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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소설핫산) 피폐) 블루 아카이브를, 다시 한번 #20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23 20:03:47
조회 2431 추천 26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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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25자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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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화


요새도시 에리두




『――선생님이 실려온 뒤로 어느 정도 이야기는 들었지만...』


어두컴컴한 베리타스 부실, 서브룸. 그 안에서 투영된 홀로그램, 옅은 빛을 두른 인물이 머리를 싸매고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손에 쥔 단말기를 내려놓으며 씁쓸한 표정으로 중얼거린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회장은.....!』

『최근 뭔가 뒤에서 일을 진행하고 있는 기색은 있었습니다만, 설마 그런 일을 저지르다니――조금, 쇼크네요.』


게임개발부, 베리타스, C&C가 연락을 취한 인물――그것은 밀레니엄 현 학생회, 세미나에 소속된 유우카였다. 그녀는 좋든 나쁘든 게임개발부와 인연이 있어 걸핏하면 부실에 얼굴을 내밀고 있던 학생 중 한 명. 옆에는 서기인 노아도 동석해 있어 유우카와 마찬가지로 슬픔과 당혹감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리스를 유괴하고 헤일로를 파괴한다고? 게다가 저지하려던 선생님을 구속, 폭행까지......? 애초에 회장, 세미나에도 전혀 얼굴을 비추지 않아서 완전히 갑작스러운 이야기고, 전혀 이해가 안 돼!』

『평소부터 엉뚱한 행동을 하는 분이긴 했지만, 이번에는 조금 지나친 듯한......』

『노아! 이건 이제 그런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야!』


노아가 턱 끝에 손가락을 짚으며 그렇게 말하자 눈앞의 데스크를 내리친 유우카가 언성을 높인다.


『이번 일은 아리스쨩의 목숨이 걸려 있다고!? 게다가 선생님도, 자칫하면 지금보다 더 심한 상태가 됐을지도 모르고! 아무리 회장이라도, 아니, 그 이상의 무언가라도――해도 되는 일과 아닌 일이 있잖아!?』

"그래도 자기 선배인데, 가차없네......"

"뭐, 그런 점이 유우카답지!"

"미, 믿음직할, 지도......"


격분한 유우카에게 각각 감상을 흘리는 게임개발부. 그녀는 자신의 상사라 할 수 있는 인물에게 전혀 거리낌 없이 발언한다. 그 후에도 이러쿵저러쿵 말을 이어가는 유우카에게 하레가 가볍게 손을 들며 말한다.


"우리들이라면 비합법적인 방법 밖에 취할 수 없지만, 유우카쪽이라면 내부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어떨까?"

『그래! 맡겨줘, 세미나 내부 정보를 조사해볼게, 전력으로 협력해주겠어!』

『그렇다고는 해도 유우카쨩 말대로 리오 회장은 좀처럼 얼굴을 비추지 않았고, 세미나 내부의 정보로 남아있을 흔적 같은 건――』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며 힘차게 대답하는 유우카에, 뭔가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는 노아. 세미나에서도 이번 건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일로, 애당초 평소 얼굴을 보이지 않는 리오에 대해 찾을 수 있는 정보도 한정되어 있는 듯했다.


"우선 지금 중요한 건 리오 회장이 어디에 있는지, 아리스를 어디로 데려갔는지...... 라는 거지?"

"그렇지, 그걸 찾는 게 최우선일까."

"그렇다면 뭔가 발자취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합니다."

『현재 위치를 알만한 정보...... 유우카쨩, 뭔가 짚이는 건 없나요?』

『에!? 그, 그러네, 어, 음――』

"저기저기."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에 단말에 손을 뻗으려는 유우카. 그런 그녀들에게 호소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시선을 돌리자 어딘가 진정되지 못한 모습으로 생각에 잠긴 아스나의 모습. 그녀의 발끝이 일정 간격으로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가 귀에 닿는다.


"조금 생각해봤는데, 회장은 어떻게 자금을 조달한거야?"

"아스나?"

"아니 그도 그럴게, 부장이 싸웠을 때 무인기도 잔뜩 있었지? 거기에 토키쨩이었나? 그 아이의 전용 무장까지 준비해서 부장과 싸울 정도니까 값싼 건 아닐 거고."


아스나의 말에 네루는 당시 배치되어 있던 로봇들――AMAS를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AMAS였나? 확실히 리오가 제조한 무인기같은 녀석들이 여기저기에 있었긴 했지."

"그렇지? 게다가 아리스쨩을 데리고 갔다는 건, 회장에게도 거점 같은 장소가 있다는 얘기일 테고――왠지 묘한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묘한 느낌이라."


그 추상적이고 어렴풋한 말에 진지한 표정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는 네루. 좋든 나쁘든 그녀는 아스나의 말을 무시하지 않는다. 그 경이로운 직감을 가장 높이 사고 있는 건 그녀라고 해도 좋다. 모모이는 그녀의 말을 듣고 유우카에게 다시 말을 돌렸다.


