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마굴』

[가가란]

어이…….

왠지, 한기가 느껴지지 않아?

[티아]

빛이 들지 않는 동굴이니까.

기온이 내려갈 수밖에.

[가가란]

그런 이유 말고 말야…….

뭐랄까 기분나쁜 기척이 느껴진달까.

[티나]

늘 말하던 그 전사의 직감이 그래?

[라퀴스]

…….

어쩌면, 틀리진 않을지도 모르겠어.

[이블아이]

──! 뭔가, 냄새가 나는군…….

……이것은……!

>피 냄새 …….!

>주위를 보세요……!

[라퀴스]

……!

벽 한 면에, 피로 문자가……!

[가가란]

설마…… 트랩인가!?

알아봐야──

[티아]

기다려, 가가란.

《함정해제 종Bell of Remove Trap》은 사용 횟수에 제한이 있잖아?

[티나]

우리가 알아보지.

[티아]

……함정은 설치되지 않은 거 같아.

그럼 이건 대체……?

[이블아이]

아마, 주언── 일종의 마술적인 의식일 것이다…….

이런 문자는 나도 본 적은 없지만…….

[라퀴스]

마치──

끔찍한 무언가를 봉해두고 있는 것 같네…….

[티나]

──!

그림자 속에 뭔가가……!

[가가란]

……마물인가……!

[임프]

……가아앗……!

[티아]

……!?

이 마물은……!?

[라퀴스]

모두, 준비해줘!

덤벼올 거야!

.

.

.

[가가란]

대, 대체 뭐였던 거야, 방금 그건……!

[이블아이]

……악마계 종족이었구나.

[티아]

악마가, 왜 이런 곳에….?

[티나]

광석을 즐겨먹는 악마라 하면, 짐작가는 게 있어?

[이블아이]

내가 알기로는 그런 악마는 존재하지 않는구나.

■■■은?

>저도 모릅니다.

>유감스럽지만…….

[가가란]

설마…… 누군가가 사역하고 있는 건가……?

악마를 사역하다니…….

[라퀴스]

만에 하나, 가가란의 말이 맞다면──

[임프]

……구우우우웃……!

[가가란]

……풍류 없는 녀석 같으니.

소녀들의 대화를 방해하지 말라고!

.

.

.

[가가란]

……정리된 건가?

[티아]

라퀴스는 그렇다 쳐도…… 가가란이 소녀라고 자칭하는 거야?

[가가란]

소녀인지 아닌지는 마음먹기에 달린 거잖아.

──그치?

>가가란님의 말씀대로입니다.

>가가란님의 말씀대로입니다……. -선택

[가가란]

이럴 땐 빠릿하게 답해야지!

……아무튼 라퀴스. 아까 이야기를 마저 하자면──

[라퀴스]

……악마를 거느리는 자는 몰라도,

천사를 거느리는 자라면 알고 있잖아.

[가가란]

아아── 그 녀석들.

최근에는 꽤나 둥글어졌다고 들었는데…….

[라퀴스]

그들의 실력은 특수부대라 불리기에 부족함 없는 수준이었어.

악마를 부리는 자가 있다면, 그만한 실력을 지녔다고 생각해야겠지.

[이블아이]

하지만…… 그 정도 힘을 가진 자는, 그리 많지 않을 터.

짐작가는 후보가 있을 법한데…….

[라퀴스]

으응, 그렇네…….

그렇다는 건──

[티아]

어이…… 저걸 봐!

[티나]

지면에 뭔가 무늬가 그려져있어……!

……함정은 설치되어 있지 않아. 그냥 기하학적 도형 같은데…….

[티아]

이 도형도, 피로 그려져있네…….

도형의 주위에는 흑조의 깃털…….

그리고…… 소형 동물의 모피인가.

[가가란]

뭐야, 이게……?

[이블아이]

나로서도 짐작가는 게 없군…….

[임프]

……그우워아아아아앗……!

[티아]

……!

또, 악마인가……!

[가가란]

정말이지…… 어디서 솟아나는 거야……!?

[라퀴스]

…………이 도형…………

…………설마…………!

.

.

.

[가가란]

후아……. 쓰러트리긴 했지만…….

이런 페이스로 악마가 튀어나온다는 거야……?

[라퀴스]

…….

그럴지도 모르겠네.

[이블아이]

라퀴스……?

뭔가, 깨달았나?

[라퀴스]

안으로 들어가면서, 알아봅시다.

내 예상이 맞다면──

.

.

.

[티아]

……!

저건……!?

[가가란]

또 그 도형인가…….

[티나]

전의 것과는 조금 형태가 다른 거 같은데…….

종류가 몇 개나 된다는 건가?

[티아]

그림의 중심에, 뭔가──

읏……!

[이블아이]

……저건…… 심장이구나…….

크기로 보아, 아마 인간의…….

