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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이달의 뮤지션 23회: Master's Hammer

버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8.12 18:36:32
조회 1457 추천 27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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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이 끝날 조짐을 보였던 1980년대 후반은 익스트림 메탈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블랙메탈이 막 태동하던 시기이기도 했는데, 놀랍게도 아직 공산당 독1재가 지배하던 동유럽은 갓 태어난 블랙메탈의 초기 중심지 중 한 곳이었다. 이 글에서 다루는 마스터스해머는 헝가리의 토멘터(Tormentor, 메이헴의 보컬리스트 아틸라를 배출한 것으로 유명)와 함께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 동유럽 블랙메탈을 대표하는 거장이자, 다크스론, 버줌, 이모탈, 고르고르스 등의 노르웨이 세컨드웨이브 밴드들이 정형화하기 이전의 원시적인 블랙메탈의 모범 사례를 가장 잘 보여주는 동시에, 노르웨이씬에 막대한 영향을 주어 블랙메탈의 원형이 형성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위대한 밴드로 평가받는다.


마스터스해머는 공산당 검열을 피해 불법으로 밀수한 서구권의 메탈 음악들, 예컨대 영국의 베놈, 스웨덴의 바쏘리, 덴마크의 머시풀 페이트, 스위스의 헬해머 등과 당대 체코의 유명 언더그라운드 메탈 밴드인 루트(Root)와 크립토르(Kryptor)의 영향을 받아 1987년에 결성되었다. 밴드의 결성 당시 부터 유일한 음악적 지향점은 블랙메탈이었으며, 다른 메탈 장르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당시에는 냉전이 한참이었기에 밴드의 초창기를 철의 장막 뒤에서 암울하게 보낼 수 밖에 없었지만, 점차 냉전이 종결될 조짐이 보이자 그들의 음악을 녹음한 불법 테이프가 국외로 유출되기 시작했고 곧 전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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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하고 오컬트적인 사운드로 유명한 마스터스해머의 음악은 어느정도는 기술적 부족과 예산상의 한계 때문에 의도하지 않게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들은 당대 체코 메탈씬의 표준과도 상당히 거리가 먼 실험적인 음악을 구사하였는데(동시대 동유럽의 메탈 밴드들은 여전히 스래시 메탈을 연주하고 있었음), 비주류로 출발하여 추후에 노르웨이에서 표준화된 블랙메탈의 일반적 양식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점은 이들의 독특한 창조성을 방증하는 사례이다.


밴드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1991년까지는 다른 블랙메탈 밴드와 마찬가지로 사탄주의와 신비주의로부터 강력한 영향을 받았지만, 마스터스해머의 블랙메탈과 사탄주의는 교회를 불태우거나 동료를 살해하는 노르웨이의 그것과는 상당히 달랐으며,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기 보다는 시와 철학서적을 읽으며 지하실에 쳐박혀서 작사와 작곡에 몰두하는 것에만 영향을 주었다.


