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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축구소설 감평좀앱에서 작성

ㅇㅇ(117.111) 2020.10.14 02:13:19
조회 457 추천 0 댓글 3

2017년에 조아라 감성담아 쓴건데
네이버 클라우드 뒤지다 발견함
지금은 헌터물로 글먹중인데
괜히 다시보니 반갑네  ㅋㅋㅋㅋㅋ
이거 쓸만할까?
조아라 감성이 좀 있는듯.






FM 2043 - 레즈 유나이티드


[월드컵 우승을 달성하셨습니다.]

[월드컵 우승 달성, 유럽 3대 리그에서의 트레블 달성으로 인해 FM 2043 ‘황제’ 난이도를 25살의 나이로 클리어하셨습니다.]

[빠른 클리어의 특전으로 S급 특수 스킬 인계가 가능합니다. 현재까지 인계 가능 스킬은 5개입니다.]

[신 난이도로의 도전이 가능합니다.]


2035년에 생겨난 가상현실 게임 중 축구 매니아들이 가장 즐겨 찾는 게임.
Football Mania.
21세기 초에만 해도 매니지먼트로 감독을 하는게 주인 게임이었다면, 점점 세월이 흘러 감독 뿐만이 아니라 선수나 코치, 스카우트, 구단주까지 가능한 축구관련 인생 게임으로 변화했다. 그리고 당연한 수순으로 수많은 폐인들을 양성하게 되었다.

지금 황제 난이도를 클리어한 김진성(28세. 무직)도 2035년에 출시한 FM2035를 하고 난 이후로 내리 9년을 9작품을 해가며 폐인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중 2043은 가장 현실성이 뛰어나서 김진성은 집에서 한발짝도 나가지 않고 이 게임만 주구장창하고 있었다.

그 성과인지 아무도 깨지 못했다는 황제 난이도를 준수한 성적으로 클리어하고 드디어 신 난이도를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신 난이도로의 도전이라니!”

김진성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사실 게임의 꼼수를 알게 된 이후로 황제 난이도도 손쉽게 깼던 그였기에 이제 슬슬 FM이 지겨워지고 있었다. 이제 슬슬 다음 작품이 나오기 전까지 다른 게임이나 하면서 기다릴까 하던 그에게 신 난이도는 새로운 자극이었다.

‘바로 도전하자.’

그는 길게 생각하지 않고 FM2043의 신 난이도 도전을 택했다.

[신 난이도를 선택하셨습니다.]

[시작연대가 랜덤으로 배정됩니다….]

[시작 연도는 2011년부터입니다….]

2011년! 지금으로서는 30년 전이고 유럽 리그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때였다. 그 때 시절을 잘 알지 못했지만 리오넬 메시라는 선수가 유명했다는 건 기억이 났다.

[리그와 팀이 랜덤으로 배정됩니다.]

‘어? 뭐지? 감독할건지 선수할건지 물어보질 않네.’

연도를 정하고 플레이어 직업을 정한 후 리그와 팀이 배정되는 데 이상하게 바로 리그와 팀의 배정이 나오자 진성은 당황했다.

[잉글랜드 풋볼 리그 챔피언쉽의 레즈 유나이티드로 배정되었습니다.]

‘레즈 유나이티드? 거기... 아아주 옛날에 잘나갔다가 망한 팀 아닌가. 그래도 이땐 영국 2부리그 소속이긴 했나보네.’

어차피 30년 전의 팀 선택이라 자세히 알 수는 없었다. 1부 리그팀이 아닌 게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이것도 신 난이도라 그렇겠지 생각하며 진성은 다음 메시지를 기다렸다.

[현재 캐릭터 ‘김진성’의 프로필 사항을 인계하시겠습니까? 현재 능력치는 리그 평균으로 고정됩니다.]

“어.”

‘그냥 선수 플레이로 고정인가 보네. 잘됐다.’

감독 플레이는 해본 적이 없었던 진성에게 이건 고무적인 일이었다. 김진성이 만든 현재 캐릭터 ‘김진성’은 그가 2035년부터 만들어 놓은 프로필로, 185cm 76kg의 완벽한 근육질 몸매에 얼굴은 동서양을 다 아우를 수 있는 슈퍼미남이었다.

