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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추천] 크리스토퍼 놀란과 킬리언 머피의 비디오가게 인터뷰 + 언급 작품 리스트

fantasm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8.20 03:26:45
조회 2713 추천 68 댓글 17
														


https://www.youtube.com/watch?v=HLUe85q1hNM


크리스토퍼 놀란 & 킬리언 머피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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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어서오세요. 여기는 프랑스 파리에 남은 마지막 2곳의 비디오 가게 중 한 곳입니다.

놀란 감독님은 여전히 필름으로 촬영을 하는 등 영화의 물리매체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유명하십니다.

감독님은 혹시 DVD 같은 물리 저장매체에도 그와 같은 애착을 가지고 계신지요.


놀란:

오, 그럼요. 매우요.

스트리밍과 비교했을 때 제 영화의 홈비디오 버젼들, 그러니까 블루레이에 4K로 저장되어 발매되는 것을 저는 더 선호합니다.

훨씬 적은 압축손실에 색깔과 이미지, 밝기 등을 다 직접 검토하고 내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트리밍을 해버리면 방송국에서 상영하는 것과 마찬가지라서 어떻게 전달되어 보여질지에 대한 컨트롤을 전혀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그 뿐만 아니라 블루레이는 이렇게 직접 손으로 쥘 수도 있고 그러면서 표지의 포스터도 보고 배우 이름들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


<데어 윌 비 블러드> 폴 토마스 앤더슨 - 2008


놀란:

아! <데어 윌 비 블러드>! 훌륭한 영화지.

내 생각엔 이게 폴 토마스 앤더슨의 최고작이야.


머피:

네. 저는 <펀치 드렁크 러브>를 더 좋아하지만요.

저에게 최고작을 꼽으라면 그거랑 이거 둘 중 하나를 꼽겠어요.


놀란:

우리 <오펜하이머>의 미술감독 루스 데 용Ruth De Jong은 <데어 윌 비 블러드>에서 미술 감독 잭 피스크Jack Fisk의 어시스턴트로서 작업한 적이 있어.

그녀는 그 작업을 하면서 한정된 예산 내에서 시대극을 구현해내는 방법에 대한 지식을 많이 쌓았다더라고.


머피:

그리고 이 영화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연기 퍼포먼스도 나오고요!


놀란:

대단한 연기 퍼포먼스지.


머피:

정말로 믿을 수 없을 정도예요!


---


<아마데우스> 밀로스 포먼 - 1984


놀란:

라이벌 관계에 관한 놀라운 스토리지.

<오펜하이머>에도 많은 영향을 줬고.


머피:

맞아요. 감독님은 저한테 <오펜하이머>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이 영화를 다시 보라고 주문했었죠.

왜냐하면 살리에리와 모자르트 관계의 역학이 스트로스와 오펜하이머 관계의 역학과 매우 유사하다고 보셨기 때문이었죠.


놀란:

맞아, 매우 복잡한 관계라고 할 수 있지.

그리고 <오펜하이머>는 두 개의 큰 줄기를 따라 전개되는데 하나는 오펜하이머의 시점에서 컬러 화면으로 진행되는 것이고 또하나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연기한 루이스 스트로스의 시점에서 흑백으로 진행되는 것이지.

마찬가지로 매우 복잡한 관계를 띄고 있기 때문에 <아마데우스>는 그런 관계에 대한 참고로서 매우 훌륭한 영화였어.


머피:

여기서 살리에리를 연기한 F. 머레이 에이브라함도 정말 엄청난데 최근 <화이트 로투스 시즌2> (2001)에서도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줬었어요.


놀란:

아! 그리고 <아마데우스>에서의 그 살리에리 노인 분장! 그 분장도 정말 훌륭했지!


머피:

맞아요! 그럼요.


놀란:

그리고 렌즈를 이용해서 그 핏발 선 눈을 찍은 것도 있고 정말이지 멋진 작품이야. ㅎㅎ


---


<아메리칸 사이코> 매리 해론 - 2000


놀란:

(영화를 발견하며) 아! 크리스쳔!

