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역병신으로 불리는 이 까마귀 잼순이는 실실 빠개면서 말하는 싸가지가

얼핏 보기엔 호시노 남매를 구태여 환생까지 시켜놓고서는

개같은 방법으로 계속 복수에 꼬드겨서 나락에 쳐박는 쓰레기로 보이고

그렇기 때문에 사람갖고 장난질하는 흑막 같은 느낌을 풍기는건 사실이다.

그런데 이 만화의 장르는 기본적으로 연예계 성장물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갑자기 배틀물로 변모해서 나선환이나 만해를 조지는게 아니고서야

평범한 인간인 호시노 남매가 이 잼순이를 죽일 방법 따윈 없기 때문에 그런

만악의 근원을 최후에 무찌르는 뉘앙스의 접근은 작품을 짜치게 만들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역병신의 진짜 의도는 무엇일까?

여러가지 정황을 살펴본 결과 역병신은

'호시노 남매에게 소망을 이뤄주는 대가로 시련을 내리는 존재'로 예상된다.

루비의 전생인 사리나는 '아이처럼 아이돌이 되어 큰 무대에 서서

모두를 기쁘게 만들어 주고 싶다'는 소망을 이루지 못하고 뇌종양 악화로 요절했고,

아쿠아의 전생인 고로는 사리나가 죽으면서 '소중한 사람을 지키고 싶다'는 소망을 이루지 못하고

죄책감에 살던 중에 임신중인 아이를 만나 아이가 건강하게 출산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던 중

출산 당일에 료스케에게 살해당했다.

그리고 이 둘은 기적적으로 아이의 쌍둥이 자녀로 환생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데,

아쿠아는 계속 주변인들을 자신의 활약으로 지켜내고, 루비는 '전생에 동경한 B코마치'가 되어

새로운 시작을 통해 각자의 소망을 이루어가고 있다.

바로 이 새로운 시작이 역병신이 호시노 남매에게 준 전생의 소망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그러면서 역병신은 이상하리만치 '역할'이라는 걸 호시노 남매에게 강조하는데,

호시노 남매가 부여받은 '역할'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이건 아쿠아의 작중 행적과 소망, 그리고 YOASOBI의 노래 '아이돌'에서 바리톤 보이스로

등장하는 'You're my savior, you're my saving grace (너는 나의 구원자, 너는 나를 구원하는 은총)'

이라는 구절에서 추측 할 수 있듯이 '구원자'일 것이며

루비의 '모두를 기쁘게 만들어 주고 싶다는' 소망 또한 구원이라는 테마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래서 실제로 아쿠아는 아이의 죽음 이후에 복수에 미쳐 살면서도 유년기의 명성에 가려져 심각한 슬럼프를 겪은 끝에

자신의 재능을 철저히 감추고 살던 카나가 자신감을 점점 회복하도록, 이마가치 편에서 악마의 편집으로 자살시도까지

내몰린 아카네가 재기하고 큰 인기를 얻을 수 있도록, 집안사정으로 아이돌이라는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던 MEM쵸가

'동경했던 아이돌인 B코마치의 부활'로 아이돌을 할 수 있도록, 고로가 죽었다는 사실과 전생의 엄마한테 버려졌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정신적으로 무너진 루비를 자신이 고로임을 밝히며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주변사람들을

전부 '구원' 했으며 이것은 전생부터 이어진 아쿠아의 소망이기도 하고 이 구원이 헛되지 않게 주변인들의 안전에 대해서

병적으로 집착하고 있다.

중견 편에서는 루비에게 역병신이 찾아와 고로가 살해당했을 때의 진상을 알려주며 복수에 꼬드기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데,

대놓고 카미키를 찾으라고 하는건 루비가 후에 영화편에서 카미키에 대한 본질에 근접해서 그를 용서하고 '구원'할 역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소망에 얽힌 시련은 무엇일까?