[S급 패시브 스킬 ‘완벽한 외모와 몸’ 이 인계됩니다.]
[S급 패시브 스킬 ‘무한한 잠재력’ 이 인계됩니다.]

“잠깐! 얼굴과 몸은 내가 설정한건데 이게 무슨 스킬이야!”

[신 난이도에서는 외모도 스킬에 포함됩니다. 스킬 설정을 취소하실 경우 키와 몸무게, 외모는 랜덤으로 배정됩니다.]

“아 젠장. 그래 스킬 하나 없앤다 치자.”

심혈을 기울여 만든 아바타의 외모를 포기할 순 없었다. 그리고 무한한 잠재력은 능력치를 한계없이 계속 올릴 수 있으며 성장력도 두배로 뿔려주는 슈퍼 스킬이었기에 무조건 가지고 있어야 했다.

[스킬을 선택하여 주십시오. S급 스킬 3개까지 인계가 가능합니다.]

스킬은 S급만 인계가 가능했으며, 그 때문에 FM2043은 스킬찾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했다. 진성이 찾은 스킬은 무한한 잠재력 이외에도 ‘타고난 강골’, ‘원샷 원킬’, ‘드리블 마스터’, ‘킬패스’, ‘제압’이 있었다.

‘타고난 강골은 무조건 가져가야 해. 체력소모 반으로 줄이고 부상 기간도 반으로 줄이는 요놈이 있어야 무한한 잠재력과 시너지가 폭발하지. 그리고 나머지 두갠데... 원샷 원킬. 이 스킬도 쿨타임이 길긴 하지만 무조건 골 넣는다는 장점이 있으니 일단 넣자. 그리고 나머지 한 개는... 응? 정보창 보기? 이게 뭐지.’

“정보창 보기는 뭐지?”

[신급 난이도에서는 자신과 남 정보창 열기가 불가능합니다. 이 스킬은 자신과 남 정보창을 열게 해주는 스킬로, 자신의 능력치는 모두 파악 가능하며  남의 능력치는 현재 능력치와 잠재 능력치만 볼 수 있습니다.]

“아니 신 난이도 패널티가 너무하잖아. 무슨 게임의 기본인 정보창 보기가 안돼!”

[그래서 신 난이도입니다.]

기계적인 여자의 목소리에 진성은 잠깐 욱했으나 이내 평정을 되찾았다. 그래. 이래야 신 난이도겠지. 내가 드러워서 깨준다.

“원샷 원킬. 타고난 강골. 정보창 보기를 선택한다.”

[원샷 원킬. 타고난 강골. 정보창 보기를 선택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선택하신 스킬은 총 다섯 개입니다.]

[S급 패시브 스킬 ‘완벽한 외모와 몸’ 이 인계됩니다.]
[S급 패시브 스킬 ‘무한한 잠재력’ 이 인계됩니다.]
[S급 패시브 스킬 '타고난 강골‘이 인계됩니다.]
[S급 액티브 스킬 ‘원샷 원킬’이 인계됩니다.]
[S급 액티브 스킬 ‘정보창 보기’가 인계됩니다.]

[이대로 진행하시겠습니까?]

“어.”

[20살 김진성, 현재 능력치 110, 잠재 능력치 300으로 설정됩니다.]

[미션 목표를 위해 이중국적이 부여됩니다. 대표팀 선택은 어느 나라로 하시겠습니까?]

“대한민국.”

[모든 설정이 완료되었습니다. FM2043 신 난이도를 시작합니다.
미션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레즈 유나이티드의 프리미어 리그 우승, 유럽 챔피언스 리그 우승, 리그컵 우승 달성.
2. 대한민국 국가 대표팀의 월드컵 우승
3. 개인 자산 가치 1조원 달성
미션 달성 기한은 15년입니다.]

‘소속팀이 아니라 레즈 유나이티드로? 이게 무슨 소리야. 지금 레즈 유나이티드가 2부 리그인데 언제 프리미어 승급해서 거길 우승하고 있어. 국가대표 우승은 뭐 지금 해봤다 쳐도 1조? 1조? 1조가 뉘집 애 이름인가 스벌 옛날엔 돈 가치 더 낮을 땐데 그걸 어떻게 달성하라고!’

