 이후로 처음 다시 보게 되었는데 이 영화의 대화씬, 서스펜스... 그리고 아주 아주 심각한 것들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장면들.
그런 것들의 대부분이 대사로 전달되는대도 마치 액션 영화를 보는 듯했지.
머피:
맞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놀란:
다시 보니까 영화가 정말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파워풀 하더라.
하지만! 우리 영화가 역사적 사실엔 좀 더 가깝게 만들어졌다고 하고 싶어 ㅎㅎ
머피:
하하하! 전 잠시 노 코멘트 할게요.
...
머피:
(또다른 영화를 발견하며) 오! 켄 로치!
놀란:
오, 우리가 켄을 지나쳤었구나!
진행자:
이게 그의 두 번째 황금종려상 작품이었죠?
머피:
예스!
그는 현재 살아있는 가장 위대한 감독들 중 한 명입니다.
---
<나, 다니엘 블래이크> 켄 로치 - 2016
머피:
그와 함께 작업해본 경험은 연기에 대한 저의 접근법을 바꿔놨습니다.
놀란:
그분이랑 같이 작업하는 건 어떤 느낌이야?
머피:
엄청나게 엄청나죠.
---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켄 로치 - 2006
머피:
아까 그 영화처럼 켄 로치 감독님도 모든 것을 시간 순서대로 촬영해요.
그리고 정말 촬영 직전의 마지막 순간까지 완성된 각본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마치 극중 캐릭터가 정말로 경험하는 것을 촬영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늘 리얼한 상황들이 카메라 앞에서 펼쳐져요.
우리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영국 정부군Black and Tan이 갑자기 장면 속으로 들어오기도 하는데 그런 것들에 우린 즉흥적으로 반응을 해야만 하고 그러다보면 날 것 그대로가 담기게 되는 거예요.
놀란:
켄 로치 감독은 긴 렌즈를 사용하시나? 멀리 뒤로 물러선 곳에서 말이야?
머피:
네, 그렇죠. 모두 긴 렌즈들이에요.
놀란:
왜냐하면 내가 본 그의 모든 영화들이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지거든.
극인지 다큐인지 헷갈릴 정도로 말야.
머피:
맞아요! 완전 그래요!
놀란:
거기다 그 연기들...
머피:
네, 비전문 연기자들이죠!
그리고 놀란 감독님이 때때로 그러시는 것처럼 바닥에 동선 표시도 안 해두죠.
놀란:
응, 그렇구나. 그...
머피:
(신났음) 아! 그리고 켄 로치 감독님은 "컷!"이나 "액션!"이라고도 안 해요.
놀란:
아, 정말?
머피:
네. 그런 말들 대신에 "가세요~"라고 하죠.
놀란:
"가세요"?
머피:
네. ㅎㅎㅎㅎ
놀란:
응... 좋네... ㅎㅎ
---
<아버지의 이름으로> 짐 쉐리단 - 1994
머피:
아! <아버지의 이름으로>! 다니엘 데이 루이스 영화죠!
제 어린 시절에 있어 아주 큰 의미가 된 영화였어요.
제 세대의 아일랜드 사람들 모두에게 아마 그랬을 거예요.
놀란: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나의 왼발>도 쉐리단 감독과 찍은 거였나?
머피:
네, 맞아요. 그건 이 영화 이전에 찍었을 거예요.
이 영화는 93년도였나 그러니까요.
그때 아일랜드에서 아주 크게 흥행했었죠.
놀란:
오, 그래?
머피:
네.
놀란:
그도 아일랜드 혈통이었던가?
머피:
다니엘이요?
놀란:
응.
머피:
그가 지금 아일랜드에 살고 있다는 건 아는데...
혈통까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나네요.
그런데 그의 아버지는 세실 데이 루이스Cecil Day Lewis잖아요?
놀란:
그래, 맞아. 그 아버지는 매우 잉글랜드적이잖아?
머피:
혈통이 좀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아일랜드 입양아라도 괜찮아요.
우리 아일랜드 사람들은 그를 우리 사람으로 받아들이겠어요. ㅎㅎㅎ
---
<브론슨의 고백> 니콜라스 윈딩 레픈 - 2009
놀란:
여기 미스터 하디도 있네.
머피:
네, 미스터 톰 하디.
