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동백의 방
시즈키 소쥬로
빛이 돌아왔어.
방금 그 뭔지 모를 게 작가의 영이야?
- 영이 아니라 소문이 실체화한 존재 같아
- 료우기 씨, 강하시네요 - 선택
료우기 씨
어깨너머로 배운 거야, 대단한 수준은 못 돼.
체력도 얼마 없으니 전투는 이게 끝이야.
시로 씨
맙소사, 너희도 들어왔냐.
문을 열지 말라고 큰소리로 외쳤는데,
역시 안 들렸나.
후지농
이 방의 저주군요……
외부에선 평범한 문으로 보인 걸 거예요…….
아오자키 아오코
미안해…… 문을 열고 꽉 잡고 있으려 했는데,
어느새 암흑 속에 놓여서……
료우기 씨
방에 들어간다, 문을 건드린다, 양쪽 다
갇히는 조건이었나 봐.
아오자키 씨 잘못은 아니야.
원래부터 일방적이고 악랄한 룰일 거야.
방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이따가 생각하자.
둘 다 무사해?
후지농
료우기 씨…… 설마 저를 위해 오신 건가요?
한 번 들어오면 못 나가는 방인 걸 알고도?
료우기 씨
맞아.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여기지는 않았지만,
후지노 씨를 잃을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그리고 시로 씨에게도 아직 약속한 물품을
받지 못 했고 말이야.
시로 씨
핫, 이 상황에서 자기 취미를 우선할 줄이야!
이거 골수까지 풍류꾼이로구만!
- 저기, 료우기 씨랑 후지노 씨의 관계는……
- 견원지간, 험악한 사이가 아닌가요……? - 선택
료우기 씨
후지노 씨는 내 보디가드야.
이 여관에 뒤숭숭한 소문이 돌길래 호위를 의뢰했어.
후지농
네. 다름 아닌 료우기 씨의 의뢰라서
휴일을 반납하고 동행했어요.
온천도 참 좋고, 매일 재미있는 이벤트가 일어나서
쌓인 피로도 풀린 것 같아요.
시즈키 소쥬로
아아.
그래서 료우기 씨의 행동에 주의를 기울였구나.
사정을 모르다 보니, 기습할 기회를 살피려고
미행하거나 감시하는 줄 알았어.
후지농
아니요, 미행은 평상시 습관이라……
한가하다 보니 그만.
료우기 씨
후지노 씨.
후지농
그렇죠, 설명이 먼저였어요.
저는 료우기 씨께
『왜 시로 씨는 변심했는가』를
여쭤봐 달라는 의뢰를 받아서
이 동백의 방에 왔어요.
동백의 방에는 먼저 온 분이 계셔서
시로 씨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 게 헤아려졌어요.
아오자키 아오코
먼저 온 분이라니?
후지농
카신 씨예요.
카신 씨는 제가 온 걸 알아차리더니,
뭘 챙기고서 방을 떠나셨어요.
그 뒤에…… 방의 조명이 뚝 꺼져서
이 방에서 나갈 수가 없어졌죠.
시로 씨
그래. 전화도 먹통이 됐지 뭐냐.
난감해하던 중에 너희 발소리랑
말소리가 들려서,
『잠깐, 들어오지 마』
『괴담을 잘 아는 녀석을 불러와!』
이렇게 외쳤지만 전해지지 않았지.
- 시로 씨의 상품은 혹시……
- 카신 씨가 챙겨 간 건…… - 선택
시로 씨
그래. 료우기 사모님한테 양도할 예정이었던 일본도야.
말했지, 나는 은거 중인 미술상이라고.
해마다 좋은 거래를 해 주는 사모님이
이 여관에 체재한다고 들어서 말이다.
전부터 탐을 내던 카네사다를 입수했으니
탕치하는 겸 전해 주러 온 거야.
하지만 어느샌가 카신한테 파는 걸로 되어 있더라고……
나도 영문을 모르겠어.