[플레이어는 레즈 유나이티드의 주식 50퍼센트를 가지고 시작합니다.]

[제한적인 구단주 모드가 활성화됩니다.]

‘주식 50퍼센트? 이건 괜찮은데...’

진성이 앞으로 게임을 어떻게 진행할지 머리를 굴리는 동안, 기계적인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게임을 시작합니다.]

이대로 시야가 점멸되며 게임이 시작한다. 이제 좀 있으면 익숙한 게임 풍경이 보여야 할 찰나에...

“으아아악!!!”

갑자기 진성의 온 몸이 전기로 지지듯 타는 소리와 함께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온 고통에 진성은 도저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게 갑자기 왠...’

“으아아아!!”

상황을 파악하려고 했으나 그에게 가해진 충격이 너무 컸다. 너무나도 강한 충격에 그의 머릿속은 백지장처럼 하얗게 변했다.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고, 오감도 사라져갔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으으...’

온 몸을 지지는 고통. 너무나도 커다란 고통으로 정신을 잃고 진성은 다시 눈을 떴다.
침대에 누워있었고 입고 있는 옷은 환자복 같았으며 링거가 팔에 연결되어 있었다.

‘병실...? 이거 너무 옛날 병실 풍경인데... 게임 안인가.’

그가 살던 2043과는 너무나도 다른 병실 풍경. 링거는 옛날 드라마를 볼 때나 봤던 옛 시대의 유물이었다. 그런게 팔에 걸려있다니...

‘게임 속에서 병실인가. 일단 게임인지 현실인지 감이 안 오니 정보창을 봐야겠다.’

[정보창]

플레이어 : 김진성
포지션 : 공격수
레벨 : 1
공격수 능력치
기술적 능력치                 신체적 능력치
슈팅 : 11             지구력 : 11  
드리블 : 11                   스피드 : 11
볼 트래핑 : 11                민첩성 : 11
패스 : 11                     몸싸움 : 11
헤딩 : 11                     점프력 : 11

현재 능력치 : 110
잠재 능력치 : 300

[S급 패시브 스킬 ‘완벽한 외모와 몸’]
[S급 패시브 스킬 ‘무한한 잠재력’]
[S급 패시브 스킬 '타고난 강골‘]
[S급 액티브 스킬 ‘원샷 원킬’]
[S급 액티브 스킬 ‘정보창 보기’]


“게임 안은 맞군. 일단 로그아웃이다! 로그아웃!”

김진성은 아까 전기충격을 당한 일을 제작사에게 항의하기 위해 일단 로그아웃을 하려 했다. 모든 가상현실 게임은 즉시 로그아웃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었기 때문에 김진성은 세상이 다시 바뀌길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기다린지 몇 분이 지나도 화면이 바뀔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뭐지? 왜 안 바뀌지?’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자 진성은 불안해졌다. 차라리 로그아웃이 안됩니다 라는 음성이라도 들었으면 좋으련만 그런 것 하나 없이 세상은 그대로였다. 게다가 이 세상은 평소에 FM2043을 할 때와는 다르게 너무나도 현실적이었다.

아무리 현실과 가깝게 가상현실 게임을 만들었다지만 그래도 게임은 게임이다. 이렇게 진짜 현실같은 현실감은 아직 현대의 기술력으로는 무리였다.

“으윽!”

그렇게 불안에 떨고 있을 때 갑자기 머리가 아파왔다. 그와 함께 새로운 기억들이 물밀 듯이 흘러오기 시작했다.



김진성.
한국인 아버지와 영국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그는 영국에서 5살까지 자라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자랐다.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대기업 삼정.
진성은 그의 아버지가 어머니랑 결혼한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그의 아버지 김진택은 그의 어머니를 만나기 전부터 삼정 그룹의 사위였다. 김진택의 집안도 꽤 재력있는 가문이었지만 삼정 그룹에 비할바는 아니었으므로 혼외자식으로 놔둬야 하는 상황.

