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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소설핫산) 학생에게 선물을 잘못 줘 버렸습니다 (소라사키 히나 편)

슬로보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2 01: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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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핫산 모음집



원문

6,989자

일상















“선생님, 이쪽 서류는 다 끝났어.”


이미 밤이 깊어가고 있었지만 샬레 집무실에는 여전히 불이 켜져 있었다.


“고마워, 히나.”

“...고맙다는 말은 됐어. 다음 서류 끝내자.”

“그래야지…”


샬레 당번으로 온 소라사키 히나는 오늘도 분주히 업무를 도와주고 있다. 아무리 양이 많다지만 역시 학생들에게 이렇게 일의 상당량을 도움 받는다는 사실이 어른으로서 조금 부끄럽게도 느껴진다.


“...봐, 여기 틀렸어.”

“아아… 미안.”

“...괜찮아. 얼른 손 움직여.”


그렇게 히나에게 혼이 나면서 몇 시간 동안 일을 진행하다 보니 어느덧 오늘 업무가 끝났다.


“고마워, 히나 덕에 무사히 끝냈어.”

“딱히 별 거 아니야. 그보다 선생님은 일을 너무 쌓아 둬.”

“그럴지도.”

“...나도 남한테 이래라 저래라 할 입장은 아닐지 몰라도, 선생님은 좀 더 자기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어.”

“하하하… 그렇긴 해.”


쓴웃음을 지으며 서로를 위로한다. 카페라떼 두 잔을 끓여서 그 중 한 잔을 그녀에게 건넸다. 게헨나의 선도부장을 맡고 있는 그녀가 매일 얼마나 심한 격무에 시달리고 있을지는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히나는 아직 피아노 치고 있어?”

“...엣?”


문득 궁금해져서 화제를 돌리자 히나는 상당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응… 뭐… 그 뒤로 그렇게 많이 늘지는 않았는데… 가끔씩 쳐.”

“그래. 히나 너도 자기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나 보네. 다행이야.”

“...읏! 부, 부끄러운 얘기 하지 마…!”

“그랬어?”

“이, 일단은… 사적인 일이니까…”


꼬물거리는 히나를 보고 있자니 껴안고서 귀여워해 주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 안 되지 안 돼. 그녀가 싫어할 만한 일은 피해야 한다. 그러던 중에 문득 한 가지가 떠올랐다.


“히나… 새로운 곡을 연주해보지 않을래?”

“엣?”


히나가 피아노를 치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 괜한 참견이 아닐까 싶으면서도 악보집을 한 권 샀다. 어지럽혀진 책상에서 봉투에 담긴 악보집을 끄집어낸다.


“괜찮다면 이 중에서 마음에 드는 곡을 연주해 봤으면 좋겠네.”

“...선생님!”


히나의 표정이 확 밝아진다.


“기뻐… 응, 정말로. 소중히 간직할게, 선생님.”

“하핫, 보답은 히나의 연주로 부탁해.”


