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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특갤문학]할아버지가 들려주시던 옛날 이야기.

방구석현자(211.57) 2020.11.22 01:37:17
조회 665 추천 31 댓글 20
														

https://www.youtube.com/watch?v=8we5XlJWnkQ

(BGM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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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들려주시던 옛날이야기.



오늘도 너무나도 추운 날이었습니다. 찬바람에 귀가 떨어지는 줄 알았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좋은 물건을 주워 왔거든요.



“할아버지, 그거 어때요?”



“허허, 이건 스마트폰이라는 물건이구나.”



스마트폰? 옛날 옛적에는 그런 물건도 있었다고 들었던 것 같아요. 할아버지는 그 물건을 오랫동안 만져 보시더니 말씀하셨습니다.



“흐음, 배터리만 방전된 것 같네. 내일 옆집 김씨 할아범에게 가져다 주거라. 그 양반이 예전에 전기 기술사였으니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을 거야.”



“알겠어요, 할아버지.”



그건 그렇고 맛있는 냄새가 나네요. 오늘은 괜찮은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것보다, 배고프지? 스튜도 이제 다 끓었으니 식사나 하자꾸나.”



“와! 오늘은 소고기 통조림도 들어가 있나요?”



“그럼, 소고기 통조림에 닭가슴살도 들어가 있단다.”





소고기 통조림과 닭가슴살 통조림을 넣은 스튜는 최근 먹은 식사 중에 가장 맛있던 것 같아요. 저번에 먹었던 이상한 버섯이 들어간 건 영 아니었거든요.


늘 그렇듯이 저녁을 먹고 나선 창가로 비춰오는 눈부신 도시의 야경을 등불 삼아 따듯한 화로와 함께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오늘은 어떤 얘기를 해 주실까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어떤 얘기를 했었더라….”



“옛날엔 할아버지도 특이점을 믿는 사람이라고 했어요!”



“아, 그랬었지. 특이점이라….”



할아버지는 자주 예전을 생각하실 때면 아련한 표정을 지으시고는 합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때여서 그런 걸까요?



“그러니까 할아버지가 아직 젊었을 때의 2020년대는 말이다. 혼란스러웠지만 돌이켜보면 상당히 좋았던 시절 같구나.”



“특이점이라는 게 뭐죠, 할아버지?”



“우리는 그 당시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면서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발달하며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꿈을 꾸고는 했단다. 어느 정도의 사람들은 기술이 그렇게 발전할 리가 없다며 비난했고, 어떤 사람들은 장밋빛 미래를 상상하고는 했지. 물론 할아버지도 그 꿈을 꾸는 사람 중 하나였어.”



엑, 로봇이라니. 그런 무서운 걸 사람들이 발전하길 원했다니 믿기지 않네요.


제 친구 지민이네 누나는 저번에 경비 로봇에게 공격받아 아직도 일어나지 못했다는데,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하하, 특붕이는 옛날 사람들이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이구나.”



찡그린 표정이 티가 났던 걸까요? 저는 부끄러워서 조심스레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과거의 우리는 모두 평등했단다. 우리는 모두가 기술의 발전을 영위할 수 있을 줄 알았지.”



“진짜요? 근데 왜 저희에게는 그런 로봇이 없나요?”



“안타깝게도, AGI 기술이라고 하는 핵심 기술을 개발한 기업이 그렇게 좋은 단체는 아니었던 것 같구나. 투자자들을 포함한 일부 세력을 제외하고는 그들만의 벽을 쌓아 자기들끼리의 유토피아를 누릴 줄은 몰랐지.”



“그럼 전기 철조망과 경비 로봇에 막힌 저 아름다운 건물들에도 저희와 같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말이에요?”



“그렇지. 그들은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할아버지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것보다, 저 별빛처럼 아름다운 벽 너머에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 살고 있다니, 믿기지 않네요.



“그들은 처음에는 자신들만의 성을 쌓고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았어. 우리는 그래도 나름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었지.”



그리고는 말을 하시다 말고 저를 슬픈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갑자기 할아버지가 너무나도 안쓰럽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지금도 행복한걸요? 괜찮아요, 할아버지.”



“…예전에는 푸른 하늘과 아침이면 피어나는 산뜻한 풀들, 따사로운 태양을 전부 느낄 수 있었지. 할아버지는 지금은 없는 네 할머니와 주변 동산을 자주 산책하고는 했어. 손을 잡고 걸을 때 느껴지는 5월의 따사로운 바람과 햇살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구나.”



“푸른 하늘이라고요? 에이, 거짓말하지 마세요. 아무리 하늘을 올려다봐도 회색빛인데요.”



“녀석들은 일부러 환경을 더럽혔다. 그들만의 작은 유토피아가 더욱 빛나도록, 맑은 공기와 따사로운 햇볕은 자기들만 누릴 수 있도록. 추악한 녀석들이지. 특이점으로 인해 많은 풍요를 누리면서도, 남들보다 어떻게든 더 잘나 보이고 싶었던 거야.”



“저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전부 나눠 주었을 것 같은데요?”



“그냥, 자기들은 어떻게든 남들보다 한 계단 위로, 더 특별하게 보이고 싶었던 것 같구나. 모두가 풍요롭다면 평등해지니까 어떻게든 다른 이들을 깎아내린 거지. 나쁜 자식들.”



“정말 나쁜 놈들이네요, 그 사람들.”



“네 아버지도 거길 어떻게든 한번 들어가 보려다 그 사단…, 후….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꾸나.”



할아버지는 부모님에 관한 얘기는 절대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지민이네 부모님이 저번에 저희 부모님은 도시 안으로 들어가려다 로봇에게 끌려가셨다고 말하는 걸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거짓말이겠죠? 저희 부모님은 절대 그럴 일 없을 테니까요.



“아버지는 남쪽 개척지에 먹을 것을 구하러 가셨잖아요? 다음 달에 오신다면서요?”



“그래, 곧 돌아올 거다. 수레 가득 식량을 담아서. 그만 자자꾸나.”



할아버지는 자리에서 일어나셔서 불을 끄고는 항상 주무시던 소파에 누웠습니다. 저도 따라서 작은 매트리스에 누워 조용히 말했습니다.



“할아버지, 오늘 이야기 재미있었어요.”



“…….”



“…할아버지?”



“응, 다음에 다시…, 이야기를 해주마.”



애써 참으시는 것 같았지만, 할아버지는 울먹이고 계셨습니다. 안타깝게도, 아버지가 보고픈 것 같습니다.


저도 아버지가 정말 보고 싶은데, 그래도 오실 때까지 제가 잘 지켜드려야겠어요. 내일도 쓰레기장에서 좋은 물건을 가져오면 금방 풀어지실 겁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할아버지.”



“그래.”



내일 열심히 일하려면 얼른 자야겠죠. 저는 그렇게 창가로 비추어지는 화려한 폭죽과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했습니다.



-fin-.



좋은 소재 없냐 얘드라? 요즘 취미로 글 쓰고는 하는데 아이디어가 별로 없네. 맨날 사고나서 눈떠보니 특이점 도래! 이딴거만 적을 순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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