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늘섬에서 나오는 “신”

먼저 하늘섬 얘기를 잠깐 하고싶다

내 생각에는 앞으로 펼치질 원피스 전체의 이야기를

미리 소규모로 담고있을뿐더러

원피스의 많은 스토리중에서도

가장 “신”이 많이 언급된 부분이다

폐위된 “신” 간 폴, 또 자칭 "신"인 에넬,

한낱 뱀을 "신"으로 섬기던 샨도라 인들, 등등...

루피 일행이 도착하기 전, “가짜 신” 에넬은

원래 신으로 불리던 간 폴을 폐위시켰다

그리고 이야기의 마지막에 가서는 그런 “가짜 신” 에넬과

루피가 싸우는데, 마지막 결투의 장면에서

오다는 마치 루피가 하늘섬 사람들의 기도와 염원을 담아낸

“가짜 신” 에넬과 맞서는 또다른 “진짜 신”인것처럼 묘사한다

이 기도에 응답하기라도 하듯 루피는

바로 다음 장면에서 땅을 지켜낸다

즉 원피스 세계관은 “신”을 그 자체로 부정적인 존재로 그려내지 않는다

다만 스스로를 신으로 부르는 “가짜 신”, “자칭 신”이 있을 뿐이고

하늘섬에서 그 “가짜 신”은 그 이전에 신이라고 불렸던 자를 밀어내고

스스로를 신으로 불러

거꾸로 뒤집힌 질서를 유지했던 것이다.

그래봤자 가짜 신일 뿐이다

결국 루피 말대로,

진짜 신이란 "무언가를 구하는 존재" 이기에.

2. 현재 원피스 세계관의 "뒤집힌 질서"?

조금 더 넓혀보면 원피스 세계관에서

스스로를 “신”이라고 부르는 집단이 존재하는데

다름아닌 천룡인이다

에넬이 하늘섬의 질서를 쥐고 있었듯,

천룡인은 이 세계의 질서를 쥐고 있다

그럼 생각해볼 수 있다

하늘섬에서처럼, 원피스 세계관에서 현재 쓰이고 있는

"신" 혹은 "악마" 등의 단어들은

그 ‘뒤집힌 질서’에 따라 이미 반대로 뒤집혀 있는 것이 아닐까?

지금 “신”이라고 불리는 천룡인들과 그 우두머리인 오로성은

지금 보기에 인성으로나 모습으로나 악마에 가까운 존재다

그 대척점에 이 세계에서 “악마”라는 단어와

연결지어 불리는 존재들이 있다

악마라고, 또 “신의 천적”이라고 불리는

D의 일족도 있지만 (대부분 선역)

무엇보다 이름에 아예 악마가 들어가 있는 악마의 열매도 있다

“악마”가 “신”으로 불리는 세상이 되었듯,

지금은 “신”이 “악마”로 불리도록 뒤집힌 세상이라면?

“신의 천적”은 “악마 / 가짜 신의 천적”이라고 추측할 수 있지만

“악마의 열매”는 원래 뭐라고 불렸을까?

“신의 열매”?

3. 신과 열매의 땅, 에덴 동산

“신의 열매”가 말이 되는 성경적 컨텍스트가 있다

성경의 창세기 2장-3장 이야기를 할 텐데

먼저 에덴 동산 이야기를 해보겠다

성경의 “에덴 동산”은 이제는 위치를 알 수 없어 사라진 땅인데

신학적으로 분석하면 “하늘과 땅이 하나된 장소”이다

그렇기에 높은 고지대에 있었다

“하늘의 존재”들, 즉 유일신 (God) 여호와와,

성경에서 작은 “신”들(gods)이라고도 불리는 천사들이

“땅의 존재” 인간과 함께 살던 장소였던 것이다

이 천사들이 성경에서 불리는 이름은 바로

세라핌 (Seraphim)

이 단의 히브리어 뜻은 “불타는 자 (Burning Ones)”들이란 뜻이다.

