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 고마워!

베 : 즐거워 보이네요 뭘 그리고 계신가요?

도 : 아 이거? 뭐게?

베 : 자동차의 시방서*인가요?

도 : 정답! 

안 : 라는 건 컨트롤에서 새 자동차 구매 허가가 나온 거네.

치 : 차? 차라면 흰 색이 한 대 있지 않소.

도 : 그건 공주의 차. 스파이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차가 필요하단 말이야.

베 : 그러고보니 저번 건 망가졌네요.

도 : 그래서 돌리숍에서 뭔가 희망사항이 있으면 신기능도 추가해준다고 하니깐 기왕에 이것저것 주문하려고 그리고 있었단 말씀.

베 : 좋네요

치 : 취향대로 자동차를 만드는 건가? 흥미로우니 나도...

안 : 치세는 빨리 숙제를 끝내.

프 : 네! 저도 생각이 있어요!

베 : 공주님 뭐하시는 건가요! / 안 : 프린세스, 옷이 더러워지잖아.

베 : 그런 일 안 해도 제가! / 안 : 청소라면 내가 대신

도 : 생각이라고 해도 차 한 대 골라서 그 이후는 성능을 어떻게 할 지 정하는 거니까 재밌는 일도 아닌걸.

프 : 어머 그런 거였나요.

도 : 물론 기능적인 요청이 있으면 반영할 거지만.

베 : 저 한 마디 하겠는데요 도로시 씨. 이거. 이 술 들어가는 문짝 포켓의 어디가 기능적인 필요가 있죠?

도 : 엣. 그 쇼핑하고 나서 짐 실을 때 필요하려나~ 아니 그 시선인 뭔데! 내가 음주운전하려고 그러는 것도 아니고...

     아니 그 표정은 어떻게 해석하면 되는 건데?

베 : 보세요. 공주님도 화내고 있잖아요.

도 : 저건 화내는 얼굴이 아니잖아.

치 : 냄새나는 게 아닐까?

안 : 분명 도로시야.

도 : 너네들 패버린다.

프 : 냄새나지 않아요.

도 : 왜 거기에만 반응하는 건데. 알겠다고. 프린세스도 생각이 있는거지? 예산에 달렸지만 희망사항은 반영할테니깐.

프 : 그럼 다같이 생각해봐요!

치 : 동의하오!

베 : 뭘 채택할 지는 다수결로 정하죠!

안 : 안 질거야.

도 : 그런 게 아니라니깐.

도 : 그럼 각자 희망사항을 적어온 거지? / 전원 : 네!

도 : 좋아, 그럼 누구부터 할래?

베 : 저요! 

도 : 그럼 베아트부터.

베 : 그럼 저의 요청은 이겁니다!

치 : 이건 뭘까.

프 : 엄청 개성적이네!

안 : 베아트, 설명을.

베 : 제 컨셉은 안전입니다. 우선 중요한 건 아무리 맞아도 절대 안전한 외장. 이건 필수에요.

도 : 차량에 철갑 같은 걸 두르면 엄청 무겁다고?

치 : 집채만하네. 총탄은 피하면 되지 않소.

베 : 치세 씨도 아니고 피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리고 치세 씨는 모를 수도 있겠지만 혁명 소동 때 새 대성당으로 향하다가

     군대로부터 말 그대로 집중포화를 맞고 진짜 벌집이 될 뻔 했다니까요. 솔직히 살아서 여기 있는 게 기적이에요.

치 : 그랬던 건가.

프 : 그렇게 위험한 일을 당했다니.

치 : 아니 그런 의미는...

안 : 그 바퀴는 어떻게 된 거야?

베 : 아 이건 말이죠. 바퀴를 벨트로 묶어서 주파력을 올린 거에요.

도 : 그런 짓 하면 느려지잖아. 굳이 필요한가?

베 : 까먹은 건가요 도로시 씨?

도 : 에?

베 : 저번에 갑자기 운전대를 바꿔 잡았을 때 눈길 때문에 전혀 조작이 되지 않아서 죽을 뻔 했다구요.

     안전하게 달릴 수 없는 차는 논외에요.

치 : 자네, 고생이 많구만.

베 : 고생하고 있습니다.

프 : 그럼 다음은 내가. 먼저 베이스가 되는 차는 이거에요.

도 : 에 이거 뭐임?

베 : 이런 차 진짜 있긴 한가요?

