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YMPUS digital camera / Model no. c-750 ultra zoom.

 딱 반만 씻었다. 머리도 얼굴도...

 삼일 머리를 감지 않아 헤어는 왁스 없이도 자유로이 연출 가능.

 (꼭 이런 글 읽으면 '나는 10일 머리 안 감았던 적도 있는데...'라는 감정의 언어를 떠올리는 이들이 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모든 예술가의 정신은 화장실과 거울 앞에서 만난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지만 어떤 스타일리스트의 손질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예술가는

 거의 5년 째 스스로 헤어 커트 중이다.

 절반만 세안 한 것을 사진으로 알 수 없더라도

 혹은 절반만 세안한 것에 대한 글을 읽고 누군가 분열된 자아 등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든 

 그런 것과 상관없이 절반만 세안을 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 진실이다. 

 불현듯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다 절반만 세안하겠다는 생각은

 어떻게든 나를 평소와는 다르게 움직이게 했다.

 다른 움직임의 탄생.

 그것으로 예술가에게 예술의 역할은 충분한 것이다.

 이후 작품으로부터 다른 이들의 유희는

 잡다한 짓거리에 관심이 많은 이들의 거짓된 포장을 푸는 일이다.. 

 예술가에겐 그 잡다한 짓거리가 절실하지 않다.

 무엇보다 이런 행동을 하는 나를 보며

 난 감동은 물론 웃게 된다.

 무인도에서도 매일 웃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주인공이 웃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역시 영화는 현실만 못하다.

 왜? 그것이 한계가 없다 생각하는 상상의 한계거든.

 소수의 예술가의 생각과 눈은 당신들의 판단과 다르게 오히려 현실에 맞춰져 있다.

 당신들이 보지 못하는 현실...

et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