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에 아리우스 학생들이 나오고, 마침 대책없는대책위원회 시즌2가 나온다길래 대강 뇌피셜 싸지를 겸 적어봄.
언제나 틀릴 가능성이 있고 억지주장 하는 거니 걸러들을 사람은 걸러들어라.
-아리우스 학교의 디자인

아리우스 학교의 마크는 티아라? 가시관? 을 쓴 해골과 장미다.
개인적으로 아리우스파에 대해선 내가 신학과가 아니라 잘 모르지만, 적어도 해골과 장미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 정도는 이야기해줄 수 있다.
삼위일체(트리니티)를 부정하여 예수를 성부와 동일시하는 게 아니라 성부가 현현한 화신같은 느낌으로 분리하려 했다는 이야긴데 가시 면류관은 몰라도 해골과 장미와는 분명히 거리가 있지. 게다가 아리우스는 4세기의 일이기도 하고. (아리우스파의 주장이 여호와의 증인 주장과 비슷하단 건 넘어가자. 나는 잘 몰라.)
게다가 가운뎃나라 수출도 할 게임에 해골이 웬 말이냐 싶기도 해서, 앱뜯한 념글로 가서 아리우스 출신 학생들을 좀 보기로 했음.



아리우스 학생들을 그린 일러레가 한 명만 그런지는 몰라도, 아리우스 학생에게는 디자인적으로 공통점이 여러 개 존재한다.
1. 다른 학교보다 유독 십자가가 많이 겹치는 헤일로
2. 총과 옷에 Vanitas Vanitatum Omnia Vanitas라는 문구를 확인 가능함
3. 캐릭터별로 포인트 컬러가 들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흰색 코트와 검정색 내의(이건 밀레니엄의 학생에게도 보임)
4. 팔이나 옷소매, 신발 등에 디자인 포인트로 들어가 있는 매듭
다른 곳에서도 함의가 있을 수 있지만, 내가 이번 글에서 눈여겨 본 건 Vanitas Vanitatum Omnia Vanitas다.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Vanitas Vanitatum Omnia Vanitas : 바니타스 사조
예술사 및 철학사는 당대 커다란 역사적 사건과 함께 봐야 이해가 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병마와 전쟁의 바람이 불 때 회의주의와 죽음을 고찰하는 류의 유행이 크게 들이닥치지.
특히 서양 근대 문화사는 흑사병과 30년 전쟁, 그리고 그 전후의 상황의 영향이 매우 커.

(1490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프레스코화. 슬로베니아 성 삼위일체 교회 소재)
그 일례로 14세기 흑사병이 지배한 후, 전 세계적으로 죽음의 두려움이 지나가고 안정화될 즈음(그래도 흑사병이 사라지지 않았다)인 15세기엔
아! 흑사병 앞에는 모두가 평등하구나! 란 깨달음을 얻어 죽음의 무도Danse Macabre라는 그림 소재가,
누구든 언젠가 죽으니 현실을 열심히 살라는 뜻의 죽음을 기억하라Memento Mori라는 문구가 유행을 하게 되지.
시간이 흐르고 흘러 16세기 초중반, 여러 군데에 전쟁을 벌이던 카를 5세가 달리 군비를 충당할 데가 네덜란드밖에 없자, 합스부르크 왕가의 지배 하에 있던 네덜란드는 유래 없는 수탈을 당하게 된다.
게다가 한창 개신교의 종교개혁이 있을 때 즈음임. 네덜란드의 가톨릭 성상을 개신교인들이 파괴했다고 해서, 개신교에 어느정도 중립을 지키려던 네덜란드 귀족의 목을 스페인 총독이 와서 자르고, 그 외 마음에 안 드는 관련인물과 귀족들의 목을 전부 자르는 일이 생겼지. 네덜란드의 자치권을 무시하면서 말야.
당연히 이 네덜란드는 가만히 있지 않아. 스페인에서 벗어나려는 독립 전쟁을 하게 됐지.
이 쪽은 그냥 사회적 배경이라고 치자. 지금 중요한 건 이게 아냐. 사람이 존나 많이 죽었다는게 중요하다.
저 네덜란드 수탈동안 네덜란드 귀족들이 많이 죽어나가고 몰락하게 되니, 네덜란드 회화계는 상당히 큰 타격을 받음.
돈많던 호구 고객님이 하루이틀새에 갑자기 목만 떡하고 오시니 아니 우리 돈주시던 고객님 어찌 목만 오셨소 하며 슬퍼하게 되던 때였지.
모든 게 허무하고 막막하던 시절이였을 거야. 권력자라고 생각했던 자들이 눈 앞에서 사라지거나 돈을 잃어 망하고, 네덜란드가 스페인에게 지배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하는 사건이기도 하니까.
그 때 그림을 그리던 사람들에게 다시 눈에 들어온 건 옛 회화의 문구, 죽음을 기억하라Memento Mori였지. 여기서부터 네덜란드 르네상스 회화계에선 역대급 히트를 치게 만드는 예술사조 유행이 시작된다.