김진택은 진성을 자기의 친동생 일가에 입양시키는 방법을 썼지만 비밀이 언제까지 지켜질 수는 없었다. 진성이 15살이 되던 해 진택의 혼외자식임이 밝혀지자 삼정 그룹가는 한바탕 난리가 났고, 여러 일이 있었으나 세간의 눈을 의식해서 일을 조용히 마무리하기로 했다.

진성분의 상속 분을 포기하도록 하는 대신 삼정 그룹에서 인수하려고 했던 레즈 유나이티드의 지분 50퍼센트를 넘기고 진성을 레즈 유나이티드 선수로 뛰게 한 것이다.

이는 축구 선수로 뛰고 있던 진성의 꿈을 이뤄주기 위한 진택의 마지막 배려였다. 삼정 그룹 입장에서도 국내에 두는 것보다는 외국으로 보내는 것이 낫겠다 싶어 이뤄진 일이었다.

600억을 들여 레즈 유나이티드의 지분을 인수하고 반을 진성에게 떼 주었다. 극비리에 이루어진 일로 해외 언론에게는 알려지지 않게 틀어막았다.

졸지에 300억의 재산이 생긴 진성. 레즈 유나이티드와는 4년 계약을 맺은 그는 이제 곧 영국으로 날아가야 했다.
레즈 유나이티드가 있는 레즈 시에 집도 구하고 이제 몸만 날아가면 되었지만 날아가기 전에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병원에서는 과로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지만 며칠 동안 깨어나지 않아 그의 아버지와 작은 아버지 가족들의 걱정이 태산이었다.

“이런 설정인가. 뭐가 이렇게 자세하지. 가상현실게임에서 이런 경우는 패밀리즈 빼고는 처음인데...”

정말 가상현실이 맞긴 한가? 라는 의문이 살짝 들었지만 정보창도 나오는데 현실일리는 없다는 생각에 그는 그 의문을 접어두기로 했다.

“진성아. 괜찮니!? 이제 곧 영국으로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하니...”

“오빠! 깨어났다며?”

그가 그런 의문점을 지니고 있을 때 병실 문이 열리며 두 사람이 들어왔다. 곱게 자란 듯이 보이는 중년 부인과 교복을 입고 있는 단발머리의 귀여운 여학생이었다. 그들의 얼굴을 보자 진성은 바로 그들이 입양갔던 집의 어머니와 자기의 동생이었다는 것이 기억났다.

‘입양된 사실을 알고도 어머니로 불렀던 이경숙. 그리고 여동생이나 마찬가지인 김시아.’

그 두사람의 얼굴을 보고 떠오르는 감정은 반가움과 미안함. 게임 속에서는 느껴본 적이 없던 이 감정에 진성은 당황했다. 하지만 일단 상황을 수습하자는 생각에 급히 말문을 열었다.

“어머니 저는 괜찮아요. 잠깐 피로했던거 같아요.”

“으이구. 그러니까 클럽 좀 작작 가라니까. 어떻게 20살이 되자마자 클럽 죽돌이가 된거야? 그 전엔 그렇게 얌전하게 축구만 하더니...”

여동생의 타박에 진성은 할 말이 없어 머리만 긁적였다. 되게 반갑고 귀여워하는 동생이라고 머리엔 인식이 되어있는데 뭐라 반응을 해야 할지를 몰랐기 때문이다.
시아는 그 모습을 보고 더 잔소리를 시작했다.

“술병이야 술병. 진짜. 오빠 핸드폰 완전 불나더라. 클럽에서 대체 번호를 얼마나 딴거야?”

“애가 진짜... 오빠 아픈데 자꾸 타박주지 말어. 그 건은 오빠 낫고 나서 이야기 해야지. 지금 아픈 사람한테 뭐하는거니?”

“엄마도 진짜! 진성 오빠한테 너무 무르게 대한다니까. 오빠 얼굴 믿고 놀다가 인생 종친다니까! 영국도 지금 가야하는데 병실에 있잖아.”

“어머어머. 애는 진짜 못하는 소리가 없어. 오빠 병문안와서 인생 종친다가 뭐니!”

