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제4과제 예술성』

요리 승부를 마치고, 일동은 다시 대삼림으로 돌아왔다.

>다음 과제는 ‘예술성’입니다.

[player]

나자릭 지하대분묘는 지고의 존재 분들이

진수를 다해 만드신, 그야말로 미의 결정체입니다.

모몬가 님의 대비가 되실 분께도 그에 상응하는,

그야말로 미의 여신과도 같은 미적 감각이 요구되는 것은 필연적이겠지요.

[알베도]

옳은 소리이네. 당신의 말대로야.

[샤르티아]

응. 지고의 미적감각 없이

나자릭의 정비가 될 수 있을 리가 없사와요!

[알베도]

추측컨대 다음 승부는

그것을 증명할 만한 아름다운 무언가를 만들라는 것일까?

>그러합니다.

[player]

이번을 위해 사용하지 않는 방을 2개 준비했습니다.

두 분은 그 방을 나자릭 지하대분묘에 어울리는 방으로 꾸며주셔야 하겠습니다.

다만, 준비해 주시는 방의 방향성이 다르면

순수하게 미적 감각을 비교할 수 없기 때문에, 테마는 통일하겠습니다.

이왕 만드실 것, 향후 반드시 사용될 것이라 상정되는 방이

바람직하다는 점도 있으니──

테마는 ‘정비의 침실’── 어떻습니까?

[알베도]

!!

[샤르티아]

!!

[아우라]

……한순간 엄청난 긴장감이 흘렀네, 지금.

[데미우르고스]

정비가 결정되면 당연히 전용 침실을 마련할 필요가 있지.

그것은 동시에, 모몬가님을 맞이할 사랑의 보금자리가 될 것이다.

그야말로 이 승부에 어울리는 주제가로군.

[두 사람]

사랑의 보금자리!!!!

[아우라]

부추기고 있기는.

[데미우르고스]

하하. 그야 뭐.

[알베도]

사랑의 보금자리…… 모몬가님과 나의, 사랑의 보금자리!

아아…… 그 단어만으로도 가슴이 떨려와.

[샤르티아]

이 승부만은 절대로 질 수 없겠사와요!

둘은 주먹을 불끈 쥐며 승리를 다짐하는 것이었다.

알베도와 샤르티아는 곧바로 일반 메이드를 시켜

전용 침실을 꾸미기 시작했다.

[알베도]

침대의 위치는, 그렇네…… 모몬가님의 보폭을 고려하면,

가장 편안한 걸음 수로 도착할만한 포인트는, 이 근처일까…….

[샤르티아]

의자에는 이 장식을 부탁하겠사와요.

그리고는, 그래…… 모몬가님을 맞이하는 것이니

더욱 음미하고 퇴폐적인 느낌으로──

[마레]

여, 열이 오르셨네요, 두 분 모두…….

[아우라]

그렇네에.

게다가 둘 다 누군가에게 지시를 내리는 것에 익숙하니까,

메이드도 솜씨있게 일하고 있는 것 같고.

[알베도]

(모몬가님을 맞이할 지고의 침실…… 그 이미지는 이미 되어있어.

이 정도라면, 완성은 임박했지만──)

[샤르티아]

(뭘까요. 뭔가가 부족하다……

그런 생각이 들어버리와요.)

[알베도]

(나에겐 이제 뒤가 없어…….

이 승부에 이기기 위해서는 자기자신의 발상의 한계를 넘어설 필요가 있을텐데…….)

[샤르티아]

(자신의 발상, 자신의 이미지를 뛰어넘는 무엇인가……

결정적인 한 수인 뭔가가 필요하와요.)

[알베도]

(그러고 보니 아까, 식재료를 조달하러 대삼림을 방문했을 때──)

[샤르티아]

(그때 본 ‘그것’──

‘그것’을 사용하면……!?)

[알베도]

메이드들. 아까 지시대로 작업을 진행하도록.

나는 새로운 재료를 구해오겠어.

[샤르티아]

잠시 자리를 비우겠사와요.

분부대로 꾸며 놓으시어요!

[마레]

어라? 두, 두 분 다 어디로 가시는 거죠?

[데미우르고스]

양쪽 모두 뭔가 생각났다는 표정인걸.

일반 메이드들에게 뒤를 맡기고

알베도와 샤르티아는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떴다.

.

.

.

대삼림을 다시 찾은 알베도는

조심스럽게 주위를 둘러보며 걸어간다.

[알베도]

분명, 아까는 이 근처에서──

있다!

[알베도]

분명히 전에 보고를 받았었지.

나자릭 밖에서 들여온 동식물에는 포식형 식물도 포함돼 있다고…….

[포식형 식물]

………….

[알베도]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벌레나 작은 동물을 포식하고 영양을 보급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얌전한 종이라고 했었지.

좋은 꽃을 달고 있는 걸. 나자릭에는 없었던 꽃.

