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차원적 관점에서 보면 테넷에서 나오는 인버전(시간 역행)의 개념이 오히려 다른 타임슬립물들의 시간 여행보다 더 현실적임.

우선 다차원에 대한 개념부터 설명하겠음. 그림에 나와있듯이, 2차원에서 획을 추가하면 3차원이 됨. 그리고 이 3차원이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최고차원임. 그럼 4차원은 3차원에서 획을 추가한다는 건데, 그 획을 어떻게 추가할 수 있을까? 이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시간축이라는 개념이 있는 거임.

예를 들어 2차원 세상이 있다고 치자. 그런데 그 2차원 세상에도 시간은 존재함. 그런데 그 시간에 따라 흐르는 단편적인 면들이 모이면 바로 3차원이 되는 거임.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면

이 움짤처럼 2차원의 아주 작은 원 하나가 점점 사이즈가 커지다가 다시 줄어드는 시간 변화를 겪을 때, 시간 축을 시각화하여 나타내면,

이처럼 구의 모양이 될 거임(안이 비어있는). x축, y축만 있던 위의 움짤 그림에서 시간에 따른 변화를 z축으로 나타내면 이렇게 되는 거임. 즉, 2차원에서 시간축을 시각화하면 3차원이 되는 것이고, 3차원에서는 2차원의 시간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음.

4차원 또한 간단함. 3차원의 시간축을 시각화하면 4차원이 되는 것인데, 3차원에 살고 있는 우리는 그것을 나타내지 못할 뿐임.

그렇다면 이제 본론으로 돌아가서 왜 테넷의 인버전(시간 역행) 개념이 시간 여행의 개념보다 더 현실적이냐,

우선 공간적 순간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함.(과학에서는 그 어떠한 입자나 에너지도 순간 이동하여 전달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함.)

시간 역행 또는 시간 여행의 개념을 보기 위해서, 3차원 세상에서 4차원을 그림으로 설명하기엔 어려우니 2차원 세상의 개념으로 설명을 해줌.

위는 2차원 세계에서 시간축을 시각화하여 3차원으로 나타낸 그림임. 정육면체의 앞면이 현재고, 뒷면이 미래임. 즉, z축의 방향으로 뒤로 갈 수록 시간이 흐르는 개념임. 여기서 2차원 세계의 일반적인 생명체들은 시간축인 z축을 일정한 속도로 자연스럽게 이동하고 있는 셈임(정육면체의 뒷면 쪽으로). 시간은 흐르니까. 실제로 이동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2차원 세계를 3차원으로 바라볼 때는 그렇게 보인다는 것임. 이 2차원 세계에서 3차원을 이용하는 존재가 나타나거나 혹은 3차원을 이용하는 기술이 생겼다고 해보자. (파란 원으로 표현하겠음)

y축의 가장 위쪽에 존재한 저 파란 원(2차원 세계를 3차원으로 바라볼 수 있거나 이용할 수 있는 놈)은 다른 2차원 세계의 생명체들과 마찬가지로 시간축인 z축을 따라 이동을 하지만, 이 놈은 3차원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위 그림과 같이 뒤돌아서 거꾸로 되돌아 올 수가 있음. 이를 3차원 그림으로 보면 그냥 가던길 가다가 멈추고 뒤로 돌아서서 다시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2차원 세계에서 바라볼 때는 시간을 거꾸로 가는 존재로 보일 것임. 이게 테넷에 나오는 시간 역행의 개념과 유사하다고 보면 됨. 다만 테넷에서는 시간 역행의 방법을 엔트로피의 역전을 통해 가능케 한 것이라는 설정이 있기 때문에 시간축을 앞뒤로 방향만 바꿀 수 있을 뿐 속도를 조절하지는 못함.

그렇다면 다른 타임슬립물들의 시간 여행 개념을 2차원 세계에 표현해보자.

시간여행의 개념은 이거임. 시간축의 앞 지점에 있던 파란 원이 뒷 지점으로 순간 이동을 하게 되는 거임. 2차원 세계에서는 x축, y축으로만 공간을 나타낼 수 있고, 그에 따르면 파란 원은 2차원 세계의 관점에서 볼 때 공간을 이동하지는 않았음. 그런데 그 상태에서 시간 여행만 가능하게 하려면 시간축을 뛰어 넘어야 하는 건데, 그걸 3차원적 관점에서 보면 순간 이동을 한 셈이 되어버림. 과거로 이동할 때도 마찬가지임(과거로의 이동은 진한 파란색에서 연한 파란색으로 이동했다고 보면 됨). 그래서 아까 '순간 이동은 불가능한 것이다.'를 전제로 했을 시에는 시간 여행의 개념은 불가능하게 되는 것임. 이것이 다차원적 개념으로 볼 때 테넷에서 다룬 시간 역행이 다른 수많은 타임슬립물에서 다루는 시간 여행보다 더 현실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임.

물론 테넷의 인버전(시간 역행)은 "엔트로피의 역전"을 주 개념으로 삼았기 때문에 차원 이동의 개념을 시간 역행에 직접적으로 적용시킨 것은 아님. 하지만 전체적인 관점으로 볼 때, 테넷의 줄거리는 운명론적 관점을 따르고, 이는 '일어날 일들은 시간축에 따라서 다 정해져 있는 상태다.'라는 의미이므로 어느정도 4차원의 개념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음. 2차원 세계에서 일어날 일들을 3차원 도형으로 한 번에 나타낼 수 있고, 그 형태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