"저기, 유우카. 실제로 리오 회장은 부자야? 뭔가 로봇이라든가, 잔뜩 만들 수 있는 설비라든가, 거점이라든가, 쿵! 하고 세울 정도로!"

『아, 아무래도 개인적인 이야기가 될테고, 세미나 전체라면 몰라도 회장 개인 자산이라면 정확한 건...... 그래도 굳이 대답한다면, 뭐라 말할 수 없는 미묘한 라인일까?"

"미묘한 라인, 이라고 하면?"


홀로그램 안에서 신음하는 유우카에게 하레는 계속할 것을 재촉한다. 유우카는 단말기를 조작하며 평소의 결재를 떠올리고 눈살을 찌푸린 채 대답했다.


『예산심의회에서도 그렇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연구나 제조, 설계에는 고액의 예산이 필요해. 재료나 부품의 코스트는 물론, 연구개발이나 제조에 필요한 설비, 통신이나 전력도 공짜가 아니고...... 새로운 설비, 그것도 상응하는 규모로 갖추려면 상당한 금액이 움직여. 뭐, 너희들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후훗, C&C분들이 임무 달성 보고와 함께 가져오는 보고서, 거기에 적힌 피해 총액을 봤을 때 유우카쨩의 얼굴, 엄청 귀엽답니다?』

『자, 잠깐, 노아. 지금 그런 얘기 할 때가 아니거든!』

"......뭐, 본래 예산의 6~7배로 불어나면 그렇게 될지도."

"세세한 건 신경쓰지마, 의뢰만 달성하면 문제없겠지."

『문제 없을 리가 없잖아!?』


카린의 미안한 표정과 중얼거림에 반해 전혀 주눅들지 않는 태도의 네루. 거기에 무심코 언성을 높이는 유우카. 여하튼 금전에 무관심한 동아리가 너무 많은 밀레니엄. 개발비를 포함한 예산에 대해 전혀 주저나 절제라는 말을 모르는 이들은, 「이런 금액 허가할 리가 없잖아!」라는 액수를 아무렇지도 않게 요구해 온다. 그렇기에 그때마다 유우카가 고생하는 처지가 되지만.


『으흠! 아무튼 무인기를 처음부터 개발, 설계하고 생산하는 체제를 갖추는 건 그야말로 시간도 돈도 많이 들어. 밀레니엄에 있는 기존의 설비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더더욱...... 음, 1분기 동아리 활동 예산 전체가 있으면 충분할까 모르겠네.』

『사용하고 있는 파츠나 구체적인 성능을 모르기 때문에 단언은 할 수 없지만, 그 부분을 회장이 부실하게 할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고 아마 그에 상응하는 고성능 파츠를 쓰고 있을 겁니다――그렇다면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자금력이 리오 회장에게 있는지 하는 이야기입니다만.』

『할 수 있을 거 같기도 하고, 없을 거 같기도 하고......』


팔짱을 끼고 미간에 주름을 잡으며 신음하는 유우카. 그 모호한 태도에 모모이는 발을 구르며 홀로그램으로 투영된 유우카를 향해 손가락을 내밀며 소리친다.


"확실하지 못하네, 어느 쪽이야!?"

『어, 어쩔 수 없잖아! 나도 밀레니엄 전체의 분기 예산을 전액 감당할 수 있냐고 물으면 조금 어려울 때도 있고......!』

"조금 어려워도, 감당은 할 수 있구나......"


슬쩍 나온 유우카의 개인 자산에 무심코 놀라움과 경외의 목소리가 새어나오는 유즈. 밀레니엄을 관리하는 회계 담당의 이름은 장식이 아니며 그녀는 자신의 자산 운용도 대체로 「칸페키~」하다――그래, 운용하고 있는 펀드가 대폭락이라도 일으키지 않는 한은.


"......그렇구만."

"네루 선배?"


지금까지의 대화를 듣고 있던 네루는 혼자 중얼거리며 고개를 끄덕인다. 아카네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의자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던 네루가 유우카에게 시선을 돌렸다.


"회계, 세미나의 데이터_베이스에서 돈의 흐름을 쫓을 수 있나?"

『에, 그건 구체적으로 어떤......』

"리오 개인의 자산 운운하는 게 아냐, 쫓는 건 세미나 전체의 돈의 흐름."


리오 개인의 자산을 조사하는 게 아니라 세미나 전체의 예산 흐름을 쫓는다. 네루는 지금까지의 대화로부터 대략적인 추측을 내놓고 있었다. 그 녀석이라면 그 정도 대담한 짓을 하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 생각과 함께 전해진 말에 유우카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거라면 내 권한 내에서 가능한 범위지만――네루 선배, 대체 뭘?』

"조금 신경쓰이는 일이 있을 뿐이야, 게다가......"


네루는 바로 옆에 선 아스나를 쳐다보며 씩 웃고 엄지손가락을 향하며 말했다.


"이 녀석의 감은 잘 들어맞거든――속는 셈 치고 조사해봐."



