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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다시 올리는 오모리 굿엔딩 후기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21 00:30:56
조회 460 추천 19 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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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동안 공들여서 쓴 후기 잘려서 다시 씀

기억에 의존해서 다시 쓰는 거라 첫 후기랑은 차이가 많을 것 같음

갤 관리로 잘린 게 아닌 거 확인하고나서 왜 잘렸나 생각해봤는데

중간에 마리의 그 죽음과 관련된 부분이나 몇몇 단어가 필터링에 걸렸던 것 같음



첫 트레일러 나왔을 때 나오면 재밌겠다 싶었는데 오랫동안 베이퍼화되서 기억에 잊혀질 쯤 나온 오모리였음

나왔을 때 이게 나왔네? 하고 놀라긴 했는데 바빠서 까먹고 있다가 할인행사 할 때 찜해둔 거 사놨고

또 몇 년 동안 방치되다가 이제야 겨우 플레이해서 굿엔딩 보고 옴

엔딩 보고 후유증 세게 남아서 리뷰까지 쓴다


사실 처음부터 굿엔딩 볼 생각으로 플레이한 건 아니었음

이런 호러 게임에선 문 막 열어주면 ㅈ되는 경우가 많고 배드엔딩 하나 쯤 건질까 싶어 문 여는 이벤트 족족 다 문 열어줬는데

졸지에 첫날 문 열어주면서 켈이랑 동네 돌아다니는 써니 루트 타게 됨. 스포 안 당하려고 공략 안 보고 깡으로 하던 중이었는데

써니 루트 타면서 이게 왠지 진엔딩 취급하는 엔딩갈 것 같아서 그대로 쭉쭉 밀고 감.

공략 아예 안 본 건 아니고 중간에 C키 못 찾아가지고 돌아다니다 지쳐서 공략 참고하긴 함.

그래도 오모리 같은 경우 선택지만 엔딩 분기에 관여하는 쪽이라서 진엔딩 보는 게 그렇게 어렵지 않았던 것 같음.


굿 엔딩 보는 데까지 플탐 18시간 정도 걸렸고, 이런 RPG 턴제 게임 많이 한 짬 때문인지 전투는 크게 어렵지 않았음.

찾아보니까 굿 엔딩에 나오는 보스들은 조금 노가다 하면 되는 수준이고 보너스에 가까운 강적 보스도 패스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스토리랑 전투 밸런스는 나쁘지 않았다고 봄. 물론 평가 중에 전투가 루즈하다는 평가는 있긴 한데 반쯤은 동의함.

나처럼 게임 많이 한 사람들한테는 어렵지 않을 수도 있는데 라이트하게 즐기고 싶은 유저들한테는

전투도 좀 어려울 수 있고 몬스터 잡는 단순 노가다 반복이나 중간 중간 보스 전투가 크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음.


근데 오모리 게임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보이진 않음.

적어도 포켓몬처럼 우리아이들이 즐겁게 이런 모토는 아니라 보스랑 전투 밸런스를 평균 유저에게 맞추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아니라고 한다면 어쩔 수 없고... 이런저런 게임 즐겨서 해봤는데 이것보다 밸런스 더 나쁘거나 노가다 더 빡세게 요구하는

게임도 해봐서 그런지 오모리 정도면 전투/스토리 밸런스 맞춘 편이라고 생각은 함.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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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전반적인 평가는


그래픽: 모노톤 흑백과 꿈속의 파스텔톤과 현실의 세피아색 느낌이 마음에 듬. 도트도 섬세하고 움직임도 자연스럽다고 봄.


사운드: 브금이 GOAT. 사운드트랙 CD가 있다면 당장 사고 싶을 정도.


스토리: 소재 자체가 워낙 자극적이고 잔인한 부분도 있고, 중간중간 점프스퀘어도 있어서 호불호 갈리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았다고 봄. 기승전결도 적절했고 스토리 역시 충분히 괜찮았다고 봄


캐디 : 버릴 캐릭터가 없었음. 다 매력적이고 마음에 들음.