시즈키 소쥬로
그리고 뭐가 있어 보이던 시로 씨는
비밀스런 칼장수였던 것이다…….
아오자키 아오코
그 칼을 카신 씨한테 파는 게 된 시점에서
료우기 씨한텐 『거래는 취소』라고 전한 거구나.
료우기 씨
맞아. 어젯밤에 편지로 그런 연락을 받아서
이젠 젊지도 않은데 베개를 난자할 뻔했어.
후지농
어…… 저지르셨죠, 베개.
두 동강을 내셔서 방에도 깃털이 휘날렸는데……
료우기 씨
후지노 씨. 슬슬 방으로 돌아가 볼까.
우정 이야기를 진득히 해야겠어.
후지농
설명을 안 들으셨나요, 료우기 씨.
이곳은 나갈 수 없는 방인데요……
료우기 씨
요컨대 사람을 물리는 결계지?
그렇다면 이렇게,
(스릉)
료우기 씨
베면 해결돼.
영장은 이미 없지?
네 언니 말대로 결계를 깨는 데에는
세월이 축적된 칼이 적합하구나.
(팅)
료우기 씨
안타까워라. 역시 부러졌어.
때가 되었거니 싶어서 새 칼을 원한 건데.
- 칼로 저주를 벨 수가 있구나……
- 뭔지 알아. 『센지 무라마사, 인과를 베리』야 - 선택
시로 씨
복수의 굴레, 증오의 연쇄, 뒤엉킨 숙업을
베어야 명도인가. 하긴 그건 신기지.
후지농
영험한 칼이라면 결계를 벨 수 있군요.
아아, 그래서 카신 씨는 그런 말씀을.
아오자키 아오코
그런 말이라니, 무슨 말을 했어?
후지농
네. 스쳐 지나갈 때, 혼잣말이 들렸어요.
『이로써 마침내 봉인의 문을 열 수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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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열리지 않는 방
키노미 호스케
오, 나왔네.
연기가 걷힌 걸 보니, 동백의 방을 제령했어?
어, 어째 표정이 심각하지 않아?
설마 안에 있던 둘은 이미───
- 두 분은 무사해요! 그보다,
- 카신 씨가 열리지 않는 방에 갔어요! 서둘러야 해요! - 선택
키노미 호스케
어? 뭔 소리야?
료우기 사모님은?
아오자키 아오코
설명은 나중에 할게, 셋은 방에 남아 있어!
넌 토비마루가 있는 데로 돌아가!
시즈키 소쥬로
아오자키, 아리스를 안 불러도 되겠어!?
(플레이어)도 마슈가 걱정될 거 아니야!?
아오자키 아오코
딴 길로 샐 시간은 없어!
카신 씨의 정체가 뭐든 간에, 열리지 않는 문 안에는
『만능의 비탕』이 있지!?
소원을 이루게 해선 안 돼!
뭐가 올진 몰라도 뭐가 올 거란 말이야!
- 괜찮아, 마슈라면 걱정 안 해도 돼!
- 지금은 한시라도 빨리 열리지 않는 방에 가야 해! - 선택
(타앙)
시즈키 소쥬로
구관 쪽에서 총성이……!
???
아아, 때맞춰 오셨군요.
스기타니 씨가 방해하지만 않았어도 다 끝났는데.
하지만 안심하시길, 쿠마노의 주인이시여.
바로 지금 그 소체를 써서 쿠단 완완 님으로 성립시키겠습니다.
스기타니
너희!
딱 맞춰 왔어, 저 녀석을 저지해!
전부터 인형 같은 녀석이긴 했는데,
기어코 본성을 드러냈어!
???
그게 무슨 뜻인지요.
제가 인형 그 자체…… 도구 그 자체란 건가요?
───그렇다면───
???
그렇다면 참 총명하십니다.
당신은 미래를 정확히 내다보는 인간이군요.
저는 그런 인간을 선호합니다.
저는 당신 같은 인간을 원동력으로 삼지요.
지식, 신분, 승자, 찬사.
