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한 낙지드립을 치기 위해
대학원 개강을 앞두고 구글, GPT, 지도를 뒤져보던 어제오늘.
예)
팬데믹 해저드(X)
오스트리아산 팬짱의 카페 폭동(O)
개인적으로 주리가 알바하는 가게의 위치를
바이에른-오스트리아를 모티브로 한 곳으로 특정했었지만,
잘못된 추정이었음이 밝혀졌다.
남독일 건축양식

PV의 일부 장면.
왼쪽의 익숙한 배경을 보라.
몇몇 스토리에 나온 게헨나의 도시 길거리다.
아마 해당 지구의 중심가나 소중심지쯤 되겠지.
배경을 따로 더 그리지 않고
이 길거리를 내보인걸 보아, 아마 주리가 알바하는 장소도
이런 배경을 가진 길거리의 가게일 것으로 강력하게 추측된다.

이 길거리 건물들의 건축양식에 대해 알아내고자.
스크린샷을 찍어 GPT에게 물어보고,
구글 검색을 추가로 했다.
Fachwerkhaus 반목조주택
이 Fachwerkhaus라는 유형의 집은
건물의 골조를 나무로 세운 다음,
그 나무골조 사이를 흙, 벽돌, 석회, 석고 등으로 메워서 짓는 집이다.
이 양식은 독일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매우 흔한 양식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두드러진 곳을 살펴보면,
이 빨간 실선 안쪽의 지역들이 이 Fachwerkhaus 양식이 두드러진 곳으로 나타난다.
물론 지역색 강한 독일답게 Fachwerkhaus 양식에 그 지역의 특색이 반영된다.
(너무 귀찮아 사진같은건 올리지 않으니 양해 부탁한다.
궁금하면 직접 검색해서 찾아보시길)
그런데, 여기서 뜬금없는 의문점이 생기게 된다.
디른들에 반목조주택?

주리의 이 옷.
영락없는 디른들Dirndl이다.
이 옷을 근거로, 알바하는 장소를 게헨나 남동쪽(바이에른)으로 추측한 바 있는데,
알고 보면 옷과 건물 사이에 미스매치가 있었다.

디른들은 뮌헨을 중심으로 한
빨간선 영역 바깥 오른쪽 아래 지역의 여성 전통의상이다.
이 곳은 바이에른州 중에서도 원래부터 바이에른이었다는 의미로
Altbayern(舊바이에른)이라 불린다.
(바이에른州의 북부는 Franken이라는 지역이고, 서부는 Schwaben 지역의 일부로,
Altbayern과는 정체성이 다르다)
그런데, 충격적이게도
Altbayern은 Fachwerkhaus반목조주택 양식이 나타나지 않는 지방이다.
이 지역은 전통주택에 석재를 주로 써왔고,
특히 알프스와 가까운 지역은 Fachwerkhaus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주택을 지어왔다.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주리의 알바장소에 바이에른-오스트리아 드립을 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다.
옷은 속일 수 있을지언정, 건축은 속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 바이에른 전통복장인 Dirndl은 왜 입혔을까?
왜긴 왜야 선생들 눈에 보기 좋으라고 입혔지.
주리의 디른들, 의외로 개연성 있다!
그런데, 여기서 알면 좋은 사실이 있다.
현대 독일에선 Altbayern이 아닌 다른 지역의 여성들이
디른들을 입는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
디른들은 현재
축제 복장으로써 독일 전역으로 전파되었기 때문이다.
즉, 바이에른과 거리가 먼 저 길거리를 배경으로
주리한테 디른들을 입히는게 개연성이 있다는 말이다.

(뮌헨의 옥토버페스트 축제장소)
이 디른들이 전 연방으로 퍼져나간 것에는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가 큰 역할을 했다.
(내 생각 이상으로 옥토버페스트가 독일의 문화관광史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 했던 것이다.)
1910년, 100주년 기념 옥토버페스트에서
공식적인 축제 복장으로 디른들과 레더호젠(남성전통의복)을
선정하고,
이후 1950년대부터 축제가 국제화되기 시작하였다.
이 1950년대 시점에,
독일 전국에서 맥주축제를 부흥시키려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었다.

(뮌헨의 라이벌 격 도시 슈투트가르트의 맥주축제 Cannstatter Volksfest)
다양한 맥주축제들의 등장은
독일 음식문화의 특징에서 비롯된 것으로,
음식 메뉴의 종류 자체는 지역별로 큰 차이가 없지만,
그 반대급부로 한 가지의 메뉴 자체에 각 지역의 색채가 깊게 묻어나와
어마어마한 다양성을 자랑한다.
독일의 맥주 역시 엄청난 지역색과 다양성을 가진 음식문화였고,
옥토버페스트의 성공은
각 지역에서 자기 지역의 맥주를 기반으로 한 축제를
부흥시키는데 이유를 제공하게 된다.
(- 축제의 효과
1: 관광객과 지역민의 소비를 통한 경제 활성화
2: 지역 문화의 홍보와 보존
3: 지역 주민들의 교류와 단합의 장 형성)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옥토버페스트에서 입던 레더호젠과 디른들이
마치 독일 축제의 드레스코드가 된 것 마냥
다른 축제에서도 등장하기 시작하였고,
이내 디른들은 바이에른 전통의상에서
독일 전역에서 축제에 단골로 등장하는 의상으로 변모하였다.

그러니까 주리의 복장은 개연성있고 바람직하다.
역사적 맥락과 지식을 가진 채로 음미하는 배운 변태가 되자.
여담. 그래서 그 길거리는 어디인가?

이 길거리가 독일의 어디를 모티브로 한건지 특정하려 했지만,
내 지식 수준에선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게헨나의 보라색이 추론을 방해할 뿐더러,
저런 건물(상가+그 위로 주택)이 주로 나타나는 독일 도시 구도심은
저런 가로등을 놓을 넓직한 길 자체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독일 도시의 구도심은 성 내부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성 안의 도시는 성주의 부동산 논리로 건물을 빽빽하게 놓아서
저 정도의 길이 안 나왔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래도 포기를 하진 않았고,
그나마 가장 유사하고 개연성 있는 배경을
하나 찾아내는덴 성공했다.
(학생 유동인구가 있을 규모있는 도시,
Fachwerkhaus양식 건물이 있는 곳,
알트바이에른과 가까운 곳)



헉
결론
1. 변태처럼 PV의 단서 하나를 가지고 고증을 끼워맞춰봤다.
2. 이 게임은 韓日 서브컬처 특유의 유럽 문화 차용 양태에서 벗어나진 못했음을 알 수 있었다.
3. 쓰고 보니 글이 너무 길다. 미안하다.
4. 주리 알바장소의 위치를 어렵게 특정해본 결과, 거기에 정치집회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걸 알 수 있었다.
5. 선생들은 이부키 데리고 절대 그리로 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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