그 뒤로 히나가 돌아가기 전까지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밤을 보냈다. 환하게 웃으며 게헨나로 돌아가는 히나를 보며, 그녀와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생각을 하고는 나는 수면실로 향했다.





~~~~~



“...하아… 오늘도 수고했어.”

“고생하셨습니다, 부장님.”


아코가 내려주는 평소와 다름없이 맛없는 커피를 마시면서 나는 책상 위에 쌓인 서류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난동을 부리는 온천개발부를 제압한 다음 뒷정리는 이오리에게 맡기고, 시내에서 테러를 계획하는 미식연구회를 발견한 즉시 제압한 뒤 납치된 아이키요 후우카를 구출한다. 헬멧단을 한꺼번에 쓸어버린 뒤 치나츠 쪽으로 연행하고, 마코토의 듣기 싫은 비아냥을 흘려 넘긴다.

그것이 게헨나의 일상이다.

그런 일상이 끝나고 방으로 돌아와 단 3시간의 잠을 청하고 나면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단지 오늘은 달랐다. 평소보다 서류를 처리하는 속도가 빨라진 것 같다. 응, 분명히 빨라졌다.


“...아코, 나머지는 부탁할게.”

“부장님!?”

“이미 다 끝내 둔 거니까 내보내 줘. 나는 볼일이 있어서 오늘은 이만 가 볼게.”

“에엣!?”


코트를 걸친 뒤 집무실을 나선다. 평소보다 더 빠른 속도로 마무리된 서류를 보고 아코는 깜짝 놀랐다.


“대,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뒤에서 아코의 목소리가 작게 들려왔지만 신경쓰지 않고 지나친다. 교사를 나와서 나는 늘 가던 곳으로 향했다.

구 교사.

폐허가 된 건물 안에는 그랜드 피아노 한 대가 놓여 있었다. 만마전 파티 때 연주를 하게 되어서 곧잘 이곳을 연습 장소로 사용했다. 파티가 끝난 뒤에도 피아노를 연주하기 위해 가끔 이곳을 찾았다.


“음… 선생님께 받은 악보가…”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선생님에게 받은 악보를 빨리 연습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종이봉투에서 악보를 꺼내 피아노 악보대에 올려놓았다. 악보를 살펴보자 가장 먼저 어떤 위화감이 느껴졌다.


“어라…?”


곡명이 써 있지 않다. 보통 악보에는 곡명이 달려있어야 하는데… 생각할 수 있는 이유를 떠올려 봤지만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던 중에 하나의 가능성에 도달했다.


“혹시… 선생님의 창작 악보…?”


화악 하고 얼굴이 단숨에 붉어진다. 선생님은 나한테 자신이 만든 창작곡을 연주해 달라는 걸까!? 이제부터 선생님은 작곡가로 활약하고, 나보고는 피아니스트가 되어 달라는 말이야!?

나는 발을 동동 구르고 만다.

아, 안 돼. 좀 진정해야지. 순간 둘이서 해외로 진출한다거나 콘서트 투어를 한다거나, 호텔에서 둘만의 밤을 보낸다든가 하는 이상한 망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지만 절대 아니다.

순간 전혀 기억에 남아있지 않은 이상한 숲이나 몽구스로 보이는 마스코트가 스쳐 지나간 것 같았지만 분명 착각일 것이다.*

*노다메 칸타빌레의 내용에 대한 언급


응, 절대 아냐.


“처음에는…”


익숙하지는 않지만 어떻게든 손가락을 건반에 대고 소리를 낸다.


딴딴 따라단딴 딴딴딴 따단딴♪


곡 자체는 무척 경쾌한 리듬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한동안 연습을 거듭해 보니 점차 이 곡의 매력이 느껴지는 것 같다. 음계를 타고 오르는 듯한 음정의 흐름과 경쾌한 곡조가 있어 확실히 듣기 좋은 곡이다.


“...즐거워.”


자연스레 그런 말이 입에서 나왔다. 선생님도 이런 생각을 하면서 곡을 썼을까?

…입가에 자연스럽게 미소를 머금고서 나는 아무도 없는 구 교사 안에서 피아노를 계속 치고 있었다.






“오! 히낫치잖아~! 잘 지내지~?”

“평소랑 똑같아.”


며칠 뒤 게헨나 학원 교실에서 나는 키라라와 에리카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두 사람 다 게헨나 학생치고는 정말 착하지만… 내 입장에서 이런 텐션은 조금 견디기 힘들다.


“일단 아직 업무 중인데…”

“에이, 잠깐인데 뭘. 근데 선도부장님, 요즘 무슨 좋은 일 있었어?”

“!?”

“아, 그치? 에리카 쨩도 그렇게 생각하지?”

“표정이 밝아졌네, 선도부장님.”

“...아무 일도 없었어.”

“거짓말~. 이거 히낫치랑 같이 사진 찍으면 바로 알 걸? 요즘 반짝반짝 빛나잖아?”

“그러고 보니 얼핏 들은 소문인데…”

“?”

“아무도 없는 옛 학교 건물에서 피아노 소리가 난다나 뭐라나?”

“...!!?”


잠깐만, 언제 들킨 거지…?


“또 그런다~. 히낫치가 그런 오컬트 같은 걸 믿을 리가 없잖아~.”

“그야 그렇겠지.”


…아니었나 보네. 그래도 좀 더 조심해야겠다…


“미안하지만 다음 일정이 있어서 먼저 갈게?”

“다녀와.”

“또 봐~.”


두 사람을 두고 떠나서 순찰에 나선다.


“근데 그 들려오는 곡이 말이야…”

“응.”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거든…”

“뭔데 그게…?”


뒤에서 들려오는 두 사람의 대화에는 신경쓰지 않고 다음 순찰 장소로 걸어갔다.







하루 일과를 오늘도 또 마치고 나는 구 교사에서 악보를 마주하고 있었다.

…연주에 익숙해진 뒤에 느낀 감상을 말하자면 상당히 괴상한 곡이지만 나쁘지는 않다. 어쩌면 선생님이 나더러 지루해하지 말라고 일부러 밝은 곡으로 만들어 준 걸까…?

띠리링! 스마트폰에서 알림이 울린다.

열어보니 보낸 사람은 선생님이었다.


‘...선생님? 무슨 일이야?’

‘전에 히나한테 준 악보, 어땠는지 궁금해서 모모톡 했는데 방해됐으려나?’

‘...방해일 리가. 이제 얼추 외워진 것 같아. 듣고 싶으면 들려줄게.’

‘정말? 그거 고맙네. 근데 그건 그렇고, 다음에 히나 너만 시간 되면 같이 쇼핑하러 가지 않을래?’


쇼, 쇼핑!?


당황스러운 마음을 가라앉히고 일단은 답장을 입력한다.


‘갈게.’

‘그래, 다행이다.’

‘그… 혹시 괜찮으면 그 악보에 대해서 좀 더 얘기하고 싶어.’

‘정말 마음에 들었나 보네…? 잘 됐다.’

‘그럼… 언제 갈 거야?’


그 뒤로 나는 선생님과 함께 쇼핑을 하기로 약속을 잡았다. 메시지 교환을 마치고… 다시 피아노 연습에 몰두했다.