5점 만점에 4.5점 이상은 줄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함.

출시까지 오래 걸렸고 기다리는데 상당한 시간이 지났지만 그 기다리는 시간을 상쇄할 만큼 퀼리티가 좋다고 봄.

물론 중간 중간 루즈하게 느껴지는 전투나 스토리 중간 중간 써니의 행동에 대한 개연성 부분에

아쉽다는 평가도 있고 나도 어느 정도 동감은 함.

그럼에도 연출이나 여러가지 요소들 모두 평균 이상이라 좋은 평가를 내리고 싶음.


이하부터는 뇌피셜 가득함




마리가 죽었다는 걸 켈 만나면서 알게 되고 어? 싶었는데

점점 불안해지다가 진실의 앨범 볼 때 육성으로 탄식 나왔음

아 제발 아니라고 해줘 아니라고 해줘 하다가 응 아니야 이게 진실이야 할 때 대가리 깨진 기분이었음

진짜 속으로 몇 번이나 ㅅㅂㅅㅂ 소리가 나왔음

그거 때문에 후유증도 어마어마했던 것 같음


써니가 한 행동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봄.

현실에서도 별 거 아닌 일로 다퉜고 가볍게 밀쳤거나 쳤는데 사람이 죽은 사고도 있고.

누가 예전에 쓴 후기 중에 인상 깊었던 게 악의는 없으나 우연의 연쇄로 일어난 비극이라는 후기였음.

친구들이 바이올린을 선물해줬고, 그 바이올린 때문에 써니가 스트레스를 받았고,

써니는 바이올린을 부순다는 선택을 했고, 누나와 싸운 장소가 높은 계단이었고,

싸움을 피하기 위해 뿌리친다는 선택을 했고, 하필이면 마리는 다리가 약한 상태였고,

하필이면 계단 밑으로 굴러 떨어졌는데 거기 있던 바이올린에 찔렸고, 써니 옆에는 그 상황을 도와줄 조력자도 없었음.

(바질 관련된 건 이따 얘기할 생각)

이 중 하나만 일어나지 않았어도 성립이 안 됐을 결말인데 하나하나가 계단처럼 연결되어 저 사건까지 이어진 상황임.


그럼 왜 우리는 이 비극에 쉽게 납득하지 못할까 생각해봤는데

꿈 속 배경이든 현실에서 켈과 이야기하고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을 보면

친구들과의 좋은 추억과 마리와 써니의 남매 관계가 우애 좋고 행복한 풍경이 내내 그려져서 그런듯 함.

가족 사진에서도 보듯이 부모님과 남매 모두 안정된 환경에서 평화롭게 자라는 중이었고,

친구들도 모두 동화책에서 볼 법한 좋은 친구들이니 괴리감은 말할 것도 없을 거임.


그런 상황에서 써니와 마리의 다툼은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보일 거고

다툼의 결과가 크게 다쳤다, 사이가 나빠졌다도 아니고 수습 불가능한 죽음이니 더더욱 납득이 안 될 법도 함.

하지만 그 평화로운 과거와 현재 일어난 비극의 간극이 핵심을 말하는 게 아닐까 싶음.

왜 별 것도 아닌 일로 저런 비극이 일어나 그 행복이 영원히 부서져야 하고 고통을 받아야할까 싶지만

비극과 과거의 행복의 격차와 비극 이후 써니와 바질의 대처로 인해 일어난 결과가 말해주는 건

비극은 언제든 갑작스럽게 일어날 수 있다는 점, 죄를 덮기 위한 거짓말은 더 큰 죄를 낳는다는 점,

그리고 죄에서 도망치지 말고 직면하여라를 말하는 거라고 봄.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일 뿐임.


누가 마리와 써니의 갈등을 좀 더 자세히 묘사했다면 이해라도 될 것 같다고 했는데 나도 여기 동의는 함.

써니의 행동에 동의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꽤 있는데, 자길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누나랑 싸운 걸로도 모자라

제 실수로 일어난 누나의 죽음을 최악의 형태로 덮어버린 결과만 보면 이 뭔 싸패지 싶을 법함.