<아메리칸 사이코>. 매우 멋진 영화지.

그리고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도 있네.


---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 스탠리 큐브릭 - 1964


진행자:

<오펜하이머>의 각본을 쓰고 촬영하는 동안 이 영화에 대해 생각해보신적이 있나요?


놀란:

저....는.... 그러...니까 매...우...

이 영화의 구체적인 부분들은... 최대한 피하려고 무척 노력했어요.

저는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의 열렬한 팬이고 <오펜하이머>를 만들던 최근 몇 년 동안은 봐오던 것을 멈췄지요.

왜냐하면 이걸 보게 되면 제가 너무 주눅이 들게 되거든요...

그럼에도 이 영화에 나오는 그 GAC 회의 장면있잖아요? 다들 모여서 세계의 운명을 논하는 시퀀스요.

그 장면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것은 특히나 어려운 일이었죠.


머피:

(영화 대사) "전쟁실에서 싸우지 마세요!"


놀란:

ㅎㅎ 맞아. "전쟁실에서 싸우지 마세요"...


---


<불의 전차> 휴 허드슨 - 1982


놀란:

그리고 <불의 전차>!

이것도 라이벌리에 대한 위대한 스토리지.


머피:

예스!


놀란:

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라이벌 관계에 있는 두 선수가 극이 전개되는 동안 거의 서로 만나지 않다가 궁극적으로 각자의 이야기들이 이어지는 식으로 관계의 역학을 이용하고 구성한 최초의 영화들 중 하나야.


머피:

매우 좋은 음악도 나오고요.


놀란:

환상적인 음악이지. 반젤리스가 했잖아!


...


놀란:

(뭔가를 발견하며) 오! 이건 숨겨진 보석 같은 영화지. 이 영화 알아?


머피:

네, 알아요.


놀란:

판타스틱한 영화지!


---


<더 힐> 시드니 루메 - 1965


놀란:

이 영화의 아름다운 35밀리 필름 프린트를 구해서 <오펜하이머>의 촬영 감독인 호이트 반 호이테마와 함께 봤었어.

그 아름다운 흑백 촬영을 참고하려고.

그리고 이미지 뿐만 아니라 호이테마는 이 영화에서 보여준 카메라 무빙에 무척 감명을 받았던 것 같아.

참고로 이 영화는 스테디캠이 발명되기 전에 촬영된 작품이거든.

그러니까 바닥에 달리 레일도 깔고 이것저것 큰 장비들을 이용하는 등 부산을 떨수 밖에 없었음에도 그 모든 것을 컨트롤하여 인물과 그리도 내밀한 샷들을 찍어낸 거야.


머피:

시드니 루멧 감독님꺼죠?


놀란:

그럼. 시드니 루멧.


머피:

이게 몇년도죠? 1965년인가요?


놀란:

65년도 맞지? 그땐 그의 영국 시기야. 당시에 영국으로 건너가서 매우 영국적인 영화들을 만들었지.

예를 들어 감독님 작품 중에 <신문>이라는 영화 알아?


---


<신문> 시드니 루멧 - 1972


놀란:

거기서 숀 코너리는 정말이지... 잠깐, 본 적 없다고?


머피:

없어요.


놀란:

거기서 그의 역대 최고 연기가 나와.


머피:

오, 와우.


놀란:

숀 코너리의 다른 어떤 작품에서도 본 적 없는 수준의 연기를 볼 수 있어.

머피:

그야 그렇겠죠~ 감독님은 세상의 모든 영화를 보셨으니까요~

여기 이 가게에 있는 모든 영화들을요!


놀란:

하하하 모든 영화는 아니야!

하지만 이 <신문>은 정말 뛰어나고 좋아.

그리고 매우 우울하지.


머피:

오, 그래요?

전 우울한 영화들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놀란:

이 영화에 비하면 아까 그 <더 힐>은 코미디가 되는 수준으로 우울해.


