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크고 아름다운 우하향 곡선을 공유했었는데 매달 공유해주면 좋을 것 같아서 4월꺼 업데이트했어.

(1) 월간 리포트

언제나 그렇듯 우하향이긴 하나 4월 특이사항이 있다면..

원래는 확장팩 출시 월에 거래액 정점을 찍고 그 다음 월 거래액은 거의 50% 가까이 드랍하는 게 정상인데

- '20년 4월 황폐한 아웃랜드 출시 후 5월 드랍률: 52.8%

- '20년 8월 스칼로맨스 아카데미 출시 후 9월 드랍률: 51.1%

- '20년 11월 광기의 다크문 축제 출시 후 12월 드랍률: 53.7%

3월 불모의 땅 출시 후 4월 드랍률은 8.2% 밖에 안 되는데 이건 당연한 게... 불모의 땅 출시일이 3월 31일임.

4월에도 불모의 땅 확장팩 구매력이 어느 정도는 지속이 될 수 밖에 없었던 타이밍이고.

그리고 위 그래프에 보라색 점선으로 '레전드 오브 룬테라' 추이도 추가해놨음.

'20년 3, 4월 오픈베타 기간에도 거래액은 나오고 있었는데 '20년 5월 정식 출시 월에

딱 한번 월 거래금액* 기준으로 하스스톤을 앞선 적이 있고 다시는 하스스톤한테 못 비비고 있음.

*거래금액이라 함은, 환불금액 다 제하고 남은 금액임. 환불 포함되었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아서 명시했음

레오룬은 그냥 거의 0에 수렴하는 직선이라 봐도 무방함.

(2) 테마 리포트

뭐 또 얘기해줄 거리가 없을까 짬내서 고민해보다가...

오리지널(Classic) 팩과 보상의 길 도입 이후 선술집 패스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함.

'16년 4월 고대신 확팩이 도입되면서 이 놈의 정규/야생 포맷이 등장했고 당시 상당히 많은 유저들이 이 포맷 도입을 반대했었음.

반대의 주된 이유는 '왜 내가 돈 주고 산 카드의 유효기간을 2년으로 제한하냐?'라는 거였는데

사실 난 애초에 야생에서 놀 계획을 갖고 있어서 크게 뭐 거부감이 들진 않았었음.

고대신 출시 전에 블리자드가 북미에서 소수의 인플루언서를 모아 이 포맷 도입을 설명했는데,

유일하게 Trump가 "오리지널 팩도 로테이션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던 애라고 알고 있음.

결론적으로는 Trump의 생각이 맞게 되었고, 나도 1-2년 지나선 오리 팩이 계속 정규에 있는 게 맞지 않다고 생각하게 됐음.

어쨌든 블리자드가 (당연하게도) Trump의 의견을 무시했고

벤 브로드는 정규/야생 포맷 도입 시점에 "오리지널 팩은 야생에 가지 않는다"라고 공언을 하게 됨.

물론 '17년 4월에 라그나로스와 실바나스를 야생에 보내면서 이 공언은 1년 만에 거짓말이 됐고 나도 이 때는 좀 많이 짜증이 났었음.

라그나로스와 실바나스는 각각 8코/6코에선 대체 불가한 카드라서 메타 고착화를 유발하니

블리자드 입장에선 어쩔 수 없이 야생에 보내는 거였지만, 사실 문제는 라그/실바 뿐만이 아닌 오리지널 팩 그 자체에 있었다고 봐야 함.

(라그/실바의 경우 '13년 하반기 클베 때부터 '17년 4월까지 메타에서 배제된 적이 없었음)

매해 정규력이 바뀔 때마다 이 놈의 기본(Basic)/오리지널(Classic) 카드에 대한 밸런싱은 블리자드 입장에선 큰 고민거리였지.

공언은 이미 해놨지.. 밸런싱 능력은 없지...

그래서 블리자드 놈들이 이 밸런싱하기도 귀찮은 오리 팩을 야생으로 보낼 계획을 짰고

오리 팩 거래금액이 빵꾸나는 걸 막기 위해 보상(창렬/매크로)의 길을 도입하고 그에 따른 선술집 패스를 도입한 거라 봐야 함.

아래 그래프를 보면 감이 올텐데...

오렌지색 그래프가 '20년 1월부터 '21년 4월까지 오리지널 팩 월 거래금액 추이임.
'20년 5월과 '21년 3, 4월에 오리 팩 월 거래금액이 튀는 이유는 "황금 오리지널 팩"을 판매했기 때문임.

지금 하스에 고인물 유저 비중이 높아서 게임에 대한 충성도도 높고 유료 인앱아이템에 대한 반응률도 되게 좋은 편임.

황금 오리지널 팩 한시적으로 상점에 내놓을 때마다 굉장히 잘 팔림.

그런데 블리자드가 멍청한 게 뭐냐면, 이걸 상시로 팔면 될 텐데 꼭 한시적으로 판매를 함.

타임어택 방식으로 판매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는 모양인가 본데

이건 미국 어바인 본사에 있는 BM 설계하는 놈이 오판하고 있는 듯함.

암튼 황금 오리지널 팩이 상점에 판매되는 시즌을 제외하고는 사실 오리 팩은

전체 하스스톤 거래금액에 영향을 거의 못 주는 수준임.

내가 BM을 담당하는 직원이었다면 황금 팩을 상시로 팔아보고 오리 팩을 야생으로 보내는 시도를 했을텐데

얘네들은 그냥 평소에 오리 팩이 잘 안 팔리기도 하고 밸런싱하기도 귀찮으니까

불땅 출시하면서 야생으로 보내버릴 계획을 짠 거 같고 그 직전 다크문 확장팩에서 일종의 테스트를 한 거 같음.

"기존 선술집 패스를 보상의 길에서 리워드를 주는 선술집 패스로 속성을 바꾸면 얼마나 팔릴까?"

이걸 다크문 때 테스트를 해보니, 다크문 선술집 패스가 오리 팩 잘 팔릴 때만큼 팔리더라는거지. (보라색 그래프 고점 보면 됨)

다시 얘기하지만, 블리자드가 멍청한 게..

- 다크문 선술집 패스도 팔고 (사실상 이건 강매 수준임)

- 황금 다크문 팩도 팔고

- 황금 스칼로맨스 팩도 팔고

다 왕창 상점에 풀면 될걸 가지고 자꾸 이상하게 테스트를 하고 앉아 있는 거 같음.

암튼, 다크문 선술집 패스는 매출 관점에서는 오리지널 팩을 대체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한 거지.

그래서 오리 팩은 결국 야생으로 가게 된 게 아닐까 싶어. 불모의 땅 선술집 패스도 어쨌든 잘 팔린 거 같고..

내가 바라는 건 그냥,

황금 팩, 뒷면, 스킨 같은 아이템을 항상 상점에서 팔았으면 하는 건데 왜 이걸 안 하는 건지 참 궁금함.

그럼 다음 달에 시간 나면 또 업데이트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