그런데 게임을 하다보면 결코 써니는 죄책감 못 느끼는 게 아님. 오히려 죄책감에 파묻힌 상태라고 봄.

죄책감 못 느끼고 난 잘못 없어하고 합리화하는 애였다면 방에 틀어박혀서 히키코모리 될 일도 없었을 거고

히키코모리 됐더라도 꿈의 무의식에 끔찍한 것들이 자리잡을 일도 없었을 거임.

두 번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과거와 행복과 추억, 그 비극만 없었으면 당연히 지금도 현실에 있을 풍경이

이제는 꿈에서 공상으로 그려낼 수 밖에 없는 환상이 되버린 거임.



왜 이런 비극이 일어났을까 뇌피셜로 생각해봤는데

소통의 부재와 양보할 수 없는 가치관의 충돌이 원인이 아닐까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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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는 이전 과거 회상에서도 보면 잘 웃지 않는 성격이었다고 하고 앨범도 보면 무표정 상태로 그려지는 게 많음.

그럼 모든 것에 무심하냐면 그건 아니라고 봄. 그랬으면 과거를 떠올리고 소중하다고 생각하며 굿엔딩 루트에서 바이올린을 수복하지 못했을 거임.

다만 겉으로 볼 땐 애가 잘 웃지도 않고 켈이나 오브리처럼 감정 표현이 두드러지는 애도 아니었으니

뭘 하더라도 '쟤는 그냥 저렇게 덤덤하구나'하는 인상을 줬을 거임. 비극이 일어난 뒤라 행복을 못 느낀다고는 해도

디폴트 표정 자체가 무표정 상태라 겉만 본다면 플레이어가 보기에도 감정이 희박한 애인가 싶을 정도임.

하지만 공상하기 좋아하는 성격, 2단계까지만 감정 변화가 존재하는 꿈속 친구들과 다르게

3단계까지 감정 변화가 있는 오모리를 봐선 누구보다도 감정이 풍부하지 않았을까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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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연주회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가 마리와 써니의 갈등을 부추겼다고 봄.

써니도 친구들이 선물해준 바이올린이 소중했을 거고 그걸 연주하는데 즐거움은 느꼈지만

바이올린 연주보다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나 텔레비전을 보며 즐겁게 노는 게 더 행복하지 않았나 싶음.

스위트하트 성 지하의 도서관에 있는 책 내용도 그렇고.


반면 마리는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도 소중하지만 그 시간을 조금 줄이더라도 연주회에 집중했을 것 같음.

그게 바이올린을 선물해준 친구들에 대한 보답이어서인지, 악기 연주를 좋아하는 개인적 취향 때문인지,

뭐든지 완벽하게 해내야한다는 완벽주의적 성향 때문인지, 남들에게 완벽한 자신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써니와 마리는 연주회에 대한 가치가 달랐던 건 확실해보임


상세하게 묘사된 게 없으니 마리와 써니가 연주회 연습 중에 어떤 갈등을 빚었는지 모르겠지만

사고 당시 써니는 환청을 듣고 바이올린을 부순다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만큼 궁지에 몰린 상태였음.

이건 써니가 연주회가 너무 싫어서 그런건지 마리가 그만큼 극단적으로 몰아붙인 건지는 플레이어의 상상에 맡겨야겠지만.

만약 써니가 반항아 기질이 좀 더 있었다면 "아 연주 안함 ㅡㅡ 때려쳐" 하면서 중단했을 거고

좀 더 냉정한 상태였다면 부순다는 극단적인 선택을 안 하더라도 바이올린을 숨긴다거나

꾀병이라도 부려서 연주회 못 할 것 같다는 거짓말이라도 했을 텐데,

써니에겐 이미 바이올린이 스트레스의 원인이고 이걸 부숴서 치워버린다는 사고에 다다른 상태임.


마리는 친구들의 회상에서도 써니의 꿈이나 회상에서도 상냥하고 든든한 존재로 그려지지만

마리 역시 겨우 열 다섯 남짓한 어린 나이였고 성인 기준으로 봤을 땐 한참 어린 존재임.