---


<히트> 마이클 만 - 1996


놀란:

<히트>. 완전한 클래식이지.


머피:

예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죠.


놀란:

내가 이 영화에 대해 몇년째 맨날 떠들고 다니는 거 알지?

그리고 난 매번 이 영화를 배끼고 있지.

<다크 나이트>만 봐도 얼마나 큰 영향을 받았는지 알 수 있고 말야.


머피:

최고의 시가지 총격전이 나오죠.


놀란:

정말이지 믿을 수 없는 총격전이지.


---


<허수아비> 제리 샤츠버그 - 1973


머피:

와우! <허수아비>! 제 역대 최애작 중 하나예요.


놀란:

진 해크만과 알 파치노!


머피:

네! 진 해크만과 알 파치노라니까요!

이게 아마... 알 파치노는 <대부>를 끝내자 마자 찍은 걸 거예요.

진 해크만은 <프랜치 커넥션>을 끝낸 후고요.


놀란:

그렇구나~


머피:

그러니까 두 배우 모두 커리어의 정점에 있을 때 이 영화에서 만난 거예요!


놀란:

오, 그렇...


머피:

(흥분하며 놀란 말까지 자르며 말함) 게다가 이 영화는 모든 장면들을 순서대로 찍기까지 했어요!

미국을 횡단하면서요. 정말 아름답게 찍혔죠.


놀란:

오, 그...


머피:

전 이 영화를 처음에 순전히 우연으로 빌려보게 되었었걸랑요!?

공포 영화를 빌려보려고 비디오 가게에 갔다가 이걸 잘못 빌리고 말았었죠.


놀란:

하! 그런 게 또 이런 비디오 가게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 생각없이 왔다가 그런 발견도 하는 거지.


머피:

네, 맞아요!


놀란:

거실에 앉아서 리모콘 버튼이나 누르면서 썸네일들을 훑어보는 것과 비교해봐.

이런 곳에 오면 영감도 받고 얼마나 좋아.


---


<JFK> 올리버 스톤 - 1992


놀란:

이 작품의 프린트도 구해서 <오펜하이머> 준비 과정 중에 참고자료로 봤었지.

개봉했을 때 이후로 처음 다시 보게 되었는데 이 영화의 대화씬, 서스펜스... 그리고 아주 아주 심각한 것들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장면들.

그런 것들의 대부분이 대사로 전달되는대도 마치 액션 영화를 보는 듯했지.


머피:

맞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놀란:

다시 보니까 영화가 정말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파워풀 하더라.

하지만! 우리 영화가 역사적 사실엔 좀 더 가깝게 만들어졌다고 하고 싶어 ㅎㅎ


머피:

하하하! 전 잠시 노 코멘트 할게요.


...


머피:

(또다른 영화를 발견하며) 오! 켄 로치!


놀란:

오, 우리가 켄을 지나쳤었구나!


진행자:

이게 그의 두 번째 황금종려상 작품이었죠?


머피:

예스!

그는 현재 살아있는 가장 위대한 감독들 중 한 명입니다.


---


<나, 다니엘 블래이크> 켄 로치 - 2016


머피:

그와 함께 작업해본 경험은 연기에 대한 저의 접근법을 바꿔놨습니다.


놀란:

그분이랑 같이 작업하는 건 어떤 느낌이야?


머피:

엄청나게 엄청나죠.


---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켄 로치 - 2006


머피:

아까 그 영화처럼 켄 로치 감독님도 모든 것을 시간 순서대로 촬영해요.

그리고 정말 촬영 직전의 마지막 순간까지 완성된 각본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마치 극중 캐릭터가 정말로 경험하는 것을 촬영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늘 리얼한 상황들이 카메라 앞에서 펼쳐져요.

우리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영국 정부군Black and Tan이 갑자기 장면 속으로 들어오기도 하는데 그런 것들에 우린 즉흥적으로 반응을 해야만 하고 그러다보면 날 것 그대로가 담기게 되는 거예요.