~~~~~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쇼핑몰 입구 앞에서 나는 소라사키 히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약속 시간까지는 좀 남았지만 문득 저 먼 곳을 보니 작고 하얀 누군가가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기, 기다렸지… 선생님.”

“괜찮아. 아직 약속시간 10분 전이야.”


평소의 단호한 태도를 내려놓고 마치 작은 동물처럼 자신감 없는 표정을 짓는 히나를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보호본능이 발동한다.


“그럼 갈까.”

“...응.”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아 끌고 나와 히나는 쇼핑몰로 들어갔다.

의류, 액세서리, 신발. 쇼케이스에 진열된 다양한 상품들을 보면서 쇼핑몰을 돌아다닌다.


“히나, 이런 건 어때?”

“...좀 화려한 것 같아. 선생님이야말로 저 모자 어때?”

“아하하… 저게 더 화려하지 않을까…”

“후훗.”


그렇게 쇼핑몰을 절반쯤 둘러봤을 때 나는 무언가 한 가지를 발견했다.


“히나, 저기 볼래?”

“?”


‘자유롭게 연주하세요.’


그렇게 써 있는 입간판 근처에는 그랜드 피아노 한 대가 놓여 있었다. 길거리 피아노인 걸까. 키보토스에서는 처음 보는 것 같기도 하다.


“피아노…”

“가까이 가서 볼까.”

“...응.”


히나와 함께 길거리 피아노에 다가간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피아노를 접하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재밌어 보이네.”

“응, 정말.”


히나 쪽을 보니 조금… 이라기보다 꽤 많이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히나?”

“엣!?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렇게 말하면서도 히나의 시선은 피아노에 고정되어 있다. 지금 당장이라도 연주하고 싶다는 듯이.


“히나, 혹시 괜찮으면 연주해 줄래?”

“...엣?”

“모모톡 할 때 지난번에 준 악곡을 이제 연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장했었잖아? 그러니까 히나만 괜찮다면 꼭 연주해줬으면 좋겠어.”

“...그래도 돼?”

“물론.”


잠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둘러본 뒤 히나는 천천히 피아노 쪽으로 향했다. 나도 히나를 뒤따라 걷는다.


“선생님… 할게.”


누구를 향한 것도 아닌데 그런 한 마디를 남긴 뒤, 히나는 조용히 의자에 앉아 피아노를 마주했다.


“...시작할게?”

“응.”


그녀의 하얗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건반에 닿는다. 그리고…


딴딴 따라단딴 딴딴딴 따단딴♪

딴딴 따라단딴 딴딴딴 따라단딴♪

딴딴 따라단딴 딴딴딴 따단딴♪

딴딴딴딴 딴딴딴♪


경쾌하게 연주하는 소리가 금세 주위로 퍼져나갔다.


딴딴딴딴딴딴딴♪ 딴딴딴딴딴딴딴♪


“뭐지?”

“되게 어린 여자애가 치고 있는데?”


딴딴 따라단딴 딴딴딴 따라단딴♪

딴딴 따라단딴 딴딴딴 따라단딴♪


히나의 연주에 관심이 생긴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손가락의 움직임은 더욱 격해지고, 그녀의 몸 또한 곡에 맞춰 흔들린다.


“~♪”


어느새 히나는 가사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응… 역시 이 곡 정말 흥겨워.’


히나의 연주는 쇼핑몰 안에 울려 퍼졌고, 어느새 인파가 형성되어 있었다. 뒤에서도 잘 보이도록 앞줄에 있던 사람들이 어느샌가 쪼그려 앉아 연주를 듣고 있다.


“...월요일도, 당신을 좋아해.”

“...화요일도, 당신을 좋아해.”

“...수요일도, 당신을 좋아해.”

“...목요일도 금요일도 선생님, 선생님…!”

“정–말 좋아해~. 토요일도 일요일도, 당신을 좋아해♪”


“히나 양??!?”


연주에 몰입한 탓인지 히나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리고 다행히 그녀의 목소리도 작았다 보니 가장 가까이 있던 나 말고는 주위 사람들에게 들리지 않는 듯 했다.