“괜찮아요 어머니. 시아야 너도 좀 진정하고.”

그렇게 모녀의 말싸움을 듣고 있자니 이게 가상현실 게임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진성은 일단 싸움부터 말렸다. 그 후로도 여동생의 잔소리와 이를 말리는 어머니 사이에서 진성은 적잖이 진땀을 뺐다. 어머니가 더 이상 안 되겠다며 여동생을 끌고 나간 이후에야 병실은 다시 조용해졌다.

“무슨 놈의 축구 게임이 가족관계까지 만들어내...”

정말 이게 게임이긴 할까? 로그아웃도 안 되는 게임이 있을까. 진성은 혼란에 빠졌다. 일단 자면 로그아웃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며 눈을 감았지만 걱정이 밀려와 쉽게 잠이 들지는 못했다. 눈을 감고 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는 겨우 잠에 들 수 있었다.





“로그아웃이 안돼...”

잠에 깨고 나서도 로그아웃은 되지 않았다. 병원에서 퇴원해서 작은 삼촌네 집에서 잠을 잘때도 로그아웃은 되지 않았다. 짜증나는 마음을 풀고자 클럽가자는 친구의 꼬드김에 넘어가서 술을 미친 듯이 먹었지만 머리만 아플 뿐 로그아웃은 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다른 가상현실게임에서 하도 미모의 여인들을 보다보니 클럽녀들이 눈에 차질 않네. 이 머리 기억 속에선 국내 최고 클럽이라고 하긴 했는데...’

티비를 틀면 나오는 특급 연예인 정도는 되야지 진성의 눈에서 합격선에 들까말까 할 정도였다. 눈이 낮았으면 벌써 김진성의 육체와 외모로 여자들을 꼬시고 다녔겠지만 가상현실게임에서 하도 눈을 높여놔서 그다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저 소파에 누워서 티비 채널만 돌리는 진성. 얼굴은 조각같지만 혼이 나간 표정이었다.

“진성이 녀석. 괜찮은지 모르겠네. 어째 병원에서 퇴원한 이후로 힘이 더 빠진거 같아.”

병원에서는 보지 못했지만 자신을 반갑게 맞이하던 삼촌 김진원. 머리는 시원하지만 전체적인 이목구비가 뚜렷한 미중년이었다. 김진원은 이경숙에게만 들리게 말한다고 작게 말했지만 진성의 귀에는 그의 말이 똑똑히 들렸다.

“영국간다고 하니까 심사가 복잡해서 그런 거 아닐까요? 몇 년간 마음고생이 심했으니...”

“그러게 말이야. 삼정에서 워낙 달달 볶았으니. 형수님도 배신감이 워낙 컸고...”

“그러고 보니 시아주버니께서는 영국에 계신건가요?”

“응. 형님은 먼저 가서 준비하고 계시겠다네. 진성이와 같이 가고 싶어하셨지만 형수님이 극렬 반대하는 바람에 먼저 가셨어.”

영국에 가면 진성의 아버지를 볼 수 있는건가.
김진성은 한숨을 쉬었다.
2011년의 세상.

그가 살던 2043년에 비해 너무나도 기술력이 떨어지는 세상이었지만 사람간의 정은 이 때가 더 돈독했던 것 같았다.
하지만 남의 거죽을 쓴 채로 가족들을 대하려니 어색하기만 했고, 이 세상에 너무 깊게 관여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직까지도 그의 인식에 이 세상은 게임이었으니까.
게임에서 정을 너무 많이 주면 그 게임에서 헤어 나오질 못한다. 그래서 가상현실게임 폐인인 진성도 매번 타이틀을 클리어하면 바로 다른 게임으로 넘어가며 미련을 가지지 않으려 했다.

‘로그아웃이 되어야지 미련이 안 생기는데... 신 난이도라 그런 건 아닌 거 같고 현실감이 너무 커. 그래도...’

“정보창.”

[정보창]

이름 : 이경숙
현재 능력치 : 1
잠재 능력치 : 20


‘이런 정보창이 뜨는 걸 보면 게임에서 완전 벗어난 건 아닌데...’