저는 그 모든 것이 기른 오만/그 모든 것이 안겨 준 교만을 싫어합니다.
쿠마노 온천에 비는 소원은
단순해야만 합니다.
???
자신의 이익이 되지 않으며,
타인의 이익을 뺏지 않으며,
이웃의 소원을 짓밟지 않는
청정한 것이어야만 합니다.
???
따라서───
아오코 씨. 시즈키 씨. (플레이어) 씨.
???
여러분은 실격입니다.
???
세계를 구하는 소원은, 지독히, 지독히, 지독히.
지독히 흔하고
지독히 용납되지 않는 것이니까요.
(파킨)
- 저건─── 숲 속에서 조우한 괴이!
- 이 거대한 괴이가 완완 님!? - 선택
???
거짓에서 비롯된 참이야말로 저의 이름.
저의 소문을 속닥이는 자가 있다면 그 존재가 되겠습니다.
당신의 소원은 무엇인지요.
당신의 가치는 무엇인지요.
이 세상에 유일한 것인지요.
둘이지는 않은지요.
그렇다면/내일의 세계가 어찌 되어도/
별은 소원을 이루어 줄 겁니다.
네───
아무리 아름다운 소원이라도, 아무리 뛰어난 이론이라도,
중복되는 시점에서 무량대수의 기라성(스타더스트).
필요한 것은 희소성(온리 원).
유일한 소원으로 으뜸가는 별을 낳는 겁니다.
아오자키 아오코
(유일한 소원이 으뜸가는 별을 낳는다고……?
그게 뭐지, 무슨 뜻이야……?)
- 웬 숫자를 나열하는데───
-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진 모르겠는데───
- 아무튼! 둘 다, 조심해!
시즈키 소쥬로
(플레이어)도.
저 완완 님이란 거, 살기가 넘쳐.
솔직히 도망치고 싶지만, 우리가 도망치면
저 문 안으로 뛰어들 것 같아.
아오자키 아오코
───맞아, 생각은 나중에 해!
여기서 끝장을 내자, (플레이어)!
스기타니 씨도 거들어 줘!
되갚아 줄 기회야, 기회!
스기타니
척 보기에 화를 입을 것 녀석 상대로 진심이냐!?
아아 참 나, 어쩔 수 없지, 해 주겠어!
숙원은 아니어도, 염원하던 거긴 하지!
섭하게 생각 마라, 카신! 염불 대신 납구슬이나 먹고 하직하시지!
(배틀)
완완 님 "이성전생" - 플레이어 턴 개시시, 적 전체 [남성]과 [여성]의 NP를 절반 감소 + 스킬봉인 상태 부여
괴이 히토츠보시 "이체동심" - 자신이 필드에 있는 동안, [완완 님]의 특수내성 업 + 공격력 업
괴이 키라라보시 "일심동체" - 자신이 필드에 있는 동안, [완완 님]의 특수내성 업 + 매 턴 차지 증가
아오코 배틀 개시시 "「여기서 끝이야!」" - 아오코에게 공격력 업(5턴) + 매 턴 스타 획득(5턴) + 스타 20개 획득
소쥬로 배틀 개시시 "「좋아, 전력으로 갈게!」" - 소쥬로에게 스타 집중 업(5턴) + 크리티컬 위력 업(5턴) + 매 턴 스타 획득(5턴) + 스타 20개 획득
스기타니 배틀 개시시 "「머리에 한 방, 무로 돌아가라!」" - 스기타니에게 [마성] 특수내성 업 + [마성] 특공(5턴, 3회) + 매 턴 NP 증가(5턴)
브레이크1 "부부쿠루와" - 아군 1명 즉사 & 완완 님에게 크리티컬 발생률 업(3턴) + 크리티컬 위력 업(3턴)
브레이크2 "일가단란" - 괴이 히토츠보시, 괴이 키라라보시 등장 + 완완 님의 [이성전생]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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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해치웠어……
- 쓰러……트렸나? - 선택
스기타니
나도 이 업계에서 오래 활동했는데, 쉽게 보기 힘든
산의 괴이였어. 거의 신이더라.