(둘이 오디오 엄청 섞여서 뭐라는 지 모르겠는데 대충 자기네들의 오랜 동료 어쩌고 하는 듯)
---
<씬 레드 라인> 테렌스 말릭 - 1999
놀란:
<씬 레드 라인>!
환상적인 전쟁 영화지. 정말 시적이고 말이야.
큰 스크린에서 이 영화를 봤는지 모르겠지만...
머피:
아뇨, 없어요.
놀란:
매우 아름다워.
머피:
이 영화도 프린트 했었어요?
놀란:
프린트 하기 위해 빌린 적은 있었지.
지금은 블루레이로 있어. 크라이테리언 블루레이 버젼으로.
이 영화는 정말로 경이로운 작품이야.
그리고 한스 짐머가 음악을 만들었지.
머피:
오, 그래요?
놀란:
'Journey to the Line'이라는 제목의 곡이 있는데 한스 짐머는 그 곡을 '금지된 곡'이라고 불러.
왜냐하면 그가 다른 작품에서 일할 때 누군가가 그런 곡을 시도해보려고 하지만 그 곡을 대체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거든.
그 곡 자체가 너무나도 파워풀 하기 때문이야.
정말로 아름답게 타이밍이 조율된 곡이고 그 곡이 어떤 식으로 빌드업하는지를 들어보면 정말이지 마법과도 같은 곡이지.
영향력이 정말로 강한 곡이야.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이 곡을 따라해보려고 했지만 이 곡은 오직 이 영화에서만 최고로 작동하지.
머피:
정말 시적인 영화죠.
놀란:
맞아. 매우 아름답고.
진행자:
이번엔 프랑스 영화 섹션으로 이동해봐도 될까요?
---
<증오> 마티유 카소비츠 - 1995
머피:
이것도 제 최애 중 하나예요.
최근에 제 아이들에게 보여주기도 했죠.
놀란:
어떻다든?
머피:
완전히 압도되었죠.
제 생각에 이건 마스터피스예요.
시간이 지남에도 낡아지지 않고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영화죠.
촬영도 훌륭하고요.
아, 그리고 이것도 흑백영화잖아요?
놀란:
그렇지.
머피:
전 이걸 1995년도 쯤에 봤을 거예요.
아, 그땐 제가 배우가 되기도 전이네요!
놀란:
오, 진짜?
머피:
네, 그땐 영화를 좋아하기만 하던 때였죠.
<증오> 티셔츠를 구해서 입고 다녔던 게 기억나요.
스페셜에디션 DVD 박스셋을 사면 주던거였나 그랬을 거예요.
이 영화에 완전히 푹 빠져 살았었죠.
영화의 음악도 정말 어메이징 했고요!
---
<공포의 보수> 앙리 조르주 클루조 - 1953
놀란:
어메이징한 작품이지.
<덩케르크>에도 지대한 영향을 줬고.
매우 신랄한 작품이야.
다크한 엔딩으로 끝나는데 혹시 이 영화를 알고 있나?
머피:
네.
놀란:
<덩케르크> 때 이걸 프린트해서 우리 스탭 모두가 함께 봤었고 나도 촬영감독 호이테마랑 나란히 앉아서 봤었어.
그때 당시에 이런 저런 영화들을 계속 보면서 우리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찾던 때였는데 이 영화에서 인물이 기름에 파묻혀서 나오는 장면처럼 그런 디테일들이 많은 참고가 되었었지.
난 이 영화 상영이 끝나고 일어나서 "역시 대단해!"라고 외쳤고 호이테마도 웃고 있었는데 뒤를 돌아보니 같이 본 모든 스탭들이 완전히 화가 나있는 거야.
그 엔딩 때문에! 이렇게 다크한 걸 도대체 왜 보여준거냐면서 ㅎㅎ
진행자:
혹시 이 영화의 프리드킨 감독 리메이크 버젼인 <소서러>는 어떻게 보셨나요?
---
<소서러> 윌리엄 프리드킨 - 1978
놀란:
매우 놀라웠죠.
프리드킨은 공식적으로 그의 버젼의 초반부를 의도적으로 과하게 연출했다고 말했어요.
그 덕분에 그 오프닝 시퀀스는 액션으로 가득찬 장면들이 되었죠. 커다란 폭발도 등장하고요.
그러고나서 느린 빌드업으로 넘어갑니다.
한마디로 리듬을 일부러 불균형하게 만든거예요.
그리고 그 다리 위의 트럭 장면!
머피:
예아~ 언빌리버블.