프 :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한 게 이겁니다.

도 : 컬러로 보니 더 화려하네.

안 : 멋있네.

도 : 진심이야? 너무 눈에 띄잖아.

베 : 공주님. 왜 이렇게 차에 축음기가 잔뜩 붙어 있나요.

프 : 이건 음악을 듣기 위해서에요. 차는 즐거운 기분으로 타고 싶잖아요?

도 : 임무 때문에 타는 건데?

치 : 저 꽃들은 뭔가?

프 : 귀여우면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안 : 그렇군.

도 : 그렇군이 아니잖아.

프 : 참고로 제가 가장 미는 건 이거에요. 무려, 자동차에서 홍차를 마실 수 있어요.

도 : 이거 홍차였구나.

안 : 좋은 아이디어네.

치 : 우웩.

베 : 위생적으로 이건 좀...

프 : 어머, 안 될까요.

도 : 임무에 쓰는 거니까 눈에 띄는 건 좀...

치 : 백조의 입에서 구토... 아니 홍차가 나오는 건 놀랐지만 그 외에는 공주다운 기품 넘치는 작품이었소.

     하지만 기품이라 하면 내 작품도 지지 않소! 보시오!

베 : 또 성인가요?

치 : 또라니 그거 너무하네.

안 : 컨셉은 뭐지.

치 : 성일세.

베 : 역시 성이잖아요.

치 : 아니아니 그냥 성이 아닐세. 우선 차체는 최고급 와지마누리*.

     그리고 무려 지붕과 객실은 황금으로 칠해, 그 정점은 금으로 된 샤치호코로 장식하는 거요!

베 : 또 생선이 타고 있어.

치 : 샤치호코일세!

안 : 일본에서는 이런 게 고풍스러운 건가 보네.

치 : 그렇소!

도 : 뭔가 재수가 없어보이는 차네.

치 : 어째서?

프 : 치세 씨는 샤치호코를 정말 좋아하나 보네요! 잘 전해졌어요!

치 : 아니 그걸 전하고 싶었던 게 아닌데...

안 : 마지막은 나네.

도 : 아니 너무 진심이잖아. 이미 설계도 아님?

치 : 이건 대단하네.

베 : C볼이 실려 있네요.

프 : 저거 봐! 저거 나?

안 : 스파이 활동을 하는 이상, 이런저런 위기에 대응할 필요가 있어.

     이 차는 C볼을 써서 나는 것이 가능해. 그리고 객실은 완전밀폐. 여차하면 강으로 뛰어들어서 잠수주행도 가능해.

치 : 이건 좋구만. 이 차라면 강에 박아도 흠뻑 젖을 일이 없겠구만.

도 : 보통 차라면 강에 뛰어들 일이 없어!

베 : 이거면 되지 않나요.

도 : C볼 실으면 가격이 얼마나 나갈 지 아는거야.

안 : 괜찮아. 컨트롤이 어떻게든 해 줄거야.

도 : 컨트롤을 철썩같이 믿는구만. 교섭하는 건 나라고.

프 : 의견도 모였으니 뒷일은 컨트롤에 맡기는 게 어떨까요.

베 : 그렇네요.

도 : 그렇네요 할 일이 아니라고. 직접 제출하는 건 나인데.

안 : 컨트롤이 어느 안을 채택하느냐로 누가 제일 신뢰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거네.

도 : 기능으로 고르자고. 뒷말 안 나오게.

치 : 그 말대로일세. 편견만 없다면 내 작품이 가장 우아하니까.

베 : 기능이라고 말했잖아요. 안전 면에서 생각하면 제 것이 제일이에요.

프 : 어느 하나를 고르는 게 아니라 전부의 장점을 골랐으면 좋겠네.

치 : 어느 게 선택될 지 기대되는구만. 

도 : 컨트롤에 상식이 있기를 바랄 수밖에 없겠네.

안 : 홍차 나오는 기능은 좋네. 내 것에도 넣을까. 

도 : 제발 봐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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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역 오역이 있을 테니 감안하길 바람

*시방서 : 공사 따위에서 일정한 순서 등을 적은 문서라고 함.

와지마누리 : 이시카와현 북단 와지마 특산의 칠기라고 함.

그 외에 샤치호코는 저번에도 나왔으니 패스.

베아트가 만든 건 딱 봐도 탱크인데 치세가 만든 거보고 도로시가 불길하다 한건 무슨 드립인지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