(얀 마뷰즈, "해골", 1517, 나무에 유채, 43*27 cm. 루브르 미술관 소장품)

(얀 샌더슨 반 헤메센, "바니타스", 1538년 추정, 패널에 유채, 90*73cm. 릴 미술관 소장품)
전도서 1장 2절의 문구,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Vanitas Vanitatum Omnia Vanitas를 모토로 온갖 곳에 해골을 끼얹는,
바니타스Vanitas 사조의 시작이지.
잘 보다가 갑자기 해골이 등장함.
인물화를 보다가 해골이 등장함.
정물화의 중앙에 해골을 넣어둠.
특히 얀 샌더슨 반 헤메센은 초상화를 그리던 작가다. 누구보다 네덜란드의 당시 정세를 잘 알 사람이라 의도성이 다분하지.
하지만 초기 독립전쟁, 즉 16세기 중후반에는 때에는 이 심상이 사실 그렇게까지 많이 다뤄지진 않았어.

(아드리안 판 위트레흐트, "해골과 꽃다발이 있는 바니타스 정물", 1642년 추정, 캔버스에 유채, 67*86cm, 개인 소장)

(얀 다비드존 데 헴, "바니타스 정물", 1630년 추정, 나무에 유채, 23*35cm, 스톡홀름 국립 박물관 소장)
(주: 연도가 갑자기 1630년으로 뛰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가들간의 링크가 없는가 하면 그건 또 아니다. 네덜란드 회화사 흐름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귀찮아서 그냥 넘긴 것 뿐.)
17세기 초반, 이 네덜란드의 수탈과 독립전쟁이 발단이 되어 전 유럽을 전쟁에 빠트린 30년 전쟁이 발발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재유행하게 돼.
전란의 시대고 많은 사람들이 죽었으니 '죽음'이라는 주제를 상당히 뼈저리게 느끼고 다닐 때, 뭐 그릴 거 없나 싶었던 30년 전쟁 시기의 네덜란드 미술가들은 자연스럽게 이 선대 작가들의 개힙함(와 해골! 아시는구나!)에 감명을 받게 됐지. 이 때부터 네덜란드 온 군데서 저렇게 바니타스 정물화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정물화 작가라면 바니타스화정도는 기본적으로 여러번 그려볼 정도고. 특히 노년의 작가들은 꼭 그리고 넘어갈 정도였지.
당장 이걸 소재로 그린 당대 작가만 해도 저기 위의 아드리안 판 위트레흐트Adriaen van Utrecht, 야곱 드 게인 2세Jacob de Gheyn II, 하르멘 스텐윅Harmen Steenwijck, 얀 다비드존 데 헴Jan Davidszoon de Heem 등이 있음. 어차피 갤넘들은 몰라도 되지만 어쨌건 네덜란드의 날고 긴다는 존나 많은 작가들이 전부 한 번 이상 그렸다는 것만 알면 됨.
이게 아마도 저 아리우스 학교의 해골과 장미의 유래일 것임.
-의문점 : 아리우스 학교는 대체 어떤 분야를 담당할까?
근데 왜 하필 아리우스파와 바니타스 사조일까?
바니타스 사조랑 아리우스파의 연관성은 되게 옅어보이는 데 말이지.
하지만 하나 억측은 할 수 있다.
설명하자면 복잡하지만 아리우스의 주장은 그리스 철학의 존재론에 바탕을 둠. 존재론을 바탕으로 성부 성자 성령 중 하나-예수를 의심했지.
그렇다면 아리우스파는 이단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아마도)불변진리라 여겨졌던 것을 최초로 철학으로써 의심한 교파라고도 볼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저 바니타스 사조가 폭발하듯 성장하는 바탕이 되는 30년 전쟁은 근대 철학사의 한 획을 긋는 사람을 완성시켰지.
바로 르네 데카르트야.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을 탄생시킨 그 분 말이야.
아리우스 학교의 담당 분야가 철학인 게 아니면 두 요소의 연관성이 성립되지 않음. 아마 스토리 내에서도 떡밥을 많이 안고 있지 않을까?
얘네 소속 학생 헤일로가 블루아카 푸쉬알림 마크랑 똑같다는 것까지 포함해서 말이야.
요약
-아리우스 학교 마크의 해골과 장미는 바니타스 사조에서 가져왔음을 암시하는 부분이 여러 개 있음.
-바니타스 사조던 아리우스파던 철학과 존재론에 영향이 상당히 깊음.
-아리우스 학교는 철학과 관련된 학교로 의심됨.
P.S. 아리우스파랑 30년 전쟁은 종교개혁이라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아리우스파는 이단으로 분류됐고, 개신교는 종교개혁을 성공함. 그리고 종교 쪽으로 넘어간다면 바니타스가 지향하는 회의주의와 맞지 않아.
P.P.S



아즈사 느이 지금 모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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