스위트하트라는 캐릭터가 마리의 부정적 면모를 모아 극단적으로 묘사했다는 해석이 있는데,

이게 맞다면 상당한 에고이스트이고 자기애착이 강하고 남들에게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집착하는 요소가 있었을 수도 있음


그리고 써니보다 연주회에 대해 가치를 높게 둔 건 확실하고 그런 가치에 동조하지 않는 동생이 답답했을 수도 있음.

거기에 바이올린을 부순 폭력적인 행동까지 보였으니 마리 입장에선 당혹스러움과 화가 났을 수도 있음.

그냥 대충 싼 값에 산 바이올린이어도 벙찔 행동인데 친구들이 열심히 일해서 모은 돈으로 사준,

크리스마스의 추억과 친구들의 우정이 담긴 바이올린인데 그걸 제 손으로 부쉈으니 얘가 뭘 잘못 먹었나 싶었을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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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진정한다거나 무슨 일이냐고 동생에게 물어본다는 선택지도 있었지만 마리도 분노에 차서 동생을 야단치는 결과로 이어짐.

써니는 분노에 차 바이올린을 부수긴 했지만 누나와 싸우고는 싶지 않았고, 그랬기 때문에 일단 자리를 피하려 했음.

하지만 마리는 그런 써니를 그냥 보내주지 않았음. 스크립트도 그렇지만 싸움이 찍힌 사진에 묘사된 모습을 보면

마리도 상당히 강하게 써니를 붙잡고 있는 것으로 보임. 두 사람 모두 흥분된 상태라 밀고 당기고 하고 있는 상황이지 않았나 싶음.


써니는 그 이상 그 자리에 있고 싶지 않다는 마음과 분노 때문에 억누르지 못하고 누나를 뿌리쳤음.

그냥 잡은 걸 놓게 할 생각으로 밀쳤거나 좀 넘어지고 마는 정도로 생각하고 밀쳤을텐데 결과는 너무나도 크게 일어남.

이성을 잃은 상태였기도 하고 오르락내리락 하고 층이 있는 계단이 미끄럼틀 역할을 해줄 거라고 예상을 못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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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그럴 의도가 아니었지만 결과는 너무 가혹했음. 다 큰 성인이 겪어도 멘탈이 나갈 상황인데

이제 겨우 12살 남짓한 애가 겪었으니 그 충격은 말할 것도 없었음. 만약 그 날 밤 써니의 부모님이 계셨거나

나이가 좀 찬 히로가 있었다면 소란을 듣고 나와 둘의 싸움을 말렸거나 저런 상황이 일어났더라도

병원에 간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바로 수습이 됐을 거임. 어쩌면 죽지 않고 좀 크게 다쳤다로 끝났을 수도 있는데

멘붕에 빠진 써니가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는 사이 마리는 죽어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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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라고는 해도 사람이 죽은 사건이니 혼 좀 나고 끝날 사건은 아니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분명 여러모로 바뀌었겠지만 그래도 싸움 끝에 일어난 사고니 여기까진 수습이 될 수 있었는데

하필 멘탈이 가장 심하게 흔들린 상황에서 친구들 중에 가장 불안정한 상태인 바질이 곁에 있었음.

만약 사건을 목격한 사람이 오브리나 켈이었다면 이런 상황까진 안 닥쳤을 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함.


바질은 소중하게 여기는 써니가 죽음의 주체가 됐단 사실을 견딜 수 없었음.

그렇다고 마리의 죽음을 없던 일로 포장하거나 시체를 은닉할 수도 없었음.

그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써니가 죽음의 원인이 되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마리가 스스로 죽게 만드는 거였음.

스스로 죽은 사람에겐 뭔가를 추궁하지 않을 테니까.

열 두 살 정도 된 아이가 떠올린 발상이라고 하기엔 너무 소름끼친다는 의견도 있고 나도 상당히 놀랐지만,

어설프게 머리가 크고 어설프게 어리지 않은 나이였기에 이게 가능했다고 봄.