『설마 했는데, 정말로――』

"유우카, 결과가 나왔어!?"

『으, 응......』


네루의 제안으로부터 대략 2시간 후, 다시 투영된 유우카의 홀로그램에 달라붙는 듯한 모모이의 목소리. 그에 반응해 조금 전까지 세미나 단말과 격투하고 있던 유우카가 힘없이 대답한다. 그 표정은 좋지 않다. 곤혹스러움과 분노가 반반이라는 듯한 모습이 드러나고 있었다.


『세미나의 데이터_베이스를 조사했더니 묘하게 위화감이 있는 거래 기록이 발견돼서......』

"위화감이 있는 거래 기록?"

『응, 확실히 기억에 있는 거래였지만 기재되어 있는 금액이 묘하게 크게 느껴졌어. 로그나 백업도 참조했지만 그쪽과도 숫자는 일치했기 때문에 기분탓인가 생각했지만――』

『예산 회의의 회의록이나 제가 개인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종이 매체같은 자료를 확인한 결과, 데이터_베이스의 정보가 의도적으로 조작, 은폐된 흔적이 보였습니다. 설마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었을 줄은......』

"그래서?"


네루가 살짝 눈썹을 찡그리며 다음을 재촉한다. 노아는 손에 쥐고 있던 수첩의 페이지를 한 장 넘기더니 펜을 한 손에 들고 침착한 어조로 대답했다.


『아무래도 세미나 예산을 횡령해 그것을 활용하고 있었던 모양이에요. 예산 일부에 불투명한 흐름이 있었습니다. 제 기록에도, 유우카쨩의 기억에도 없는 운용이에요.』

『거기서 더 나아가 단편적이지만 삭제된 데이터의 복원에 성공했어. 지불된 자금의 루트에서 희미하지만 위치정보도 잡았지. 아마도긴 하지만 아리스쨩이 끌려간 곳은 거기일거야.』

"자, 장소를 알았어......!?"

"역시 유우카!"

"제법이네."

『......일단 홀로그램에 띄울게, 주목해줘.』


빠르게 손끝을 움직여 모두가 들여다보는 홀로그램에 정보를 전송하는 유우카. 잠시 후, 전원의 시야에 한 장의 화상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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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아리스쨩이 있는 장소, 코드 네임 【에리두[Eridu]】야.』


그것이 현재 리오가 잠복한 거점의 이름――그러나, 그녀들은 뭔가를 대답할 수 없다. 그것은 눈앞에 표시된 화상의 규모에 압도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거점이라 부르기에는 너무나 컸다. 다양하게 난립한 빌딩, 그 사이사이로 설계된 고가교, 산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아득한 타워가 중앙에 우뚝 솟아 있고 그 바깥 둘레를 높은 벽이 늘어서 있는 걸 간신히 볼 수 있다. 넓이는 어느 정도인지, 이 화상 한 장으로는 전체 모습을 알 수 없어 확실한 것은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밀레니엄 구획 하나에 필적할 정도의 크기인 건 확실했다.


"이건, 도시......?"

"거, 거점이라든가, 비밀 기지라든가, 그런 레벨이 아니야......"

"커......!"

"이건――엄청나네."

"대체 건설비로 얼마를 쏟아부은 건지."

"회장, 역시 이건 너무한 거 같은데......"


게임개발부, 베리타스, C&C, 저마다 경악과 어이없음의 목소리를 쏟아낸다. 화상 옆에 유우카의 모습이 표시되고, 그녀는 실로 씁쓸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연다. 거기에는 이토록 거대한 도시를 건립할 만한 자금, 그것을 횡령한 리오에 대한 실망과 동시에 그만큼의 횡령을 허락한 자신에 대한 분노가 스며나오고 있었다.


『복원한 도시 데이터에서 발견된 상공 사진이지만, 리오 회장이 비밀리에 건설하고 있던 【종언에 대비하기 위한 요새 도시】, 그게 이것 같아. 군데군데 노이즈가 있어 보기에 불편할지도 모르지만, 정보는 틀림없어.』

『규모는 꽤 큰 것 같네요. 도시 구역이 통째로 존재하는 듯한 상태입니다. 이 정도나 되는 돈의 흐름을 은폐하는 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겠죠.』

『솔직히, 이런 금액이 움직였는데도 눈치채지 못했다니, 스스로도 믿을 수 없는 수준이야....... 대체 몇기분의 예산에 해당하는지,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

"......아."


그런 세미나 두 사람의 말에 문득 아카네가 목소리를 낸다. 그것은 이제 막 뭔가를 깨달았다는 듯이.


"저, 혹시 말이지만, 언젠가 코유키씨가 일으킨 소동과 관계가 있는 건......?"

『코유키――? 앗.』


그 말과 동시에 세미나, C&C 전원의 뇌리에 지나가는 소동의 기억.

세미나 명의로 발행된 채권을 둘러싸고 오디세이아 해양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다양한 사건. 현재도 밀레니엄 타워에 수감되어 있는 주범――쿠로사키 코유키.