놀란:

켄 로치 감독은 긴 렌즈를 사용하시나? 멀리 뒤로 물러선 곳에서 말이야?


머피:

네, 그렇죠. 모두 긴 렌즈들이에요.


놀란:

왜냐하면 내가 본 그의 모든 영화들이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지거든.

극인지 다큐인지 헷갈릴 정도로 말야.


머피:

맞아요! 완전 그래요!


놀란:

거기다 그 연기들...


머피:

네, 비전문 연기자들이죠!

그리고 놀란 감독님이 때때로 그러시는 것처럼 바닥에 동선 표시도 안 해두죠.


놀란:

응, 그렇구나. 그...


머피:

(신났음) 아! 그리고 켄 로치 감독님은 "컷!"이나 "액션!"이라고도 안 해요.


놀란:

아, 정말?


머피:

네. 그런 말들 대신에 "가세요~"라고 하죠.


놀란:

"가세요"?


머피:

네. ㅎㅎㅎㅎ


놀란:

응... 좋네... ㅎㅎ


---


<아버지의 이름으로> 짐 쉐리단 - 1994


머피:

아! <아버지의 이름으로>! 다니엘 데이 루이스 영화죠!

제 어린 시절에 있어 아주 큰 의미가 된 영화였어요.

제 세대의 아일랜드 사람들 모두에게 아마 그랬을 거예요.


놀란: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나의 왼발>도 쉐리단 감독과 찍은 거였나?


머피:

네, 맞아요. 그건 이 영화 이전에 찍었을 거예요.

이 영화는 93년도였나 그러니까요.

그때 아일랜드에서 아주 크게 흥행했었죠.


놀란:

오, 그래?


머피:

네.


놀란:

그도 아일랜드 혈통이었던가?


머피:

다니엘이요?


놀란:

응.


머피:

그가 지금 아일랜드에 살고 있다는 건 아는데...

혈통까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나네요.

그런데 그의 아버지는 세실 데이 루이스Cecil Day Lewis잖아요?


놀란:

그래, 맞아. 그 아버지는 매우 잉글랜드적이잖아?


머피:

혈통이 좀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아일랜드 입양아라도 괜찮아요.

우리 아일랜드 사람들은 그를 우리 사람으로 받아들이겠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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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론슨의 고백> 니콜라스 윈딩 레픈 - 2009


놀란:

여기 미스터 하디도 있네.


머피:

네, 미스터 톰 하디.


(둘이 오디오 엄청 섞여서 뭐라는 지 모르겠는데 대충 자기네들의 오랜 동료 어쩌고 하는 듯)


---


<씬 레드 라인> 테렌스 말릭 - 1999


놀란:

<씬 레드 라인>!

환상적인 전쟁 영화지. 정말 시적이고 말이야.

큰 스크린에서 이 영화를 봤는지 모르겠지만...


머피:

아뇨, 없어요.


놀란:

매우 아름다워.


머피:

이 영화도 프린트 했었어요?


놀란:

프린트 하기 위해 빌린 적은 있었지.

지금은 블루레이로 있어. 크라이테리언 블루레이 버젼으로.

이 영화는 정말로 경이로운 작품이야.

그리고 한스 짐머가 음악을 만들었지.


머피:

오, 그래요?


놀란:

'Journey to the Line'이라는 제목의 곡이 있는데 한스 짐머는 그 곡을 '금지된 곡'이라고 불러.

왜냐하면 그가 다른 작품에서 일할 때 누군가가 그런 곡을 시도해보려고 하지만 그 곡을 대체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거든.

그 곡 자체가 너무나도 파워풀 하기 때문이야.

정말로 아름답게 타이밍이 조율된 곡이고 그 곡이 어떤 식으로 빌드업하는지를 들어보면 정말이지 마법과도 같은 곡이지.

영향력이 정말로 강한 곡이야.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이 곡을 따라해보려고 했지만 이 곡은 오직 이 영화에서만 최고로 작동하지.


