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이마~"

나코가 숙소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바쁜 스케쥴의 와중, 지금은 얼마 없는 휴가 기간.

모두 고향, 친가로 돌아가 망중한을 느긋하게 즐기고 있다.

헌데 도쿄(東京)가 고향인 이 일본인 소녀는 무슨 연유가 있길래,

휴가기간인데도 서울(京城)의 숙소 - 어떻게 말하면 직장 -에 자진해서 돌아온 것일까?

나코는 발을 디디자 마자, 능숙한 솜씨로 마루와 방 몇개의 불을 켜고 리모콘을 집어들었다.

그것은 바로 에어콘의 리모콘.

삑-

목표온도 조차 나오지 않는 하이퍼 터보모드.

찌뿌둥한 공기를 밀어내는듯 한 상쾌한 바람이, 땀으로 질척한 소녀의 목을 스치고 지나갔다.

'하... 세카이에서 이찌방 시원하다'

쾌적했다. 그리고 편안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샤워의 콤보. 일본과는 달리 물을 아낄 필요가 없다.

압도적인 수량(水量)은 폭포와 같이 소녀의 몸은 깨끗하게 씻겨냈다.

세속의 때를 벗고, 샤워실에 나오니 맞이하는 것은 에어콘이 만들어낸 차갑고 쾌적한 실내공기.

'... 코레와 혼토니 야바이나'

사기적인 콤보였다.

나코는 핸폰으로 적당히 라인을 흝고 (37통이 와있는 누군가의 라인은 가뿐히 무시)

냉장고 문을 열어 CJ에서 무한공급되는 OO 레모네이드를 꺼내들었다.

얼음을 적당히 넣은 레모네이트를 홀짝 홀짝 마시면서

숙소를 슥 한바퀴 둘러본다.

그 좁디좁던 숙소도 혼자 있으니 ... 컸다. 넓고도 컸다.

마치 그 누군가의 품 안처럼..

나코는 자신도 모르게 은비언니가 쓰는 방문 앞에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난장판,

그 와중에 나코가 본것은...

'코..코레가 은비온니 냄새가 담긴 의자쿠션..!'


나코는 상기된 얼굴로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그 누렇게 변한 의자쿠션을 집어들었다.

쿠션은 중심부부터 누우렇게 변해있었다.

나코의 뽀얀 얼굴이, 그 쿠션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 꼐속

* 작가 주: 7월 17일 1시쯤에 쓴 소설이군요, 특별한 생각없이 썼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 연재를 순식간에 달렸던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