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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토가후카 소설 - 너의 모습과 사랑스러운 말앱에서 작성

환타뿌린족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2.28 22:3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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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받지 않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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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쿠마라는 의문의 로봇에게 갇힌지 얼마나 지났을까.

학원 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생활하다 보면 시간이 더딘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초고교급 문학소녀로 불리는 여고생, 후카와 토코는, 자기 방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향하고 있는 책상 위에는 쓰고 있는 원고지가 널려 있다.

고교생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후카와는 서로 죽이기라는 비일상적인 공간에서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렇다고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생활에 숨이 막혀 최근엔 조금 슬럼프 기미를 보였다.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펜을 놓고 왠지 책상 한편에 놓인 도라지꽃에 눈길을 준다.

바로 얼마 전 창고에 있던 물건을 가져왔던 것이다.

어두운 보라색 꽃이지만 후카와는 이 꽃을 좋아했다.



"그래, 이제 물 좀 줘야겠네..."



그렇게 중얼거리고 기분도 전환할 겸 후카와는 방을 나섰다.

자신의 방에서 나오는 순간, 마침 복도를 걷고 있던 인물과 부딪혀, 후카와는 엉덩방아를 찧었다.



"쳇……"



부딪힌 상대, 초고교급 상속자 토가미 뱌쿠야는 자세를 잃지 않았지만 후카와를 보고 분하다는 듯 혀를 찬다.



"뱌, 뱌쿠야 님! 죄송합니다!"



거동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사과하는 후카와에게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않는 토가미는 문득 열린 문 너머로 보이는 원고지 다발과 보라색 꽃을 보고는 바보같이 코웃음을 쳤다.



"…도라지냐. 수수한 너에게 참 잘어울리는군."



자신에게 호의를 갖고 있는 인간에게 그렇게 말하고, 토가미는 빠른 걸음으로 떠난다.

복도에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어깨를 떨어뜨리는 후카와만 남았다.



후카와 앞을 떠난 토가미는 그 길로 도서실로 향했다.

심심풀이로 책이나 읽을까 한 것이다.

안쪽의 서고에는 국가기밀 문서도 있다.

그곳을 찾아보면 이 학원에 대해서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목적도 있었다.

문을 열자, 실내에는 나에기 마코토와 키리키리 쿄코의 두 사람이 있었다.



"아, 토가미 군!"



토가미의 존재를 알아차린 나에기가 웃는 얼굴로 말을 건다.



"「타카세부네」인가… 고등학생도 됐는데 아직도 그런 걸 읽나."



퉁명스러운 말투의 토가미, 그러나 익숙한 나에기는 뺨을 긁는다.



"일단, 일반적인 고등학교 과제물 도서인데……"



그 옆에서 똑같이 독서를 하고 있던 키리기리가 책에서 고개를 들었다.



"너도 독서?"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한 토가미는 그의 손에 들려 있는 책 제목에 눈을 멈춘다.



"꽃말……?"



"으응, 후카와 씨에게 추천할 만한 책을 물었더니, 이 책은 여러 가지 꽃말이 실려 있어서."



문학소녀가 소설 대신 꽃말 책을 추천한 것은 여성이 꽃말의 종류를 좋아하기 때문일까.

토가미는 꽃말에 관심 없지만 조금 전에 후카와의 방에서 본 도라지꽃을 떠올리며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러고 보니 후카와 씨는 방에 꽃을 꽂고 있는 것 같더라. 백도라지였을까?"



키리기리의 말에 나에기가 감탄한 듯한 소리를 질렀다.



"쓰는 소설도 연애계같고, 여자애 같은 느낌이네."



그러나 토가미는 시시한 듯 팔짱을 꼈다.



"백도라지의 어디가 여자아이냐, 수수한 꽃이지."



그러자 키리기리는 고개를 흔들며 책을 넘겼다.

깨끗한 컬러 일러스트가 딸린 페이지에 백도라지에 대한 설명이 실려 있다.



"도라지과 도라지속, 원산지는 동아시아. 보라색, 청자색, 흰 꽃이 핀다. 중국에서는 옛날부터 뿌리가 한약재로 쓰였다."


술술 읽어 내려가는 키리기리에게, 그 정도는 알고 있다는 듯한 표정으로 토가미는 미간을 찌푸린다.

그런 토가미를 개의치 않고, 키리기리는 말을 이었다.



"꽃말은 애착 깊은 애정."



그리고 책을 탁 덮는다.