머피:

정말 시적인 영화죠.


놀란:

맞아. 매우 아름답고.


진행자:

이번엔 프랑스 영화 섹션으로 이동해봐도 될까요?


---


<증오> 마티유 카소비츠 - 1995


머피:

이것도 제 최애 중 하나예요.

최근에 제 아이들에게 보여주기도 했죠.


놀란:

어떻다든?


머피:

완전히 압도되었죠.

제 생각에 이건 마스터피스예요.

시간이 지남에도 낡아지지 않고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영화죠.

촬영도 훌륭하고요.

아, 그리고 이것도 흑백영화잖아요?


놀란:

그렇지.


머피:

전 이걸 1995년도 쯤에 봤을 거예요.

아, 그땐 제가 배우가 되기도 전이네요!


놀란:

오, 진짜?


머피:

네, 그땐 영화를 좋아하기만 하던 때였죠.

<증오> 티셔츠를 구해서 입고 다녔던 게 기억나요.

스페셜에디션 DVD 박스셋을 사면 주던거였나 그랬을 거예요.

이 영화에 완전히 푹 빠져 살았었죠.

영화의 음악도 정말 어메이징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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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보수> 앙리 조르주 클루조 - 1953


놀란:

어메이징한 작품이지.

<덩케르크>에도 지대한 영향을 줬고.

매우 신랄한 작품이야.

다크한 엔딩으로 끝나는데 혹시 이 영화를 알고 있나?


머피:

네.


놀란:

<덩케르크> 때 이걸 프린트해서 우리 스탭 모두가 함께 봤었고 나도 촬영감독 호이테마랑 나란히 앉아서 봤었어.

그때 당시에 이런 저런 영화들을 계속 보면서 우리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찾던 때였는데 이 영화에서 인물이 기름에 파묻혀서 나오는 장면처럼 그런 디테일들이 많은 참고가 되었었지.

난 이 영화 상영이 끝나고 일어나서 "역시 대단해!"라고 외쳤고 호이테마도 웃고 있었는데 뒤를 돌아보니 같이 본 모든 스탭들이 완전히 화가 나있는 거야.

그 엔딩 때문에! 이렇게 다크한 걸 도대체 왜 보여준거냐면서 ㅎㅎ


진행자:

혹시 이 영화의 프리드킨 감독 리메이크 버젼인 <소서러>는 어떻게 보셨나요?


---


<소서러> 윌리엄 프리드킨 - 1978


놀란:

매우 놀라웠죠.

프리드킨은 공식적으로 그의 버젼의 초반부를 의도적으로 과하게 연출했다고 말했어요.

그 덕분에 그 오프닝 시퀀스는 액션으로 가득찬 장면들이 되었죠. 커다란 폭발도 등장하고요.

그러고나서 느린 빌드업으로 넘어갑니다.

한마디로 리듬을 일부러 불균형하게 만든거예요.

그리고 그 다리 위의 트럭 장면!


머피:

예아~ 언빌리버블.


놀란:

정말 놀라운 장면이었죠.

엔딩도 좋고요. 원작과 다른 엔딩이죠.

하지만 마찬가지로 논쟁적으로 찍어냈죠.

그리고 프리드킨 버젼엔 매우 훌륭한 음악도 등장하죠.


머피:

누가 했는데요?


놀란:

탠저린 드림Tangerine Dream.


머피:

오!?


놀란:

그 시대에 나온 가장 영향력이 큰 전자 음악 중 하나가 되었지.

---


<해외 특파원> 알프레드 히치콕 - 1948


놀란:

아! 이것도 <덩케르크>를 준비하면서 봤었어.

이 영화도 정말 대단하지.

카메라 내 효과 만으로 그 모든 장면들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만들어냈어.

비행기가 추락하는 장면을 예로 들면 조종석에서 물이 유리창을 깨고 들이치는게 있거든?