그녀가 일으킨 사건으로 인해 한때 밀레니엄의 재정은 엄청난 사태가 되었었다. 그리고 회계 담당인 유우카는 당시의 일을 떠올리며 그 뒤처리와 보상을 포함한 온갖 일에 정신이 팔려있던 기억을 되새기고, 그 뒤에서 암약하고 있었을 리오 회장을 상상하며 시야가 새빨갛게 물들었다.


『그때......!? 코유키이~!』

"소동을 틈타 예산을 움직였군, 주도면밀하다고 해야할까."

"뭐, 그렇게 막대한 돈이 움직였으니까 눈이 흐려져도 어쩔 수 없지. 그렇다면 거래 기록 쪽은 수지결산을 맞추기 위해서인가? 하지만 이런 무식하게 큰 도시 같은 걸 만들고,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리오 회장은 자신이 하기로 결정한 일에 대해서는 절대로 망설이지 않습니다. 좋든 나쁘든 합리적인 판단을――때에 따라 중대한 결단이 촉구되는 순간에도 아무런 망설임 없이 목표 달성을 위해, 강제로 일을 진행시켜 버립니다.』


노아는 굳은 얼굴로 대답하고 손에 든 수첩을 접었다. 그녀의 표정에는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깃들어 있었다.


『리오 회장에게는 이것을 만들어낼만한 이유가 있었겠죠. 위기를 물리치고 키보토스의 종언을 막기위해 동분서주한 결과 다다른 대답이――』

"이 요새도시, 에리두란 건가."


네루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눈을 가늘게 뜬다. 이걸 보면 알 수 있다. 종말을 대비한다는 건 그녀에게 비유 같은 게 아니라는 걸. 말하자면 이것이 그녀에게 있어서 방주――파멸의 미래로부터 세계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라는 얘기다.


『으흠.....! 얻은 데이터는 단편적이지만, 이 중앙 타워가 도시의 기능을 제어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어. 아마도긴 하지만, 아리스쨩이 끌려갔다면 이 타워일거야.』

"――아리스가, 여기에."


유우카가 가리킨 것은 화상 중앙에 우뚝 솟은 거대한 타워, 줄지어 선 유리가 햇빛을 반사해 에리두 중에서도 한층 눈에 띄는 구조물이다. 전원의 시선이 사진의 중심, 중앙 타워로 향한다. 이 안에 아리스가 있다. 그렇게 생각하자 자연스럽게 눈동자가 험악함을 띠었다.


『여하튼 에리두의 위치정보를 베리타스에 보낼게, 단말을 확인해줘.』

"......응, 고마워. 확인했어."


하레가 수중의 단말에 눈을 향하자 전자음과 함께 유우카로부터 에리두에 관한 정보가 전송된다. 그것을 확인한 하레는 고개를 끄덕이고 화면을 몇 번 터치했다.


『솔직히 우리도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입장상,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건 여기까지입니다.』

『그리고, 선생님에게서 눈을 떼고 싶지도 않고――』

"충분해, 도움이 됐어."


세미나로서 현장에 가는 건 어렵다고 중얼거리는 그녀들에게, 네루는 한 손을 들며 감사를 전했다. 그녀들의 입장이나 상황을 생각하면 그건 당연한 판단일 터. 여기서부터는 자신들끼리 움직일 필요가 있다. 정보를 제공받은 것만으로도 충분, 적어도 네루는 그렇게 생각했다.


『다들, 아리스쨩을...... 부탁해.』

"맡겨둬!"

"세미나쪽은 선생님을 부탁합니다."

『물론, 이번엔 침대에 묶어서라도 요양하게 할 테니까!』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경비는 만전을 기했습니다.』

『그럼――힘내 다들!』


그 말을 끝으로 홀로그램은 사라진다. 유우카와 노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어두컴컴한 베리타스의 부실 안에서 다시 한번 모두가 얼굴을 맞대게 됐다. 모두가 조용히 힘을 빼며 생각을 전환한다.


"......자 그럼, 아리스가 있는 장소는 알았지만."

"문제는 대체 어떻게 에리두에 잠입할 것인가, 하는 거네요."

"으, 으응."

"장소는 알고 있고, 이제 그냥 정면으로 돌격해버려도――!"

"――그건 권하지 않아."


기세좋게 말하는 마키의 목소리를 막듯, 부실 입구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늦게 문이 열리고 복도 쪽에서 들어오는 빛, 그쪽으로 얼굴을 돌린 멤버들이 무심코 놀라움에 눈을 크게 뜬다.


"아?"

"어머......"

"어, 어라!? 엔지니어부!?"

"와,와앗......!?"

"여어, 실례할게."


그 자리에 나타난 학생은 3명――그것은 엔지니어부의 우타하, 히비키, 코토리였다. 그녀들은 다 알고있다는 얼굴로 미소를 흘리며 복도에서 들어오는 빛을 등에 업고 가슴을 편다.


