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지하 하수도』

[클레만티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님

──소이님도, 동행하셨군요.

[소이]

앙? 팀을 짜는건 자유잖아?

뭐 문제라도 있냐?

[클레만티느]

아뇨, ■■■님의 결정에 참견할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소이님.

[소이]

쯧…….

[슬라임코]

그, 그래서…….

저희한테 부탁하고 싶은 일이란 건……?

[클레만티느]

──이쪽으로 와주시겠나요?

.

.

.

[슬라임코]

와아…….

게시판에 벽보가 잔뜩 붙어있어요……!

[클레만티느]

붙어있는 종이 하나하나에 의뢰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모험자는 자신의 랭크에 따른 의뢰를 선택해, 성공하면 보수를 받는 시스템입니다.

[소이]

모험자의 룰쯤은 알고있어.

얼른 본론으로 들어가.

[클레만티느]

알겠습니다.

제가 의뢰하고 싶은 건──

──지하 하수도 조사 임무입니다.

[소이]

지하하수도…… 에 란텔 지하에 둘러진 광대한 하수도인가.

그래서, 뭘 조사해야 하지?

[클레만티느]

위생용 점액체의 현황입니다.

[슬라임코]

위생용…… 점액체??

[클레만티느]

다른 많은 도시와 마찬가지로 에 란텔에선 하수 처리용으로 저급 점액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슬라임 종이로군요.

[슬라임코]

──!

[클레만티느]

위생 슬라임은 오수에 함유된 물질을 양분으로 삼습니다.

지하 하수도에 위생 슬라임을 설치하면 오수를 정화해 주죠.

[슬라임코]

뭐…… 합리적인 사용방법이긴 하지만…….

[소이]

하수도에 슬라임이네…….

근데 저급 슬라임은 어느 정도 양분을 모으면 분열하지 않아?

[클레만티느]

잘 알고 계시군요.

말씀하신 대로, 위생 슬라임은 양분을 비축하면 분열하어 수를 늘립니다.

[슬라임코]

그거 위험한 게 아닌지……?

[클레만티느]

네. 그래서 시시때때로 솎아내고 있습니다.

하류에 있는 오수처리장에는 늘어난 슬라임을 막기 위한 높은 벽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인구가 증가하면서 폐기물의 양도 늘고 있기에

평소 같으면 지금쯤 늘어난 슬라임이 오수처리장에 나타날텐데요──

>나타나지 않은 겁니까?

>증식이 확인되지 않은 건가요?

[클레만티느]

네. 원인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소이]

어떤 이유로, 슬라임이 사멸한 거 아니야?

[클레만티느]

그렇다면 오수는 정화가 되지 않을텐데요…….

지금도 정화는 문제없이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슬라임코]

그건…… 이상하네요.

■■■씨,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떠한 이유로, 슬라임이 밖으로 나올 수 없다던가……?

>슬라임의 수가 늘어나지 않는 이유로는 뭐가 있나…….

[소이]

수가 늘지 않는 이유인가…….

슬라임을 포식하는 생물이라도, 서식하게 됐다던가?

[클레만티느]

만약 그렇다면 시급히 대처해야겠네요.

시민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으니.

어쨌든, 위험한 사태가 생기기 전에 ■■■님께서 원인을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본 안건의 해명에는, 도시장께서도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소이]

……!

성공하면, 우리의 이름이 도시장에게도 알려질 수 있다는 건가?

[슬라임코]

출세로 이어질 기회일지도요……!

슬라임도 신경 쓰이고요!

[■■■]

(슬라임은 둘째치고…….

클레만티느씨가 내민 부탁, 거기에 도시장도 기대를 걸고 있다면──)

>──받겠습니다.

>──저희가 해결해보겠습니다.

[클레만티느]

감사합니다.

■■■님이라면, 그렇게 말씀해주실 줄 알고 있었습니다.

가능하다면 슬라임 샘플 몇개를 채취해주실 수 있을까요?

만약을 위해 연구자들에게 돌리고 싶어서요.

>알겠습니다.

>맡겨만 주십시오.

[클레만티느]

하수도 관리인에게는 제가 이야기 해두겠어요.

