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토는 전형적으로 선하고 천진난만한데 각본가들이 그게 캐릭터 매력으로 잘 발휘되도록 써먹는 것 같음

작품 속 캐릭터들의 성격이 점점 입체적이기를 요구되는 시대라 자칫하면 대책없이 해맑고 멍청하게 착하기만 한 구시대적인 캐릭터가 되기 좋은데

카이토는 저 정의로운 성품에 관대함과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융통성이라는 자기만의 가치관이 더해짐

그래서 기계노이드들에게 거리낌없이 무기를 내주며 동료로 삼고
골드츠이카 일가의 '오로지 가족만을 위한 싸움일 뿐, 사람들을 지키는 데는 관심 없다'는 전투 가치관도 존중해주고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땐 가치의 우열을 정해서 한 가지를 택하는 대신 그 둘을 전부 포기하지 않을 방법을 고민하고
필요할 땐 적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도 거리낌이 없음

선한 영웅에게 관용과 융통성까지 더해지면 정의를 세우고자 악을 벌하고 편을 나누는 폭력의 승리가 아닌
각자가 나름의 지향하는 가치를 존중하며 공존을 도모하는 평화의 승리를 이룰 수 있음

나는 카이토가 단순히 착할뿐만 아니라 가치의 우열을 정하지 않고 자유로운 사고방식으로 타인의 삶을 받아들일 줄 아는 자세가 참 매력적이라 맘에 듦. 어찌 보면 요즘 같은 때에 요구되는 영웅상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런 자유로움이 젠카이쟈의 병맛 분위기와 잘 어우러져서 작품이 더 재미나는 것도 흡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