바로 '아이의 죽음과 그걸 조롱하며 복수하라고 꼬드기는 신의 의도적인 도발' 이다.

즉, '자기 자신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은 타인을 구할 수 없다'는 말이 있듯이

'아이의 죽음'이라는 '비극'을 극복하고 '복수'가 아닌 '구원'을 이룩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아이의 죽음이 비극적인건 사실이나

원래 아이는 맨 윗짤에서 보듯이 '영혼이 없는 아기를 낳자마자 사산'하면서

높은 확률로 번개탄 소믈리에 엔딩을 맞이했을 것인데, 역병신이

'부모로부터 사랑받지 못했던 세 사람'을 연결해주면서 아이는 그래도

호시노 남매 덕분에 자신이 그토록 염원하던 진짜 사랑에 대해 점차 알아가게 되고

료스케의 칼빵으로 숨지는 순간에는 그 감정을 확신하며 만족스럽게 짧은 생을

마감했다는걸 미루어 보면 아이의 입장에서는 그것만으로도 구원 그 자체였을 것이다.

한마디로, 호시노 남매의 역할인 '구원자'의 첫 시작점은 아이였을 것.

그래서 루비가 갓난아기시절 '아이는 예능의 신에게 선택받았다' 라는 말과

루비와 아쿠아 자신들을 두고 커다란 숙명을 짊어진 쌍둥이라고 미야코에게 약을 팔았던건 팩트였으며

'구원자'라는 커다란 숙명으로 아이뿐만 아니라 예능의 신에게 선택받은 아이들인

재능있는 연예인들을 구원하고 더 나아가 재능있는 여자 연예인들 죽여서 박제하고 다니는

카미키새끼를 구원하든 단죄하든 해서 앞으로 뒤져나갈 재능있는 연예인들을 지켜내도록 하는 것.

이게 진짜 역병신의 의도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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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만화의 결말을 예상해보자면 호시노 남매의 '복수 내지는 구원'의 과정이

모두 끝나고 난 뒤에는 역병신이 '구원자'라는 숙명을 완수한 보답을 호시노 남매에게

뭔가 해줄 것으로 보이는데,

필자가 생각한 보답은 이거다.

전생의 기억이 모조리 날아간 호시노 아이의 환생체를 루비가 처녀수태로 품게 되는 것.

혹은 그냥 갓난아기로 윤회해서 호시노 남매에게 거두어 지는 것. 

(※ 게시글 추가 코멘트 : 처녀수태가 뭔 개소리냐는 반응이 많은데 기독교 신화에서 예수가 동정녀 마리아에게 성령으로 잉태됐다고 기록됐듯이 아이가 그만큼 특별한 존재로써 작품에서 취급되므로 아이의 부활에 있어 그에 준하는 특별한 이벤트가 발생할 것이라는 필자의 뇌피셜이다.)

이렇게 되면 작품의 개연성적으로도 아쿠아 루비가 현관합체로 만화를 어지럽게 만들지 않아도 되고

호시노 아이의 영혼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역병신의 언급도 지켜지고

관뚜껑 부수고 나온 아이가 세상으로부터 어케 살았노 시발련ㄴ아 소리 안들어도 되고

엄마인 아이가 딸인 루비에게 엄마라고 부르는 개족보 촌극도 일어나지 않으며

호시노 남매의 '구원'의 첫 시작점이 아이였듯, '기구한 유년시절로 내내 불행해왔던' 아이가

윤회하고 호시노 남매에게 사랑으로 길러져 '구원'받는 것으로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다.

다만 우리가 아는 '거짓말쟁이 호시노 아이'는 죽어서 더 이상 없겠지만

윤회한 아이는 호시노 남매의 '최애'가 되어 사랑을 듬뿍받고 자라 '더 이상 거짓말하지 않는' 밝은 소녀로 거듭나

다시 아이돌로 도전하게 되는 결말로 이어지리라 생각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