그 이후에는 이단 종교, 인도 철학, 사이비과학 등 보다 넓은 오컬트 주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때문인지 음악적 성향 역시 블랙메탈에서 상당히 이탈한 면모를 보인다. (밴드의 리더인 프란티셰크 슈트롬 역시 자신들의 음악은 정형화를 거부하며 블랙메탈은 표출의 한 수단일 뿐이라고 말하였음.) 이들의 후기 앨범이 대체로 인기가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아이러니하게도 마스터스해머의 음악은 스탠다드를 거부하면서도 블랙메탈의 스탠다드에 가장 가까울 때 높은 평가를 받고 그들이 추구하는 전위적인 실험을 행할때는 비교적 낮은 평가를 받는 역설적인 면모를 가진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Ritual (1991)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블랙메탈 밴드 다크스론의 리더 펜리츠는 이 앨범을 "체코슬로바키아 출신의 최초의 노르웨이 블랙메탈 앨범"이라고 평하였다. 이 짧은 한줄평은 이 앨범의 역사적, 음악적 가치를 잘 반영한다고 볼 수 있는데, 확실히 버줌과 다크스론 이전에 나왔기 때문에 현대적인 블랙메탈의 표준과는 어느정도 거리가 있고 스래시 메탈적인 면모가 많이 남아있지만, 동시에 확실히 추후 노르웨이 블랙메탈에서 보이는 문법이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서, 프로토-블랙메탈로서의 성격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의 메탈에서 블랙메탈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이 앨범은, 지금의 관점에서 본다면 다양한 장르의 리프를 활용하기에 특이한 느낌을 준다. 템포 역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블랙메탈에 비하면 상당히 느리고, 조악한 음향조건 때문인지 베이스가 매우 선명하게 들려 보컬을 제외한다면 정신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보다 근본적으로 컬트적인 이유는 신디사이저 키보드의 적극적인 활용과 체코어로 노래하는 보컬의 기이한 창법에 있다. 엽기적인 키보드는 앨범의 분위기를 더욱 괴악하게 만드는 동시에 소위 "에픽"한 느낌을 주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며, 보컬의 경우 표준적인 스크리밍에서 매우 거리가 먼, 비유해보건대 운동을 하고 헉헉대는 사람의 목소리와 유사한 느낌을 준다.


추천 트랙 : Pád modly, Rituál, Jáma pekel




Jilemnický Okultista (1992)



데뷔 앨범을 발표하고 바로 1년뒤에 연달아 발표된 정규 2집 Jilemnický Okultista 은 1집만큼이나 높은 평가를 받는 앨범이다. 킹 다이아몬드의 영향을 받아 "블랙메탈 오페레타"로 기획된 이 앨범은 전작보다도 훨씬 더 실험적인 앨범으로서 블랙메탈로서의 성격이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키보드와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만든) 오케스트라가 사운드 전개의 중심에 서서 기타 리프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아방가르드 메탈로 분류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이 때문에 실험적인 사운드보다 정통 블랙메탈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이 앨범의 평은 그렇게 좋지는 못하다.


이 앨범의 가사 역시 체코어로 쓰여져 있기 때문에 거의 이해할 수 없지만, 무려 대본까지 제공되는, 일종의 오페라 형식을 갖추고 있다. 1913년의 체코 보헤미아의 시골 마을의 치정싸움과 신비주의를 다루는 3개의 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사실 가사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외국인의 이 점을 염두하고 음악을 듣기는 어렵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가사가 어떤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데 전혀 알아들을 수 없다는 점은, 오케스트라를 모방하려는 90년대 초반의 조악한 컴퓨터 사운드, 싸구려 신디사이저 키보드가 주도하는 곡의 흐름, 그리고 1집에서도 특히 두드러졌던 보컬의 이상한 창법과 결합되어, 본토 체코인은 느낄 수 없는, 오로지 외국어 화자만 체감할 수 있는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추천 트랙 : Mezi kopci cesta je klikatá...



사실 팬들에게 기억되는 마스터스해머는 딱 2집까지인데, 3년뒤인 1995년에 발매한 제3집은 메탈이 아니라 일렉트로닉 앨범으로서 엄청난 혹평을 받았으며, 그 뒤로 2009년까지 밴드는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상기한 두 앨범은 대형 메탈 레이블인 뉴클리어 블라스트에서 재발매하기도 했으나, 정작 밴드 당사자들에게는 어떤 수익도 돌아가지 않고 밴드의 리더도 구매하지 말라고 하는 등 판권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밴드의 리더는 폰트 제작자로 생계를 유지 중.



https://youtu.be/8uuIlcxxXiY


비하적인 의미에서 메탈이 아니라고 폄하하는게 아니라, 갑자기 장르가 일렉트로닉으로 급전회하여 메탈팬의 입장에서는 들을 가치가 없는 앨범.



https://youtu.be/ywj0eZBvDI4


14년이 지난 2009년에 발매한 4집 Mantras 는 다시 어느정도 메탈로 돌아왔으며, 그 뒤로 꾸준히 앨범을 발매하고 있으나 한결같이 좋은 평을 받지 못하고 있음.




[ 이달의 뮤지션 ]

1회: St. Vinc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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