현실인지 게임인지 다시 머리가 복잡해지자 진성은 그 짜증에 머리를 박박 긁었다. 그리고 다시금 미션 목표를 되새겨 봤다.

1. 레즈 유나이티드의 프리미어 리그 우승, 유럽 챔피언스 리그 우승, 리그컵 우승 달성.
2. 대한민국 국가 대표팀의 월드컵 우승
3. 개인 자산 가치 1조원 달성


‘이 목표가 레즈 유나티이드의 트레블인지 아니면 하나씩 우승인질 모르겠네. 35살까지 나갈 수 있는 월드컵이 몇 개지. 2014 2018 2022 2026? 2011년에 20살이니 15더하면 2026... 그러네. 영 답이 안 나오면 클럽 차원에서 코리아 유망주 사들여서 키우면 먼가 답이 나오겠지. 개인자산 1조원은... 세계 탑급 공격수가 되고 1번 목표 달성하면 내 개인 재산 + 레즈 유나이티드 지분 성장으로 어떻게든 답이 나올 거야.’

1번만 해결하면 3번은 거의 해결된다고 봐도 될 터. 2번도 큰 문제지만 일단은 진성 자신의 능력치 업이 문제였다.

‘일단은 레즈 유나이티드 구단으로 가자. 거기서 한번 경기도 뛰어보고 능력치 상승이 잘 이뤄지나도 보자. 빨리 영국으로 갈 날이 왔으면 좋겠군.’

그렇게 생각하며 진성은 채널을 계속 돌렸다. 일단 영국으로 가기 전까지는 백수처럼 놀 작정이었다.




‘으아. 너무 오래 걸려!’

비행기를 타고 또 비행기를 타고 구장까지 차를 타고... 미래의 이동기술에 익숙해있던 진성에게 이는 지옥이었다. 애초에 게임할 땐 이런 이동시간 스킵하는 기능이 있었는데 그게 안 되니 죽을 맛이었다.

[김진성 씨 맞습니까?]

[네.]

푸른 눈의 중년 외국 남성의 물음에 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여기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영어의 벽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2043년의 사람들은 모두 언어자동번역 칩을 머리에 박고 살기 때문에 외국어 공부를 할 필요가 없었는데, 2011로 와버렸으니...

헌데 언어자동번역 칩이 작동하는 것처럼 언어가 한국어로 자동변환해서 들렸고, 진성도 이에 맞추어 영어로 말한다고 생각하고 말하니 예가 입으로는 예스로 나왔다.

‘이런 걸 보면 게임같기도 하고. 현실성 * 100 한 게임인가.’

[구단 사무실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구단에서 나온 차를 타고 경기장 근처의 레즈 구단 사무실을 들어갔다. 중년 남성의 안내에 따라 구단주 사무실을 들어가니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키가 큰 동양인 남성이 사무실에 서있었다.

백인의 피가 섞인 진성과는 이목구비가 좀 틀리긴 했지만 그도 상당히 인상적이고 시원시원한 미남으로 진성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겼다. 이 사람이 바로 자신의 아버지 김진택이리라. 그 추측은 기억 속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정확해졌다.

김진택은 진성을 보자 반가운 표정으로 그를 끌어안았다. 이에 잠시 움찔한 진성이었지만 택진은 이를 눈치 채지 못했다.

“진성이 왔니. 비행기 타느라 고생 많았다.”

“예. 아버지. 비행기에서 자서 그렇게 피곤하게 오지는 않았어요.”

“얼굴에 피곤하다고 쓰여있구만... 일단 앉거라.”

몰락한 레즈 구단답게 구단주 사무실도 검소했다. 진택이 손으로 가리킨 소파에 앉은 진성은 소파 앞 책상에 놓인 서류를 보았다.

영어로 쓰여진 복잡한 서류. 뇌내의 번역기로 인해서 금방 한글로 인식되긴 했지만 어차피 뭔 소린지 모르는 건 마찬가지였다. 복잡다단한 계약서를 고뇌에 찬 표정으로 보던 진성. 그 얼굴을 본 진택은 씩 웃으며 진성의 맞은편에 앉아 계약서를 설명했다.