놀란:
정말 놀라운 장면이었죠.
엔딩도 좋고요. 원작과 다른 엔딩이죠.
하지만 마찬가지로 논쟁적으로 찍어냈죠.
그리고 프리드킨 버젼엔 매우 훌륭한 음악도 등장하죠.
머피:
누가 했는데요?
놀란:
탠저린 드림Tangerine Dream.
머피:
오!?
놀란:
그 시대에 나온 가장 영향력이 큰 전자 음악 중 하나가 되었지.
---
<해외 특파원> 알프레드 히치콕 - 1948
놀란:
아! 이것도 <덩케르크>를 준비하면서 봤었어.
이 영화도 정말 대단하지.
카메라 내 효과 만으로 그 모든 장면들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만들어냈어.
비행기가 추락하는 장면을 예로 들면 조종석에서 물이 유리창을 깨고 들이치는게 있거든?
그 장면을 찍기 위해 히치콕은 뒷쪽에 종이 재질의 프로젝터 스크린을 세우고 그 뒷편에 물탱크들을 위치시킨 다음, 극중에서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수면에 닿는 순간 이 물탱크 속 물들이 프로젝터를 때리면서 나와 세트장을 물바다로 만들도록 한 거야.
<오펜하이머>에서처럼 CG없이 아날로그 효과만으로 연출하는 획기적인 방법들을 연구하려면 이 영화가 만들어진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만 해.
---
<아라비아 로렌스> 데이비드 린 - 1963
놀란:
모험물의 기준이 된 놀라운 영화지.
이것도 사실은 전기물인데 전혀 전기물처럼 느껴지지 않아.
머피:
촬영도 예술이고요.
놀란:
촬영도 예술이지만 편집도 정말 예술이야.
성냥을 불어서 끄는 컷에서 사막의 지평선으로 넘어가는 장면있잖아.
그건 역대 최고의 컷편집 중 하나가 되었지.
이 영화의 감독판 러닝타임이 얼마나 됐었더라?
아마 4시간이 넘던가 그랬을텐데 이 영화는 언제 봐도 낡지를 않아.
몇년마다 한번씩 반복해서 보는데도 늘 새롭고 신선하지.
---
<라이언의 딸> 데이비드 린 - 1970
머피:
여기 <라이언의 딸>도 있네요.
이것도 감독님 최애 중 하나였죠?
놀란:
오, 그렇지!
이것도 프린트를 갖고 있어.
머피:
한번 보고 싶네요.
놀란:
다음에 LA에 오게 되면 내가 한 번 보여줄게.
---
<왕이 되려던 사나이> 존 휴스턴 - 1976
놀란:
우리의 친구 마이클 케인이 여기에 등장하잖아.
머피:
헤헤.
놀란:
숀 코너리도 나오고 말이지.
마이클 케인과 숀 코너리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정말로 기가 막히게 좋아.
...
놀란:
(다른 영화를 발견하고 꺼내들며) 오! 그렇지! <시민 케인>!
---
<시민 케인> 오슨 웰즈 - 1946
<오펜하이머>에 대해 사람들이 왜 시간 순서대로 보여주지 않느냐고 물어보곤 하잖아?
그럼 난 이 <시민 케인>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런 식으로 해야만 한 사람의 긴 인생 전체를 단 몇 시간 안에 느껴볼 수 있다고 말해.
이 영화는 픽션이긴 하지만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William Randolph Hearst의 인생에 기반하고 있지.
그리고 이 영화의 혁신적인 촬영기법도 좋고...
그리고 TV가 발명된 이후로 거의 모든 영화들이 순차적인 구성을 띄게 되었다고 내가 말했었던 거 기억하지?
그런 점에서 이 영화가 보여줬던 구성의 모험심과 대담함은 처음 나왔던 그때도 그랬고 지금에 와서 봐도 정말 급진적이라고 볼 수 있어.
---
<탐욕> 에리히 폰 스트로하임 - 1924
놀란:
아! 이거!
이건 본 적 없지, 너?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중 하난데. <탐욕>이라고.
머피:
네... 본 적 없어요...
놀란:
에리히 폰 스트로하임 작품이지.
참고로 이건 유실된 걸작이야. 스트로하임 감독 버젼이 없어졌거든.
그래서 감독 버젼은 얼마나 길며 어쩌고 등등의 수많은 전설들이 만들어졌어.