저것만 있으면, 내 이미지를 뛰어넘는 최고 침실이 완성될 터……!

미안하지만, 조금 받아갈게.

[포식형 식물]

……!

(훅)

[알베도]

어머. 아무리 얌전한 종이라고는 해도

외적에 대해서는 저항하는 모양이네.

좋아. 그럼 힘으로라도 받아내줄게!

자세를 취하는 알베도를 앞에 두고,

포식형 식물은 파르르 나뭇가지를 떨었다.

.

.

.

그로부터 얼마 후,

마침내 양측 모두의 침실이 완성되었다.

[데미우르고스]

둘 다, 작업이 끝난 것 같군요.

[알베도]

그래. 이 이상 없을──

자기 자신의 발상마저도 넘어선 걸작이야!

[샤르티아]

나도 그렇사와요.

힘들여 제6계층까지 꽃을 따러 간 보람이 있었사와요.

[알베도]

어, 당신도?

[샤르티아]

엣? 알베도도 그랬사와요?

[아우라]

뭐랄까 마음이 참 잘 통한단 말이지, 쟤네.

[알베도]

비록 같은 재료를 사용했을지라도

최후의 승부를 짓는 것은 그것을 살리는 미적 센스인 거야!

자, 보도록. 당신과의 차이를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겠어!

[알베도]

어때!?

[아우라]

……굉장히, 그……

달콤한 느낌으로 가득 차 있다고나 할까……

속이 쓰릴 것 같아.

[알베도]

괜찮아.

모몬가 님은 해골이시니까 속쓰림 생기실 걱정은 없어.

[아우라]

아니 정신적인 얘기인데.

[알베도]

정신작용무효 능력도 있으시고.

[아우라]

그런 뜻이 아니라 말이지?

[마레]

그, 그래도, 귀엽고, 아름답고,

굉장히 포근한 방이네요!

[데미우르고스]

흠.

나로서는, 지고의 존재께 걸맞는 화사함이 부족하다는 점이 걸리지만.

[샤르티아]

항. 이것이 서큐버스의 침실이와요?

아무리 봐도 그렇게는 보이지 않는데요.

가소롭기 짝이 없군요.

[알베도]

뭐라고!

[샤르티아]

역시 이런 종류의 일이라면, 내쪽이 더 일가견이 있사와요.

자, 한번 보시길!

[아우라]

……이건 또…….

[샤르티아]

어떻사와요? 어른들의 매력이 가득하지요!

그러면서도 우아하고 호화롭고 퇴폐적!

테마는 언데드답게…… ‘썩어도 사랑’이와요!

[마레]

어, 그…… 괴, 굉장한 분위기네요.

[데미우르고스]

마레에게는 눈에 독일지도 모르겠군.

[마레]

어, 독 효과가 붙어있는 건가요?

[데미우르고스]

어떤 의미론 말이지.

[알베도]

이 어찌 상스러운 방인지.

이런 음탕한 방에 모몬가님을 초대한다니, 그것만으로도 불경하기 짝이 없어!

[샤르티아]

하아? 마치 자신에게는 품위가 있는 것처럼 말하는데

당신, 근본적으로 센스가 어긋나는 것 아니와요?

[아우라]

……player.

이거, 판정은 어떻게 내릴 거야?

>한 사람만의 의견으로는 기호에 따라 치우침이 생기므로──

[player]

죄송합니다만 데미우르고스님, 아우라님, 마레님 세 분께서

각각 선택해 주셨으면 합니다.

[데미우르고스]

그럼, 일제히 발표하도록 할까.

아우라, 마레, 선택하였나?

[아우라]

응. 일단은 말이지.

[마레]

제, 제쪽도 괜찮아요.

[데미우르고스]

그럼, 하나, 둘…….

[데미우르고스]

샤르티아!

[아우라]

알베도!

[마레]

아, 알베도씨!

>1:2로 알베도 님의 승리입니다!

[알베도]

좋았어!!

[샤르티아]

에에?! 어째서이와요?

[데미우르고스]

나로서는, 불사자의 왕이신 모몬가님께 어울리는 방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하면

샤르티아의 방인데 말이지.

[아우라]

으음. 왠지 거기서 자고 싶지 않아.

[마레]

아, 알베도 씨의 방쪽이,

그, 진정될 거 같아서…….

[샤르티아]

크으으으! 인선! 인선이 나빴사와요!

꼬맹이들로서는 어른의 매력을 모르는 것이와요!

[알베도]

꼴불견이야, 샤르티아!

원망할 거라면 자기 자신의 미적 센스가 부족하단 사실을 원망하도록!

[아우라]

……의기양양해대고 있을 때 미안하지만

방금 그 판정, 상당히 소거법이었으니까 말이지?

이리하여 네 번째 승부는 알베도의 승리로 끝났다.

알베도:샤르티아 =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