"엿듣게 돼서 미안하지만 이야기는 전부 들었어. 정말이지, 뭔가 학교 전체가 소란스럽다 싶더니――꽤나 큰일이 난 모양이네."

"......이번 일은 좀 여러가지로 지나친 거 같아. 아리스에 대한 것도, 선생님에 대한 것도."

"저로서도 리오 회장의 행동에는 의문이 남아요!"


독자적인 정보망으로 입수했는지, 엔지니어부는 사정을 알고서 이 곳――베리타스 부실로 향한 듯했다. 그 후 부실 앞에서 대기하며 지금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들의 등장에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유즈는 무심코 중얼거린다.


"엔지니어부가, 어째서......?"

"간단한 일이야. 리오 회장은 제멋대로 엔지니어부 최대의 발명품을 빼앗아 갔잖아?"

"바, 발명품......?"

"앗!"


그 말에 미도리가 목소리를 높이며 순간적으로 모모이를 본다. 잠깐 멍하니 있던 모모이였지만 자기 여동생의 눈동자를 마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손뼉을 치고 손가락을 하나 치켜세우며 외친다.


"빛의 검[슈퍼노바]!"

"정답."


엔지니어부 최대의 발명품――그것은 다소 과장된 울림으로도 들렸지만 발명품이라는 말 자체는 틀림없다. 앞장선 우타하는 팔짱을 끼며 질렸다는 모습으로 고개를 흔들고 담담하게 말을 읊는다.


"우리의 데이터 실측을 방해하다니, 그건 월권행위나 다름없어. 사실상 엔지니어부를 향한 선전포고라는 얘기야. 이건 엔지니어부로서 도저히 간과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게다가 선생님의 건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고. 선생님은 엔지니어부의 중요한 고객이자 후원자이며 협력자고. 즉, 실질적인 고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야. 그렇다면 리오 회장에게 뭔가 항의 하나라도 하지 않으면――"

"......우타하 선배, 부끄럼쟁이."


무언가 장황하게 말을 늘어놓는 우타하에게 옆에 선 히비키가 툭 중얼거린다. 그 말을 들은 우타하의 뺨에 확 붉은 빛이 돌고 그녀는 헛기침을 한번 넣었다.


"으흠, 히비키?"

"설명하죠! 우타하 선배의 이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친구를 구하러 가고 싶지만 그걸 입에 올리는 건 조금 부끄러워! 게다가 선생님이 당한 처사에 대해서도 참을 수 없어! 그래, 그렇다면 물건을 빼앗긴 걸 빌미로 리오 회장에게 한방 복수를――"

"잠깐, 코토리."

"으읍!"


적나라하게 모든 것을 털어놓으려던 코토리에게 우타하는 즉각 손을 뻗어 그녀의 입을 틀어막는다. 그대로 온몸으로 그녀를 구속하듯 끌어안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수치심을 감추고는 말했다.


"쉿."

"흐그, 으으, 알겟슙니다......!"

"......좋아, 이걸로 비밀은 지켜졌어."

"뭐, 지켜진, 걸까?"

"지켜진 거야."

"앗, 네."


미도리는 우타하에게 압박감을 느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표정이 너무나 진지했기 때문에. 그녀는 코토리로부터 몸을 떼더니 얼버무리듯 헛기침을 하고는 제안한다.


"으흠, 아무튼 중요한 건 아리스를 다시 데려오는 거겠지? 부디 협력하게 해줘."

"응, 나도 도와줄게."

"모르는 게 있다면 뭐든지 물어봐주세요, 네!"


그렇게 말하며 작전의 협력을 제의하는 엔지니어부. 이전 소동에서도 관계가 있던 그녀들. 그 실력은 아군이었던 게임개발부, 베리타스, 적대 관계에 있던 C&C조차도 잘 이해하고 있다. 엔지니어부가 동료가 되어준다고 하니 든든하기 짝이 없다. 게임개발부, 베리타스, C&C도 엔지니어부의 참가를 흔쾌히 받아들이며 환영했다.


"그래서, 음, 침입하는 방법에 대해 뭔가 계책이 있나요?"

"회장이라면 아마 침입자 대비용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을 거야. 우직하게 침입할 거라면 어째서 에리두가 『요새도시』라 불리는지를 몸소 알게 되겠지."

"방어 시스템이라면, 구체적으로는......"

"잠깐, 아까 사진 좀 볼 수 있을까?"

"아, 응."


하레가 고개를 끄덕이고 단말을 조작해 아까 유우카에게서 수신한 에리두의 화상을 홀로그램으로 표시한다. 그녀들은 투영된 그것을 응시하고는 시선을 날카롭게 변화시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화면이 거칠지만――"

"못 볼 정도는 아니야."

"그렇죠!"


각각의 감상을 흘리고 세세한 곳까지 가만히 관찰하는 3명. 그리고 도시의 모든 면에 눈을 향하고는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정보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이건, 바깥쪽 부분이 높은 벽으로 덮여 있는 거 같아...... 꽤 높아."