의뢰가 완료됐을 때는 번거로우시겠지만 이쪽으로 돌아와주세요.

좋은 보고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슬라임코]

모험자로서의 데뷔전이네요…….

힘냅시다! ■■■씨.

.

.

.

[슬라임코]

여기가 오수처리장인가요…….

지하 하수도 입구는 저기네요!

[소이]

당연하게도 인기척은 없네요. 여기라면 어조를 신경쓸 필요도 없을 것 같아요.

미천한 자 행세하고 있는 건 마음 편한 일이 아니니까요.

──그 여자가 말했던 대로 오수는 확실히 정화되어 있는 것 같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근처에는 슬라임의 기척은 없다, 니…….

>원인을 알아봅시다.

>탐색을 개시합시다.

[소이]

예, 임무에 착수합시다.

이것도 준비해 놓지요.

[슬라임코]

솔류션님, 그 봉지는……?

[소이]

슬라임 포획용 입니다.

연금술사가 산성내성 가공을 한 것으로, 하루 정도라면 슬라임을 유지해 둘 수 있다고 합니다.

[슬라임코]

역시 솔류션님입니다!

준비는 완벽하시네요.

[소이]

같은 슬라임라곤 해도, 이러한 장소에 저는 오래 머물고 싶지 않으니.

임무는 빠르게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슬라임코]

알겠습니다! 그럼 관리인분께 격자의 열쇠를 빌려올께요!

.

.

.

[슬라임코]

우와……! 관리인분이 말씀하시던 대로 깜깜하네요……!

[소이]

문제없습니다.

이 도구를 사용하면──

(밝아짐)

[슬라임코]

……!

이러면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소이]

형광봉── 연금용액을 혼합해 빛을 발생시키는 도구라고 합니다.

모험자에게 유용한 물건이라고.

다소 밝아졌다곤 하지만 주위에 신경써주세요.

폐기물을 건드렸다간 감염증 등에 걸릴 위험성도 있으니까요.

[슬라임코]

신중하게 갑시다!

.

.

.

[슬라임코]

현재로서는 슬라임의 모습이 보이질 않네요…….

역시, 뭔가 이상이──

[소이]

──조용.

뭔가가 가까워질 기미가 있습니다.

[슬라임코]

……! 슬라임입니다……!

[소이]

이쪽을 사냥감으로 인식하는 것 같아요.

──대처하도록 하겠습니다!

[전투]

[소이]

그다지 강한 상대는 아니었지만…….

저 움직임은──

[슬라임코]

곧장 이쪽을 향해 왔네요…….

[■■■]

(저급 슬라임은 보통, 사냥감이 지나가기를 기다릴 터…….)

>……이상하네요.

>신경쓰이는군요.

[소이]

네.

슬라임이 저런 움직임을 취할 상황이라면──

[슬라임코]

……!

또, 또 이쪽으로 옵니다……!

[소이]

……역시 묘하네요.

뭐, 지금은 생각이나 하고있을 때가 아닌 것 같지만요.

[전투]

[슬라임코]

어, 어떻게든…….

이쪽으로 온 슬라임은 쓰러트렸네요!

[소이]

수 자체는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그 움직임은 신경쓰이네요.

슬라임이 저런 움직임을 한 이유는──

>배가 고팠던 걸까요.

>적의가 있던 걸까요. -선택

[소이]

그럴 가능성은…… 생각하기 힘드네요. 저급 슬라임 종에게는 높은 지능이 없으니까요.

단순히, 배가 고팠던 게 아닐까요?

──그렇다면 묘하네요.

그 여자 얘기로는 양분은 풍부하게 있다고 했는데요…….

>안으로 가봅시다.

>탐색을 이어갑시다.

[소이]

──네.

안으로 들어가면 단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

.

.

[슬라임코]

나름대로 걸어왔는데……. 수상한 기색은 없네요.

통로는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고, 소형 동물도 보이지 않습니다……!

[소이]

폐기물이나 동물 등은 위생 슬라임에게 처리되고 있는 거겠지요.

[슬라임코]

위생 슬라임은 일을 잘 해내고 있단 거로군요!