머피:
그렇군요...
놀란:
어떤 TV 방송국에서 남아있는 스틸 샷들만 가지고 그것들을 편집해서 유실된 장면을 꽤나 그럴싸하게 재현해본 적도 있어.
머피:
그렇군요...
놀란:
이 영화엔 역사상 가장 어메이징한 엔딩씬도 등장하고 아무튼 정말 굉장한 영화야.
머피:
그렇군요...
놀란:
너를 위해 스포일러는 하지 않을게.
머피:
'보고싶어요 리스트'에 올려둘게요ㅎㅎ
놀란:
정말 위대한 감독이었는데... 경력이 망가졌지.
머피:
아, 정말로요?
놀란:
그러다 한참 후에 갑자기 불쑥 나타나 빌리 와일더의 <선셋 대로>에서 배우로서 등장하지.
자기 자신과 닮은 역할을 맡아서 말이야.
---
<웨스트월드> 시리즈 조나단 놀란 & 리사 조이 - 2016~2022
놀란:
오! 우리 가족꺼!
판타스틱! 엑셀런트!
---
<체르노빌> 시리즈 크레이그 메이진 - 2019
놀란:
이거 봤어?
머피:
아! 봤어요! 정말 좋아요!
놀란:
정말 정말 뛰어나지.
머피:
매우 매우 우울하고요.
놀란:
맞아. 방사능의 위험성을 정말 효과적으로 전달해준다고 볼 수 있지 ㅎㅎㅎ
음악도 좋고.
---
<마부제 박사> 프리츠 랑 - 1922
머피:
아! 이쪽엔 에어컨 나온다!
놀란:
헤, 그렇네.
이 영화는 알아?
머피:
아뇨, 몰라요.
놀란:
<마부제 박사>! 프리츠 랑!
가장 위대한 무성 연속극 중 하나야.
매주 에피소드 하나씩을 보여줬었지.
머피:
오, 그래요?
놀란:
범죄자에 대한 극인데 <다크 나이트>의 조커 캐릭터를 만드는데도 큰 영향을 받았었지.
내 동생 조나단 놀란이 각본을 쓸 때 이걸 보게 했었어.
범죄자가 도시 내에서 어떤 식으로 작전을 짜고 실행시키는지 참고하도록 말이야.
이건 정말 멋진 작품인데 난 사실 열렬한 프리츠 랑 팬이야.
머피:
알았어요. ㅎㅎ 이것도 '보고싶어요 리스트'에 올려둘게요.
...
놀란:
(다른 영화를 집어들며) 이건 본 적 있지?
머피:
아뇨, 못 봤어요!
놀란:
<전장의 크리스마스>를?
머피:
아! 봤어요, 봤어!
여기 이 프랑스 판 제목이 달라서 몰라봤네요.
---
<전장의 크리스마스> 오시마 나기사 - 1983
머피:
이 작품에 톰 콘티도 나오잖아요!
놀란:
그렇지.
우리 <오펜하이머>에서는 아인슈타인으로 나와 극중 비슷한 역할을 연기하지 ㅎㅎㅎ
이 작품의 종반부에선 아주 작고 갈라지는 목소리로 대사를 하면서 모든 감정들이 들이닥치도록 연기했었지.
그리고 이 영화엔 미스터 보위도 나오고!
머피:
그럼요! 감독님은 데이빗 보위와도 작업해보셨잖아요?
놀란:
난 그와 작업해봤던 걸 정말로 자랑스럽게 여겨.
내 경력의 자랑거리 중 하나가 그와 <프리스티지>에서 작업했었다는 거야. 정말 즐거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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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놀란:
이 비디오 가게는 정말로 멋진 장소네요. 멋진 영화들도 많고요.
이 가게는 얼마나 오래 됐어요?
진행자:
40년이요.
놀란:
와우.
진행자:
감사합니다.
놀란 & 머피:
감사합니다. 정말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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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영상
머피:
(TV 시리즈 <터부Taboo>로 보이는 것을 꺼내들며) 내 오랜 친구 톰 하디!
미안해, 톰. 나 아직 이거 못 봤어.
미안.
ㅎㅎㅎ
놀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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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바빠져서 갤질도 안 하다가 여기 놀란편 나왔단 얘기만 있고 번역해둔 사람은 또 없길래 해서 올림.
흐르는대로 라이트하게 번역한 거니까 부족한 거 보이면 알려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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