아오자키 아오코
그러게.
이 여관 정도는 한꺼번에 저주해 죽일 수 있을 수준이었지.
우리가 저지하지 않았으면
피해가 더 커졌을 거야.
스기타니
하지만 이젠 없어.
여관에 감돌던 불길한 분위기도 없어졌고.
이제 만사 해결이야.
다른 영장도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질걸.
- 그럼 이제 『세계가 멸망하는 원인』은 사라졌어……?
시즈키 소쥬로
그렇게 되지 않을까?
『만능의 비탕』이 이 앞에 있어도
『소원을 이루어 주는』 완완 님이 사라진 이상,
이제 이상한 일은 안 일어날 거야.
아오자키 아오코
……뭐, 논리적으로 따지면 그렇게 되지.
단, 『누가 그런 소원을 빌었는가』는 불명이야.
그 점만이 걸려.
마슈
마스터, 무사하신가요!?
- 물론이지!
- 어떻게든 됐어 - 선택
키노미 호스케
으히이, 마슈 쨩 발 빠르다─!
못 따라잡겠어─!
오? 이 편안한 분위기,
보아하니 다 해결됐구나? 좋았어!
어, 카신 쨩 님이 쓰러져 있잖아!
야 뭐 하는 거야, 보살펴 드려야지!
막 흑막 같지만 그건 신경 안 쓸래!
정신 차려, 카신 쨩 님!
카신
으음──────.
요시스케…… 씨?
이곳은…… 열리지 않는 방, 인가요?
흐음? 낯선 분이, 많이, 계시는군요?
새로운 손님, 인가요?
마슈
저희를 기억하지 못 하시는 건가요?
선배, 카신 씨께선 아마……
- 이 닷새 간의 기억이 없구나
- 완완 님한테 씌인 거야 - 선택
아오자키 아오코
그런 모양인걸. 연기하는 눈치도 아닌 것 같아.
카신 씨. 당신은 『열리지 않는 방』의 결계를 베고
완완 님이 됐었어. 무슨 뜻인지 알겠어?
카신
───제가, 요?
죄송합니다. 인형사로서 말도 안 되는 추태, 로군요.
듣고 보니…… 쭉 캄캄한, 어둠 속에 있던 것 같습니다.
긴 꿈을, 꾸고 있던 것 같아요.
키노미 호스케
아, 그래?
어쩐지 낌새가 이상하더라니.
카신 쨩 님, 늘 발성이 뒤죽박죽인데,
요 며칠 동안은 유창하게 말했잖아─!
카신
저, 평범하게, 말했나요?
흠. 저에게 내려오신, 우시가미 님, 덕분이겠네요.
다른 악행을, 벌이지는 않았, 나요?
우시가미 님께선, 사람에게, 하여튼, 심술궂으신데요.
특히 강한 영장을, 활성화시키는 등을,
재주 좋게 해내지, 않으실까요.
아오자키 아오코
아─…… 5대 영장을 최악의 타이밍에
깨운 건 카신 with 완완 님이구나……
도망치는 이슈타린 씨랑 함께 우리를
제거하려고 영원복도를 깨우고,
바제트한테서 케이스를 훔쳐다
거꾸로 비추는 방에 숨겨서 함정에 빠트리고,
마지막 발 묶기로
동백의 방 영장을 깨우기까지.
시즈키 소쥬로
그렇구나. 어쩐지 안 좋은 일이 잇따르더라.
스기타니
헉!?
그럼 내가 여자가 된 것도 우시가미 때문이야!?
카신
아니요, 그건, 제 취미인데요.
좋은 혼(걸) 가지고 계시기에, 서비스했습니다.
(대앵)
마슈
저희가 도착한 시점부터 카신 씨께서 우시가미 님……
완완 님에게 의식을 빼앗긴 상태였단 건 이해했는데,
카신 씨께선 원래 어떤 목적으로
쿠마노 여관에 체재하시는 건가요?