저급 슬라임치고는 좋은 일처리입니다!

[소이]

하지만 폐기물이나 소동물을 먹어치워지고 있다면──

슬라임의 수도 그에 걸맞게 늘어나지 않은 게, 부자연스럽지만…….

[슬라임코]

……!

그,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그럼 어째서──

[슬라임코]

──!

또, 또 슬라임이 이쪽에……!

[소이]

그럼 빨리 정리…….

──!

>지금까지의 개체보다, 크다……!

>사이즈가 다르다……!

[소이]

──잠시만, 진심을 내기로 하죠.

물러나세요!

[전투]

[소이]

후우…….

처리는 했지만──

[슬라임코]

방금 그 커다란 개체는 대체……!?

>영양을 너무 많이 섭취한걸까.

>……이상하네. -선택

[소이]

예, 명백하게 이상합니다.

전에 들었던 대로, 저급 슬라임은 보통 어느 정도의 영양을 축적하면 분열하므로.

고위의 슬라임이라면 분열은 하지 않습니다만.

──뭐, 예외는 있지만 말이죠.

[슬라임코]

슬라임계의 영웅── 홍련님 말이로군요!

포식한 생물의 강함에 따라 생성되는 인페르노 슬라임을 뿜어내는 그 기술──

「슬라임 토해내기」는 모든 슬라임종에게 있어 동경의 대상입니다!

[소이]

확실히 훌륭한 기술이긴 하지만…….

■■■가 따라갈 수 없는 슬라임 토크는, 여기서는 삼가세요.

[슬라임코]

……!

실례했습니다!

[소이]

나중에 어울려드릴테니.

[슬라임코]

만세에에!!!!

[소이]

그나저나, 저급 슬라임이 분열하지도 않고 저렇게 크게 성장하다니…….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변이한 걸까요?

>뭔가 이상이 발생하고 있다던지……? -선택

[소이]

네. 그럴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이상인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지만…….

──■■■. 당신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

(위생 슬라임에 뭔가 이상이 발생하고 있다면……. 머지않아 위협이 될지도 모른다.

클레만티느씨의 우려를 고려하면──)

>저 슬라임을 조사해봅시다

>다른 개체가 없는지 찾아냅시다.

[소이]

네.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후후. 나베랄에서 듣은대로 적확한 판단을 내리는 편이네요.

[슬라임코]

아까와 같은 슬라임을 찾아내면 되는 거군요!

알겠습니다! 설령 사소한 흔적일지라도……. 슬라임종의 긍지에 걸고, 찾아내보겠습니다!

.

.

.

[슬라임코]

…….

언뜻 보기엔 깔끔하게 청소된 통로로밖에 보이지 않지만…….

저의 감각(슬라임 센스)를 속일 수는 없습니다!

점액의 흔적, 포식한 자국──

저쪽입니다!

[전투]

[슬라임코]

가까이 온 슬라임은 쓰러트렸지만…….

흔적이 저쪽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이]

겨냥도에 의하면, 그쪽 방향은──

[슬라임코]

저수조네요!

[소이]

즉, 오수가 모이는 장소…….

그곳이 비정상적인 슬라임의 발생원이란 건가요?

>가봅시다.

>저수조를 조사해 봅시다.

[소이]

예, 그럼 가보도록 합시다.

──길 안내는, 저에게 맡겨두세요.

.

.

.

[슬라임코]

여기가 저수조일텐데요…….

──!!

[소이]

아까 봤던 개체보다도, 더 큰 슬라임이에요……!

[슬라임코]

어, 어째서 저렇게나……!

[소이]

자세한 건 알 수 없지만…….

뭔가 이상이 생겨서 분열하지 않고 거대화한 거겠지요.

[대형 슬라임]

쥬르……쥬르르…….

[소이]

──배고픈 것 같아요.

이쪽으로 다가옵니다.

>처리합시다!

>섬멸합시다!

[소이]

알겠습니다.

같은 슬라임이긴 하지만 격의 차이를 알려드리지요.

[전투]

[슬라임코]

──해냈네요!

역시 솔류션 님입니다!

[소이]

마음 놓는 건 너무 일러요.

