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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자살 사건앱에서 작성

vip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3 17:39:10
조회 186 추천 0 댓글 1

한밤중에 조용한 마을, 눈이 소복이 쌓인 겨울의 어느 날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깊은 잠에 빠져 있었고, 달빛만이 눈 덮인 거리를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다.

천진난만한 어린 아이인 준호는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손이 너무 차서 아기 눈사람까지밖에 만들지 못했다. 그는 그렇게 만든 새로운 친구에다가 당근 코와 돌맹이로 만든 눈을 만들어주고 뿌듯함에 집에 돌아와서 편히 잤다.

다음날 아침, 준호는 눈사람을 찾았지만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다. 그한테 보인 것은 오직 수북히 쌓인 눈더미 뿐이었다. "분명히 난 아기를 만들었는데 왜 눈더미가 있지?" 준호는 눈더미를 파해쳐보았지만 어디에도 눈사람을 발견하지 못했다.

준호는 엄마한테 돌아와서 자기가 만든 피조물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자 엄마는 말했다. "눈사람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눈뭉치가 된 것이란다". 준호가 물었다. "눈사람은 왜 눈뭉치가 되길 택한 거야?" 엄마가 말했다. "모든 존재는 언젠가 자기가 만들어졌던 자연으로 되돌아가야 하거든". 준호가 말했다. "아!, 눈사람은 더 좋은 세상으로 간 거구나!". 준호의 엄마는 말없이 준호의 머리를 쓰다듬을 뿐이었다.

준호는 다시 수많은 눈사람을 만들고 눈에 빠져 헤엄도 치며 온 세상을 만끽했다. 준호는 행복했고 이 순간이 영원할 것만 같았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여느때처럼 눈에 품으로 안기려고 아이는 쓰러졌다.

"아얏!"

준호는 온 몸에서 고통을 느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준호는 땅을 살펴봤다. 그렇게나 많았던 땅은 그전만큼 푹신하지 않았고 땅바닥에 거친 촉감이 느껴졌다. 내 품에 잡혔던 눈들이 이제는 더 이상 손에 한가득 안기지 않았다. 그러자 퍼뜩 내가 만들었던 아기 눈사람이 있던 눈뭉치도 사라졌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뭉치는 사라지고 없었다. 오직 그 자리에는 얼룩덜룩한 물 웅덩이 뿐이었다. 눈사람은 자연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라 아애 사라진 것이였다.

눈사람아, 눈사람아, 아기 눈사람아 너는 왜 사라지기를 택한 거니? 아이는 슬펐다. 그는 물웅덩이에다가 눈뭉치를 모아서 묘비를 만들어주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이 되면 무덤마저 사라져버렸고 아이는 그럴 때마다 계속 눈을 긁어모아 무덤을 만들어주었지만 눈은 점점 줄어들었고 마침내 아이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준호는 엄마한테 울면서 말했다. "눈사람이 완전히 사라졌어요". 엄마가 말했다. "눈사람은 결코 우리를 떠나지 않아. 그들은 봄이 오면 다시 땅으로 돌아가 온 생명에게 힘을 준단다."

"하지만 눈사람을 다시 볼 수는 없는 걸요"

"눈사람은 겨울이 되면 다시 만들 수 있어"

"그렇다고 해서 제 눈사람이 되돌아오는 것은 아니에요"

"그렇지 않단다. 너는 새로운 눈사람을 만드는게 아니야. 너가 만든 눈사람을 다시 만나는거지. 지금은 잠시 눈사람과 헤어진 것이란다."

준호는 그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다시 겨울이 왔지만 준호는 눈사람을 만들지 않았다. 억지로 만들어도 다시 그것은 무덤으로 바뀌고 언젠가 존재마저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왜 눈사람을 만들러 가지 않니?" 엄마가 말했다.

"눈사람은 혼자 태어난 것을 슬퍼해서 결국 자살하고 말거든요"

"그럴 리가 없어, 준호야, 엄마가 부드럽게 대답했다. "눈사람은 슬퍼서 사라진 게 아니야. 눈사람은 다시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었을 뿐이란다." 엄마를 따라와봐

엄마는 눈으로 작은 동물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작은 눈 토끼, 눈 고양이, 눈 새를 만들었다. 그리고 엄마는 눈으로 다시 아기 눈사람을 만들었다.

눈송이들이 천천히 아이의 몸을 덮기 시작했다. 가볍고 차가운 눈결정들이 아이의 머리카락에 내려앉고, 그의 눈썹과 속눈썹에 서리가 내렸다. 엄마는 가만히 바라보면서, 마치 자연이 아이를 조심스럽게 감싸 안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이의 팔과 다리는 천천히 눈과 하나가 되어 갔다.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의 간격이 눈으로 채워지면서, 점점 그 형태가 흐릿해졌다. 눈송이들이 아이의 얼굴을 조각하듯, 부드러운 눈의 층이 아이의 볼과 이마를 새로운 형태로 모양내었다.

엄마는 아이의 몸이 완전히 눈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속삭였다. "이제 너도 자연의 일부가 되었구나, 준호야. 눈과 하나가 되어 온 세상에 네 존재를 남기는 거야."

아이의 몸이 이제 완전히 눈사람으로 변했을 때, 그의 표정은 평화로웠다. 엄마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이 눈사람이 아이의 새로운 집이자, 이 세상에서의 새로운 존재 방식임을 깨달았다. 그녀는 눈사람의 당근 코와 돌맹이로 만든 눈을 정성스레 다듬었다.

"준호야, 우리가 여기 이렇게 아기 눈사람을 만든 건, 이것이 네가 다시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야. 생명은 끝없이 순환하고,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은 결코 영원히 사라지지 않아. 물론, 눈이 녹아 없어지고, 봄이 와서 모든 게 변할 때, 우리는 그들을 잃은 것처럼 느낄 수 있어. 하지만 그들은 다른 형태로, 다른 방식으로 우리 곁에 남아있지."

그녀는 아들의 눈사람에게 담요를 덮어주며, 마치 그것이 진짜 준호인 것처럼 부드럽게 말을 건넸다. "이 눈사람이 녹아서 다시 물이 되고, 그 물이 언젠가는 구름이 되어 비로 내리고, 눈으로 변한다면, 그것이 바로 네가 다시 돌아오는 길이야."

준호의 엄마는 눈을 감고,아들의 영혼이 자연의 순환 속에서 평화를 찾기를 바라며 조용히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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