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 여자를 만날 수 있을까 - 동원고 마이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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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3

[일반] 나는 언제 여자를 만날 수 있을까앱에서 작성

ㅇㅇ(223.62) 2020.08.02 20:12:21

조회 260 추천 5 댓글 2

"야 옵치 켜라"

나보고 하는 말이 아니다 -이제 시험도 끝나니 놀고 싶은 모양이군- 단체 톡방의 친구들에게 하는 말은 언뜻 자기고백 같다.

정말 나도 긴장이 풀린 지 오래다. 그럼 간만에 확인해볼까. 카톡 친구 목록 맨위, 생일인 친구 둘. 선물을 줄 만큼 친한 것도 아닌데, 괜히 압박감이 들어 재빨리 넘긴다.

'참 김씨는 많기도 하지'

당연한 사실을 새삼 깨달으며 손기름을 공연히 낭비한다. 그러다 낯선 프로필 사진이 눈을 끈다.

그렇구나. 동급생 A군의 프로필이었다.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했는데, 사진이 여자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 여자는 A의 여자친구였다.

씨이발

아. 부모님이 내 욕을 듣고 말았다. 누나가 힘껏 째려보며 눈치를 줬다. 내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나만 몰랐던 것이다.

이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음속보다 광속이 빠르다. 비교하자면 지렁이 같이 기어가는 내 목소리보다, 스마트폰이 발산하는 빛-A 여친의 얼굴-이 먼저 보이는 것 말이다.

손기름은 점점 말라갔다. 생각해보니 여자와 연락한 지 얼마나 됐던가? 사흘? 세 달? 아니, 이를 측량하는 데 달(moon)을 쓰는 건 재앙 같은 일이다. 그래, 한 1년이 넘은 거 같다.

그것에 핑계를 대자면 뭇 여성의 말대로 5조 5억 개도 댈 수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면 나의 침이 다 마를지 모른다. 그리고 이런 가슴 아픈 날엔 어찌할 도리 없이 체액을 낭비하게 될텐데, 그럼 침, 체액, 손기름이 다 말라버리고 몸져누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난 이유를 대기보다는 상황을 극복하기로 했다. 과거 B군과 그의 여자사람친구(사실 여사친보다는 B를 호구로 보고 등쳐먹는 골빈 년들에 가까웠지만)들과 놀던 기억이 생각나, 바로 B에게 톡을 보냈다.

'야 니 xx이랑 아직도 노냐?'

'왜 걔랑 잘 안 노는데'

'? 뭔소리냐'

'걔 oo이 여친 친구였잖아 oo이랑 연 끊어서 같이 놀기도 뭐해 xx랑 놀면 oo 여친도 불러야 되는데'

하... 말줄임표가 아닌 마침표를 썼다고 뭐라 하지 마시라. 마침표를 한 번 누를때마다 수많은 이들의 삶을 끝낸 협곡을 지나간 것 같았다.

'나는 언제 여자를 만날 수 있을까?'

사실 여자보단 보지를 원한 지 오래됐다. 여자를 본 지 너무 오래된 나머지, 진짜 여자가 아닌 그 부분에 불과한 보지에 집착하기 시작한 것이다.

'보지 빨고 싶다'

첫번째 독백이 두번째 독백으로 바뀐 걸 그 누가 퇴행이라 할 수 있으리요. 전자는 그 해결책과 이를 이행하길 강제하지만, 보통 후자는 나의 체액을 가져가고 쾌락을 선물해줄 텐데.

결국 오늘도 하루의 마무리는 평소와 같다.

'po.. r...n... 어 왜 안 들어가지지? 아 vpn 안 켰구나... hot teen...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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