더 어렸으면 숨긴다는 선택지가 불가능했을 거고 더 나이가 많았다면 숨기지 않고 마주하거나 철저하게 숨겼을 거임.


그렇지만 이 어설픈 공작 때문에 써니는 더 큰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됨.

진실을 알게 된 써니의 아버지는 아들의 존재를 부정하고 떠나버렸음.

싸우다 사고로 죽었다는 사실 그대로였으면 아들에게 매우 실망하고 화가 나고 낙심은 했겠지만,

부모로써 남은 자식에 대한 연민도 있었을 거고 시간이 지나면서 용서하거나 자연스럽게 이해했을 수도 있었음.

그런데 제 아들이 제 누나를 죽게 만들고 은폐까지 했으니 불운한 사고가 아닌 고의성을 띈 행동으로 보였을 수도 있지 않나 싶음.

그나마 써니의 어머니가 써니를 보호해줬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이겼다! 오모리 끝! 꼴 났을 수도 있다고 봄.


이러니 꿈 속 세계에서 바질에 대한 원망이 여러 잔인한 형태로 나왔다고 봄.

물론 바질은 자기가 자진해서 써니 보호한다고 그런 발상을 떠올렸고, 써니 하나만 바라보며 제 고통을 감내했다지만

바질 역시 오브리의 괴롭힘과 써니의 무시에 서서히 닳아가고 있었음.

써니 역시 바질의 공작에 얼떨결에 입을 다물었다고는 하지만 그걸 바로 수습하거나 할 용기 없이,

회피한다는 선택지 하나로 여기까지 오게 됨.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죄책감의 무게에 짓눌리며 말라가고 있었고

결국 써니의 이삿날이 데드라인이 되면서 두 사람에게 선택의 순간이 오게 됐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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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을 하다보니 생각난 작품이 주홍글씨임. 이 작품도 죄와 죄책감을 다뤘으니 오모리와 어느 정도 비슷한 점이 있다고 봄.

남편이 생사가 불분명하다지만 죽은 게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바람을 피고 사생아를 낳은 여자,

누구보다도 청렴해야 하고 십계명을 지켜야할 목사가 간음하지 말라는 십계명 생까고 유부녀와 바람난 목사가 어썸한 작품임.

여자는 친부인 목사를 위해 침묵하며 기꺼이 불륜을 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살아가고

목사는 자신의 죄가 드러날지 모른다는 두려움, 죄책감, 죄를 고백하고 싶단 충동 사이에서 하루 하루 말라감.

이 두 사람의 관계성을 보면 어쩐지 바질이랑 써니랑 꽤 닮았다고 보임.

결국 결말에서 목사는 만천하에 죄를 고백하곤 죽어버리는데 그만큼 죄책감의 무게가 어마어마하단 걸 보여주는 장면이었음.


굿엔딩에서 써니는 친구들에게 고백하는데 이후의 장면은 상상에 맡겨질 수밖에 없음.

용서받았다, 용서받지 못했다 여러 의견이 있는데 어느쪽이든 충분히 가능성이 열려 있고

나는 써니는 용서를 받기 위해 죄를 고백한 게 아니라고 봄.

오히려 관계가 완전히 끝장날 수도 있단 점을 각오하고 잔인한 진실을 고백함으로써

더 이상 거짓으로 친구들을 대하지 않고 자신의 죄를 마주보기 위해 각오한 거라고 봄.

죄를 고백했기에 더 괴로워질수도 있고 죄를 마주본다는 고통도 겪겠지만

남은 생을 속죄하기 위해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예전처럼 하하호호 웃을 수는 없어도 한 때 친구들이 해준 응원과

과거에 분명 있었던 소중했던 추억을 그리며 바질과 써니는 살아갈 거라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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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피셜이 많은 리뷰긴 했지만 여러모로 감동 받아서 이렇게 후기를 씀.

아직 히키루트도 플레이하지 않았고 도전과제도 많이 남았으니 한 번 각잡고 해볼 생각임.

당분간 후유증 만끽하며 게임을 즐기게 될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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