카신
저의 주인은, 이 산에 사는 환수……
우시가미 님을 잡으러 온, 요술사였다고 합니다.
미래를 보는 눈, 이란 것에 흥미가 있었다나요.
하지만, 우시가미 님은 형체 없는 영혼 같은 존재였습니다.
잡는 게 불가능하단 걸, 안 주인은,
다음 특이능력 보유자를 찾으러 떠났고,
저는 이 산에, 남겨졌습니다.
주인의 분부에 따라, 우시가미 님을 연구하고
있었을 뿐이었는데, 어느샌가,
우시가미 님의 무녀라, 불리기에, 이르렀습니다.
마슈
그랬군요……
힘든 이야기를 하시게 해서 죄송해요……
카신
네. 실례되는 일이, 지요.
저, 무녀가, 아닙니다.
스기타니
그래도 우시가미 님하고 가장 가까운 인연이 있었지.
그래서 우시가미 님에게 씌인 걸 거야.
- 그 우시가미 님은 방금 쓰러트렸는데……
- 혹시, 그게…… 문 너머에? - 선택
아오자키 아오코
그렇지. 여기까지 온 거 안에 들어가 보자.
그래도 되지, 키노미 군.
키노미 호스케
그, 그래. 천벌받을 것 같지만,
천벌을 내리는 완완 님이 이미 없으니 말이지?
가자 가자! 나도 흥미 있어!
잘 풀리면 쿠마노 여관에 제2의 붐이 올 것 같아!
시즈키 소쥬로
그렇대, (플레이어).
순순히 같이 가 줘.
아오자키도 여유가 넘치고, 나도 불길한 예감은 안 들어.
더 이상 위험한 건 없을 거야.
아오자키 아오코
자연스럽게 생긴 수직굴인가 봐.
완완 님의 귀로라더니, 참 절묘한걸.
암벽 등반을 해야 할 수준 같진 않으니,
조심하기만 하면 문제없이 내려갈 수 있겠다.
마슈
마력 반응, 없어요.
하지만 약한 열원이 있어요.
이건…… 지열일까요?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이 앞에 있는 건───
- 있구나! 제6의 비탕!
- 우와, 운치 넘친다……! - 선택
시즈키 소쥬로
『만능의 비탕』은 정말로 있구나!
아. 그래도 완완 님은
아까 우리가 쓰러트렸으니……
아오자키 아오코
유감스럽지만 그런가 봐.
온천을 건드려 봐도 아무 이상도 없어.
사흘째 『변성남자의 비탕』,
오늘 『가내 안전의 비탕』은 강한 마력 성분을 띠고 있었는데,
이건 그냥 온천이야.
수질은 좋은 모양이지만.
시즈키 소쥬로
그렇대.
유감인걸, 키노미.
키노미 호스케
아니, 좋기만 하지!
이 분위기만 해도 인기 대박 칠걸!
수직굴을 공사해서 엘리베이터…… 이건 좋지 않지,
귀중한 운치를 망쳐 버리잖아!
목조 계단을 만들어서 이동을 편하게 하고,
대들보를 설치한 후, 최소한의 불빛만 깔면───
완완 님의 비탕 완성이야!
우오오, 의욕 팍팍 솟아───! 인생 역전, 확정이시다!
쿠마노 온천 살인사건, 이로써 해결!
휘유─!
여기서 만난 것도 신의 뜻이라 치고,
다들, 협력이랑 융자랑 선전, 부탁할게!
시즈키 소쥬로
그렇다는데.
의견은 있어, 아오자키?
아오자키 아오코
없어. 이 지경까지 오니 감탄스러워.
탐욕스러우면서 무욕한 키노미 군의 승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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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공중 노천탕
아오자키 아오코
하아───.
일을 마친 뒤의 온천, 끝내준다───
쿠온지 아리스
이제야 마음이 놓인단 표정인걸.
아오코 혼자만 사정이 달라서 그런 걸까.
칠칠맞은 꼴이지만
관대하게 넘어가 줘, 둘 다.