그 장면을 찍기 위해 히치콕은 뒷쪽에 종이 재질의 프로젝터 스크린을 세우고 그 뒷편에 물탱크들을 위치시킨 다음, 극중에서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수면에 닿는 순간 이 물탱크 속 물들이 프로젝터를 때리면서 나와 세트장을 물바다로 만들도록 한 거야.

<오펜하이머>에서처럼 CG없이 아날로그 효과만으로 연출하는 획기적인 방법들을 연구하려면 이 영화가 만들어진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만 해.

---


<아라비아 로렌스> 데이비드 린 - 1963


놀란:

모험물의 기준이 된 놀라운 영화지.

이것도 사실은 전기물인데 전혀 전기물처럼 느껴지지 않아.


머피:

촬영도 예술이고요.


놀란:

촬영도 예술이지만 편집도 정말 예술이야.

성냥을 불어서 끄는 컷에서 사막의 지평선으로 넘어가는 장면있잖아.

그건 역대 최고의 컷편집 중 하나가 되었지.


이 영화의 감독판 러닝타임이 얼마나 됐었더라?

아마 4시간이 넘던가 그랬을텐데 이 영화는 언제 봐도 낡지를 않아.

몇년마다 한번씩 반복해서 보는데도 늘 새롭고 신선하지.

---


<라이언의 딸> 데이비드 린 - 1970


머피:

여기 <라이언의 딸>도 있네요.

이것도 감독님 최애 중 하나였죠?


놀란:

오, 그렇지!

이것도 프린트를 갖고 있어.


머피:

한번 보고 싶네요.


놀란:

다음에 LA에 오게 되면 내가 한 번 보여줄게.

---


<왕이 되려던 사나이> 존 휴스턴 - 1976


놀란:

우리의 친구 마이클 케인이 여기에 등장하잖아.


머피:

헤헤.


놀란:

숀 코너리도 나오고 말이지.

마이클 케인과 숀 코너리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정말로 기가 막히게 좋아.


...


놀란:

(다른 영화를 발견하고 꺼내들며) 오! 그렇지! <시민 케인>!


---


<시민 케인> 오슨 웰즈 - 1946


<오펜하이머>에 대해 사람들이 왜 시간 순서대로 보여주지 않느냐고 물어보곤 하잖아?

그럼 난 이 <시민 케인>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런 식으로 해야만 한 사람의 긴 인생 전체를 단 몇 시간 안에 느껴볼 수 있다고 말해.

이 영화는 픽션이긴 하지만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William Randolph Hearst의 인생에 기반하고 있지.

그리고 이 영화의 혁신적인 촬영기법도 좋고...

그리고 TV가 발명된 이후로 거의 모든 영화들이 순차적인 구성을 띄게 되었다고 내가 말했었던 거 기억하지?

그런 점에서 이 영화가 보여줬던 구성의 모험심과 대담함은 처음 나왔던 그때도 그랬고 지금에 와서 봐도 정말 급진적이라고 볼 수 있어.


---


<탐욕> 에리히 폰 스트로하임 - 1924


놀란:

아! 이거!

이건 본 적 없지, 너?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중 하난데. <탐욕>이라고.


머피:

네... 본 적 없어요...


놀란:

에리히 폰 스트로하임 작품이지.

참고로 이건 유실된 걸작이야. 스트로하임 감독 버젼이 없어졌거든.

그래서 감독 버젼은 얼마나 길며 어쩌고 등등의 수많은 전설들이 만들어졌어.


머피:

그렇군요...


놀란:

어떤 TV 방송국에서 남아있는 스틸 샷들만 가지고 그것들을 편집해서 유실된 장면을 꽤나 그럴싸하게 재현해본 적도 있어.


머피:

그렇군요...


놀란:

이 영화엔 역사상 가장 어메이징한 엔딩씬도 등장하고 아무튼 정말 굉장한 영화야.


머피:

그렇군요...


놀란:

너를 위해 스포일러는 하지 않을게.