10분여 정도 들어도 뭔소리인지는 제대로 알 수 없었지만, 그의 말이 끝나자 [구단주 모드가 오픈되었습니다.]라는 음성을 듣고 그는 벌떡 일어났다.

‘도우미의 음성이다.’

역시 이건 게임인건가? 신 난이도라 이렇게 현실성 풍부해진건가. 진성은 왠지 모를 안도감을 느꼈다. 2011년의 세상에 떨어진 건 아니라는 안도감이 든 탓이다.

“왜 그러니?”

“구단주 모드 실행.”

그래도 혹시 몰라 김진택이 듣지 않도록 아주 작게 말하자 그의 눈앞에 창이 떴다.



[구단명 : 레즈 유나이티드
평가 가치 : 600억 (구단 지분 : 삼정 그룹 - 50% 김진성 - 50%)
시즌 예산 : 60억
이적료 예산 비율 : 80%
훈련 시설 수준 : 15
유소년 시설 수준 ; 14
코치진 수준 : 12
감독 : 데이브 할리데이

현재 플레이어의 구단주 모드에서는 자본 투입, 예산 변경, 시즌 예산 투자 비율 변경이 가능합니다. 공동 구단주이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예산변경이 성립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매 시즌 한명의 선수를 강력추천하여 영입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구단에서는 재정 상황에 맞는다면 최우선으로 구단주의 추천을 따릅니다.]

일단 진성은 시즌 예산 투자 비율 변경으로 훈련 시설 수준에 예산을 몰빵했다. 그러자 그의 입에서 자기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말이 흘러나왔다.

“아버지 그러면 여기 나와 있는 예산 중 최대한 훈련시설을 업그레이드하는데 쓸 수 있을까요?”

“그래. 내가 감독에게 들어본 바로는 대대적 투자를 하지 않고는 승격은 불가능하다고 하더라. 헌데 지금 삼정 그룹에선 대규모 투자를 할 의지가 없으니... 훈련 시설이라도 확충하는게 낫겠다.”

[이적료 예산 비율이 50%로 낮아졌습니다. 차액은 훈련 시설 증축 및 코치진 보강에 쓰입니다.]

‘좋아. 첫 시즌은 일단 적응해야하니까 훈련으로 능력치를 올리고 있자.’

“미안하다. 원래는 리즈 구단에 대대적인 투자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와이프의 반대가 극심해서 그냥 기존의 빚을 갚고 팔렸던 경기장을 매입한 선에서 끝났구나.”

아무래도 혼외자식이 지분 50프로를 가지고 있는데 투자를 할 리가 없겠지. 진성은 당연히 이해하며 오히려 삼정 그룹에서 태클이나 안 걸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괜찮습니다. 그 투자가 없어도 제가 끌어올릴 테니까요. 프리미어 리그로 승격한다면 삼정 그룹에서도 투자를 고려하겠죠.”

“하하하! 그런 자신감 좋구나. 하지만 일단 적응부터 해라. 올해는 크게 욕심 부리지 말고.”

“네. 알겠습니다 아버지.”

“그래. 일단 나랑 같이 나가자. 훈련장 근처에 괜찮은 집을 알아놨으니까 일단 거기서 머물고 있어.”

아버지 진택이 마련한 집은 진성이 혼자 살기에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큰 이층 저택이었다. 이 커다란 집에 놓인 각종 고급 가구와 가전제품들을 보며 진성은 생각했다.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신 난이도라고 해도, 실제로 인생을 사는 한 개인의 입장에서는 완전 축복이군. 300억에 집도 있고 재벌가의 혼외자식이라고는 하나 2043년의 나보다 낫네.’

그래도 불편한 2011보다는 2043이 그리웠다. 일단 미션 클리어를 하면 다시 돌아갈 수 있겠지. 여기서 15년이나 머문다면 현실의 자신은 몇 살이 될지, 아니면 죽어버릴지 걱정도 됐지만 아무리 걱정한다고 답이 나오지는 않는다.

이게 게임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자살이라도 해서 이 게임 안을 빠져나오겠지만, 아직 그 확신이 없었기에 진성은 죽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일단은 미션 목표에 매진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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