"외부로부터의 공격을 경계――아니, 이 구조가 도시 기믹의 일부가 되는 걸까? 건물이나 고가교의 위치에 뭔가 숨겨진 의미가 있는 것처럼 느껴져."

"멀리서 판단하긴 어렵지만 여기 보이는 건 다연장 밀사일 발사체예요."

"회장은 드론을 다루고 있었지? 그렇다면 우선 자율드론은 배치되어 있다고 봐야해."

"그렇다면 도시 주변에는 드론과 설치형 탐지기 같은 걸로 정찰망을 깔아뒀다고 생각하는 게 자연스러워. 상공에도 있을 텐데 이 영상에서 보면 모르겠네......"

"이 부분, 대공 설비네요. 상공에서의 침입・공격에는 대공포, 고사기관포로 요격하는 형태일까요?"

"거기에 미사일이 날아와도 놀랍지 않아. 조금 전 코토리가 발견한 것도 있으니까, 어쩌면 레일건을 배치하고 있을 가능성도――"

"대다수는 내부에 수납되어 있으려나. 외부에서 알 수 없는 형태로 해뒀을 테고, 나라면 거기에 장거리 포격을 가할지도...... 지상에 한정한 이야기지만."

"흐음."


투영된 이미지를 가리키고 이따금씩 시선을 교환하며 논의를 나누는 엔지니어부. 그리고 대충 관찰과 의견 교환을 마친 그녀들은 다시금 모두에게 고개를 돌리더니 작게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꺼냈다.


"결론부터 말하면 최소한 정면으로 도전했을 때 자율포대에 의한 포격, 총격, 유도탄, 드론들에 의한 마중 정도는 각오하는 게 좋아. 그리고 바깥 둘레를 높은 벽으로 덮고 있기 때문에 지상에서 정면 돌파할 경우 게이트 같은 걸 돌파할 필요가 있어――당연하지만 전력은 게이트 주변에 집중 배치돼 있을 거고 상당한 격전이 예상돼, 솔직히 권장하지 않아."

"......"

"그, 그럼 어떻게 해야 좋은 거야!?"


요새도시――그 이름에 거짓은 없다.

엔지니어부의 진단, 물론 한정된 정보에 의한 견해가 되지만 그것을 들은 전원이 침묵하고 모모이가 비명 같은 외침을 흘린다. 하지만 정작 그것을 입에 올린 당사자인 엔지니어부에겐 여유로운 기색이 보였다. 우타하는 손끝으로 입술을 가볍게 훑고는 미소를 흘렸다.


"지금 말한 건, 어디까지나 평범하게 도전했을 경우의 이야기야――그렇지, 코토리?"

"네! 에리두 내부에 침입 가능한 루트, 그것도 비교적 안전하게...... 그런 루트는 하나 짐작가는 게 있습니다!"


우타하의 시선을 받은 코토리는 안경을 밀어올리며 자신만만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원래부터 그녀들에게는 침입 경로에 대한 전망이 있었다. 요새도시라 불리는 존재, 언뜻 보기만 해도 상당히 강고한 방위 설비를 갖추고 있을 그것에 정면으로 공격해 들어가는 건 자살 행위다――때문에 그녀들은 그녀들 나름의 싸움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그건, 정말로?"

"대, 대단하잖아!"

"그래서, 그 비교적 안전하게 침입할 수 있는 루트란 건!?"

"간단한 얘기지, 도시건설에 필요한 노동력만이라면 회장이 생산한 드론이나 무인기로 충분할지 모르지만 자재만은 어쩔 수 없어."

"......아."


환희를 드러내며 묻는 그녀들에게 자랑스럽게 답하는 우타하.


"과연, 도시건설 자재 및 물자 반입 루트인가요."

"그런 거야."


아카네의 중얼거림에 고개를 끄덕이는 히비키. 그녀는 단말을 꺼내 밀레니엄 자치구의 전체 맵을 표시해 홀로그램으로 투영했다. 공중에 비치는 밀레니엄 자치구의 영투, 그 바깥쪽이 몇 개 붉게 점멸한다. 그것은 곧 무수한 붉은 선이 되어 밀레니엄 각지로 뻗어갔다.

밀레니엄 교외에서 뻗어나가는 물자 운반용 노선이다.


"밀레니엄 자치구 외곽에는 수송용 무인열차가 많이 있어."

"도시건설 자재를 밀레니엄에서 운송하고 있다면 그 노선 중 어딘가는 에리두와 연결되어 있을 거예요!"

"그 규모의 도시라면 항공루트를 사용하는 일은 없겠지. 한번에 옮길 수 있는 양도 한정되고 비용도 많이 들어. 바다는 가까이 보이지 않았고, 그렇게 되면 육로라는 선택지 하나뿐. 그렇다면 반드시 꼬리가 밟혀. 그리고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이 무인열차에 의한 운반......"

