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드웨머는 젊은 시절 외부의 영역들(outer realms)을 탐험하는 역할을 자원했다오. 그가 그리 했던 것은 그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는 잘 볼 수 없는 것들을 보기 위해서였소. 만약에 세상이 둥글지만 너무나도 크기에 그 위에 사람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한다면 아무 멀리서 그것을 바라봐야지만 그 실체를 알 수 있으니까.

그는 드웨머가 진행하고 있던 거대한 계획에 도움이 되기 위해 그렇게 했다오. 선생도 예상했듯이 이는 누미디움의 만드는 것이었고 많은 현명한 이들이 이 방법을 지지했지. 하지만 역사대로 그가 돌아오기 전에 카이머들이 쳐들어왔고 꼼꼼한 드웨머들은 졸속으로 가장 큰 도전에 마주해야 했지.

그 난리의 유일한 잔존자가 바로 외부의 영역들로 나갔던 그 드웨머이며 그는 죽을 수 없는 질병에 걸려 아직까지도 살아있다오. 나는 그 드웨머를 아는데 그와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며 꽤 흥미로운 생각들을 들을 수 있었다오."

"...그러니까 세상에는 한 명의 드웨머만 남아있다는 것이군요. 그에게 빛이 비추길 바랍니다. 한 사람으로서 시작하는 것도 절망의 작은 허술함을 파고들 수 있겠지요."

"레드 마운틴의 분화로부터 별다른 일만 없으면 그에게 전해주도록 하겠소. 그 또한 종족의 짐에 시달리고 있으니...

여하튼 그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소.

오랜 옛날 그가 외부의 영역들에서 넌을 바라보았을 때, 오랜 응시 끝에 그는 한 가지 심상을 떠올릴 수 있었다오.

칠흙같이 어두운 밤에 하얀색 탑이 서 있고 그 위에 하나의 달이 떠 있는 심상이였소. 그는 이를 기억하고 넌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장미빛 황혼의 장막에 의해 제 때 돌아가지 못했다고 설명하였소.

그는 돌아간 후 자신의 종족이 휘말린 일을 깨닫고 실마리를 풀려 했으나 불치병에 걸려 비참하고 고된 생활을 했다오. 그러다가 어떤 강력한 마법사의 식객이 되어 그의 호기심어린 후원으로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릴 수 있었지.

그는 뛰어난 기술자였지만 동족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실마리도 잡을 수 없었고 절망과 망각 가운데 오랜 세월을 보냈다오.

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지식들이 잊혀지자 잊혀지지 않는 심상속의 모습은 더욱 강렬히 다가왔고 그제야 그것이 처음부터 유일한 단서였음을 깨닫게 되었소. 그는 이미 그의 동족들의 운명을 본 것이었지.

아누와 파도메이는 세상의 근원이 되는 신화적 힘들이오. 어떤 이들은 처음에 아누만이 있었다 하며 어떤 이들은 두 개의 힘이 처음부터 동격으로 공존했다고 하오.

'그렇다 I am'와 '아니다 I am not' 

존재와 무

1과 0

질서와 변화

시간과 공간

열과 냉기

이렇듯 세상을 이분하는 근원적인 원리들은 여러 복잡한 사상들과 체계들의 기초가 되었지. 그러나 이 또한 차이가 있소.

소사실의 제자는 파도메이를 0, 즉 무에 가깝게 묘사했소. 하지만 시직 오더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 자체로 의미를 부여했으니 소사실이 시직 오더의 명예 회원이었음을 보면 실제 그의 생각은 차이가 있었을 듯 하오.

나는 거인 로칸에 대한 드웨머의 이야기가 실상 시간에 매이지 않은 거대한 사건의 메아리임을 들었소. 그러니까 로칸의 거짓말은 시간을 따질 수 없는 창조 이전의 커다란 거짓말의 메아리라는 거요. 그의 이름 또한 로칸이었고 그의 구상은 다른 이들의 희생을 강요했지. 하지만 그것은 아직까지 거짓말로 남아 있다오."

"..흥미롭군요. 여러 신화들에서 로칸은 다른 이들을 속여 불멸성을 잃게 합니다. 그리고 그는 죽임을 당하지요. 그는 죽은, 없어진 신입니다. 선형성 내에서 그가 할당받은 것은 '0'이며 그의 죽음으로 순환은 시작되었습니다. 선형성 밖에서 그의 근원이 다른 것일까요?"

"그에 대한 답은 방금 말한 시직 오더의 연구라오. 그들은 변화의 너머, 그것을 불러일으키는 또 하나의 근원적인 힘을 발견했고 이에 빠져들었소. 1에서 0,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것.

그것은 그들이 다루는 두 개의 1, 즉 11개의 힘에서 하나를 거꾸러뜨린 '-1' 이라오.

무(0)라는 것은 그 두개의 (불)완전한 합치 끝에 있는 반창조요. -1은 반 존재를 말하는 상징이라오."

"그렇다면 아우리엘과 로칸 둘 중 하나가 죽어야 했던 것은 1인 동시에 -1 또한 포함하고 있는 것이겠군요."


"그렇게 추측해 볼 수 있지.

이를 들은 마지막 드웨머는 자신이 본 심상과 시직 오더의 말에 대해서 자세히 생각해 보았소.

그렇다면 그의 종족을 속였던 그 커다란 거짓말은 무엇이었을까?

한 번 보시오. 1과 -1을 합하면 어떻게 되겠소?

1-1 = 0

물론 이는 0이오. 하지만 그 '상태'를 '유지'한다면 어떻소?

1-1

답이 없는 그 중간, Gray Maybe, 회색의 끝없는 순환...이 둘의 공존은 이런 문자를 낳는다오.

1-1 = H

이는 다른 세계의 어떤 국가에서 '에타' 또는 '이타'라고 불리우며 숫자 8을 상징하오."

"여덟 에이드라와 순환하는 세계로군요. 눕히면 무한한 순환이 됩니다."

"그렇소. 하지만 이 공존을 더 긴밀히 하여, 두 탑, 혹은 개념이 이어지게 된다면 어떻소?

1-1 = H

여기서 이타의 두 기둥이 서로를 향해 구부러지기 시작하오.

H = (-)

그리고 종국에는 하나가 된다오.

(-) = θ

이 문자는 쎄타라고 불리며 숫자 9를 의미한다오."

"9라면 아홉번째 디바인인 탈로스의 숫자입니다. 그렇다는 것은...."

"만약 탈로스가 정말 신이 되었고 여덟 신들에 이어 새로운 9번째가 되었다면, 이는 세상이 그로 인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것을 의미할 것이오.

여기서 더 나가는 것도 흥미롭겠지만, 일단은 본래의 주제로 돌아가 보겠소.

만약 탈로스가 이 두 개념을 아우르는 존재라면, 이를 가능케 한 누미디움과 실종된 드웨머의 행방은 어떻겠소?

여기서 잠깐 남겨진 드웨머는 희망을 품었지만 곧 어둠속에 빠져들었소.

세상을 바꾸는 로칸의 거짓말의 의미를 그는 깨달았기 때문이오.

그렇다(I am, 1)와 아니다(I am not, -1)의 개념에는 목적어가 존재하지 않았소. 하지만 드웨머의 종족이 사라짐으로 인해 그 빈 자리가 채워지게 되었다오.

그것은 바로 꿈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