원피스에 ‘불타는 자’라는 표현에 걸맞는 존재들이 있는가?

있다. 루나리아족.

그리고 이 루나리아족의 DNA를 이어받은

파시피스타들이 다름아닌 ‘세라핌’이다.

내가 보기엔 이건 확실히 오다가 의도했다.

그렇다면 이것이 혹시나 루나리아족의

정체에 대한 힌트가 아닐까?

실제로 이 루나리아족은 원피스 내에서

천룡인보다 훨씬 더 이전에 “신”이라고 불렸던 종족이다

그러면 천룡인 이전에, 공백의 100년 이전에,

원피스의 “에덴 동산”에 인간들과

함께 살던 “신”들이었던 것이 아닐까

그 신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성경이 아니라

원피스의 패턴을 가져와서 설명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처음에 말한, 하늘섬에서 나왔던 폐위된 신 “간 폴”

“간 폴”처럼 한때 이 땅의 “신”으로 불리던

“불타는 자”들이었던 이들이

에넬이 그랬듯, 어느 순간 이를 뒤엎는 누군가,

혹은 어떤 세력에게 패배하고 쫓겨나

“가짜, 자칭 신” 천룡인들이 지배하는 세상이 된 것이 아닐까?

4. “신의 열매”

루나리아가 “천사”에 대응된다면,

그들이 살고 있었던 나라는 “에덴 동산”과 대응된다

성경의 에덴 동산은 본질적으로 “열매의 땅”이었다

다들 “선악과”만 있었는 줄 아는데

사실 이 동산에는 신이 허락한 수많은 열매가 있었다

이 모든 열매들은 인간이 자유롭게 먹는 것이 허락되었다

하나하나가 정말 “신의 열매”들이었던 것이다.

“하나님이 그 사람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동산 각종 나무의 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창세기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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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원피스 내에서 악마의 열매는 이야기 초반에는

이해할 수 없는 마법에 가까웠는데

점점 신비의 영역이 아니라 과학의 영역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래서 베가펑크가 다룰 수 있는 것이다.

그말을 뒤집어보면 악마의 열매가 애시당초 결국 과학의 산물,

누군가의 “발명품”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 악마의 열매를 만든 이들은 누구였을까?

“신들의 열매”가 가득 맺힌 에덴 동산의 주인이었던

과거의 “신”, 즉 루나리아족이 아니었을까?

일단 루나리아족이 악마의 열매를 만들 만큼 고도의 기술력을 가진

“신”에 가까운 존재들이었다고 가정해보고, 분석을 이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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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서는 이 에덴 동산의 정중앙에는

두 개의 특별한 열매가 있었다.

첫번째는 모두가 잘 아는 “선악과”, 금지된 열매.

두번째는?

생명나무였다. 영생을 부여하는 생명나무.

“동산 가운데에는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도 있더라”

창세기 2:9

“그가 그 손을 들어 생명나무 열매도 따먹고 영생할까 하노라”

창세기 3:22

원피스에도 "영생"과 관련된 열매가 딱 하나 나온다.

바로 수술수술열매.

공교롭게도 이 열매 역시 독보적으로 “마리조아의 국보”라는,

천룡인과 공백의 100년 관련 떡밥과 연결되어있다.

우연일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럼 여기서 ‘선악과’는 원피스에서 무엇에 대응될까?

여기서부터는 나의 뇌피셜 추측이다. 반박시 너가 맞다.

5. “바다의 열매”

아까 에덴이 “하늘과 땅”이 하나된 곳이라고 이야기했다.