- 나도 늘어져 있으니까 똑같아~~!
- 전세, 노천탕, 밤하늘…… 당연한 결과지 - 선택
*플레이어가 여성일 경우에 나옴
마슈
네. 여관에 남아 계시는 투숙객 분들께 감사해야겠어요.
오늘 밤 노천탕도 흔쾌히 양보해 주셨으니까요.
쿠온지 아리스
그래.
완완 님이 퇴치돼서 사건은 해결됐구나.
여관의 영장도 점차 사라질 거야.
그 대가로 『만능의 비탕』도 사라졌지만.
료우기 씨
고생 많았어, 마슈 씨.
내 방 수위를 맡아 줘서 고마워.
영장도 사라졌으니
내일부터 가족 모두 마음 놓고 즐길 수 있겠어.
마슈
료우기 씨께선 계속 체재하실 거군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이신가요?
스기타니
그래. 카신 녀석, 완완 님이 되어 있을 때의
정신적 대미지가 큰 모양이더라고. 풀죽어 있어.
당분간 더 지켜보고 있다가
회복되는 즉시 2년 묵은 불만을 떠들어 줄 예정이야.
후지농
저도 조금만 더 이 여관에 있을 거예요.
이번 건으로 수행 부족임을 통감했거든요.
지옥당이라는 동굴, 수행에 딱 좋겠더라고요?
불빛도 없고, 과녁이 될 바위도 많아 보여요.
시로 씨
나는 이만 갈 거야.
거래도 마쳤고, 온천도 실컷 즐겼지.
한 발 앞서 내 일상으로 돌아갈란다.
잘 지내라, 탐정단 애들아.
어디서 재회할 일이 있으면
그땐 싸게 팔아 주마.
쿠마노인 요시스케
허어. 한 번도 저희 여관이 자랑하는 노천탕을
이용하지 않으시다니.
하룻밤 정도는 더 남아서 이용하시지 그럽니까?
시로 씨
그건 공로자한테 양보해 줘.
노천탕이라면 내 집에도 있거든.
료우기 씨
그렇지. 아오코 씨, 쿠온지 씨.
우리는 사양할 테니, 다 함께 즐겨 줘.
아오자키 아오코
고마워요.
그럼 기꺼이 천공의 방 일행이…… 어.
응? 토비마루는? 안 보이는데.
스기타니
츠키지라면 구관 로비에 갔어.
저녁이 되면 꼭 구관에 가잖아.
그러고 보니 뭘 하는 거지, 그 녀석.
아오자키 살해의 단서를 찾는 것 치곤
요상스럽게 몰래몰래 행동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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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가 여성일 경우
아오자키 아오코
얘 토비마루─.
너, 아까 구관에서 뭐 했어─?
츠키지 토비마루
전화했어, 전화. 경찰이 올 생각을 안 하다 보니까
산길에서 산사태라도 터졌나 걱정됐거든.
내일이 되면 전원 돌아갈 거잖아?
길이 안전한지는 확인해 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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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가 남성일 경우
- 츠키지 씨, 아깐 어디에 가셨나요?
츠키지 토비마루
아아, 잠깐 딴짓했어.
심심해서 기념품 가게에서 기념품을 구경했지.
일주일 가까이 사무소를 비웠잖아.
그쯤은 사 가야 인상이 안 나빠질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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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키 소쥬로
어른의 대응인걸.
10년 뒤의 토비마루는, 그게, 세세한 부분에도 눈이 가는구나.
츠키지 토비마루
나는 옛날부터 신경질적이야. 근간이 겁쟁이거든.
너나 아오자키처럼 여차할 땐 행동에 나서질 못 해.
손을 쓸 수 없는 현실(벽)에 직면하면
축 늘어져서 되돌아가고,
이루지 못 하는 게 있으면 그야 기적에라도 기대고 그래.
아오자키 아오코
심각하게 말하는데, 토비마루, 무슨 고민이라도 있어─?
아. 흥신소 경영이 잘 안 풀리는구나!