"후카와 씨는 분명 이 꽃처럼 많이 화려하지 않고 자기 주장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꽃과 마찬가지로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



토가미의 노기 어린 목소리에도 주눅들지 않고, 키리기리는 단호하게 단언한다.



"겉모습만 보고 그 모든 것을 판단하면 어리석다는 얘기야. 사람이나 꽃이나 실제로 관여해 보지 않으면 본질을 알 수 없어."



그 말을 들은 토가미는 깔보는 표정으로 내뱉었다.



"그놈의 본성은 그저 살인마다. 너희도 제노사이더를 봤을텐데."



"그건 틀렸어."



느닷없이 방관만 하던 나에기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제노사이더 쇼만이, 후카와 씨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해. 만약 그녀가 그냥 살인마라면 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소설을 쓸 수도 없을 것 같고."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설득력 있는 말을 하는 나에기에 토가미는 찌푸린 얼굴로 입을 다문다.

이윽고 그는 말 한마디 없이 도서실을 떠났다.



"아……"



자기 방으로 향하던 중 후카와와 토가미가 부딪힌 복도에서 그녀는 토가미의 존재를 눈치챘다.

토가미도 거의 동시에 후카와의 모습을 시인한다.

여느 때 같으면 기성을 지르며 토가미에게 다가가는 후카와인데, 이때는 고개를 숙이고 곧바로 자신의 방으로 달려갔다.

노골적으로 피하는 것이, 역시나 조바심이 난 토가미는 자물쇠를 채우기 전에 문 손잡이에 손을 댄다.

그 날렵함과 귀기 어린 표정은 다른 사람이 보면 살인이야? 라고 착각할 법했지만 다행히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후카와의 방은 원고지와 책으로 가득 찬 지저분한 방이었다.

방주인 후카와는 쫓겨난 기쁨과 곤혹이 섞인 복잡한 심정으로 토가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저기……뱌쿠야 님?"



긴장 때문인지 뺨 위에 홍조가 띄었다. 그러나 토가미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애초에 도망치려던 것에 화가 나서, 충동적으로 뒤쫓아 버렸을 뿐이다.

토가미는 후카와에 대해 특별히 하고 싶은 말도, 할 말도 없었다.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먼저 입을 연 사람은 토가미 쪽이었다.



"...아까는 미안했다."



퉁명스러운 말투와 거만한 태도이지만 그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그 한마디에 깜짝 놀랄 것이다.

실제로 학원 안에서 누구보다 토가미를 지켜본 후카와는 놀란 나머지 입을 반쯤 벌린 채 눈을 부릅떴다.



"혹시 아까 머리라도 부딪혔나요?"



그런 말을 무심코 지껄이는 후카와에게 토가미의 미간 주름이 깊어진다.

서둘러 입을 꾹 다무는 후카와의 어깨너머로 그녀의 책상이 보였다.

물을 준 것 같은 물방울이 맺힌 백도라지꽃이 무기질의 방에 엑센트로 장식되어 있다.

자세히 보니 책상 위에는 쓰다 만 원고지가 있었다.

오로지 문자로 채워져 있는 그것은, 몇매……몇백매 있는지 셀 수 있을 정도로 대량이다.

이 학원에 갇혀 있는 동안에만 얼마나 많은 소설을 썼을까.



"썩더라도 문학소녀란 말이냐."



그런 토가미의 대사에 후카와는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채 쑥스러워하는 행동을 보인다.

"아, 저는... 이 정도밖에, 할 수 없어서...."

그녀답게 비굴한 말이지만, 토가미는 그것에 언급하지 않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백도라지꽃은 ……적어도 너에게는 어울리는 꽃이군. 겉모양뿐 아니라 내용도."



"에...에?"



속뜻을 잘 헤아리지 못하는 후카와를 등지고 토가미는 들어온 문을 통해 나간다.

방에서 나오기 직전 그는 뒤돌아보며 한마디만 남겼다.



"너라면 뜻은 알잖나. 나머지는 네가 생각해라."



무뚝뚝하게 말하고 토가미는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혼자 멍하니 서 있는 후카와는 백도라지 꽃말을 떠올린다.



'애착 깊은 애정……'



입 밖에 내자니 왠지 쑥스러워서 그녀는 새빨간 얼굴로 붕붕 세차게 머리를 흔들었다.

그런데도 얼굴이 히죽거리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토가미가 어떤 의미로 이 꽃말과 자신을 연결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그에 대한 깊은 애정이 조금이라도 전해진 것 같았기에

후카와는 언제까지고 계속 뺨을 늘어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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