반대로 바다는 성경에서 chaos, 혼돈의 상징이자

죄, 즉 신의 질서에 거역하는 무질서의 결과와 연관되어있다

그래서 창세기 1장의 “창조”는

하나님이 혼돈의 상징인 바다에 한계를 정하고

질서를 세워 땅을 만드는 장면으로 나와있는 것이다

"바다의 한계를 정하여

물이 명령을 거스르지 못하게 하시며

또 땅의 기초를 정하실 때에"

잠언 8:29

반대로 홍수, 혹은 물에 덮임은 “리버스 창조”,

즉 de-creation으로서,

인간의 죄가 극에 달했을 때에 혼돈의 상징인 바다가

이들을 다시 덮는 것이 곧 심판이라고 묘사된다

신과 신의 질서를 거부했던 인간들이,

그들이 추구했던 무질서와 혼돈에 덮혀버리는 것이다

원버갤에서 많이 언급되고 있는

노아의 홍수도

파라오의 군대가 모세 앞에서

홍해가 다시 닫혀 수장되는 것도

다 일맥상통하는 문학적 맥락이다

그렇게 신의 질서를 거역하는 “죄”와

혼돈의 상징 “바다”는 깊게 연관되어있다

그렇다면 성경에 인간이 첫 죄를 짓게 만든 선악과는

원피스 세계관에서는 혹시 아직 나오지 않은 열매,

“바다를 다스리는 열매”를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

그러면 루나리아의 땅, 에덴에서

인간에게는 금지된 딱 한 열매가 있었고,

혹시 “바다바다 열매” 였던 것은 아닐까?

(바다바다열매 = umi umi no mi,

umi를 뒤집으면 imu인건 예전부터 많이 나왔던 얘기)

왜 금지되었을까?

바다를 다스린다면 모든 악마의 열매를

무력화시키는 강력한 열매이기에.

무엇보다 “불타는 자” 루나리아인들을

무력화시킬지도 모르는 “물”의 열매이기에.

저 말도 안되게 강한 루나리아인들이

원래는 훨씬 많았을 것은 기정사실인데

어떻게 지금은 거의 멸종될 정도로 줄어들었을까?

물로 덮어버린거 아닐까?

루나리아가 물에 빠져서 불이 꺼지면 어떻게 될지

원피스에서는 아직 보여주지 않았으니까....

그러면 이 대사가 더 의미심장해보인다

불을 끄는 것은, 결국 물이니까.

그렇다면 지금 원피스에서 “바다”는 결국

‘만물의 어머니’가 아니라

그 열매를 통해 새로운 질서를

세운 이들의 지배를 받고 있는

‘혼돈의 하수인’인 것이 아닐까?

그리고, 임의 권능에 따라,

다시 그 바다가 세상을 수장시킬 준비를 하고 있고.

6. 결론

이걸 다 이으면 공백의 100년 관련해서

아래와 같은 스토리를 유추할 수 있다

1- 먼 옛날, “불타는 자” 루나리아족이

신으로 불리며 다스리던 땅이 있었다.

2- 루나리아인들이 “신의 열매”를 만들고

인간들도 자유롭게 먹도록 해주었다.

금지된 한 열매, “바다의 열매”만 빼고.

3- 그 금지된 열매를 인간이 먹고,

신들인 루나리아인들에 반기를 들어 멸망시켜버렸다.

4- 악마의 열매 사용자들도, 강력한 루나리아인들도,

물에 수장시켜버리는 방식으로

한큐에 몰살시켜 전력차를 극복.

4.5- (최신화에 따르면 물로 나머지 세상도

싹 덮어서 수장시켜버렸을수도 있다)

5- 그 인간이 지금 “임”이고, 또다른 중요 열매 “생명의 열매”

수술수술열매를 통해 영생중이다.

6- 지금 그 능력을 통해 한번 더 세계를 수장 준비중.

다시 한번 일어나는 반발의 불꽃을 끄려 하고 있다

내 추측에 허점이 없는 것도 아니고 꼭 이렇게 흘러간다는 것도 아니다

그냥 내가 아는 한에서 추측해봤으니 재밌게만 봐줘

부족하고 긴 글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