머피:

'보고싶어요 리스트'에 올려둘게요ㅎㅎ


놀란:

정말 위대한 감독이었는데... 경력이 망가졌지.


머피:

아, 정말로요?


놀란:

그러다 한참 후에 갑자기 불쑥 나타나 빌리 와일더의 <선셋 대로>에서 배우로서 등장하지.

자기 자신과 닮은 역할을 맡아서 말이야.


---


<웨스트월드> 시리즈 조나단 놀란 & 리사 조이 - 2016~2022


놀란:

오! 우리 가족꺼!

판타스틱! 엑셀런트!


---


<체르노빌> 시리즈 크레이그 메이진 - 2019


놀란:

이거 봤어?


머피:

아! 봤어요! 정말 좋아요!


놀란:

정말 정말 뛰어나지.


머피:

매우 매우 우울하고요.


놀란:

맞아. 방사능의 위험성을 정말 효과적으로 전달해준다고 볼 수 있지 ㅎㅎㅎ

음악도 좋고.


---


<마부제 박사> 프리츠 랑 - 1922


머피:

아! 이쪽엔 에어컨 나온다!


놀란:

헤, 그렇네.

이 영화는 알아?


머피:

아뇨, 몰라요.


놀란:

<마부제 박사>! 프리츠 랑!

가장 위대한 무성 연속극 중 하나야.

매주 에피소드 하나씩을 보여줬었지.


머피:

오, 그래요?


놀란:

범죄자에 대한 극인데 <다크 나이트>의 조커 캐릭터를 만드는데도 큰 영향을 받았었지.

내 동생 조나단 놀란이 각본을 쓸 때 이걸 보게 했었어.

범죄자가 도시 내에서 어떤 식으로 작전을 짜고 실행시키는지 참고하도록 말이야.

이건 정말 멋진 작품인데 난 사실 열렬한 프리츠 랑 팬이야.


머피:

알았어요. ㅎㅎ 이것도 '보고싶어요 리스트'에 올려둘게요.


...


놀란:

(다른 영화를 집어들며) 이건 본 적 있지?


머피:

아뇨, 못 봤어요!


놀란:

<전장의 크리스마스>를?


머피:

아! 봤어요, 봤어!

여기 이 프랑스 판 제목이 달라서 몰라봤네요.


---


<전장의 크리스마스> 오시마 나기사 - 1983


머피:

이 작품에 톰 콘티도 나오잖아요!


놀란:

그렇지.

우리 <오펜하이머>에서는 아인슈타인으로 나와 극중 비슷한 역할을 연기하지 ㅎㅎㅎ

이 작품의 종반부에선 아주 작고 갈라지는 목소리로 대사를 하면서 모든 감정들이 들이닥치도록 연기했었지.

그리고 이 영화엔 미스터 보위도 나오고!


머피:

그럼요! 감독님은 데이빗 보위와도 작업해보셨잖아요?


놀란:

난 그와 작업해봤던 걸 정말로 자랑스럽게 여겨.

내 경력의 자랑거리 중 하나가 그와 <프리스티지>에서 작업했었다는 거야. 정말 즐거웠어.

---


마무리


놀란:

이 비디오 가게는 정말로 멋진 장소네요. 멋진 영화들도 많고요.

이 가게는 얼마나 오래 됐어요?


진행자:

40년이요.


놀란:

와우.


진행자:

감사합니다.


놀란 & 머피:

감사합니다. 정말 좋았어요!


---


쿠키 영상


머피:

(TV 시리즈 <터부Taboo>로 보이는 것을 꺼내들며) 내 오랜 친구 톰 하디!

미안해, 톰. 나 아직 이거 못 봤어.

미안.

ㅎㅎㅎ


놀란:

ㅎㅎㅎ




===


그동안 바빠져서 갤질도 안 하다가 여기 놀란편 나왔단 얘기만 있고 번역해둔 사람은 또 없길래 해서 올림.

흐르는대로 라이트하게 번역한 거니까 부족한 거 보이면 알려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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