*플레이어가 여성일 경우에 나옴
-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세요?
*플레이어가 남성일 경우에 나옴
츠키지 토비마루
그럴 리가. 인생은 그럭저럭 즐기고 있어.
장래가 아주 창창하거든!
아, 그렇지, 너희는 미래 인간이던가.
나랑 소쥬로는 2001년 인간이잖아.
뭐, 지금 여기 있는 소도령은 별개지만.
서력 2000년이 돼도 사회랑 나라는 바뀐 게 없지만,
심기일전이라고 하나,
급하게 성장하던 시대가 끝나고,
그 부담으로 힘겨워하던 시대도 끝나서,
웬만한 인간들은 앞으론 모든 게 새로우며
끝도 없이 진보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어.
10년 뒤에는 빈부 격차도 사라지고
시답잖은 편견도 사라져서 많은 나라가 발전해 나갈 거다.
그런 몽상 같은 전망을 자랑스럽게 떠들어도
뭐, 백안시당하지 않는 세상이지.
너희 시대는 어때, (플레이어).
영화에서 본 것 같은 세상이 되어 있어?
- 그건───
- 적어도 자동차가 하늘을 날진 않아요 - 선택
아오자키 아오코
자잘한 일용품은 영화(꿈)의 세계를 넘었을 수도 있겠는걸.
휴대 단말의 진보가 엄청나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보다 혁신적이라 봐.
세계를 축소한단 의미로 말이야.
쿠온지 아리스
리델도 비슷한 말을 했어.
『꿈과 같은 세상이 된 대신,
꿈을 떠들 수 없어졌다』고.
나는 동의하지 않지만.
어떤 시대일지라도, 어떤 검열이 있어도,
꿈을 논하는 인간은 끊임없이 있어.
맡기는 대상이 달라질 뿐이야.
꿈을 받아 내는 쪽이 그 시대 인간일 필요는 없잖아.
마슈
맡기는 대상이 달라진다고요……
우리의 시대가…… 그 사람이 사는 세상이
진화의 정체점에 접어들었더라도───
그 안에서 태어난 것은 다음 시대에 인정받고
사랑받는다. 그런 뜻인가요?
……비록 이 세상이 『옳지 않다』는
이유로 사라진 것일지라도요?
쿠온지 아리스
마슈 씨는 로맨티스트구나.
내가 품고 있는 이미지하곤 다르지만
방금 비유는 마음에 들어.
하나의 문화를 짓밟고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는 것의 반복.
우리의 역사는 그런 것이지만───
갈 곳을 잃은 꿈을 받아 내는 사람은 반드시 나타나.
네가 그렇게 바라는 것 자체가 세계의 확장으로 이어질 거야.
시즈키 소쥬로
으음. 저쪽에서 무슨 복잡한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도 할까?
- 투자 얘기인가요. 하죠
- 가상화폐 얘기군요. 와 봐랏 - 선택
*플레이어가 남자일 경우에 나옴
츠키지 토비마루
안 해도 돼, 안 해도 돼.
괜한 화제를 꺼낸 내가 잘못했다.
그보다 말이야. 미래가 얼마나 발전하든
지금 우리를 넘을 수가 있겠냐고.
화사한 별빛 하늘 아래에서
고급 여관의 노천탕을 전세 낸 채,
죽이 맞는 동료들이랑 온천욕을 즐기잖아?
이 이상의 사치가 어디에 있겠어!
장래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자기 시대에서 해.
지금은 이 순간만을 즐기자.
이리하여 완완 님을 둘러싼 2001년의
쿠마노 여관 사건은 막을 내렸다.
과거, 현재, 미래.
각기 다른 세계에서 모인 남녀는
별빛 하늘을 보면서 자기 시대를 마음에 그리는 동시에,
자신이 살아가는 일상을 곱씹었다.
완완 님은 정체불명인 채,
범인의 행동도 의미불명인 채,
지구 최후의 밤이 흘러갔다.
다음 날 아침.
대욕탕에서 아오자키 아오코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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