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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탈과 클래식의 관계.앱에서 작성

ㅇㅇ(223.39) 2024.05.22 22:52:26
조회 236 추천 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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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과 클래식은 흔히 비교되곤 하고, 내가 "어떤 음악 좋아하냐"라는 질문에 메탈과 클래식을 좋아한다고 답했을때 놀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되려 "둘이 비슷하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런가보구나"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메탈과 클래식이 차이점도 많이 가지고 있고 (굳이 열거할 필요 없을 정도로 표면적으로도 명백하게 드러난다) 절대 둘이 같은 장르가 될 수는 없고 되면 안되기도 하지만 (클래식의 모방이 아니라 독자적 의미를 가져야하기 때문에), 근본적 공통점을 가지는 것이 사실이다.


메탈과 클래식의 그 근본적 공통점이란 둘 모두 '진지한 음악'이라는 데에 있다. 표면적으로도 여러가지 단서들은 존재한다. 예를들어 멜로디만 봐도 메탈에서 쓰이는 멜로디들이 다른 대중 음악보다 클래식에 가깝다는 것은 쉽게 느낄 수 있다 (클래식의 멜로디를 메탈식으로 연주하면 이상하긴 해도 반대로 메탈의 멜로디를 클래식적으로 연주하면 괜찮긴 하다). 여기에 구조적인 면에서의 구체적 예시도 있다 (멜로딕 프레이즈의 주제화와 절-후렴 구조의 배제): http://cafe.daum.net/extrememetal/Bk5K/39. 그러나 세부적인 화성과 대위법, 연관된 주제와 동기의 사용 등을 넘어서 그 모든 것을 통해 이루어내는 결과물이 중요하다 - 메탈과 클래식 모두 최고의 경우에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도 확실한 구조를 지니며 그를 통해 무게있는 주제를 표현하는, 서사적인 음악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무게있는 주제라는 것은 말그대로 '여자와 술'이 아니라 '죽음, 철학, 자연' 등에 가까운 것을 말하는데, 가사적인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많은 경우에 무게있는 가사를 동반하긴 하지만). 이는 베토벤과 인슬레이브드의 음악 모두에게서 느낄 수 있는, 현실을 초월하는 신화적 성격을 가지면서 오락처럼 현실에서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어두운 면과 대면하게 하는 특성을 말한다. 흔히 친구들끼리 농담따먹는 것에 비해 철학적 토론을 '진지한 대화'라고 하듯, 메탈과 클래식은 대중 음악에 비해 '진지한 음악'인 것이다.


메탈과 클래식의 근본적 공통성을 이해했다면 메탈이 락의 하위장르라는 명제가 부정되어야함을 알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메탈은 락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 중 하나였을 뿐만 아니라 그걸 넘어서 독자적 체계를 구축하고 확실한 예술성을 거머쥔 장르로, 프로그레시브 락이나 펑크보다 훨씬 락에서 멀리 떨어져나갔다. 블랙사바스의 War Pigs는 이미 완전한 메탈일 뿐만 아니라 락이라고 할 수 없으며, 특히 데스메탈과 블랙메탈의 최고의 밴드들은 락 음악과 사실상 표먼적 요소 일부를 제외하고는 공통점이 없는 수준이다.


물론 여기서 "그러나 이 '최고의 앨범들'이 아니라 수많은 평균적 수준의 메탈 밴드들을 보면 상황이 다르지 않은가?"라고 반문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대한 대답은 간단하다: 첫째로, 예술 양식은 최고 수준의 예술적 업적을 이뤄내면서 후대에 큰 영향을 주는 (물론 예술성 없이 영향력만 있으면 소용없다) 예술가들에 의해 정의되는 것이지, 평균에 의해 정의되는 것이다 아니고 (간단히 생각해보라 - 고전주의가 18세기의 평균적 무명 작곡가에 의해 정의되는가 아니면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에 의해 정의되는가?), 둘째로 최고 수준의 앨범들에 나타나는 저 특성들이 그 아래의 밴드들에서도 각기 다른 정도로 등장하기에 장르 전체적 성격으로 볼 근거가 있다. 따라서 대중 매체에서는 자신들을 위협하는 장르인 메탈의 독자성을 인정하지 않고, 심지어는 메탈을 다른 대중 음악과 마찬가지로 만들어버리려하지만 (그래서 탄생하는 것이 바로 False Metal이다), 모름지기 메탈헤드라면 메탈이 락이 아닌 고유한 장르임을 인지해야 한다.







현대 대중 문화는 표면적이고 일시적인 쾌락만을 좇는, 현실 도피적 오락이다. 반면 메탈은 현실과 깊이있고 진지하게 대면하게 하는 예술이다.





​물론 인간의 내적, 외적 갈등을 심오하게 다루는 것도 가능하지만, 메탈이 다른 장르에 비해 (클래식에 비해서도) 갖는 결정적 장점은 인간성의 초월에 있다. 이는 인간에서 인간적인 면모를 빼앗는 블랙메탈과 인간을 완전히 배제해버리고 괴물의 경지에 다다르는 데스메탈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물론 블랙메탈과 데스메탈의 상위권 일부를 얘기하는 것이고, 클래식 및 다른 메탈 장르들에도 이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는 작품들이 존재한다). ​


속세의 우민들은 음악 감상을 자신의 인간적 감정에 따라 결정한다. 슬플 때 우울한 음악을 찾고, 사랑에 빠졌을 때 사랑 노래를 찾고, 신나서 흥겨운 음악을 찾고, 화나서 판테라를 찾는다.


우리는 그것을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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