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본주의라는 키워드가 가장 강하게 떠오른다.

사실 ”사람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기에 때로는 경시되는 명제가 아니었는가.
마키시마를 죽일 수 있었음에도, 죽이지 않은 것. 그리고 카가리가 최구성에게 던진 말들을 보면
인간 생명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 엄청난 비장미를 갖춘 것처럼 느껴진다.

동시에 많은 갤러들이 이야기했듯 사회구조에 대한 비판과 지적도 서사의 한 줄기라고 본다.
사이코패스 1기가 명작인 이유는 이 주제의식을 직접 대사보다는 극명한 서사구조적 아이러니로 제시함과 동시에,
비극으로 끝나는 인물(카가리 슈세이)을 제시하여 적절한 감정적 동요도 주었다는 점이 아닐까,

마지막 화에서도 여전히 카가리는 공식적으로 행방불명 상태이며, 2계로 넘어갔던 탈주 조사는 성과가 없었는지 중단되었다고 한다. 기노자는 아카네에게 아마도 카가리는 죽었을 것이며, 상부는 그 증거를 잡았지만 은폐하고 있는 것일 거라고 자신의 추측을 말한다. 아카네는 물론 카가리의 죽음의 내막을 알고 있지만 결국 진실은 숨긴다.

시빌라 시스템에서 맹점이 발견되자 선량한 시민으로 분류됐던 이들마저 서로를 향해 공격적으로 돌변하며 폭동을 일으켰는데, 정작 5살부터 잠재범으로 분류되어 격리된 채 인간 취급도 받지 못했던 그는 끝까지 동료들과 자신을 버린 세상을 위해 일하다 젊은 나이에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으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나무위키, 카가리 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