"문제는 어떻게 노선을 산출할 것인가 인데――"

"물론 그 일에 대해서도 작전이 있습니다! 조금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요새도시 에리두, 정면에서 도전하면 말 그대로 요새가 된다. 그러나 자재 반입로를 사용해 뒤로 침입하면 그렇지 않다. 적어도 외곽을 지키는 방위 시스템은 모두 통과해 여력을 보존한 채로 내부에 침입할 수 있을 터.


그 작전을 들은 게임개발부는 무심코 환호성을 지르며 엔지니어부에 칭찬의 말을 건넨다.


"대, 대단하잖아, 엔지니어부!"

"와, 완벽, 해."

"이거라면, 정말로......!"


아리스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희망이 샘솟았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침입할 때까지의 이야기. 베리타스와 C&C는 아직도 생각에 잠긴 채 중얼거린다.


"하지만 잠입했다고 네 끝났습니다――라는 것도 아니야."

"네, 요새도시라 불릴 정도입니다. 내부에도 침입자를 격퇴하는 설비와 전력이 존재하겠죠."

"그렇네요, 아마 리오 회장은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을 테고......"


하레, 코타마의 중얼거림에 아카네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우타하도 같은 말을 할 생각이었는지 손끝으로 팔을 두드리며 긍정으로 답했다.


"그러네, 이건 우리 에상이지만 도시의 보안이나 요격 설비는 물론이고 내부의 방어 시스템도 상당한 수준을 갖추고 있을 거야. 아까 말한 건 어디까지나 도시에 침입하기 전의 이야기, 그리고 만약 침입한다 해도 모두가 말한 대로 그에 걸맞는 마중이 기다리고 있겠지."

"게다가 요새도시의 방어 시스템을 어떻게 해도 아직 문제가 남아 있어."

"엑, 문제라니, 또 있어!?"

"그건 아마......"

"리오 회장의 호위――그 메이드네요."


코타마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한 그것에, 네루가 시선을 한층 날카롭게 만든다. 그녀가 몸을 기댄 의자가 삐걱거리고 그 입술이 불쾌한 듯 열렸다.


"......콜사인・제로포인가."

"확실히 그때의 움직임, 마치 미래가 보이고 있는 거 같았고......"

"게, 게임의, 치트 플레이어, 같았어."


당시의 싸움을 보고 있던 멤버들은 전전긍긍한 모습으로 목소리를 낸다. 요새도시도 분명 골칫거리이긴 하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경우에 따라서는 능가하기까지 할 수 있는 것이 밀레니엄 최강으로 이름 높은 네루를 단독으로 제압한 토키의 존재였다.

그녀를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면, 만약 도시에 침입해도 아리스의 탈환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확신이 모두의 마음속에 존재했다.


"장소는 적지에다, 돌입한다 해도 이쪽이 소모된 상태에서 싸우게 돼."

"이쪽도 정면으로 싸우는 건 상책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카린, 아카네, 아스나가 중얼거리고 네루를 본다. 그리고 동료의 시선을 느끼며 네루는 고개를 끄덕이고 또렷한 어조로 말했따.


"녀석들과 한바탕 싸우기 위해서, 신중한 작전이 필요하겠군."

"......"


그 말에 게임개발부――모모이, 미도리, 유즈 세 명이 아연실색한 모습을 보였다. 모모이는 조심스레 네루에게 다가가더니 창백한 표정으로 묻는다.


"네, 네루 선배, 괜찮아? 열 같은 거 없어......?"

"앙?"

"호, 혹시 상처입은 반동으로――"

"......대체 무슨 이야기야."


갑자기 몸 상태를 걱정받아 의아한 표정으로 게임개발부를 돌아보는 네루. 어딘지 모르게 바보 취급을 받고 있는 듯한 기색을 느끼고 그녀의 이마에 핏대가 떠올랐다. 하지만 네루가 폭발하기 전, C&C 멤버들이 실감이 묻어나는 말을 던졌다.


"임무 모드 부장이다, 걱정 없어."

"괜찮아. 일 모드가 된 부장은 엄청 진지하니까!"

"네, 믿어주세요."


거기엔 수차례 임무를 함께 해온 믿음이 있었다. 그녀는 가식없고 저돌적이며 대부분의 일을 힘으로 돌파해 버리는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그렇다고 해서 뭐든지 그렇다는 건 아니다. 어려운 임무에는 상응하는 준비와 계획이 필요함을 이해하고, 그것을 실행할 만한 이성을 겸비하고 있다.

네루는 게임개발부를 째려보고 어깨를 움찔하는 세명을 흘끗 보고는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귀찮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요새도시에 침입할 수 있었다 해도 은밀 행동으로 꼬맹이를 구출하는 건 불가능해. 그 도시가 리오의 영역인 이상 우리들의 움직임은 훤히 보이겠지. 파고든 시점에서 정면으로 총격전을 벌이게 될 예상을 하고 있는 게 좋아."

"그, 그런 거야......?"

"그래, 누가 뭐래도 그 녀석은 『빅 시스터』니까."