딴딴 따라단딴 딴딴딴 따단딴♪

딴딴 따라단딴 딴딴딴 따라단딴♪

딴딴 따라단딴 딴딴딴 따단딴♪

딴딴딴딴 딴딴딴♪


곡이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히나는 연주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그 진지한 표정은 평소의 히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열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소리 하나하나에 마음을 담은 것처럼.

그리고… 조용히 곡이 페이드 아웃 되면서 건반에서 히나의 마지막 손가락이 떨어져 나왔다.


“...하아… 하아… 하아…”


너무 흥분한 탓인지 히나는 어깨를 들썩이며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조용히 뒤를 돌아본다. 그러자,


“““브라보!!!!!”””


우레와 같은 박수가 히나에게 쏟아졌다.


“......”


눈을 꿈뻑거리는 히나. 이렇게 많은 환호를 받는 것은 처음인지도 모른다. 조용히 히나에게 다가가서 슬쩍 말을 건다.


“인사해 드려.”

“...으, 응.”


어색하게 여기면서도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히나. 관객들로부터 더욱 큰 박수가 터져나왔다.


“앗! 선생님!!”


갑자기 그런 목소리가 들려서 뒤를 돌아본다.


“정말 굉장한 연주였죠!!”


트리니티 종합학원에 다니는 아지타니 히후미가 있었다.


“히후미? 왜 여깄어?”

“페로로 님 굿즈를 사러 왔다가 돌아가는 길이었는데요, 되게 익숙한 음악이 들리길래 가까이 와 봤어요!”

“잠시 괜찮을까? 너, 이 곡 알아?”

“네, 아는데요?”

“에? 하지만 이 곡, 이름이…”



“그야 나기사 님의 창작 악보니까요!”



““예?””




~~~~~



“다시 말해서 뭔지 모를 실수 때문에 나기사가 만든 악보가 내 책상 위에 우연히 섞였고, 그걸 히나에게 건네주게 됐다는 말이지…”

“아하하… 그랬나 봐요…”


상황을 정리해보면 아무래도 나는 히나에게 나기사가 만들고 있던 악보를 건넨 모양이다. 그리고 히나는 그 악보를 내가 창작한 줄로 착각하고 의욕적으로 연습했다는 것이다.


“......”


히나는 완전히 의기소침해져 있다.


“히, 히나… 저기, 그렇게 풀죽어 있지 말고.”

“딱히 풀죽은 거 아냐…”


아무리 봐도 그래 보이는데.


“저, 저기…”


히후미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히나 씨가 연주하셨다는 걸 나기사 님께 말씀드려도 될까요?”

“노, 농담하는 거지!?”

“아뇨, 분명 착각에서 시작된 일이기는 하지만 히나 씨가 나기사 님이 쓰신 악보를 이렇게 훌륭하게 연주해 주셨는걸요. 분명 나기사 님도 기뻐하실 거예요. 그… 어쩌면 음악이나 취미 같이 사소한 것들이 또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그런 식으로 아즈사 쨩이나 코하루 쨩이랑 친해졌으니까요. 그렇게 생각해요.”


히후미는 진지한 눈빛으로 히나를 바라본다. 역시 마음이 꺾인 걸까… 히나는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그, 그게… 부끄러우니까 가급적이면 너무 드러내지는 않았으면 좋겠는데… 약간이라면… 괜찮아.”

“감사합니다!”


히후미는 활짝 웃으며 감사를 전한다. 붕붕 손을 흔들며 히후미는 우리 일행과 헤어졌다.


“...그래서 이제 어떡할까.”


의자에 앉아 한숨 돌린다. 히나는 아직 부끄러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부끄러워. 진짜 너무 부끄러워...”

“그럴 거 없다고 생각해.”

“?”

“히나가 그 정도로 열정을 쏟아부을 만한 무언가였다는 뜻이니깐.”

“...역시 부끄러워.”


커버를 쳐 봤지만 역시 쉽지 않을 것 같다. 어떻게든 화제를 돌려보려 한다.


“그런데 그 곡, 가사가 있었던가?”

“엣?”

“월요일도 당신을 좋아해, 화요일도 당신을 좋아해, 뭐 그런 가사를 흥얼거렸잖아.”

“...앗… 아앗… 앗…”


히나의 얼굴이 점점 빨갛게 달아오른다. 어라? 무슨 말실수라도 했나…?


“...어버려.”

“히나?”

“부탁이니까 잊어버려!!!”


그날 온종일 히나는 나와 말을 섞어주지 않았다.





이후 히나로부터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다. ‘죄송해요’ 라는 제목과 함께 음성 데이터가 첨부되어 있었다. 녹음된 음성 데이터가 뭐였냐 하면… 뭐,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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