[가가란]

입구에서 본 시신 중에는──

내장을 뽑아낸 게 있었지…….

[티아]

도형 옆에 놓여져있는 건──

두꺼운 책 같은데……?

>알아봅시다.

>뭔가 단서가 될지도 모릅니다.

[티나]

응…….

덫은 설치되지 않은 것 같아.

[티나]

본 적도 없는 글자로 써져 있어…….

[이블아이]

아마…… 마도서 겠지.

마술 중 문외불출 해두는 것들은, 유출을 막기 위해

다른 사람은 읽을 수 없는 글자로 적기도 하니까 말이야.

[티나]

──!

이 도형은……!?

[가가란]

땅에 그려진 도형과 똑같은 거네.

도형 옆에 그려져 있는 것은…… 악마인가……!

[라퀴스]

……역시…… 그런 거구나.

[이블아이]

라퀴스?

[라퀴스]

──모두들, 전투 준비.

[가가란]

엉……?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아직 아무 것도──

[임프]

……가아악……!

[티아]

──!

악마인가…….

[가가란]

라퀴스…… 어떻게……!?

[라퀴스]

이유는, 나중에 얘기할게.

──우선은 녀석을 쓰러뜨리자!

.

.

.

[가가란]

……해치웠나.

라퀴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라퀴스]

지금까지 조우했던 악마 근처에는 문제의 도형이 존재했어.

마도서에 적힌 그림을 감안해 생각하면,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상상이 갈꺼야.

[이블아이]

……!

라퀴스, 설마──

[라퀴스]

──여기서는 악마 소환 의식이 거행되고 있었을지도 몰라.

[가가란]

──!

>악마 소환……!

>그런 일이……!

[이블아이]

저 악마를, 누군가가 불러냈단 말인가……!?

상당히 노련한 술사가 아니라면, 할 수 없을 것 같은데…….

[라퀴스]

보통은 그렇겠지만…….

자신의 역량을 뛰어넘는 서번트의 소환을 가능하게 하는 의식이 존재한다면?

[가가란]

의식……?

[이블아이]

……설마……

그게…… 이 도형이라는 거냐?

[라퀴스]

이건 아마도 소환진──

힘이 부족한 자라도 도형과 제물의 힘을 빌려, 악마를 소환하기 쉽게 하는 의식이 아닐까?

[이블아이]

술자의 힘을 보조하는 의식이란 건가…….

그런 마술이라니, 짐작가는 게 없지만…….

[가가란]

이블아이조차 모른다는 건…….

상당히 마이너한 마술이란 말인가?

[라퀴스]

추측이지만──

세간에는 알려지지 않은 조직이 연구해온 의식일지도 모르겠네.

[티아]

지하조직이란 건가……?

예를 들어, 죽음을 숭배하는 사교 라던지…….

[라퀴스]

그래.

이번의 경우는, 악마를 숭배하는 조직…이려나?

[가가란]

이런 세상이니 말이야. 말법사상이 판쳐도 이상하진 않지만…….

악마 숭배라니 참.

[라퀴스]

아직 확증은 없지만, 현 단계의 가설으로서는 이 정도로 보이네.

──뭔가, 의견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훌륭한 추론인 것 같습니다.

[슬라코]

(상정대로의 사고에, 도달해줬군요……!)

[■■■]

(오히려, 상상 이상으로 순조롭게 일이 진행된 거 같은데…….

아이템 배치가 적절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라퀴스씨는 이런 종류의 장르를 잘 아는 걸까……?

신관전사인데………. 척척 가설을 늘어놓았는데…….

어쨌든…….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돼서 천만다행이야…….)

[이블아이]

음…….

[가가란]

아직도 신경쓰이는 게 있어?

[라퀴스]

정답은 소환자에게 직접 물어봅시다.

그럼 일단──

──!

별개 행동 중인 모험자팀으로부터, 《전언Message》이 왔어.

(띠링)

[라퀴스]

──무슨 일이시죠?

[모험자]

아……가…….

도, 도와…….

[라퀴스]

여러분……?

대답해주세요……!

[가가란]

어이, 왜 그래……!

설마…… 걔들한테 무슨 일이 생긴건가?

[라퀴스]

──그들 곁으로 가봅시다.

[이블아이]

……위험할지도 모른다고?

>그렇기 때문에 가야만 합니다.

>우리들의 임무를 떠올려주세요.

[라퀴스]

맞아요.

우리는 위험을 배제하기 위해 여기 온 거잖아?

[이블아이]

어어…….

──맞는 말이네.

.

.

.

[라퀴스]

다들……!

무사하신가요……!

[티아]

──!

저걸 봐……!

[모험자]

읍…… 끄악……!

[티나]

아, 악마가…… 인간을……!

[가가란]

이 자식들…… 웃기지도 않는 짓을……!

[라퀴스]

──쓰러뜨리겠어!

[티아]

알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