어딘가에 다른 개체가 숨어있지 않지 않다는 보장이 없어요.

[슬라임코]

……!? 그, 그렇네요……!

그래도, 근처에 숨을만한 장소 따윈…….

[■■■]

(숨을만한 곳이라면──)

>──위라던지?

[슬라임코]

──!

[슬라임코]

아와와……!

위, 위험할 뻔 했어요……! 거리를 벌리지 않았다면 지금쯤……!

[소이]

감사의 말은 나중에 전하세요.

[거대 슬라임]

쥬르르…….

[소이]

덩치만은 훌륭하네요.

그렇다면── 잘게 찢어 드리겠어요!

[전투]

[소이]

──정찰을 가봤는데,

이 근처에 적성생물의 기척은 없는 것 같더군요.

[슬라임코]

그, 그럼…….

이 근처에는 더 이상 그 슬라임은…….

[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면 되겠지요.

[슬라임코]

다행이네요……!

[소이]

저 슬라임은 어떠한 이유로 변이하여 분열하는 능력을 잃고

영양을 계속 축적한 결과, 거대해진 것이라 생각됩니다.

[슬라임코]

분열하지 않는다면 이 이상 늘지는 않는다……는 걸까요?

[소이]

장담은 못하지만…… 아마도요.

수가 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하수도가 깨끗하게 청소되고 있던 것은,

거구에 걸맞은 식욕을 가진 개체들이 하수도 안을 배회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비정상적인 슬라임에게 먹이를 빼앗긴 탓에 다른 슬라임들은 배가 고팠던 거겠죠.

문제는──

>저런 개체가, 어째서 출현한 건가…….

>변이한 이유……로군요.

[소이]

──네.

그 이유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슬라임코]

예, 예를 들어, '균열'에서 생긴 장기에 오염되었다, 던지……?

[소이]

이 하수도의 어딘가에 '균열'이 있다는 건가요?

세 나라의 정예가 모이는 이 도시의 지하에 '균열'이 있다면 큰일입니다만……. 인간들도, 경계를 강화하고 있을 겁니다.

열등종인 인간이라곤 해도 '균열'을 놓칠 만큼 어리석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네요.

[슬라임코]

……말씀하신대로 그렇네요.

그렇다면 어째서……?

[■■■]

(신경쓰이긴 하지만……. 원인을 특정하기에는, 정보가 부족해──)

>일단 귀환해야 겠지요.

>분석은 전문가에게 맡깁시다.

[소이]

네. 그러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슬라임 파편을 채취해 놓지요.

.

.

.

[소이]

……이걸로 됐겠지요.

그럼 ■■■, 지상으로 돌아갑──

(찡그림)

[슬라임코]

소, 솔류션님……?

왜 그러십니까……?

[소이]

어두워서 판별하기 어려웠는데, 저 벽은──

(뚜벅뚜벅)

[소이]

……역시…….

(우르릉)

[슬라임코]

벽 속에, 문이……!?

과연 도적계 클래스를 습득하신 솔류션 님이십니다!

[소이]

제 기술보다 더 신경 써야 할 게 있겠지요.

──겨냥도에는 없는 방인 것 같은데 어떻게 할까요?

>만약을 위해 안을 살펴봅시다.

>확인은 해두어야 하리라고.

[소이]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먼저 가보지요. 방 안에 함정이 설치되지 않았다는 보장은 없으니.

.

.

.

[소이]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들어오세요.

[슬라임코]

이 방은…….

나무상자가 많이 놓여있는데요…….

[소이]

내용물을 살펴봤는데 토목공사용 도구였어요.

[슬라임코]

작업자들의 휴게소인걸까요?

[소이]

……굳이, 문을 숨길만한 이유를 모르겠습니다만…….

그렇지만 수상한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어떠한 이유로 방기된 작은 방일지도 모르겠네요.

[■■■]

(사람이 다니지도 않는 하수도인데 굳이 입구를 가린 이유는 신경쓰이지만──)

>지금은 임무완료 보고를 우선시합시다.

>일단 위치만 적어둘까요.

[소이]

그렇네요.

그럼 돌아갈까요?

[슬라임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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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임 토크가 꽤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