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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죽음이 구원이었을 거야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23.62) 2017.07.26 09:02:20
조회 8022 추천 52 댓글 3
														

재호가 나같은 실수하지마라 했던건, 현수의 살아남은 삶이 어떨지 어렴풋이 알고 있어서 겠지. 거짓말로 점철된 삶. 거짓말을 성립시키려 누군가를 상처입혀야 되는  삶. 그리고 그것에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않는 삶. 재호가 살아왔던 삶.

그런 삶에 있어서 재호의 사랑은 실수가 맞아. 그저 살아남는것만을 목적으로 두는 인생에서 사랑은 치명적인 실수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재호는 이미 실수를 저질렀고, 종내에는 그게 실수라는걸 알면서도 현수에게 갔고. 결국 실수하지 말라라는 말 조차 결국 현수를 향한 걱정이었던거.  \'널 만난걸, 실수한걸 후회한다\' 가 아니라, \'넌 이러지말고 끝까지 살아남아라\' 라는게...... 일종의 독점욕도 들어있는것 같고.

어쨌든 거기에 시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던 현수. 현수는 이제 누구도 사랑하지 못하고, 원망도 못하고 살아남겠지. 원망할 누군가 조차 본인 손으로 죽여버렸으니..... 본인이 왜 살아야하는지도 모른 채 그냥 살아갈거야.

"너같은 새끼가 감당할 사람 아니야." 이때부터 현수는 알고 있었을 거야. 본인과 재호가 누군가에게 죽어야한다면, 그건 서로여야만 한다는 걸.

차라리 현수에게는 죽음이 구원일지도 몰라.  본인도 그걸 알고. 그래서 마치 애원하듯이 말하는거겠지. "지금 나 안죽이면 네가 죽어." 이때 재호가 총구를 들이미니까, 현수가 한숨을 내쉬는데, 그게 약간 안도한것 처럼 들리기까지 해.
끝끝내 재호는 방아쇠를 당기지못했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얼마나 지독한 관계냐. 현수는 죽을때까지 재호의 굴레에서 살아갈테지만, 그를 마음껏 원망할수도 사랑할수도 없어..... 너무 슬프다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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