네루는 호불호를 떠나 전 상사인 리오를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십중팔구 자신들이 아리스 탈환을 위해 움직이는 걸 상정하고 있을 터. 그리고 상정한 이상 대비를 게을리할 인물이 아니라는 것도 확신한다.


"하지만 부장, 그렇게 되면 리오 회장의 생각대로인건......"

"그렇지, 그래서 한층 더 화려하게 날뛰며 눈길을 끄는 거야."

"......?"


그런 의문을 품은 아카네의 물음에 네루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엔 그 말 뜻을 알 수 없었던 모모이, 미도리, 마키 같은 이들은 물음표를 띄운다.

잠시 뭔가 생각에 잠겼던 하레는 손가락을 튕기며 눈동자를 네루에게 향했다. 어둠 속에서 그녀의 안광이 반짝인다.


"――혹시, 양동작전?"

"빙고."


하레의 손끝을 마주한 네루는 그 얼굴에 호전적인 빛을 드러내며 웃었다.


"무, 무슨 얘기?"

"그렇군요...... 애초에 저희의 목적은 리오 회장을 쓰러뜨리는 것도 호위 메이드를 쓰러뜨리는 것도 아닌, 아리스를 구출하는 거니까요."

"주력 부대가 눈에 띄게 행동하고 구출 부대가 우회해 아리스를 확보한다......"

"......아아! 둘로 나뉘어서 행동한다는 거야?"


모모이가 내뱉은 의문의 목소리에 코타마, 하레, 마키 순으로 답한다. 네루는 의자를 삐걱거리고는 대담한 미소를 지은 채 긍정으로 답했다.


"그래, 우리 C&C가 정면으로 들이닥쳐서 소란을 피우는 거야. 그러면 리오도, 그 토키라는 녀석도 이쪽을 상대할 수밖에 없겠지? 그 사이에 너희가 꼬맹이를 구출해라. 어중이떠중이 드론 정도면 문제없을 테고――어때, 간단한 이야기잖아?"

"하, 하지만, 실제로 가능해? 이런 요새도시라 불릴 정도의 전력을, C&C만으로――"

"아앙?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냐."


모모이가 던진 의문과 불안에, 네루는 입가를 일그러뜨리며 자신을 엄지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거기에는 자신의 실력에 대한 절대적인 자신감과 결코 끊이지 않는 투쟁심이 어른거리고 있었다.


"그 녀석에게는 크게 한방 먹었으니까 다음에 만나면 배로 돌려주겠다고 결심했다고! 내가 그렇게 결정했으니 문제될 건 없어! 그럼 남은 건 실행할 뿐이야."

"......"


C&C 단독으로 적 세력의 유인, 확실히 단순한 전력으로 말하면 이 중에서 이들이 가장 뛰어난 것은 누구의 눈으로 봐도 분명하다. 그러나, 그 토키에 더해 요새도시의 내부 방위 전력을 도맡는다는 건――꽤나 리스크가 큰 이야기로도 들렸다. 그런 생각과 함께 네루 이외의 부원, C&C로 시선을 돌리자 그녀들 또한 네루와 마찬가지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인다.


"알았다. 부장의 결정에 따르지."

"OK, 맡겨줘!"

"네, 언제나처럼, 적대자에게는 철퇴를."


그녀들에게 망설임은 없다. 거기에는 자신의 리더에 대한 신뢰와, 자신들이라면 가능하다고 하는 자신감에 가득찬 강한 반짝임이 있었다――정체불명의 C&C, 아스마 토키. 그녀는 확실히 위협이다. 그러나 네루 단독이 아니다. C&C 전체가 움직인다면 승리를 쟁취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원래부터 C&C란 팀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그 전투능력을 완전히 발휘하는 존재. 네루의 전투 능력이 밀레니엄 최강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C&C 총원이 모였다면――그보다 위를 향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아카네는 우아하게 메이드복의 옷자락을 걷더니 옆에 자리잡고 있던 무장 케이스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정해졌군요. 정면은 부장과 저희――C&C가 담당하겠습니다."

"흐음, 그렇다면 후방에서 잠입하는 건 게임개발부와 우리 엔지니어부......"

"우리 베리타스는 원격으로 지원하겠어. 방어 시스템 크래킹을 위해서는 인력이 필요하니까."

"맡겨주세요, 완벽하게 해내겠습니다."

"응...... 알았어!"


각각의 역할이 정해지며 C&C, 엔지니어부, 베리타스, 게임개발부 전원이 고개를 끄덕인다. 모모이는 방 안에 있는 동료들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힘차게 자신의 뺨을 때렸다. 약간의 아픔과 충격, 그러나 그 이상으로 정신이 맑아져 가는 듯한 감각. 크게 숨을 들이마쉬고, 내쉰다.

불안은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용기가 컸다.


"가자――반드시 아리스를 구하는 거야!"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애총을 집어든다.

이에 아리스 탈환 계획――요새도시 에리두 공략 작전이 결정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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